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봄의 아쉬움, 꽃으로 달래고… 이 봄에 가볼 만한 꽃잔치
2005-03-28  |   5,704 읽음
입춘과 우수는 지난 지 오래고 겨울잠 자던 동물들이 깨어난다는 경칩이 내일 모레다. 가끔 때늦은 추위가 기승을 부리기도 하지만,
해는 길어졌고 바람의 찬 기운도 많이 가셨다. 사람들의 옷깃은 아직 두텁지만 남녘에는 여린 꽃줄기들이 동장군을 몰아내고 꽃을
피웠다. 한라산의 복수초는 얼음 속에서 노란 얼굴을 내밀었고, 지리산 부근에서는 산수유나무가 꽃망울을 머금었다.

전남 광양 매화축제 3월 12∼20일

사군자 중에 봄을 상징하는 것이 매화다. 섬진강은 지리산을 곁에 두고 흐르다가 화개장터를 지나면서 전라남도와 경상남도의 경계를 이룬다. 화개장을 지나 조금 더 가면 전남 광양시 다압면이 나온다. 매화마을로 유명한 이곳에서 3월 12일(토)부터 20일(일)까지 매화축제가 열린다.
매실 명인으로 유명한 홍쌍리 씨가 운영하는 청매실농원이 있어 다압면은 아예 매실의 본고장으로 자리를 굳혔다. 청매실농원 뒤편의 낮은 구릉에 매화나무가 지천으로 널려 있어 이곳을 걷노라면 하얀 꽃구름 같은 매화의 향에 취하게 된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매화축제에는 농악과 풍물, 품바 공연 등의 전통 공연과 밸리댄스, 스포츠댄스, 재즈댄스 등의 댄스 공연도 열린다. 13일에 열리는 보물찾기는 모든 참가자가 함께 할 수 있는 이벤트다. 볼거리들은 주로 토, 일요일에 열리므로 여유 있게 매화를 감상하고 싶다면 평일에 찾는 것이 좋다. 축제기간 중에는 백운산 작설차도 맛볼 수 있다.
매화마을을 찾아가려면 섬진강 따라 뻗어 있는 19번 국도에서 화개장터 앞에 있는 남도대교를 건너 하동·진주 방면으로 861번 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섬진교 못 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으면 매화마을이 나온다. 남해고속도로 하동 나들목이 가깝다.
문의 : 다압면 사무소 (061)797-2607 www.maewha21.co.kr

전남 구례 산수유꽃축제 3월 19∼27일

봄꽃에는 노란색이 잘 어울린다. 봄을 맞은 지리산 아래 상위마을은 노란 꽃망울들로 가득하다. 이 산수유꽃들은 3월 말에 꽃망울들을 터뜨려 마을을 노란색으로 뒤덮는다. 3월 19(토)∼27일(일)까지 산수유꽃축제가 열려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 봄소식을 전한다.
산수유나무는 한때 ‘대학나무’라고 불리기도 했다. 늦가을에 열리는 붉은 산수유는 한약재로 쓰여 꽤 좋은 수입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산수유꽃은 좁쌀만한 꽃 수십 개가 모여 다시 하나의 작은 꽃을 이루는데, 산동면에는 수십만 그루의 산수유나무들이 있어 꽃이 활짝 피었을 때는 마을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4월 중순까지는 꽃을 볼 수 있다.
올해 열리는 축제는 제7회로 50여 개의 크고 작은 행사들로 꾸밀 예정이다. 지역적 특색에 맞게 동편제 판소리 공연이 열리고, 절기에 맞춰 고로쇠약수 마시기 행사도 있다.
가는 길은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이나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함양 나들목에서 빠져 나와 남원과 구례를 잇는 19번 국도를 탄다. 남원 조금 지나 밤재터널을 통과해 지리산온천을 찾으면 된다. 반대 방향에서는 섬진강 따라 19번 국도를 계속 타거나 남해고속도로 서순천 나들목을 통해 17번 국도로 오다가 19번 국도를 찾는다.
문의 :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061)780-2224 www.gurye.net

전남 여수 오동도 동백꽃축제 3월 12∼16일

선운사의 고즈넉함은 사라진 지 오래지만 뒤뜰의 동백만은 변함이 없다. 다른 꽃들은 잎을 압도하여 온통 꽃색으로 주변을 물들이지만 동백꽃은 오히려 짙은 녹색의 잎에 묻힌다. 그래서 붉은 동백꽃을 제대로 보려면 대웅보전 뒤의 동백숲을 찾아 가까이에서 꽃송이를 봐야 한다. 혹은 무리 지어 떨어지는 동백꽃을 보는 것도 방법이다. 미당은 수만 송이 동백꽃이 지면 그 넋을 위로하려 고창 사람들이 제사를 지낸다고 했다. 3월 말이 절정.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산 나들목으로 나가 22번 국도에서 선운사 방향으로 가면 된다.
충남 서천의 동백정은 500년 된 동백나무가 85그루 있어 천연기념물 169호로 지정되었다. 지역적인 특징 때문에 3월 말에서 4월 말이 절정이다. 동백은 해풍을 맞아야 예쁘다는 말이 실감난다. 동백정에서 바라보는 서해는 그 풍경이 동해와 헛갈릴 정도로 빼어나다. 서해안고속도로 춘장대 나들목에서 나와 춘장대 해수욕장 혹은 서해화력발전소 이정표를 찾으면 된다
오동도에서는 이보다 조금 이른 3월 12일(토)부터 5일 동안 제7회 ‘오동도 동백꽃 축제’가 열린다. 축제기간 중에는 동백가요제와 동백나무 분재 전시회 등이 열린다.
문의 : 여수시청 관광홍보과 (061)690-7064
선운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 (063)563-3450

벚꽃· 진달래·철쭉 넘어 여름으로

꽃이 전하는 봄소식은 겨울 끄트머리인 3월에 가장 반갑지만, 그 후로도 꽃잔치는 계속된다. 봄꽃 축제의 대명사인 벚꽃축제는 4월에 잡혀 있다. 4월의 문턱을 넘어서기가 무섭게 남해안부터 ‘벚꽃전선’이 북상한다. 진해 군항제와 화개장터 10리 꽃길, 섬진강 80리 벚꽃길을 꼽을 만하고 도심에서는 서울 여의도의 윤중로 벚꽃축제가 유명하다.
봄의 절정인 4, 5월에는 진달래와 철쭉이 있다. 진달래는 여수 영취산과 대구 비슬산의 진달래가 환상적이지만 산중이니 발품을 팔아야 볼 수 있다. 무형문화재인 두견주(진달래주)가 손짓하는 충남 당진의 면천 진달래축제는 올해로 5회째. 4월 8∼10일에 열린다. 서해안고속도로 당진 나들목을 이용한다. 4월 중순을 넘어가면 철쭉의 향연이 펼쳐진다. 철쭉은 주로 산에 많아 소백산, 지리산 바래봉 등지에서 철쭉제가 열린다. 관악산에서도 철쭉제가 열린다. 철쭉이 지면 여름이다.
봄이 왔나 하면 여름이라 짧아진 봄이지만, 꽃이 피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다. 금세 왔다 가는 봄 동안 전국은 몇 차례 울긋불긋한 물이 들었다 진다. 꽃이 지는 것은 한 순간이라 자칫하면 온통 신록으로 물들 것이니 봄이 짧다 아쉬워 말고 봄꽃 축제를 찾아 봄을 즐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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