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바닷가로 꽃구경 가자 붉은 동백과 아련한 매화 향기
2005-03-28  |   10,394 읽음
거제시 지심도 동백

하늘에서 바라보면 마음 심(心)자처럼 생겼다는 곳, 지심도. 두세 시간이면 동백숲에서 동박새처럼 날아다니며 일상사 잊고 지낼 수 있는 꿈 같은 섬이다. 섬이라고는 하나 의외로 가깝다. 거제도 동부의 장승포항에서 도선을 탄다. 직선거리로 6km 정도, 선착장을 출발한 배는 20분 만에 지심도에 닿는다.

동백의 절정기는 3월 초∼중반
지심도는 난대림 수목원이라 할 수 있다. 지심도를 뒤덮고 있는 수목은 후박나무, 대나무, 소나무, 동백나무 등 37종에 이르며 특히 숲 전체면적의 60∼70%가 동백나무다. 이런 연유로 지심도는 동백섬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동백숲은 동박새만 불러모으는 것이 아니다. 동백꽃은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번갈아 피고지면서 외지의 연인들을 유혹한다. 3월 초순에서 중순까지가 절정기이다.
많은 여행객의 시선이 한려해상국립공원 유람선과 외도해상농원에 쏠릴 때도 지심도는 아무 말 없이 동백을 피워내고 연인들의 방문을 받아 준다.
지심도의 동백꽃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선착장-민박집 사잇길-폐교 앞-활주로-유자밭-폐교로 이어지는 길을 일주해 본다. 인정미가 뚝뚝 묻어나는 민박집들도 지나고 동백꽃잎들만 운동장을 지키는 폐교도 하나 스쳐가고 정상부의 방위건물에 닿는다. 일제 때 일본인들이 설치한 포대 같은 진지는 정상부의 동녘 아래에 있다. 날씨가 좋으면 대마도도 보인다는 곳이다. 바닷가 갯바위를 자세히 살펴보면 감성돔을 노리는 꾼들의 낚싯줄이 바닷바람 속에 언뜻언뜻 보인다.
동백숲길은 활주로로 이어진다. 동서 길이 500m, 남북 길이 1.5km, 가장 높은 지점의 해발이 97m에 불과한 이 작은 섬에 활주로가 있다는 것이 기이하다. 아마도 일제 강점기 태평양전쟁을 준비하던 일본인들이 경비행기의 이착륙을 위해 닦았을 것이다.
봄볕이 화사하게 내리쬐는 활주로에서 서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장승포에서부터 지세포만, 일운면 땅이 골고루 눈에 들어온다. 한 민박집 위뜰에는 지금 유채꽃이 피어나 동백꽃과 함께 지심도의 봄 풍경을 더욱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다. 컹컹 짖어대는 진돗개 소리도 꽃바람 속에서는 고향 언덕에서 휘날리는 풀피리 소리처럼 들려온다.

