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가에서 즐기는 쫄깃한 맛 제철 맞은 계화도 백합
2005-06-22  |   7,086 읽음
전북 변산 일대에서는 계절마다 주꾸미, 대하, 도다리, 숭어, 바지락, 오징어, 갑오징어, 낙지 등 미식가를 유혹하는 특급 자연산 물고기가 지천으로 널린다. 조개만 해도 바지락, 노랑조개, 피고막, 동죽, 백합 등 조개 전시장 같다.
그 중에서도 요즘 변산의 특산물로 명성을 얻고 있는 것이 계화도 앞바다 갯벌에서 잡히는 백합조개다. 바닷가에 사철 널린 것이 엄지손가락만 한 바지락이라면, 봄부터 가을까지 잡히는 백합조개는 요즘이 제철이다.

씹히는 맛 일품, 회로도 먹을 수 있어

계화도 앞바다를 비롯한 새만금 갯벌에서만 전국에서 팔리는 백합의 약 80%가 나온다. 백합 채취를 전문으로 하는 계화리 어민수도 400여 명에 이른다. 백합은 여느 조개와 달리 물때를 가려 잡는다.

백합은 ‘조개의 여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같은 갯벌이라도 포구에서 멀리 떨어진 수심이 깊은 곳에 서식한다. 바지락 같은 대부분의 어패류가 얕은 갯벌에 사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래서 백합은 물이 많이 들고 나는 사리 물때의 일주일 전후에 집중적으로 잡는다.
물때가 안 맞으면 마을 주민들은 3∼4톤짜리 자그마한 선외기(엔진이 배의 본체 밖에 매달려 있다고 해 선외기로 불린다)를 이용해 멀리 떨어진 갯벌로 나간다. 수심이 낮은 갯벌은 물이 많이 들어오는 조금 때도 일부 바닥을 드러내고, 마을 주민들은 바로 그 갯벌가에 배를 정착해 놓고 백합을 채취한다.

백합을 잡기 위해선 도구도 필요하다. 물이 쓰면 섬마을 아낙들마다 쟁기처럼 생긴 ‘그레’를 들고 나가 갯벌을 긁는다.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껍질의 백합이 모습을 드러낸다. 크기에 따라 대합, 중합 ,소합 등으로 나뉜다. 백합은 한겨울에는 깊은 곳에 꼭꼭 숨어 버려 봄부터 늦가을까지 잡는다. 서울에서는 대합조개로 불리지만 계화도 현지에서는 백합 혹은 생합이라고 한다.

백합은 구이, 탕, 죽에 이르기까지 어떤 음식으로 조리해도 깊고도 진한 맛이 일품이다. 씹히는 맛도 바지락과는 비교가 안된다. 지글지글 석쇠에 구워낸 백합구이 맛은 도시에 흔한 조개구이와 차원이 다르다. 흔히 패류는 여름철에 회를 삼가지만 깊은 바다 깨끗한 물에 사는 백합은 예외다.

부안에서 백합조개 맛은 계화회관(063-584-3075)이 가장 유명하다. 특히 백합조개에 계화도 간척지의 무공해 쌀을 넣어서 끓인 백합죽이 값도 싸고 맛있다. 6천 원. 백합탕, 백합회, 백합구이도 판다. 2∼3인분 기준 2만 원이다.

한편 계화도 포구를 찾으면 산지가격으로 백합을 살 수 있다. 값은 1kg에 소합 3천 원, 중합 5천 원, 대합 1만 원 정도. 그러나 생산량에 따라 가격은 유동적이다.

글·사진│이경택 <문화일보> 기자. 10여 년간 여행레저 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이 땅을 사랑하고 이 땅의 맛이 그리워 전국 곳곳을 누비고 다닌다. 저서로 <우리땅 우리맛>, <20-30 여성들만의 여행>, <맛과 멋 풍경이 있는 숨은 골목 즐기기>, <웰빙 테마펜션>, <수첩 속의 풍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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