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러 트럭 코리아 조규상 대표이사
2016-06-09  |   20,932 읽음

"고객이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가 되겠습니다"

 

다임러 트럭 코리아가 인천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Trucks you can trust’, 즉 고객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트럭을 공급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는 동시에 서비스 센터 확충과 각종 서비스 프로그램 강화 등 고객 가치 확대 전략을 발표하기 위한 자리였다. 아울러 신제품과 주요제품을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다임러 트럭 코리아는 이날 선보인 뉴 아록스 6×4 카고트럭과 지난 3월 출시한 뉴 아록스 25.5톤 덤프트럭 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었다.

 

그런데 이날 핵심 모델인 뉴 악트로스 트랙터는 볼 수 없었다. 그간 미흡했던 덤프와 카고에 집중하겠다는 의도일까? 마치 주력 상품군을 늘려 시장 확대에 나서겠다는 의지처럼 보였다. 다임러 트럭 코리아의 이런 자세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는 국내 상용차 시장의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지난해 국내 대형 트럭 시장에서 수입 트럭의 점유율은 최초로 30%를 넘었다. 총 1만4,275대의 판매량 중 무려 4,396대(30.8%)가 수입 트럭이었다.

 

지난 2005년 수입 대형 트럭의 국내 점유율은 10% 미만이었다. 점유율이 수직 상승한 건 최근 3년간의 일이다. 2013년 19.6%, 2014년 25.6%로 매년 6%대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업계는 올해도 수입 대형 트럭의 판매량이 20~25%(점유율 6~7.5%)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힘입어 트럭 수입사들은 판매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볼보트럭 코리아는 향후 4년간 판매량을 현재의 두 배로 키우겠다고 밝혔고, 만트럭버스코리아도 버스를 수입해 판매 확대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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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이날 다임러 트럭 코리아는 판매량을 강조하지 않았다. 그저 새 제품의 장점과 고객 만족도 제고에 대한 이야기만 늘어놓았다. 경쟁 회사들과는 사뭇 다른 자세. 지난해 7월 취임한 다임러 트럭 코리아 조규상 대표이사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우리에게는 판매량보다 고객이 더 중요합니다. 고객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트럭을 선보이고, 또 그런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이지요. 오늘 우리가 발표한 ‘Trucks you can trust’라는 비전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고객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고객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구축해 고객의 신뢰를 얻다 보면 성장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이니까요.”

 

조규상 대표이사의 이력은 독특하다. 자동차와의 인연은 1996년 삼성자동차 중앙연구소 입사와 함께 시작됐다. 그는 당시 설계팀에서 차체를 만들었다. 삼성자동차가 경영난을 겪기 시작하던 2000년에는 스카니아 코리아로 이직해 기술지원 및 기술교육 업무를 맡았다. 2005년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로 옮겨 서비스 운영과 신차인증을 담당하다 서비스 & 파트 부문 부사장에까지 올랐다.

 

“보통 대표이사는 세일즈 출신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기계공학을 전공한, 전형적인 엔지니어입니다. 삼성자동차에서 차체 설계를 할 때는 정말 즐거웠습니다. 전공과도, 꼼꼼한 저의 성격과도 잘 맞았습니다. 스카니아 코리아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승용차만 알고 있다가 트럭을 처음 배웠기 때문이죠.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에서는 주로 AS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즉, 엔지니어와 AS를 맡아오다가 갑자기 세일즈까지도 총괄하는 대표이사 직책을 맡게 된 거죠. 이처럼 여러 분야에서 활동한 이력이 아마도 저의 강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회사가 조금 더 건전한 방향으로 가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다임러 본사에 회의를 하러 가면 저와 비슷한 이력을 가진 대표이사들을 종종 만나곤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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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조규상 대표에게 이러한 이력보다 더 화려한 타이틀이 있다. 바로 다임러 트럭 코리아 최초의 한국인 CEO이라는 사실이다. 그는 이 또한 역시 자신의 강점이라고 말한다. 한국인이라서 고객과 소통을 더 잘 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본사 임원들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한 말이 있습니다. CEO가 된다면 한국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것이었죠. 고객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트럭. 그 말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제가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고객과의 만남이었습니다. 전국에 있는 주요 고객들을 일일이 찾아 허심탄회한 쓴 소리와 여러 가지 제안들을 직접 들으면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외국인 CEO라면 이런 부분에서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특히 국내 상용차 시장처럼 개인 고객 비중이 매우 높은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죠.”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와 다임러 트럭 코리아는 모두 독일 다임러 그룹의 자회사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엄연히 별개의 조직이다. 벤츠를 구매할 때 금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메르세데스 벤츠 파이낸셜 코리아 역시 마찬가지다. 조규상 대표처럼 관계사간 이동을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법인이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르다. 하지만 조규상 대표는 핵심만큼은 같다고 말한다. 바로 고객을 상대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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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에서 제가 항상 하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첫 번째 차는 세일즈가 팔지만, 두 번째 차는 AS가 판다는 것입니다. 이 믿음은 상용차에서 더욱 부각됩니다. 우리 고객에게 트럭은 사업 수단이기 때문이죠.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해 차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을 최대화하는 것과 서비스 비용을 낮춰 ‘총 소유 비용’(TCO, Total cost of Ownership)을 최소화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오늘 저희가 발표한 서비스 센터 확충 계획이나 서비스 컨트랙트, S2S(Sales-to-Service) 프로그램 등이 바로 이런 고민의 결과하고 할 수 있습니다.”

