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또 결혼했어요
2015-09-08  |   20,002 읽음

“용인에 살고 있는 예종이와 해나 아빠, 이규동입니다. 그리고 아내 최선영의 남편이기도 하지요. 저희 가족은 네 명 모두 <카라이프>의 애독자인데, 특히 ‘토요일에는 토요타와 함께! 시즌2’ 기사를 볼 때면 아내와 아이들이 우리도 신청해보자며 저를 조릅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다음에 하자’며 조용히 페이지를 넘기곤 했습니다. 사실 제가 사업을 해서 바쁘기도 하고, 차에 각종 서류며 짐들이 쌓여 있어 네 식구가 이동하려면 불편함이 많거든요.
그런데 며칠 전 우연히 아내의 휴대폰 사진첩이 아이들과 제 사진으로만 꽉 차있는 것을 발견하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연애시절에는 사진 찍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던 아가씨였는데 결혼 후에는 자기 사진 한 장 없는 아이들의 엄마, 제 아내로만 살게 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더군요. 내조의 여왕으로 살아온 아내를 위해 이번만큼은 어떻게든 시간을 내보려고 합니다. 토요타 기사 하단에 보면 ‘기사에 실린 멋진 사진 또한 평생 간직할 수 있는 기념으로 선사합니다’라는 문구가 있던데, 그 사진을 이번에는 저희 가족이 받으면 안 될까요? 아내에게는 리마인드 웨딩 사진을, 아이들에게는 잊지 못할 하루를 선물하고 싶습니다. 카라이프와 토요타에서 도와주세요!”

 

 

토요일에는 토요타와 함께 시즌 2 다섯 번째 주인공은 글에서부터 훈훈한 냄새가 진동하는 이규동 씨 가족이다. 이미 ‘아빠 어디가’와 ‘수퍼맨이 돌아왔다’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수많은 아빠들에게는 눈총을 받겠지만 아내와 아이들의 입장이 되어 고른 선택이니 이해해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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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봄나들이를 책임질 아발론이 집 앞에 도착했다. 차를 타고 민속촌으로 출발!

 

 

리마인드 웨딩과 나들이를 한번에?
웨딩 촬영을 위해 필요한 것은 생각보다 많았다. 장소 섭외부터 촬영 컨셉트는 물론 드레스를 입을 것인지 한복을 입을 것인지 등 하나하나 꼼꼼히 정해야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고민스러웠던 것은 장소 정하기. 웨딩홀부터 공원, 수목원 등 여러 군데를 뒤졌지만 사진 촬영은 물론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곳은 마땅치 않았다. 그러던 중 아내 선영 씨가 연애시절 민속촌에서 데이트를 즐기곤 했는데 웨딩 촬영하는 커플을 많이 봤다며 그곳을 추천했다. 70~80년대만 해도 민속촌은 전통민속문화를 만날 수 있는 관광지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다양한 볼거리와 놀이시설을 갖춰 아이들도 좋아할 듯했다. 민속촌으로 장소를 정하고 나니, 그제야 엉킨 실타래 풀리듯 모든 일이 빠르게 진행됐다. 의상은 아빠와 아들, 엄마와 딸이 똑같은 한복을 입기로 했고 차는 토요타 아발론으로 정했다. 편한 승차감과 넓은 뒷좌석도 매력적이지만 지난해 이 차가 전통 무형문화재 알리기에 힘쓴 이력도 선택에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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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모든 준비를 마치고 ‘토요일에는 토요타와 함께! 시즌 2’의 다섯 번째 토요일이 밝았다. 미세먼지 때문에 하늘은 뿌옇게 흐렸지만 먼지 따위가 가족의 봄나들이를 막을 수는 없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가족의 집 앞으로 아발론이 등장하자 아내는 ‘꽃가마 대신인가요?’라며 쑥스러운 듯 농담을 건넸다. 남편은 “꽃가마보다 좋지 않아? 오늘 잘 부탁해”라며 다정하게 차문을 열어주었고 그 모습을 보던 아이들도 꺄르르 웃으며 뒷자리에 몸을 실었다. 화목한 가족의 모습을 보니, 다섯 번째 소원도 무난히 이뤄질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들었다.

 

하나에서 둘로, 둘에서 넷으로
“엄마 결혼하는 거야?” 웨딩 촬영을 위해 선영 씨가 면사포를 덧댄 퓨전 족두리를 쓰자 막내 해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메이크업을 하고 한복까지 갖춰 입은 엄마의 모습이 그날따라 더 예뻐 보였는지 아이들은 연예인이라도 만난 듯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그러다 촬영이 시작되면 행여 방해라도 될까 숨을 죽이며 엄마, 아빠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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듬직한 체격의 남편과 선한 눈매를 가진 아내는 대학교에서 만난 캠퍼스 커플이다. 첫 만남부터 어떻게 결혼했는지 등 연애사를 들려달라고 하자, 남편 이규동 씨가 먼저 입을 열었다.


