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보고 잠들어 새소리에 깨어난다 비박에서 캠핑카까지, 야외 잠자리의 모든 것
2005-07-16  |   9,491 읽음
아웃도어에서는 잘 입고 잘 먹고 잘 자야 잘 놀 수 있다. 그래서 야외에 나갈 때는 의·식·주를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옷은 계절과 기능에 맞게 갖추면 되고 먹을거리는 라면이든 꽃등심이든 입맛 따라 고른다. 가장 고민되는 것은 잠자리.

야영장비를 일일이 챙겨 다니는 것은 부피든 가격이든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호텔까지는 아니더라도 콘도나 펜션 혹은 휴양림을 많이 이용한다. 계절에 상관없이 안심할 수 있고 마음놓고 쉴 수 있으며 물도 펑펑 쓸 수 있으니 편리하다. 하지만 야영에 비하면 비용도 비용이지만, 낭만이 없다. 한여름에도 서늘한 자연의 밤바람을 느끼며 잠들고 이른 아침 풀내음과 새소리에 잠을 깨는 기분은 겪어 보지 않은 이는 모른다.

야영을 할 마음의 준비가 되었는가. 그렇다면 준비를 해야 할 터. 마음에 맞는 스타일을 고르시라. ‘자연노숙’이라 할 수 있는 비박(bivouac)부터 ‘자연 속 호텔’ 격인 캠핑 트레일러까지 다양하다.

비박

비박(bivouac)은 ‘노숙’이라는 뜻의 프랑스 말이다. 쉽게 말하자. 골판지를 깔고 신문지를 덮고 있는 어느 이름 모를 지하도의 노숙자를 떠올려 보자. 바닥에 깔린 골판지를 에어 매트리스로 바꾸고 바람에 팔랑이는 신문지 대신 거위털 침낭을 덮는다. 그리고 지하도의 회색 풍경을 온통 녹색으로 바꾸면 노숙자의 찡그린 인상은 캠퍼의 행복한 표정으로 바뀔 것이다.

사실 비박이란 야외 잠자리의 하나라기보다 아웃도어에서 텐트를 칠 상황이 아닐 때 최소한의 잠자리를 확보하는 것으로 암벽등반이나 종주산행에서 사용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가장 자연과 가까운 잠자리이기 때문에 요즘에는 하나의 잠자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숙에 비유했다고 해서 비박이 싸게 해결될 수 있는 잠자리는 아니다. 1인용 텐트나 비박색은 20만∼30만 원, 침낭커버만 해도 10만 원이 넘고, 침낭 역시 수십만 원에 이른다. 가장 싸게 잘 수 있는 방법은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 판초우의나 은박매트리스를 몸에 두르는 것, 이슬만 피하는 것이다.

텐트

텐트는 야외에 간이집을 지은 꼴로 가장 대중적인 야외 잠자리이다. 돔형과 캐빈형으로 나뉘는데 돔형은 말 그대로 둥근 모양으로 가볍고 튼튼한 대신 높이가 낮아 생활하기에 불편하다. 캐빈형은 통나무집 모양의 텐트로 생활하기 편하지만 무겁고 바람에 약하다. 화창한 날씨에 오토캠핑을 떠난다면 캐빈형이 ‘딱’이다. 요즘에는 높이가 높은 돔형 텐트도 많이 나온다.

텐트를 칠 때는 평평한 곳을 골라 비닐을 깔고(비닐은 지물포에서 파는 김장용 비닐, 비닐과 텐트 사이에 골판지를 깔면 더 좋다) 그 위에 텐트를 친다. 텐트 안에는 야외용 은박 매트리스를 깔고 그 위에 매트리스를 놓는다. 주변의 벌레가 걱정되면 담배 두 개피 희생해서 주변에 뿌린다. 플라이 끈은 팽팽하게 할 것. 플라이 끈 중간부분에 은박지(알루미늄 호일)를 감아 놓으면 쉽게 눈에 띄어 지나는 이들이 걸리지 않는다.

값은 그야말로 천차만별. 돔형이든 캐빈형이든 기본적으로 최소한 20만 원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 일명 ‘명품 텐트’로 불리며 캠퍼들을 자극하는 스노우피크 텐트는 6인용 돔텐트가 100만 원이 훨씬 넘는다. 대신 매트리스가 필요 없고, 돔형이지만 천장이 높아 활동하기 편하며 천이 튼튼해 이슬이 스미지 않는다. 텐트에 관심이 있다면 자신의 용도와 형편에 맞는 텐트를 고른다.

루프텐트

루프텐트는 텐트를 자동차 지붕에 올려놓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차 위에 텐트를 고정시켜 이동 중에는 접고 잘 때만 펴면 된다. 일반 텐트처럼 땅을 고를 일도 없고 돌멩이 쥐고 펙 박을 일도 없다. 게다가 접어도 안에 공간이 있기 때문에 루프 박스로 써도 된다.
루프텐트 안에는 매트리스가 깔려 있어 별도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제품에 사다리가 포함되어 있어 지붕까지 올라가기도 쉽다. 루프텐트의 장점은 마음만 먹으면 집이 ‘뚝딱’ 만들어진다는 점. 낮에 잠깐 눈 붙일 때도 그늘에 차를 대고 잠깐 올라가 편안하게 잘 수 있다.

현재 루프텐트는 이탈리아 수입제품과 국산품이 있다. 수입품의 경우 FRP 유리섬유를 이용해 무겁고 비싼 편. 월드카펜션(www.carpension.com)에서 만드는 ‘카펜션’은 ABS 수지로 만들어 가벼우면서도 저렴하다. 길이는 2m 10cm로 성인이 눕기에 충분하다. 가스식 쇼크 업소버를 이용해 여닫기도 편하다. 종류에 따라 125만∼155만 원.

캠핑카·캠핑 트레일러

캠핑카는 제대로 된 집을 차로 끌고 다니는 개념이다. 커다란 차에 집을 얹으면 캠핑카, 별채의 집을 차에 연결해 끌면 캠핑 트레일러라고 보면 된다. 이 둘을 통틀어 편의상 캠핑카라고 부르자. 앞의 3가지 잠자리 형태에 비해 캠핑카의 매력은 최고의 안락함과 편의성을 누릴 수 있다는 점. 캠핑카만 있다면 ‘급한 볼 일’도, 끈적함을 없애는 샤워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다. 물론 오물통을 비우는 수고는 감수해야 한다.

캠핑카는 수입하기도 하고 국내에서 만들기도 한다. 국산의 경우도 내장재를 수입하기 때문에 가격이 만만치 않다. 선택장비에 따라 값은 하늘과 땅 차이. 빌리는 것은 주말 24시간 기준 25만 원선. 캠핑 트레일러를 사려할 때 생각할 점은 차의 견인력. 내 차의 견인력에 맞는 트레일러를 사야 끌고 다닐 수 있다. 트레일러의 무게가 750kg 이상이면 특수면허가 필요하고 이동할 때는 트레일러에 사람이 탈 수 없다는 점도 알아둔다(자세한 내용은 본지 6월호 캠핑카 기사 참조).

글|서승범 기자 사진|박창완 사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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