골목을 찾아 떠나는 여행 - 인사동(仁寺洞)
2009-12-17  |   20,850 읽음

종로2가에서 인사동을 지나 관훈동 북쪽의 안국동 사거리까지 이어진 인사동길.
이 인사동길에는 골동품과 토속 음식점, 민속주점, 만물상, 공방 등이 한집 건너 한집이고, 선인들의 생활도구와 장신구 등 일상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갖가지 전통공예품도 눈에 띄게 많다. 언젠가 한 방송에서 한글 간판이 사라지고 있다는 보도를 했다. 우리말로 표현해도 좋을 것을 굳이 영어를 써야 ‘있어 보인다’는 착각 때문에 너도나도 영어식 간판을 사용하기 때문이란다. 허나 인사동길에는 영어식 간판을 찾아보기 어렵다. 질경이, 갯마을 밀밭집, 떡 빚은, 모퉁이돌 등 정겹고 아름다운 한글 간판이 대부분이고 ‘네이처 퍼블릭’, ‘스타벅스 커피’ 등 영어식 발음도 한글로 표현돼 있다.
 
지혜와 슬기, 전통을 팝니다
“골목에 가면 그냥 마음이 편안해져 옛 모습을 간직한 골목들을 찾아다니게 된다. 때로는 길의 흐름을 느끼고 가파른 계단의 리듬을 타며 걷는 골목길은 읽을거리가 많은 책과 같다.” 골목을 사랑해서 사진집까지 낸 한 사업가의 인터뷰 내용이다. 인사동의 주된 볼거리는 중심거리에 몰려 있지만 기자 역시 인사동길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발품을 팔아서라도 골목골목을 누벼보라 권한다. 주중엔 3만~5만 명, 주말엔 5만~10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이곳이지만 의외로 골목은 한산하다.

그 한산함이 결코 썰렁하거나 초라하지 않고 오히려 고풍스럽고 멋스러우며, 예스럽고 정답기까지 하다. 인사동을 인사동답게 만드는 골동품점, 만물상, 민속주점, 공방 등도 대부분 골목에서 만날 수 있다. 돗자리를 펴고 60~70년대의 정취가 가득한 장난감과 생활용품을 파는 노점, 한두 사람 간신히 지나갈 듯한 골목 한 귀퉁이에서 직접 염색한 옷을 파는 아주머니, 서울 한복판이면 누가 살까 싶은 옥 제품, 약재, 나물……. 이밖에 옛날 사진, 옛날 돈, 옛날 그릇, 옛날 장식품, 옛날 밥그릇, 별의별것이 다 거래된다. 뉘 집의 가훈이었을지 모를 빛바랜 액자를 보니 피식 웃음도 난다.

골목에서 만난 또 다른 풍경 하나. ‘지혜와 슬기를 드립니다’라는 간판을 내건 이곳은 ‘인사동 책거리’라 이름 붙인 길거리 서점이다. 5미터 남짓한 책방에는 세계의 미술 사진첩, 고전소설, 교과서, 그림책, 하물며 해리포터 시리즈도 보인다. 딱히 장르도 없고 손님도 없는 비인기 가게(?)지만 잘만 고르면 대단한 고서적 하나 찾아낼 것 같은 비장함이 느껴진다. 골목마다 두 서너 곳씩 자리잡은 전통 찻집은 이름부터 범상치 않다. 메밀꽃 필무렵, 머시 꺽정인가, 깔아놓은 멍석 놀고 간들 어떠하리, 농부가 기가 막혀 등 읽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일본 관광객이 인사동에 오면 꼭 들른다는 찻집 ‘달새는 달만 생각한다’는 쌈지길 옆 골목을 따라 안쪽으로 한참을 들어가야 있다.

복조리, 절구통, 짚신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오래된 소품들로 꾸며져 있고 유자, 매실, 모과 담은 항아리가 눈길을 끈다. 이곳의 전통차는 주인이 직접 담가 1년 동안 숙성시킨 것으로 차를 주문하면 한과, 떡, 약과가 서비스로 나온다. ‘아름다운 차 박물관’은 기와집 밑에서 차도 마시고, 전시회도 감상하며, 세계의 각종 차를 살 수도 있는 곳이다. 주로 인도, 중국, 일본, 한국 등 동양의 차를 전시ㆍ판매하는데, 쟈스민, 페퍼민트, 케모마일 등 익숙한 찻잎부터 동방미인, 운낭홍차, 목책철관음, 대홍포 등 생소한 이름의 차들도 수십 점 전시돼 있다.

