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하게’살아 있음을 느낀다 아름다운 해변에서, 숲길에서
2005-06-22  |   9,091 읽음
독도│

동해의 먼 동쪽 수평선에 외로이 떠있는 섬, 국토의 막내 독도는 한국인이라면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찾아가 봐야 할 여행지다. 2005년 3월 말 독도 입도가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되면서 울릉도를 거쳐 독도를 찾는 여행객이 부쩍 늘었다. 울릉도 도동항에서 오전 7시 30분에 출항하는 (주)독도관광해운의 삼봉호는 거센 파도를 헤치며 동으로, 동으로 내달리다 2시간 30분 만인 오전 10시 무렵 동도 선착장에 닿는다.

동도 선착장에는 울릉군청으로부터 입도 허가를 받은 70명만 내릴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잘 지켜지질 않는다. 선장의 안내방송에도 아랑곳 않고 일부 여행객들은 독도땅을 두 발로 밟아 보려 애를 쓰고 ‘입도’ 허가를 확인해야만 하는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필자가 찾았을 때는 미처 입도 허가를 받지 못하고 울릉도에서 출발한 나머지 140명은 갑판으로 올라가 눈으로나마 우리 국토의 동쪽 지킴이 독도에게 안부를 물었다.

독도 방문객들은 선착장에 내려 심호흡을 한 다음 동도와 서도의 풍경을 부지런히 두 눈에, 카메라에, 뜨거운 가슴에 담는다. ‘홀로아리랑’이나 ‘독도아리랑’ 같은 노랫말이 계속 입가에 맴돈다. 독도를 찾은 여행객들은 먼저 괭이갈매기들로부터 대대적 환영인사를 물었다.

여행자들은 삼형제굴바위를 비롯해서 장군바위, 탕건봉, 서도, 서도의 어민숙소, 동도, 동도 정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대한민국 동쪽 땅끝’이라는 글자가 각인된 표지석 등을 하나하나 찍어 간다. 삼삼오오 흩어져서 독도의 자갈밭도 거닐어 보고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에 두 손을 적셔 보기도 한다.

숱한 아쉬움을 남긴 채 삼봉호는 약 20분만에 선착장을 떠나 동도의 남쪽 해안을 돌아서 서도의 북쪽 해안을 순회한 뒤 울릉도로 향한다. 독도 선착장에 남겨진 경비대원들에게 아쉬운 작별을 고한 배는 동도의 명물인 독립문바위를 돌아간다. 울릉도의 코끼리바위(공암)처럼 큰 구멍이 뚫린 바위다. 갈매기들은 거센 맞바람에도 아랑곳없이 연신 유람선 뒤를 따라온다. 동도와 서도가 모두 시야에 들어오는 바다로 들어서자 갈매기들도 보금자리로 돌아간다. 독도와 조금이라도 더 길게 만남의 인연을 간직하기 위해 삼봉호 갑판을 지켰던 여행객들은 독도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쯤 갑판을 내려가 선실 의자에 기대어 꿈인지 생시인지를 확인한다.

DATA

지역번호 : 경북 054. 강원 033
홈페이지 : 울릉군청 www.ulleung.go.kr
문의 : 울릉군청 문화관광과 790-6393. 독도 유람선 삼봉호를 운영하는 회사는 독도관광해운(791-8111 www.dokdotour.com)이다.
가는 길 : 경북 포항∼울릉도, 강원 묵호∼울릉도 선편문의는 대아고속해운(포항 054-242-5111, 묵호 033-531-5891)으로 한다. 서울의 대아여행사(02-514-6766)에서도 선편예약을 받는다.
독도박물관 : 독도 방문을 전후로 여행객들이 반드시 들러볼 곳은 도동의 독도박물관이다. 이곳은 1997년 8월 8일 개관한 국내 유일의 영토박물관이다. ‘독도 및 조선해를 둘러싼 관련자료를 발굴·수집·연구하며 그 결과를 전시·교육·홍보함으로써 일본의 독도 영유권 및 일본해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자료와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는 동시에 국민의 영토의식과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데 건립목적을 두고 있다’고 안내자료는 밝힌다.
제1전시실에는 독도가 우리의 영토임을 증명하는 우리나라와 일본, 러시아의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제2전시실의 전시주제는 일본의 ‘무주지선점론’(無主地先占論)과 ‘일본해’ 주장의 허구성을 밝히는 데 두고 있다. 제3전시실에는 독도의용수비대가 독도를 사수하는 활약상, 푸른울릉도독도가꾸기모임의 활동상, 일본의 집요한 침략근성과 우리의 대응과정 등을 보여준다. 박물관 옆에는 해돋이 관광 케이블카 탑승장이 있다. 이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가면 도동항과 도동읍 일대, 성인봉에서 흘러내린 능선 등을 두루 감상할 수 있다. 날씨가 좋을 때는 도동항에서 87.4km 떨어진 독도도 보인다.
독도박물관(www.dokdomuseum.go.kr) 관람 문의 (054)790-6432∼3. 신정, 설날 및 추석연휴에는 휴관한다.
우성횟집(물회, 791-0092), 향우촌(울릉약소, 791-8383), 99식당(약초해장국, 791-2287), 두꺼비식당(오징어내장탕, 791-1312), 산마을식당민박(산채전, 791-4643), 동은식당(따개비칼국수, 791-6200) 등.
대아리조트(054-791-8800), 울릉마리나관광호텔(791-0020), 울릉호텔(791-6611), 울릉비치호텔(791-2335), 칸모텔(791-8600), 바다거북모텔(791-0303), 울릉황토방모텔(791-0098), 수궁장(791-3662) 등.