“수요일마다 대학원생 이상만 모이는 학교내 신우회 예배에서 아내를 처음 만났죠. 아내는 당시 학회 간사로 있었는데, 나이가 같다 보니 친구로 지내다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했습니다. 사실 아내가 친구라고 선을 긋긴 했지만 저를 보면 항상 수줍게 웃던 게 처음부터 저를 좋아했던 것 같아요(웃음). 물론 저도 호감이 있었으니 친하게 지냈겠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이 친구가 저에게 가장 친한 친구를 소개시켜준다고 하더라고요. 당시에는 대충 얼버무리고 자리를 피했지만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그 다음부터 ‘넌 나한테 시집 올 수밖에 없어. 우리는 하나님이 맺어준 인연이야!’라며 아내에게 장난처럼 제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결국 지금은 그 뜻을 이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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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남편 말을 듣고 있던 아내는 큰 웃음을 터뜨리며 반박에 나섰다. “남편 말이 맞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어요. 제가 학회 간사로 있어서 얼굴을 알고 지낸 터라 마주치면 인사 정도는 하던 사이였어요. 물론 본격적으로 친구가 된 건 신우회에 나가면서부터였지요. 그리고 처음에는 분명 ‘친구’로 시작한 게 맞습니다. 제가 남편을 보고 웃었던 건 남편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개그맨 남희석 씨랑 똑같은 첫인상이 ‘웃겨서’였어요. 지금은 살이 쪄서 매치가 안 되지만 그 당시에는 비쩍 마른 얼굴, 조그만 눈, 긴 목 등이 정말 닮았었거든요. 그러다 저의 가장 친한 친구를 소개시켜주려고 했는데 타이밍이 안 맞아 무산되었고 오히려 저희 둘이 가까워졌습니다. 신앙이 맞는 사람을 대학 진학 후에 만나기 어려웠는데 졸업 후 첫 직장이었던 그곳에서 나와 잘 맞는 사람을 만나 호감이 생긴 것 같아요. 남편이 자기한테 시집올 수밖에 없다는 말에 세뇌당한 것 같기도 하고……. 특별한 프러포즈도 없이 결혼한 걸 보면, 세뇌가 무섭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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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친구로 만나 언제 교제를 시작했는지 정확한 기억이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그리고 마침내 2000년 5월 27일 부부가 되었다. 연애시절이 낭만적인 꿈이었다면 결혼생활은 현실적인 하루하루의 반복이었지만 가족들이 있기에 행복했다. 올해 11살이 된 첫째 예종이는 겉으로는 장난기가 많아 보이지만 또래에 비해 속이 깊고 늘 동생을 챙기는 든든한 장남. 막내 해나는 7살답지 않게 똑 부러지는 말솜씨와 애교가 사랑스러운 아이다. “혼자였던 제가 아내를 만나 둘이 되고 어느덧 아이들까지 낳아 넷이 되었다는 게 참 신기해요. 쉬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일이 바쁘지만 응원해주는 가족들이 있어 힘이 납니다.” 처음에는 어색함에 표정이 다소 굳어 있던 부부는 연애부터 결혼, 아이들 이야기까지 풀어내고 나니 긴장이 풀렸는지 한결 밝아진 표정으로 촬영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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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은 아빠와 함께!
리마인드 웨딩 촬영을 수월하게 마치고 이제부터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차례. 때마침 민속촌에서는 부부가 어린 시절에 즐겼던 ‘추억의 그때 그 놀이’ 이벤트가 열리고 있어 아이들과 함께 몇 가지 체험을 해보기로 했다.

 

딸과 엄마는 오래된 만화책이 전시된 ‘추억의 만화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해나가 한참 고민하다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골라 자리에 앉자, 선영 씨는 어렸을 때 가장 재밌게 읽은 것이라며 들뜬 표정으로 책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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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촌에 마련된 추억의 만화방. 딸 해나는 엄마가 어린 시절 가장 좋아했던 책을 골랐다

 

모녀가 주인공 오스칼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사이, 부자는 직접 만든 팽이와 고군분투 중이었다. 처음에는 팽이가 돌기는커녕 픽픽 쓰러져 아들이 실망하진 않을까 걱정이었던 아빠. 하지만 몇 번 시도해보더니 예전의 감을 금세 떠올려 멋지게 팽이 돌리기에 성공했다. “우와, 아빠 팽이 돌아간다!” 덩달아 신이 난 예종이가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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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든 팽이 돌리기에 나선 이규동 씨 부자. 아빠의 팽이가 돌아가자 아들 예종이가 환호했다


여러 가지 추억의 놀이를 즐겼지만 두 아이가 최고의 집중력을 보인 것은 바로 달고나 체험. 연탄불 앞에 앉아 젓가락을 저어가며 설탕물을 녹이는 모습이 꽤나 진지했다. 혹시 쏟지 않을까 조심조심 걸어가 달궈진 설탕물을 쟁반에 붓고, 원하는 모양으로 꾹 눌러 달고나를 완성했다. 부부도 어린 시절의 마음으로 돌아가 모양대로 잘 쪼개보겠다며 소매를 걷어붙였다. 안타깝게도 달고나는 ‘뚝’ 하고 두 동강 났지만 이규동 씨 가족은 그것을 사이좋게 나눠먹으며 민속촌 이곳저곳을 거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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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나 만들기에 집중한 동생 해나와 설탕이 빨리 안 녹아 마음이 조급한 오빠 예종이

 

그렇게 하룻동안의 여행을 마친 후 이규동 씨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카라이프>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웨딩촬영을 잘 기다려준 아이들을 보며 ‘우리 애들이 다 컸구나’ 하는 마음에 흐뭇했다고. 반면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볼 때는 그동안 많이 놀아주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이 새삼 크게 느껴졌단다. 그리고는 “오늘은 토요타와 <카라이프>의 도움으로 특별한 토요일을 보냈지만 앞으로는 ‘토요일은 아빠와 함께’라는 타이틀로 한 달에 한 번씩 꼭 놀러 가자!”는 말을 덧붙이며 아이들과 아내를 꼭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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