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명소 ‘3’ 새해 아침, 떠오르는 해를 보며 소망을 빈다
2005-01-26  |   9,666 읽음
1 경주 대왕암과 감포항
경주시내에서 4번 국도를 타고 동쪽으로 향하면 추령터널을 통과하고 기림사와 골굴암 입구도 지난다. 곧바로 나타나는 양북면 삼거리. 직진하면 감포항으로 가고 오른쪽 길을 타면 감은사지 입구를 지나 대왕암 해변에 닿는다. 새해가 되면 각지에서 찾아온 여행가족들이 이곳 대왕암 해변에 모여 해맞이를 즐긴다. 동해시 바닷가에 추암이 서 있어 일출을 아름답게 만들 듯이 경주시 바닷가에는 대왕암이 자리를 잡아 일출의 감동을 한껏 살려 준다.
대왕암은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의 납골을 뿌린 산골처로 알려져 있다. 대왕암 가운데 문무대왕의 시신이 모셔져 수중릉이라고 일부에서 이야기하고 있으나 사실이 아니라고 역사학자들은 진단한다.
해맞이를 마치고 찾아가는 곳은 감은사지. 문무왕은 부처님의 힘을 빌려 왜구를 물리치겠다며 대왕암이 바라다보이는 용당산 양지 바른 곳에 감은사를 세운다. 그러나 완공을 못 보고 세상을 떠나자 아들인 신문왕이 절을 완공하고 감은사라 이름 짓는다. 이 절터에는 동서로 두 기의 삼층석탑이 서 있어 답사객의 발길이 잦다.
대왕암과 감은사지 삼층석탑을 감상한 다음 바닷가와 나란히 달리는 31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간다. 이윽고 닿는 곳은 감포항. 등대와 고깃배, 갈매기떼 등 3박자가 잘 어울린 포구다. 밤샘 어로작업 끝에 포구로 돌아온 배에서 싱싱한 생선들이 부려지는 모습을 보자면 문득 시장기가 느껴진다. 포구 뒤편의 좌판 어시장에서 찬 바람 맞으며 장사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도시생활의 게으름을 반성해 보기도 한다. 고깃배 사이를 부지런히 날아다니는 갈매기떼의 분주한 날갯짓을 보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야 할 의무감도 배우게 된다.
3일과 8일은 감포장날. 이날만큼은 감포항 뒤편 차도가 내륙에서 온 상인들로 가득 찬다. 바닷가 사람들에게 산나물이며 옷가지가 전해진다. 가위를 쩔그렁대는 엿장수도 신이 나고 말린 가자미, 소쿠리에 담긴 횟감을 파는 포구 사람들도 흥겨운 날이다. 감포항 위편으로는 오류해수욕장이 있다. 파도가 밀려왔다 사라지는 해변, 잠시 산책하기에 더 없이 좋은 해변. 그 겨울바다는 여행객들에게 시심을 불러일으키고 예술가의 혼을 빌려 주기도 한다.

DATA
홈페이지 : 경주시청 www.gyeongju.go.kr
문의 : 경주시청 문화관광과 관광홍보 담당 779-6396
가는 길 : 경부고속도로 경주 나들목→경주시내→보문단지→4번 국도→추령터널→양북면→929번 지방도→대왕암 바닷가