인사동의 이색풍경, 쌈지길
인사동의 대표 명물인 쌈지길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중앙 거리를 걷다 보면 붉은 벽돌이 촘촘히 쌓인 건물에 커다란 ‘ㅆ’이 걸려 있다. 밤이면 노랗게 조명이 들어오는 이 유쾌한 쌍자음이 바로 쌈지길을 나타내는 간판이다. 쌈지길은 ‘딸기가 좋아’의 건축가 최문규 씨의 작품으로 전통의 느낌이 강한 여느 인사동 길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작게는 3평밖에 되지 않는 각 숍에는 주인이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문화 상품이 판매되는데 작가별, 분야별로 개성 있는 매장을 만날 수 있다.

‘길’이라는 글자 때문에 직선형태의 도로를 생각할 수 있지만 쌈지길은 500미터의 경사로가 건물을 휘감으며 4층까지 연결된 형태다. 전통 한지공예가 장용훈 씨의 장지방, 서울시 무형문화재 전시판매장, 도예가 황갑순ㆍ정연택ㆍ박종훈 씨의 전시매장, 금속공예가 김승희 씨와 섬유공예가 이성순 씨의 공간 등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4층 하늘공원에 도착한다. 층마다 붙여진 첫걸음길, 두오름길, 세오름길, 네오름길 등의 이름도 정겹다.

과거 쌈지길은 한시적으로 입장료를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자 금세 꼬리를 내리고 다시 무료입장을 시행하고 있다. 잠시나마 관람객의 노여움을 샀던 유료입장의 진실은 바로 몰려드는 인파 때문. 그도 그럴 것이 이 손바닥만 한 공간에 하루 평균 3만여 명이 찾고 주말에는 발 디딜 틈 없이 미어터진다. 애초 건물을 지을 때부터 하루 수용인원 5,000명을 예상한 쌈지 쪽에서는 3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인파를 감당할 수 없기에, 관람객을 조금 줄여보자는 취지로 입장료를 받았다고 한다.

이렇듯 돛대기 시장 같은 쌈지길을 조금이나마 여유롭게 둘러보고 싶다면 그나마 평일이 좋다. 떡메치기나 입춘대길 행사 같은 이벤트를 체험하고 싶다면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하고 가야 한다. 쌈지길 역시 카메라 지참은 필수! 단 대부분의 숍은 ‘카메라 접근 금지’이므로 사진을 찍을 때 들키지(?) 않도록 주의할 것!

Last Shot
이번 인사동길 탐방은 볼보 XC60 D5가 발이 돼 주었다. 온종일 무거운 촬영 장비와 스텝을 싣고, 가고 서기를 수없이 반복한 XC60 D5. 고된 하루를 보상해줄 길을 찾다 제법 한산해진 인사동길에 세우고 기념 컷 한 장 찍어 주었다. 2010년형 볼보 XC60 D5는 새로운 순차 방식의 트윈터보 엔진을 달아 응답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새 트윈터보 엔진은 최고출력이 180마력(40.8kg·m)이고 6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린다. 할덱스사의 기술이 접목된 볼보 AWD시스템은 빗길과 눈길 등의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자랑한다. 시속 30km 이하에서 앞차를 인지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시티세이프티(City Safety) 기능은 ‘볼보=안전’이란 말이 실감 나는 대목이다. 값은 6,2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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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장르와 아우르는 신원불명(?)의 길거리 서점인사동길에는 한글 간판이 대부분이다기와집을 개조한 ‘아름다운 차 박물관.’ 이름 그대로 이곳에서는 차를 마시며 전시회도 감상하고, 세계의 각종 차를 살 수도 있다골목골목을 누벼라. 정겨운 풍경을 만나게 될 것이다인사동길의 데이트 명소이자 명물이 된 쌈지길. 개성 넘치는 트렌드 숍과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다‘STARBUCKS COFFEE’가 아니다. ‘스타벅스커피’다밤이 되면 더욱 운치 있게 변하는 인사동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