승봉도│

해당화가 곱게 피는 섬, 승봉도. 인적 드문 해변은 검은머리물떼새와 도요새 차지다. 옹진군 자월면 소속의 섬으로 안산시 대부도의 방아머리선착장에서 뱃길로 1시간 20분 거리에 있다. 그리 길지 않은 바닷길 유람 끝에 만나는 승봉도는 이일레해수욕장이라는 넓디넓은 해변을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섬을 사랑하는 이생진 시인의 시집 한 권 배낭에 담고 도시를 탈출해 보는 것도 좋겠다.

승봉도 해안 곳곳에는 해당화가 만발, 매일매일 갈매기들의 박수갈채를 받고 있다. 섬 북쪽의 부채바위 해안에서부터 동쪽 끝의 부두치 해안에 이르기까지 진분홍색 해당화가 무리 지어 피어나 승봉도가 얼마나 아름다운 섬인지를 색채로 증명하고 있다.

가수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이라는 노래에도 나와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인 해당화. 그러나 몸에 좋다는 엉뚱한 말이 퍼지고 나서 해당화는 거의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해안 지방 여행 중에 좀처럼 만나 보기 힘든 꽃이었으나 봄의 승봉도 바닷가에서는 지천으로 피어나 여행객에게 놀라움을 안겨 준다.

승봉도 해당화를 보려면 먼저 선착장에서 이일레해수욕장 입구를 지나 섬의 동쪽 끝에 있는 ‘부두치’라는 곳까지 가본다. 시멘트 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비포장 숲길을 조금 더 달려 오른쪽으로 열린 길을 따라가면 부두치. 안내판 같은 것은 세워져 있지 않다. 모내기가 한창인 논과 해변의 경계를 이루는 길다란 둔덕에 해당화가 줄지어 피어 있다. 그 사이사이로 갯완두, 모래지치 같은 꽃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부두치 북쪽의 삼형제바위 해변가도 해당화 밀집지대. 고운 연두빛 잎사귀 틈바구니에서 살짝 고개를 내민 분홍빛 해당화, 누룽지 비슷한 누런빛을 띤 모래해변, 멋진 형상의 바위, 그리고 파란 바닷물과 인천으로 향하는 외항선들. 승봉도가 아니고서는 만나 보기 어려운 평화의 메시지들이다.

섬 북쪽 해변 중앙 부근의 부채바위 해변 역시 해당화가 집단으로 자라는 언덕이 논밭과의 경계를 대신해 준다. 그 바닷가에서 주말여행에 나선 가족들은 동요 한 곡을 부른다. 장수철이 노랫말을 쓰고 이계석이 곡을 붙인 ‘바닷가에서’라는 동요다.
‘해당화가 곱게 핀 바닷가에서/나 혼자 걷노라면 수평선 멀리/갈매기 한두 쌍이 가물거리네/물결마저 잔잔한 바닷가에서/저녁놀 물드는 바닷가에서/조개를 잡노라면 수평선 멀리/파란 바닷물은 꽃무늬 지네/모래마저 금같은 바닷가에서.’