 

총 소유 비용의 최소화
다임러 트럭, 즉 메르세데스 벤츠 트럭이 트랙터 분야의 리더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뛰어난 연비에 있다. 상용차에서 연비는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물론 차 가격과 서비스 비용도 중요하다. 이날 다임러 트럭 코리아와 조규상 대표이사가 총 소유 비용을 유독 강조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된 유로6 모델들은 어떨까. 높은 배기가스 기준을 만족하기 위해 여러 장치들이 추가되며 차 가격과 유지보수 비용이 다소 높아졌다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유로6 모델로 거듭나며 가격이 조금 상승한 것은 사실입니다. 한층 더 엄격해진 배기가스 기준 때문이죠. 하지만 총 소유 비용은 낮아졌습니다. 유럽의 한 외부기관에서 장시간/장거리 테스트를 한 결과 1km당 평균 유지보수 비용이 약 70원에 불과했습니다. 유로5 모델에 비해 약 29% 낮은 수치죠. 개선된 연비도 연비이지만 이런 결과에는 각종 부품의 수명이 늘어났다는 것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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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새로 선보인 뉴 아록스 카고와 덤프 역시 이런 장점을 무기로 삼는다. 이들은 다임러 트럭의 대표 트랙터인 악트로스와 플랫폼이 같다. 때문에 성능과 효율이 거의 동일하다. 물론 목적이 다른 모델인 만큼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특장 작업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것도 뉴 아록스만의 장점이다.

 

“제가 만난 건 고객만이 아닙니다. 여러 특장 업체들도 찾아갔습니다. 트럭은 판매 이후에 어떻게 바뀔지 모릅니다. 적재공간이 탱크로리로 바뀔 수도 있죠. 게다가 개조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용도에 따라 두 번, 세 번 진행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특장 용이성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 부분이 미흡하면 고객은 큰 손해를 봅니다. 작업이 지연되거나 원하는 방향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지요. 때문에 우리는 차를 파는 게 끝이 아니라 고객과 특장 업체 사이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자고 결심했습니다. 국내에는 중소 규모의 특장업체가 굉장히 많습니다. 대형 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유럽과는 상황이 다르죠. 특장 업체들은 차의 기술적인 부분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싶어 합니다.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개조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우리는 직접 움직이기로 했습니다. 매뉴얼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차를 가지고 현장에 가서 개조에 필요한 교육을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들이 차를 직접 측정하고 레이아웃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바에 따르면, 현재 이런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은 다임러 트럭 코리아 뿐입니다.”

 

뉴 아록스는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 제품이다. 하지만 다임러 트럭 코리아는 이미 경쟁력이 뛰어나고 아주 독특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바로 유니목과 스프린터다.