DATA
지역번호 055

홈페이지 : 거제시청 www.geoje.go.kr
문의 : 거제시청 문화공보담당관 639-3208
가는 길 : 장승포동사무소 옆의 지심도행 도선장(682-2233, 681-6007, 선장 김재곤 011-835-2276)에서는 오전 8시, 12시 30분, 오후 4시 30분 등 하루 세 차례 배가 출항하지만 여행객이 많으면 오전 10시 30분, 오후 2시 30분 선편이 추가된다. 지심도에서는 오전 8시20분, 12시 50분, 오후 4시 50분에 장승포항으로 출항한다. 왕복 배삯은 7천 원.
주변 명소
여차-홍포 해안 : 꿈결 따라 찾아간 지심도 동백꽃 여행을 마친 뒤 거제도로 이동해서 꼭 가볼 곳은 거제도 최남단의 여차마을과 홍포로 이어지는 비포장 해안도로이다. 해안도로 드라이브의 낭만을 살리려는 뜻에서 일부러 포장을 하지 않고 있는 길이다. 진달래꽃, 제비꽃, 생강나무꽃 등이 군데군데 피어 봄꽃 여행의 의미를 한껏 살려준다. 이 해안도로에서는 병태도, 매물도와 소매물도 등의 다도해에 박혀 있는 자그마한 섬들이 눈에 가득 들어와 시심을 불러일으킨다.
외도 : 자연과 예술이 조화를 이뤄 ‘남해의 낙원’이라고도 하는 외도해상농원은 1995년 4월 개장, 사계절 내내 많은 여행객들이 방문한다. 해금강을 조망하기에 좋은 이 섬에는 늘 은은한 음악이 흐르고 다양한 포즈의 조각작품과 잘 지어진 건물이 방문객을 반기는가 하면 아열대풍의 정원수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산책코스가 봄나들이 기분을 산뜻하게 만들어 준다. 왼쪽 섬 비탈길로는 각종 정원수가 빽빽하고 반대편 평지에는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의 정원을 축소해 놓은 듯한 ‘비너스가든’이 자리잡고 있다. 외도를 방문하는 해상관광유람선사는 장승포유람선사(681-6565), 구조라유람선사(681-1188), 학동유람선사(636-7755), 해금강유람선사(633-1352), 와현유람선사(681-2211), 해금강해양공원(632-8787) 등.
맛집
신현읍에 선향낙지마당(낙지전골, 635-2589), 독로횟집(활어회, 635-8842), 장승포동에 항만식당(해물뚝배기, 본점 682-3416, 분점 682-4369) 등. 항만식당 해물뚝배기는 20여 가지 해산물을 풍성하게 넣었으며 칼칼한 국물 맛이 살아 있다.
숙박
애드미럴호텔(옥포동, 687-3761), 거제관광호텔(신현읍, 632-7002), 장승포비치호텔(장승포동, 682-5151) 등. 펜션으로는 필그림펜션(681-2268), 학동몽돌펜션(011-884-9286 ), 마로니에펜션(632-7467), 솔레미오펜션(633-4243), 윤들펜션(681-0521) 등.

완도군 보길도 동백

봄을 시샘하는 한풍 속에서도 빨갛게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는 동백은 희망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 희망을 맛보기 위해 우리는 동백꽃 명소로 여행을 떠난다. 그 여로에 어울리는 시가 한 수 있다면 발걸음은 더더욱 가볍다. 완도군에 딸린 섬 보길도를 찾아가는 카페리 안에서 서정주 님의 ‘나의 시’를 음미해 본다.
‘어느 해 봄이던가 머언 옛날입니다./ 나는 어느 친척의 부인을 모시고 성 안 동백나무 그늘에 와 있었습니다./ 부인은 그 호화로운 꽃들을 피운 하늘의 부분이 어딘가를 아시기나 하는 듯이 앉아 계시고/ 나는 풀밭 위에 흥건한 낙화가 안쓰러워 주워 모아서는/ 부인의 펼쳐든 치마폭에 갖다 놓았습니다.’

윤선도 유적지와 예쁜 다도해 풍경
세연정 등 고산 윤선도의 유적이 많이 남아 있는 보길도는 봄에 찾아갈 경우 동백꽃도 감상할 수 있는 여행지이다. 청별선착장에 당도한 뒤 세연정의 동백부터 감상한 다음 북부에서 서부로 난 해안도로를 따라 보옥리 해변으로, 보죽산으로 찾아가면 곳곳에 동백꽃 군락이 미소를 머금고 손님을 반긴다.
조선 인조대왕이 청나라에 항복한 것을 한탄하며 고산 윤선도는 세상을 등지겠다는 마음으로 제주도로 향한다. 보길도를 지날 무렵 폭풍을 만나 잠시 상륙했다가 그만 산수절경에 취해 정착하기로 결심, 마침내 찾아낸 거처가 부용동이다. 윤선도는 51세에 보길도에 첫발을 디딘 이후 85세 때 이곳에서 생을 마감한다. 그는 부용동에 머물면서 ‘어부사시사’와 32편의 한시를 남겼고 전통 조경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세연정’을 건축했다. 청별선착장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1.5km 가면 부용동의 초입인 세연정에 닿는다. 세연이란 ‘주변 경관이 깨끗하고 단정해서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라는 뜻이다.
세연정 건물을 중심으로 수령이 제법 오래된 동백숲이 울창하다. 연못 위에 떨어진 동백꽃과 뒤편 보길초등학교로 이어지는 오솔길에 우수수 떨어진 동백꽃을 감상하다 보면 여행객들은 저마다 시인이 된다.
보죽산의 위용이 대단하게 여겨지는 보옥리 해변 입구에도 동백숲이 짙은 숲그늘을 드리운다. 보죽산(195m, 일명 뾰족산)으로 오르는 등산로 좌우로도 동백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어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 준다.