DATA

지역번호 : 032
홈페이지 : 옹진군청 gun.ongjin.incheon.kr
마이승봉도 www.myseungbongdo.co.kr
문의 : 자월면사무소 880-2606
가는 길 : 승봉도행 배편으로는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우리고속훼리(887-2891∼3)의 여객선을 이용한다. 차를 갖고 승봉도에 들어가려면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 가서 대부해운(886-7813∼4)의 카페리를 타는 것이 편하다. 섬 안에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 수단은 없다. 배가 승봉도에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민박집들은 승합차나 경운기를 몰고 선창까지 마중 나온다.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까지 가는 길은 ①영동고속도로 월곶나들목→77번 국도→오이도 입구→시화방조제→대부도→방아머리 선착장 ②서해안고속도로 비봉나들목→306번 지방도→화성시 남양동→서신면-대부도→방아머리선착장.
이일레해수욕장 : 고구마처럼 생긴 승봉도의 남쪽 해변에 자리했다. 대이작도, 사승봉도, 상공경도 같은 섬들이 파도를 막아 물결이 잔잔하다. 백사장 길이는 800m 정도,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낮아 어린아이들과 함께 지내기에 안전하다. 해변에 지하수를 끌어올려 샤워를 할 수 있는 시설도 만들어져 있다. 해수욕장 양끝은 갯바위지대. 주민들은 여기서 반찬거리용 조개를 캔다.
자월도 : 승봉도와 대이작도 북쪽에 있는 자월도는 자월면사무소가 들어앉은 섬. 이 섬에서는 메밀을 많이 재배해 9월∼10월 초에 방문하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이며 마을 뒷산에 하얗게 메밀꽃이 만발한 광경을 감상할 수 있다.
자월도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해수욕장은 선착장에서 서쪽으로 한 굽이 돌아가면 만나는 장골해수욕장. 자월초등학교 앞에는 장골보다 작지만 역시 모래가 곱고 물이 깨끗한 큰말해수욕장이 있다. 국사봉(166m)에 오르면 자월도, 승봉도, 이작도, 덕적군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선창휴게소(활어회, 831-3983), 파라다이스식당(닭볶음, 832-1034), 도깨비식당(솥뚜껑삼겹살, 매운탕 831-3572) 등.
승봉도동양콘도(832-1818), 바다풍경민박(831-0305), 바다사랑민박(834-3737), 언덕위하얀집(831-6753), 사계절민박(832-3558), 해오름민박(831-3857) 등.

대관령 옛길│

숲이 아름다운 계절, 영동고속도로를 달린다. 횡계나들목을 빠져나가면 도암면 소재지로 들어서기 직전, ‘대관령 옛길’이라는 표지판을 만난다. 이 표지판의 옛길이란 지금의 영동고속도로가 닦이기 이전의 옛날 영동고속도로 횡계-강릉 구간을 뜻한다. 그러나 진짜 ‘대관령 옛길’이란 대관령 고개 너머 반정이라는 곳에서 시작되어 대관령박물관 옆으로 이어지는 5.9km의 숲길이다.

대관령 휴게소 권역을 빠져나가 내리막 꼬불꼬불한 길을 얼마 가면 신사임당 사친시비를 만난다. ‘늙으신 어머님을 고향에 두고 외로이 서울 길로 가는 이 마음 돌아보니 북촌은 아득도 한데 흰 구름만 저문 산을 날아 내리네.’ 초등학교 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배웠던 바로 그 한시이다.

시비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반정이라는 곳에 다다른다. 여기서부터 대관령 옛길 트레킹이 시작된다. 안내판에는 지도와 함께 ‘반정∼김시습 시비(1.3km)∼주막터(1.6km)∼원울이재(2.1km)∼대관령박물관(0.9km)’이라고 거리 표시가 되어 있다. 넉넉잡아 1시간 30분 걸리는 길이다. 그러나 일행 중 한 사람이 차를 갖고 반대편으로 마중을 가면 ‘옛길만나가든’(033-641-9979)이라는 식당 주차장까지 차를 끌고 갈 수 있으니 거리는 4.4km로 줄어든다. 옛길 옆으로는 강릉 남대천으로 흘러 드는 계곡이 이어진다. 물푸레나무, 박달나무, 신갈나무, 산벚나무, 소나무 등에서 뿜어내는 신록의 훈향이 여행자들의 어깨와 머리 위에 소복이 내려앉는다. 몸과 마음이 한결 가뿐해진다.