 

“유니목은 저희에게 아주 독보적인 존재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고유 성격 때문에 도로공사나 관공서 위주로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죠. 개인 고객을 포함한 판매 다각화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이에 맞는 전략을 검토 중입니다. 스프린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국내에서는 특장 작업을 거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들과 사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드사이즈 밴이요? 필요하다면 벤츠 V클래스의 상용차 버전인 비토를 들여올 생각입니다. 우리는 시장을 끊임없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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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다시 강조한다. 판매량 제고를 위한 라인업 확충보다는 고객과의 신뢰가 더 중요하다고. 그것을 위해서는 고객의 가치를 확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여러 차례 말씀 드렸듯이 트럭에서는 총 소유 비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뛰어난 연비는 이미 널리 알려진 벤츠 트럭의 장점입니다. 이제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서비스를 위한 노력이죠. 저희는 비용을 낮추기 위해 여러 독보적인 서비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컨트랙트가 대표적이죠. 소비자는 오일, 필터 등의 소모성 부품을 교환해야 합니다. 옵션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 가입하면 약정 기간 동안 추가 비용 없이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약 26%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죠. 업계 유일의 멤버십 제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서비스 센터에서 사용한 결제금액의 일부가 포인트로 적립되고, 이것을 다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제도입니다. 현재 고객들의 전체 수리 비용 중 약 8%가 포인트로 결제되고 있습니다. 또한 2016년 1월부터 교체 빈도가 가장 높은 7종 1만5,000개 부품의 값을 약 10% 인하했습니다.”

 

고객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
조규상 대표이사가 다임러 트럭 코리아로 옮긴 지 약 9개월이 지났다. 대표이사 업무가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오히려 더 재미있다고 답한다. 조직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책임감이 따르지만, 회사 방향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게 아주 큰 매력이라고. 그는 자신의 엔지니어적인 성향을 회사 운영에 십분 활용하고 있다.

 

“엔지니어에게는 인풋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죠. 입력되는 정보를 일련의 처리 과정에 넣고 결과물을 뽑아내는 절차에 굉장히 익숙합니다. 제게 가장 중요한 입력 정보는 고객의 목소리입니다. 현장에서 들은 이 이야기들을 토대로 회사의 방향을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회사 구조는 물론, 저의 업무 구조에도 변화를 주기 위해 매일 아침 출근을 할 때면 ‘내가 오늘은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임직원들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바라는 게 있다면 조금 더 능동적인 태도를 가졌으면 하는 거예요. 다임러 트럭 코리아는 국내 대기업과는 달리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작은 조직입니다. 그렇다고 일의 방식을 바꾸거나 더 많은 일을 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각자가 하던 일을 하되 조금 더 고객에게 다가가면서 하자는 것이죠. 능동적인 고객 케어 프로세스는 대단한 게 아닙니다. 이런 작은 변화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죠. 저는 이런 변화를 만드는 게 아주 즐겁습니다. 혹시 주말에도 일하는 거 아니냐고요? 하하, 주말에는 취미생활에 푹 빠져서 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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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동차와 비행기 마니아다. 자동차는 만지고 운전하는 것 모두 좋아한다. 자동차 정비기능사 자격증까지 보유해 간단한 건 직접 수리까지 한다고. 가장 좋아하는 차를 묻자 메르세데스 벤츠 SLK(SLC)를 꼽는다. 현재는 트럭 면허를 준비 중이다. 다음 달쯤 취득하게 될 예정인데, 곧 트럭 드라이브에 도전해볼 계획이다.

 

비행기에 대한 관심은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그의 아버지는 비행기 조종사였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비행기 시뮬레이션에 빠져 살았다. 특히 보잉 737을 쉬지 않고 몰았다. 출장 등으로 비행기를 탈 때면 ‘비상상황으로 조종사를 찾는다면 가장 먼저 뛰어나가야지’ 하는 상상을 하곤 했단다. 이런 엉뚱한 면도 있지만 그는 역시 철저한 기업가였다. 지난 9개월간 다임러 트럭 코리아에서의 생활이 어땠냐는 마지막 질문에도 회사 이야기를 늘어놨다.

 

“오랜 시간은 아니었지만, 상용차와 승용차 시장의 차이가 명확하다는 것은 확실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트럭 시장은 경기에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습니다. 경제 활동에 사용되는 사업 도구이기 때문에 물류 경기, 건설 경기에 크게 좌우됩니다. 국내 대형 트럭 시장에는 전세계 주요 브랜드의 대부분이 진입해 있습니다. 고객에겐 선택권이 많죠. 우리는 우리 제품 특유의 좋은 연비와 안전성에 만족하지 않고 고객 가치 확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앞으로의 변화, 기대해주세요.”


류민 기자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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