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로드 라이딩의 짜릿한 세계 - BMW 엔듀로파크에서 배운 오프로드 공략법
2009-05-17  |   18,163 읽음

오프로드 주행은 온로드와 비교하기조차 어려운 노면상태로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 위험을 헤쳐 나가려면 온로드 주행과는 다르게 오프로드 주행만을 위한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흔히 모터사이클 라이딩은 오프로드 주행으로 시작해 오프로드 주행으로 끝난다고 한다. 오프로드에서 다져진 기술은 온로드에서 그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오프로드를 잘 타는 사람은 온로드에서도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기초부터 다지는 라이딩 스쿨
지난 4월 4일 경기도 이천의 BMW 엔듀로파크. 오프로드 라이딩 스쿨에 참가하기 위해 BMW 엔듀로(내구성을 높여 산악에서도 탈 수 있는) 모터사이클 오너 및 전문기자들이 하나둘씩 모였다. 오프로드 라이딩 스쿨은 독일 헤클링엔에서 엔듀로 교육 과정을 수료한 BMW모토라드서울 김영일 부사장의 이론 교육으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오프로드에서 모터사이클을 다루는 것부터 장애물을 피하고 서는 방법까지, 앞으로 오프로드를 공략하기 위한 기본적인 주행 기술을 익혔다.

Step 1 올바른 자세는 라이딩의 기본
모터사이클을 타는 올바른 자세는 안전한 라이딩을 위한 기본. 대부분의 운동은 안정된 ‘자세’에서 시작된다. 무릇 자세가 좋아야 빨리 배울 수 있고 실력이 일취월장한다. 오프로드 주행은 승마 선수가 서서 말을 타는 것처럼 스탠딩 자세와 시선이 기본이다. 김 부사장은 “스탠딩 자세를 잘 해야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이 분산돼 척추에 부담을 덜 수 있다”고 했다. 모터사이클 라이딩은 니그립(무릎으로 지지해 중심을 잡는 모터사이클 자세)이 기본이다. 오프로드는 서 있기 때문에 니그립이 시트로 옮겨진다. 이때 발은 뒤꿈치를 안으로 모아 균형을 잡도록 한다. 이어진 실습에서 참가자들은 안 좋은 노면과 무게중심이 높아진 탓에 불안하게 모터사이클을 몰았다.

참가자들은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가기 전 몸 풀기로 스탠딩 자세를 익히기 위해 코스를 반복해 달렸다. 온로드에 익숙한 탓에 자꾸 엉덩이가 시트로 내려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감이 붙어 허리가 꼿꼿이 펴지고 모터사이클의 움직임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Step 2 모터사이클 일으켜 세우기!
스탠딩 제세를 익힌 다음, 넘어진 모터사이클을 일으키는 교육을 받았다. 보통 라이더 몸무게의 2~3배에 달하는 육중한 모터사이클은 생각처럼 쉽게 넘어지지 않는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교육이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진 오프로드는 모터사이클을 빨리 일으켜 세우지 않으면 또 다른 사고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모터사이클이 넘어지면 무게중심에서 가장 먼 곳을 잡고 일으킨다. 지렛대의 원리다. 이때 역도 선수처럼 허리를 펴고 다리 힘으로 들어 올려야 허리를 안 다친다. 이론 교육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한 명씩 번갈아가며 250kg이 넘는 BMW R1200GS를 일으켜 세워 보았다. 간단히 세울 것 같았지만 모터사이클을 일으키기는 녹록치 않았다. 하지만 오프로드를 타려면 꼭 넘어야 할 관문이다.

Step 3 요리조리 장애물 피하기
오프로드의 기본기가 조금씩 쌓이면서 주행 교육으로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10m 간격으로 세워놓은 콘을 지그재그로 통과하는 슬라럼 코스로 이동했다.

김 부사장은 “오프로드에서는 온로드보다 더욱 자유자재로 모터사이클을 다룰 수 있어야 안전한 주행을 보장받는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인차동체(人車同體)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프로드에서 자주 쓰이는 린 아웃(lean out) 주행 기술이 필요하다. 린 아웃이란 코너링을 할 때 모터사이클과 라이더의 위치가 서로 반대가 되는 것을 말한다. 마치 네바퀴조향장치(4WS)가 저속일 때 앞바퀴와 뒷바퀴가 반대반향으로 움직여 회전반경을 줄이는 이치다. 린 아웃을 능수능란하게 해야만 무게중심을 빨리 옮길 수 있어 장애물을 피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앞에서 배운 스탠딩 자세와 린 아웃을 응용해 슬라럼 코스를 반복해 돌았다. 오프로드를 처음 접하는 참가자들에게는 쉽지 않은 교육이었다. 넘어지는 참가자들도 있지만 다시 일어나 도전을 하는 모습이 사뭇 진지했다.

Step 4 뒷바퀴가 잠기는 것을 즐겨라!
참가자들은 점심식사와 휴식을 마친 후 다시 헬멧을 쓰고 모터사이클 앞에 모였다. 이번 오프로드 스쿨에서 가장 역동적인 코스인 오프로드 브레이킹. 일단 오프로드에 들어오면 ABS를 꺼야 한다. ABS는 바퀴가 잠기는 것을 막아 긴급 상황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장치다. 하지만 오프로드에서는 ABS를 끄고 뒷바퀴가 잠기는 것을 이용해 주행하는 기술을 터득해야 한다. 김 부사장은 이론 교육을 마치고 직접 시범을 보였다. 그는 안정된 스탠딩 자세로 속도를 내서 달리다 뒷바퀴만 브레이크를 걸어 미끄러트렸다. 20m 이상 먼지를 일으키며 미끄러졌는데, 모터사이클은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그대로였다.

오프로드에서 뒷바퀴가 잠겨도 20m나 똑바로 갈 수 있는 것을 보고서 참가자들은 감탄사를 쏟아냈다. 이어 김 부사장은 앞바퀴가 잠기는 순간 땅이 바로 우리 얼굴에 닿아 있을 거라며 앞 브레이크는 될 수 있으면 쓰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의 시범이 있은 후, 참가자들은 반신반의하며 뒤 브레이크를 힘차게 잡았다. 조금 과격한 교육이라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사람도 있었다.

이 교육도 반복숙달을 하면서 제법 안정된 오프로드 브레이킹을 하는 이들이 늘었다. 속도를 내다
풀 브레이킹, 다시 반복을 하다 보니 교육장은 흙먼지로 가득했다.

공식행사의 마지막 과정이자 총정리 시간. 한 사람씩 모터사이클에 가볍게 몸을 맡기고 오늘 배운 기술을 총동원해 모레와 자갈길, 좁은 길 등을 거침없이 통과했다. 몇몇 낙오자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처음과 달리 오프로드에서 제법 그럴 듯하게 모터사이클을 다뤘다.

행사가 끝난 후 모터사이클과 참가자들의 옷가지는 흙과 땀으로 뒤범벅됐다. 하지만 오늘 배운 오프로드의 기본 기술이 밑거름이 돼 앞으로 BMW 엔듀로파크를 본격적으로 즐기게 될 것을 생각하니, 돌아오는 발걸음이 마냥 즐겁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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