식당에서 나가 옛길의 종점이라 할 대관령박물관으로 내려가기 전 왼편의 작은 길로 접어들면 대관령휴양림(033-641-9990)에 닿는다. 여기서 다시 한번 삼림욕의 재미에 푹 젖어볼 수 있다. 산림문화휴양관 앞으로는 금바위폭포가 시원스레 물줄기를 쏟아낸다. 폭포의 길이는 17m. 옛날 대관령 중턱에서 캐낸 금덩어리를 이곳 금바위에서 찧고 갈아 순금으로 제조했으며 그때 금가루가 폭포에 떨어지면서 찬란한 빛을 냈다고 하는데 지금은 하얀 바위들만 보일 뿐이다.

대관령 옛길의 종착역 자리에는 대관령박물관(033-640-4482)이 들어서 있다. 실내 전시실은 청룡, 백호, 주작, 현무 등 네 방위를 수호하는 사신의 이름이 달려 있고 선사유물, 민속유물 등 1천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야외 전시장에도 물레방아, 석물, 솟대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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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번호 : 033
홈페이지 : 강릉시청 www.gangneung.go.kr
문의 : 강릉시청 (640)5125∼7, 강릉시 종합관광안내소 1330, 강릉역 안내소 640-4534
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 횡계나들목→456번 지방도→옛 대관령휴게소→반정→대관령박물관
대관령양떼목장 : 삼양대관령목장과 더불어 2000년대 들어 유명해진 곳이다. 대관령에서 선자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서쪽 사면에 들어선 대관령양떼목장은 영화나 드라마, CF 촬영장소 등으로 애용된다. 몇 년 전 양의 해를 앞두고 수많은 사진기자들이 몰려와 이곳에서 양떼와 일출사진을 찍어 갔다. 가수 윤도현이 등장하는 감기약 광고도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목장의 능선과 풀밭, 여기저기 만발한 민들레와 철쭉, 아름다운 목가적 풍경을 더욱 아름답게 해주는 양떼. 하나같이 평화롭고 꽉 막힌 도시인의 가슴을 활짝 열게 만든다. 양들에게 건초 주기 체험도 이채롭다. 문의 335-1966
오죽헌 : 대관령 옛길 여행은 강릉시 죽헌동의 오죽헌(640-4457) 방문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신사임당과 아들 율곡 이 이가 태어난 집이다. 강릉 지방으로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빠짐없이 찾는 오죽헌은 보물 제165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바로 옆에 시립박물관도 들어서 있다.
주문진항 : 바다와 포구, 어시장과 횟집들이 생각난다면 경포호와 경포대해수욕장, 그 위쪽의 연곡해수욕장이나 주문진항으로 가본다. 경포대에서 주문진항까지는 해안도로가 이어져 굳이 7번 국도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 항구의 고깃배와 갈매기, 좌판에서 어물을 파는 상인들의 외침. 어느 것 하나 신선하지 않은 것이 없다. 주문진항 약간 위쪽의 소돌항으로 가면 아들바위를 볼 수 있다. 이 바위에서 기도를 올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있어 신혼부부들의 발걸음이 잦다.
강릉시내 임당동 사거리 근처의 전원일기(646-3733)는 곤드래나물밥을 비롯해, 산채비빔밥과 더덕구이가 전문. 대관령옛길 하산 종착지에는 옛길만나가든(641-9979)이 있다. 산채비빔밥과 한방토종닭 요리가 주무기. 주문진항 아래 연곡해수욕장의 영진횟집(662-7979)은 주민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횟집이다. 회를 시키면 나오는 곁음식과 밑반찬이 푸짐하다.
호텔현대경포대(651-2233), 주문진가족호텔(661-7400), 관광펜션휴심(642-5075), 래미안관광펜션(642-5955), 썬캐슬관광호텔(661-1950) 등.


글·사진│유연태 국어교사, 신문기자 등을 거쳐 현재 전업 여행작가로 활동 중. 지도만 봐도 즐거운 남자다. 캐논 필카와 디카, 현대 투싼과 함께 매주 이 땅을 누비고 다닌다. 저서로는 <서울 근교 여행>, <멋있는 여행, 맛있는 남도>, <대한민국 대표여행지 52> 등이 있다. KBS 2TV ‘색다른 오후’(금)에 고정출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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