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흥 인터내셔널 이계웅 대표, "아시나요? 탈것이 주는 기쁨을"
2015-11-10  |   27,393 읽음

최근 국내 수입차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회사가 있다. 바로 애스턴마틴과 맥라렌의 공식 수입원인 기흥 인터내셔널이다. 기흥 인터내셔널은 현재 여느 대형 수입차 회사 못지않게 활발히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올해 봄, 두 브랜드 론칭과 동시에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3,300㎡ 규모의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를 오픈해 밴티지, DB9, 뱅퀴시, 라피드 등 애스턴마틴 전 라인업과 맥라렌 650S를 공급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두 브랜드를 트랙에서 즐길 수 있는 화끈한 이벤트까지 기획하고 있다. 대체 이런 원동력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기흥 인터내셔널의 이계웅 대표이사는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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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자동차 업계에 뛰어든 이유는 간단해요. 우리의 목표는 바로 탈것으로 고객을 행복하게 하는 것. 우리는 우리가 손대기 시작한 브랜드만큼은 제대로 소개할 자신이 있답니다. 브리티시 럭셔리카와 브리티시 스포츠카는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장르죠. 그래서 우리가 시작하기로 했어요. 왜 하필 탈것이냐고요? 우리가 좋아하는 것이니까 더 열심히, 잘 할 수 있는 분야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지요."

 

기흥 인터내셔널은 사실 탈것에 능숙한 회사다. 이미 할리 데이비슨을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수입 첫해(1999년) 84대에 불과했던 판매량을 지금은 2,000대 이상까지 끌어올렸다. BMW 모터라드가 뒤를 쫓고 있긴 있지만, 할리 데이비슨은 여전히 650cc 이상 대배기량 바이크 시장 부동의 1위다.

 

이런 성공의 배경에는 기흥 인터내셔널만의 독특한 전략이 있었다. 그들은 판매에만 집착하지 않았다. 수많은 이벤트를 통해 할리 데이비슨 마니아를 양성했다. 문화를 전파하니 판매량은 자연스레 늘었다. 또한 기흥 인터내셔널은 자전거 분야에서도 폭 넓게 활약하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스톡(STORCK) 바이시클이다. 아울러 기흥 인터내셔널은 피렐리 타이어의 가장 큰 국내 딜러 중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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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행복한 경험의 전달
이계웅 대표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할리 데이비슨과 비슷한 전략을 이어갈 생각이다.
"저는 모터바이크 시장과 자동차 시장이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바퀴가 4개고 가격이 조금 더 비쌀 뿐이죠. 중요한 건 고객에게 행복한 경험을 전달하는 거예요. 바퀴 달린 것이 주는 기쁨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우리는 제품을 팔기 위해 마케팅에 투자하기보단 우리의 제품을 구입한 고객에게 즐길거리를 선사하는 데 더 많은 돈과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고객과의 관계가 구매 시점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하지요. 자동차 비즈니스도 이런 식으로 진행해 나갈 겁니다. 트랙 이벤트, 팸 투어 등 재미있는 게 많잖아요? 브랜드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드리고 싶어요."


이계웅 대표 역시 이 두 브랜드에 푹 빠져 있다. 왜 맥라렌과 애스턴마틴을 선택했냐는 질문에 그는 기다렸다는 듯 단숨에 이야기를 쏟아냈다.

"유러피언 럭셔리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로 대변되죠. 예술도 마찬가지이고요. 반면 영국은 '피시 앤 칩스'를 대표 음식으로 내세울 정도로 서민적이에요. 그런데 그들이 어떻게 애스턴마틴, 롤스로이스, 벤틀리, 재규어 등 가장 럭셔리한 자동차 브랜드들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이는 영국의 역사를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영국은 산업혁명과 식민지 지배를 통해 생겨난 부자들을 오래전부터 인정해왔죠. 왕권이 작위도 줬어요. 하지만 프랑스 등의 부자들은 왕족과는 어울릴 수 없었지요. 자연스레 영국의 부자 문화가 더 발달될 수밖에 없었죠. 이게 바로 애스턴마틴 같은 럭셔리 브랜드의 탄생 배경이에요. 맥라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산업혁명 같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추진력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브랜드랄까. 맥라렌은 기존 수퍼카 브랜드들이 만들어 놓은 세그먼트를 흔들고 있어요. 굉장히 혁명적이죠. 생각해보세요. F1 팀 대부분이 왜 기술 개발을 런던에서 할까요? 전 이런 영국이라는 나라를 다른 시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예가 바로 자동차산업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이런 영국의 럭셔리 문화와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결정체들을 국내에 제대로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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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맥라렌과 애스턴마틴의 전망은 생각보다 밝다. 판매도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특히 맥라렌은 같은 기간 내에 전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이 팔렸다. 하지만 이계웅 대표는 아직 판매에 집착할 때가 아니라고 말한다.

 

"지금 제가 할 일은 고객이 조금 더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거예요. 3억원짜리 차를 사면, 3억원어치의 가치를 느낄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물론 가장 시급한 건 AS망 구축이죠. 모든 자동차 회사가 그렇듯, 무작정 서비스 센터부터 늘려나갈 수는 없는 만큼 픽업 서비스 운영 등을 통해 고객이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판매 목표요? 지금은 일본의 20% 수준입니다. 마음 같아선 33% 이상으로 잡고 싶지만……. 일본에서 맥라렌의 연간 판매량은 약 90대, 애스턴마틴의 연간 판매량은 180대 정도입니다."

 

바퀴 달린 모든 것을 사랑하기에
이계웅 대표는 인터뷰 동안 '가치 전달'을 여러 번 강조했다. 고객이 브랜드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만들고, 그로 인해 고객이 행복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는 게 핵심이다. 그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 그 자신이 탈것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전거, 모터바이크, 자동차 등 바퀴 달린 모든 것에 '미친' 사나이다. 자전거의 경우 시합에도 여러 번 참가했다. 24시간 600km 레이스에 출전한 적이 있고, 12시간 레이스에서 380km를 달린 적도 있다. 서울 남산의 자택에서 경기도 용인의 회사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일도 다반사다. 날씨가 좋을 때는 애스턴마틴 뱅퀴시 볼란테를 몰고 드라이브를 나가고, 맥라렌 650S를 타고 서킷도 종종 간다. 할리 데이비슨 같은 모터바이크는 말할 것도 없다. 심지어 레이싱 카트까지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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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취미생활 때문에 병원 신세도 여러 번 졌다. 장기간 입원 때는 모터바이크 업계에 그의 신변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는 헛소문까지 돌았을 정도다. 손가락이 부러진 건 부상 축에도 끼지 못한다. 쇄골이 두 번이나 부러졌다. 골절된 골반 뼈가 붙자마자 바로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는 이야기에 기자는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어려서부터 휘발유 냄새가 좋았어요. 모터바이크를 타던 아버지 덕분에 3~4살 때부터 연료탱크를 안고 모터바이크 위에 올라탔거든요. 제초기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분당 회전수를 가늠한 적도 종종 있다니까요."

 

그는 정말 못 말리는 '환자'였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탈것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애스턴마틴, 맥라렌 같이 소중한 브랜드를 책임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기흥 인터내셔널을 바라보는 시선도 사뭇 달라졌다. 그가 앞으로 이끌어나갈 맥라렌과 애스턴마틴이 국내 자동차 시장을 어떤 방식으로 개척해 나갈지가 기대된다.


류민 기자

사진 김종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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