주변 명소
골굴사 : 골굴사는 종종 ‘한국의 둔황석굴’로 비유된다. 거대한 바위산에 12개의 굴을 뚫어 부처를 모시고 벽화 대신 바위에 부처를 새겨넣은 사원이 골굴사다. 수십 미터의 석회암 절벽에 크고 작은 동굴이 군데군데 뚫려 있고, 절벽의 맨 꼭대기에는 충남 서산시의 마애불처럼 은은한 미소를 머금은 마애불(보물 제581호)이 앉아 있다. 오금 저리게 좁은 통로와 가파른 계단을 지나 마애불 앞에 서면 골굴사 주변의 울창한 숲이 한눈에 들어올 만큼 조망이 탁월하다.
기림사 : 함월산 기슭에 들어선 기림사는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12년(643)에 천축국의 승려 광유가 창건했다고 한다. 당시의 이름은 임정사였으나 뒤에 원효가 주석하면서 기림사로 개창되었다. 기림사란 부처님께서 생전에 제자들과 함께 활동하던 인도의 ‘기원정사’를 뜻한다. 한때 불국사를 말사로 거느릴 만큼 사세가 대단했다. 불국사의 말사가 된 오늘날에도 건칠보살좌상, 대적광전, 지정도삼존불, 소조비로자나삼존불의 복장유물(불상의 배 부분에 넣어둔 유물) 등이 남아 있어 절의 연륜을 짐작케 한다.
양동민속마을 : 안강읍의 양동마을은 우리나라 7대 전통마을 중의 하나다. 월성 손 씨와 여강 이 씨의 씨족마을로 무첨당, 향단, 관가정 등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고,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것은 손동만가옥(서백당), 낙선당, 이원복가옥, 수졸당, 이향정, 안락정, 강학당 등이다. 옥산서원은 조선 중종대의 정치가이자 사상가였던 회재 이언적을 모신 서원이다. 양동마을과 옥산서원을 두루 답사하고 나면 양반의 초청을 받아 고졸한 한나절 나들이를 흠뻑 즐긴 기분에 젖어든다.
맛집 팔우정 로터리 주변에 해장국집이 많고 구로쌈밥집(쌈밥, 749-0600), 본가966옛날두부(두부보쌈, 744-3303) 등이 있다.
숙박 보문관광단지에 경주현대호텔(748-2233)를 비롯해 경주힐튼호텔(745-7788), 콩코드호텔(745-7000) 등. 시내에 경주장(742-8100), 광림장(749-0086) 등.

2 무안 도리포
‘땅끝마을’이라는 곳은 언제나 여행자를 유혹한다. 그 끝에 가면 무엇이 있을까. 호기심을 강렬하게 자극한다. 그래서 해남의 땅끝마을이 유명세를 타지 않던가. 전남 무안군 해제반도의 도리포도 그런 곳 중의 하나다. 무안읍에서 24번 국도를 타고 현경면과 해제면 유월리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도리포 가는 길이 시작된다. 7km를 달려 도착한 곳이 함평만 길목을 지키고 있는 해제면 송석리 도리포다. ‘도로 끝’이라는 표지판이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도리포는 숭어회가 맛있는 곳으로 소문난 포구이다.
도리포에서는 반드시 새벽 일출을 감상할 일이다. 서해안에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신비롭기만 하다. 몇 년 전부터 일출 감상 여행붐이 일면서 서해안에서도 아침 해를 볼 수 있는 여행지가 하나 둘 개발되기 시작했다. 충남 당진의 왜목마을이 가장 먼저 주목을 받았고 뒤를 이어 충남 서천의 마량리가 대열에 끼었다. 그리고 이제는 무안의 도리포도 영광스런 반열에 올라섰다.
도리포에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특이한 지형 때문이다. 도리포가 자리한 곳은 해제반도의 귀퉁이가 북쪽으로 길게 뻗어나간 끝 지점이다. 도리포는 함평만과 칠산 앞바다의 경계에 자리해 있다. 고깃배들이 정박하는 부둣가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물결 잔잔한 함평만이 넓게 펼쳐지고, 그 뒤로 야산들이 남북 방향으로 줄지어 달린다. 해는 이 야산 위로 솟아 오른다. 수평선 위에서 해가 뜨는 왜목마을과는 조금 다른 것이다. 계절이 여름철로 가까워질수록 태양은 남쪽에서 떠오르고 겨울철에는 위치가 북상한다.
동해의 일출은 바다 위에서 불쑥 솟아올라 장엄미를 느끼게 하고 남해의 일출은 아기자기한 다도해의 섬 사이로 떠올라 친근미가 돋보인다. 이에 비해 도리포 등 서해에서 맞는 일출은 어슴푸레한 새벽 공기 속에 숨은 야산들의 머리 위로 올라와 한 폭의 수묵화를 감상하는 듯한 푸근한 서정미를 안겨 준다. 황금빛 아침 햇살이 함평만을 가득 채우기 시작하면 고깃배 주변에서 단잠을 자던 갈매기들이 일시에 깨어나 삶의 징표인 날갯짓을 연신 해댄다.
주차장도 제법 넉넉하고 선창 주변이 꽉 찼다면 도리포 입구 도로변을 이용해도 좋다. 다만 화장실이나 민박 같은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이 불편한 점이다.