DATA
지역번호 061

홈페이지 : 완도군청 wando.jeonnam.kr 보길도닷컴 www.bogildo.com
문의 : 완도군청 문화관광과 홍보담당 550-5227
가는 길 : ①완도군 화흥포항(555-1010)에서 소안농협(553-8188∼9)의 보길도행 카페리 하루 8∼9회 운항, 1시간 10분 소요. 소안농협 보길대리점 553-2555. 완도공영버스터미널에서 화흥포항까지 소안농협의 셔틀버스 무료 운행. ②해남 땅끝선착장 해광운수 소속 카페리 하루 8∼9회 운항, 40분 소요. 땅끝매표소 533-4269, 보길매표소 553-5632. 보길도내에는 버스가 3대 운행되고 있다. 버스회사 553-7077.
주변 명소
장도 : 완도 본섬에는 일주도로가 잘 닦여져 있다. 완도연육교를 건넌 다음 왼쪽 13번 국도로 방향을 잡으면 청해진유적지인 장도부터 들르게 된다. 완도읍 장좌리 앞바다의 장도는 통일신라시대의 해상왕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하고 동북아 해상무역의 전초기지로 삼았던 섬이다. 썰물 때는 걸어서 들어갈 수 있으며, 목책성과 판축토성 등의 유적을 살펴볼 수 있다. 장도는 섬 전체가 사적 제308호로 지정되어 있다.
신지도 : 완도항 맞은편의 섬은 신지도다. 2005년말 완도읍과 신지도를 잇는 신지대교가 완공되어 섬 방문이 수월해진다. 신지도의 명사십리해수욕장은 여름철이면 피서객들로 크게 붐빈다. 남향을 한 곱디 고운 모래밭이 이름 그대로 10리에 걸쳐 뻗어 있으며 모래찜질을 즐기기에 좋다. 면소재지에서 월양리로 넘어가는 독계령 고개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신리 마을 풍경과 명사십리, 신지도 최고봉인 상산(324.1m) 등이 시원하게 보인다. 문의 신지면사무소 550-5605.
맛집
보길면 부황리에 섬마을가든(활어회, 매운탕, 553-6727), 청명회관(활어회, 552-8506), 호반식당(활어회, 553-6220), 청별리에 보길도아가씨가든(활어회, 555-2775) 등. 완도읍 개포리 완도항 부근에 보고수산(조개구이, 555-2746), 완도버스터미널 근처에 대도한정식(한식, 554-3537) 등.
숙박
윤선도 유적지 주변에 황원포횟집민박(553-6353), 동천다려민박(554-2858), 어부사시사민박(553-5019), 보길민박(553-6776), 삼일민박(553-6533) 등. 예송리에 선숙이네횟집민박(553-7176), 쉼터민박(553-6419), 보옥리에 김철한민박(554-3807), 보옥민박(553-6650), 중리에 갯마을횟집민박(553-6947) 등.

해남군 보해매원 매화

매화꽃의 명소라면 전남 광양시 다압면 섬진마을의 청매실농원이 우선 떠오른다. 해남군 산이면의 보해매원은 그보다 늦게 유명세를 타게 된 매화 감상 명소다. 해남읍내 서북쪽에 영암호와 금호호로 휘감겨 낙지 머리 모양을 한 산이면이라는 고장이 있다.