DATA
홈페이지 : 무안군청 muan.go.kr
문의 : 무안군청 관광문화과 450-5226
가는 길 : 서해안고속도로 무안 나들목→무안읍 소재지→60번 지방도→현경면 소재지→77번 국도→해제면 유월리→송석리 도리포

주변 명소
법천사 : 목포대학교 뒤편에 우뚝 솟은 산이 승달산(317.7m). 이 지역 사람들은 ‘광주에 무등산, 목포에 유달산이 있다면 무안에는 승달산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승달산을 사랑한다. 승달산 정상에 오르면 동쪽으로 영산호, 서쪽으로는 서해와 무수히 많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승달산 북쪽 기슭인 몽탄면 달산리에 법천사가 자리했다.
법천사의 창건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사찰 대웅전 앞의 설명문에는 백제 성왕 때 창건했다고 되어 있고, 군에서 만든 자료에는 신라 성덕왕 때 서역국에서 건너온 승려 정명이 세웠다고 한다. 해남 대둔사의 말사인 법천사 입구에서 눈여겨볼 것은 두 기의 석장승이다. 왼쪽에 있는 것이 할머니 장승이고, 오른쪽에 세워진 것이 할아버지 장승이다. 두 장승 모두 인상이 좋아서 무안 땅까지 찾아간 여행자들의 피곤함을 잘 다독거려 준다. 이 장승들은 전라남도 민속자료 제24호로 지정되어 있다.
임자도 : 도리포를 뒤로 하고 24번 국도로 다시 나와 서쪽으로, 서쪽으로 달려가면 짤막한 연육교를 건너게 되고, 신안군 지도읍 점암마을에서 길이 끝난다. 이 마을에서는 임자도행 철부선이 자주 떠난다. 점암마을에서 배로 15분 거리인 임자도는 대광해수욕장이라는 멋진 해변을 지닌 섬이다. 해변 길이가 무려 12km에 달한다. 임자도 북쪽의 전장포는 새우젓으로 소문난 포구지만 지금은 새우가 잘 잡히지 않아 쓸쓸하기만 하다.
맛집 도리포횟집(454-6890)에 가면 숭어회를 추천해 준다. 자연산 숭어는 값이 싸고 맛은 고급어종 뺨친다. 회를 먹은 뒤에는 식탁에 숭어창젓, 조기새끼로 만든 꽝다리젓 등 독특한 젓갈들이 오른다. 몽탄면의 녹향가든(453-8360)에서는 돼지짚불구이를 맛볼 수 있다. 삼겹살을 석쇠에 가지런히 깐 다음 볏짚을 태워가며 고기를 익힌다. 볏짚 특유의 향이 고기에 배어 맛이 좋고 기름기가 쫙 빠졌다. 망운면의 곰솔가든식당(452-1073)은 기절낙지를 잘 한다.
숙박 무안국제호텔(454-8500), 무안비치모텔(454-4900), 은하장여관(453-3302), 장미장여관(453-3901), 동남장여관(453-3075), 우강파크모텔(452-7980) 등.

3 고성 화진포
강원도 동해안에는 석호라는 것이 발달해 있다. 석호는 바닷가와 근접한 호수로 해류나 조류, 바람, 육지에서 밀려든 토사의 작용 등으로 바다로 흘러가던 물길이 막혀 형성된다. 지하를 통해서 해수가 유입되기 때문에 일반 호수에 비해 염도가 높은 편이다. 화진포호수도 청초호, 영랑호와 함께 대표적인 석호 가운데 하나이다. 강원도 고성군 거진항 위편에 형성된 화진포호수는 고니와 청둥오리 등 겨울 철새들이 날아드는 탐조여행지이면서 통일전망대가 가까운데다 바닷가에서는 일출을 감상할 수 있어 겨울이면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다. 호숫가를 한 바퀴 도는 일주도로도 닦여 있어 커플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고성군 현내면 초도리와 죽정리 그리고 거진읍 화포리와 이어진 화진포는 둘레가 16km에 이르는 제법 큰 호수다. 호수 물 밑으로는 아주 오래 전에 잠긴 마을과 연어, 숭어, 도미 등이 노니는 모습이 보일 정도이다. 민물과 바닷물이 뒤섞인 호수 옆 해변에는 조개 껍데기와 바위가 해풍과 세월에 부서져 만들어낸 백사장이 펼쳐져 신비감을 더해 준다. 화진포의 옛날 이름은 열산호다.
최북단의 일출 감상지답게 수평선을 박차고 솟아오르는 아침해는 그 어느 곳보다도 진한 감동을 안겨 주며 대기가 워낙 깨끗해서 크기도 다른 곳의 두 배쯤은 되어 보인다. 금강산을 스쳐 내려온 겨울 바람은 손발을 얼어붙게 만들 정도로 차지만 북녘땅과 근접한 바닷가에서 민족통일을 기원하며 일출을 감상한다는데 까짓 추위가 무슨 대수랴. 거센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며 모래사장에서 사그라드는 모습, 편대를 그리며 새벽 공기를 가르는 기러기떼, 수평선 위에 점점이 떠서 불을 밝히며 거진항으로 돌아오는 고깃배들. 그 풍경 하나하나가 사진 찍기 좋아하는 여행객에게는 멋진 소재가 된다.
통일전망대에서는 금강산의 주봉인 비로봉은 볼 수 없지만 외금강과 해금강은 두루 보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녀가 자신의 가슴 한쪽을 떼어내 만들었다는 옥녀봉과 낙타의 등처럼 생겨 낙타봉이라고도 하고 구선봉이라고도 부르는 바다 쪽 암산, 말들이 바다 위를 뛰어 다니는 모양을 이룬다 해서 말무리 반도로 불리는 해금강이 가슴에 가득 안겨든다. 통일전망대 관람 문의 (033)682-0088.

DATA
홈페이지 : www.goseong.org
문의 : 고성군청 문화관광과 681-2191
가는 길 : ①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 현남 나들목→7번 국도→속초시→고성군 간성읍→거진항 입구→화진포호수→통일전망대 ②홍천→44번 국도→인제읍→진부령→건봉사 입구→간성읍→화진포

주변 명소
거진항 : 거진읍은 ‘거탄진’이라는 갯마을이 발전해서 이제는 읍이 될 만큼 성장했고 거진항에는 수십 척의 어선이 드나든다. 등대가 선 방파제, 해안에 늘어선 촛대바위와 방어바위, 무당바위 등이 어우러진 정경은 정겹기만 하다. 어항 북쪽으로는 자갈해안이 100m 넘게 펼쳐져 있어 여름에는 해수욕장으로 변모한다. 거진항은 오징어뿐만 아니라 명태 산지로도 유명하나 이제 뱃전에 명태를 싣고 들어오는 경우는 드물다. 대신 먼 바다로 나가서 잡아오는 원양명태가 풀릴 때나 떠들썩해질 뿐이다. 원양명태는 거진항에서 깨끗하게 씻겨져 진부령, 대관령을 비롯한 여러 덕장으로 팔려 간다. 근해에서 잡히는 명태는 미리 예약한 사람이 비싼 값을 치러야 구할 수 있게 되었다.
건봉사 : 건봉사는 금강산이 시작되는 초입의 해발 911m인 건봉산에 자리하므로 특별히 ‘금강산 건봉사’로 불리고 있다. 설악산 신흥사와 백담사, 양양의 낙산사를 말사로 거느렸던 사찰이다. 건봉사는 법흥왕 7년인 서기 520년에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사지에는 전하지만 신빙성이 떨어진다. 법흥왕 7년이면 백제가 불교를 공인하기 전이고 아도화상은 고구려에 불교를 전한 승려이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때는 사명대사가 승병들을 훈련시켰는데 그들이 공양할 쌀을 씻은 물이 개천을 따라 10리도 넘게 흘러갔다고 한다. 지금처럼 폐허가 된 것은 한국전쟁 때이다.
맛집 거진항 입구의 성진식당(682-1040)은 생태찌개와 북어해장국을 맛볼 수 있는 집. 생태는 그날그날 안주인이 거진항에서 산다. 아침 7시부터 문을 열며 황태가 아닌 북어로 해장국을 끓여 준다. 그 외 소영횟집(682-1929), 해맞이횟집(681-5868) 등.
숙박 성진식당 바깥주인이 거진항과 가까운 곳에서 보배성 펜션(682-2772)을 운영하고 있다. 미리 주문하면 생태찌개를 숙소까지 배달해 준다. 현대장(681-2058), 옵바위모텔(632-8803), 청간정모텔(632-3344) 등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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