여유롭게 꽃구경 할 수 있어
대부분의 땅은 황토구릉지대다. 배추밭과 보리밭이 초록의 향연을 펼치고 있는 틈틈이 부지런한 농부들이 잘 갈아 놓은 황토밭이 보일 때면 빌딩숲의 그림자에 가위눌려 있던 여행자들은 환성을 지를 수밖에 없다. 가도 가도 녹색과 황토색만 교차되는 산이면 땅의 중간쯤, 예정리라는 마을에 매화꽃 가득한 별천지가 숨어 있다. ‘보해매원 해남농원’이라는 곳이다.
영암방조제와 해남읍을 잇는 806번 지방도에서 간판을 따라 구불구불 1.8km를 가면 매화 세상과 조우한다. 매화꽃단지 가장자리에는 붉은 꽃망울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는 동백나무가 3천여 그루나 심어져 있어 선홍색의 동백꽃 감상은 덤으로 얻는다. 마침내 매화단지에서 가장 높은 지점에 위치한 관리사에 도착, 옥상에 올라가 사방을 둘러보면 보이는 것은 매화요, 바람에 날리는 것은 매화꽃잎이다. 농원의 규모는 무려 14만 평. 국내 최대의 매화꽃 감상지 아닌가. 매화나무단지 사이사이로 경운기며 작업차가 돌아다닐 길이 만들어져 있다. 발품 팔며 매화꽃 터널 속으로 들어가 어린 시절의 향수를 되새겨 보기에 좋은 길이다.
이 농원은 전남 무안 출신으로 보해양조를 창업했던 고 임광행 선생이 가꾼 매화 과수원이다. 2002년 작고한 임광행 선생은 해남땅이 매실재배에 적합하다고 판단, 1978년 14만여 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규모의 매실농원을 조성했다. 현재 이 농원에서는 1만4천여 그루 가량의 매화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곳 보해매원은 광양의 섬진마을과 비교했을 때 인파에 부대낄 일 없이 한적하게 매화꽃을 감상할 수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눈이 내린 듯 하얀색 일색인 듯하나 가까이 서면 상아색, 분홍, 연분홍 등 고운 빛깔들이 바람을 타고 춤을 춘다. 관리사무소를 중심으로 사방 어디를 가건 매화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고, 터널 밑에 들어서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면 꽃비가 우수수 쏟아진다. 매화꽃을 감상할 때 꽃가지를 꺾는 일은 절대금지. 문의 (061)532-4959

DATA
지역번호 061

홈페이지 :
해남군청 www.haenam.go.kr
문의 : 해남군청 문화관광과 530-5229
가는 길 : 목포시와 영암군을 잇는 영산호하구둑을 건너는 것이 매화를 만나러 가는 여행길의 단초. 이어 대불방조제 영암방조제 코스를 달리고 산이면으로 들어간다. 산이면소재지를 지나 해남읍내로 3km 가량 향하다 보면 보해농장 팻말이 보인다.
주변 명소
미황사 : 바위 능선이 발달, 해남의 금강산이라고도 하는 달마산(489m) 중턱에 자리한 미황사는 우리나라 내륙의 절 가운데 가장 남쪽에 있는 사찰이다. 송지면 해원리와 현산면 월송리를 잇는 한적한 시골길 중간에 절로 올라가는 길이 열려 있다. 자그마한 저수지에 이르러 고개를 들면 공룡의 등줄기처럼 하늘로 삐죽삐죽 솟은 달마산이 머리 위에 솟아 있고 그 바위 군상 아래에 절집이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음을 보게 된다. 창건설화에 따르면 미황사는 신라 경덕왕 8년(749) 의조화상이 인도에서 불상과 경전, 탱화, 나한 등을 싣고 온 왕과 만난 뒤 지금의 자리에 절을 지었다. 주요 전각으로 대웅보전(보물 제947호)와 응진전이 있으며 동쪽 10분 거리의 동백나무와 소나무숲 속에 부도밭이 있다. 말 없이 미황사의 역사를 들려주는 부도밭은 여러 절집의 부도밭 가운데에서도 특히 아름답다는 평을 듣는다.
대흥사 : 고려 말기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는 두륜산 대흥사는 영화 ‘서편제’의 주요 촬영장소이기도 했다. 영화 중 송화(오정해)와 동호(김규칠)가 고목나무 위에서 사랑가를 연습하던 장소가 대둔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 중간에 있고 유봉(김명곤)이 춘향가를 부르던 유선여관이 절 입구에 있다. 집단시설지구에서 경내까지 이어지는 십리 숲길. 굽이굽이 계류를 따라 걸어가는 산길이라 지루한 줄 모른다. 한번의 심호흡만으로도 세속의 때가 씻겨 나가는 느낌이 든다. 참나무, 느티나무, 동백나무, 벚나무, 단풍나무, 고로쇠나무, 전나무 등이 신선한 호흡을 도와준다.
맛집
삼산면 구림리에 전주식당(표고전골, 산채정식, 532-7696), 해남읍 평동리에 용궁해물탕(해물탕, 535-5161), 해남읍 해리에 국향정(갈치찜, 낙지탕, 532-8922), 해남읍 연동리에 캐빈레스토랑(경양식, 536-9774), 장수통닭(닭 한마리, 536-4410) 등.
숙박
해남관광호텔(533-9002), 사파이어모텔(537-4825), 워커힐모텔(533-1119), 프린스모텔( 536-6255), 전원장(534-2500), 목화장모텔(537-6655), 궁전모텔(537-1067)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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