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겨울 정경이 그곳에 남아 있네 향수를 느끼게 하는 고향 속으로
2004-12-23  |   6,969 읽음
영월 섶다리
섶다리는 요즘 만나 보기 힘든 생활유물이다. 한겨울 수량이 적어지고 강폭이 줄어들면 영월 사람들은 힘을 모아 마을 앞의 강에 다리를 놓았다. 소나무나 버드나무 같은 나무 중에서 Y자 모양을 한 나무들을 잘라 교각으로 삼고 그 위에 상판을 얹은 뒤 솔가지를 촘촘하게 덮은 다음 뗏장이나 흙을 뿌려 다리의 형태를 완성시킨다.
섶다리는 겨울로 접어들 때 만들었다가 이듬해 장마 때면 물에 떠내려 가도록 내버려두기도 하고, 중요 목재들을 수습해 두었다가 다시 활용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정선 아우라지 강변의 섶다리가 꽤나 유명했다는데 지금은 튼튼한 교량이 마을을 잇고 있다.
동강, 서강, 주천강, 서만이강 등 강이 많은 영월에서는 21세기에 들어와서도 섶다리 놓는 풍습을 지키고 있다. 특히 주천면 소재지의 주천2교와 가까운 주천강변에는 2003년부터 쌍으로 섶다리를 놓은 ‘쌍섶다리’가 등장, 겨울여행을 즐겁게 해준다. 다른 곳의 섶다리는 외줄기 다리지만 주천리와 신일리를 이어 주는 다리는 두 개가 나란히 놓인 쌍섶다리다.
“조선조 숙종대에 조정에서는 신임 강원 관찰사들이 단종의 무덤인 장릉을 참배하도록 했습니다. 원주를 출발한 일행은 주천강을 건너 장릉으로 가야 하는데 외섶다리로는 사인교와 말 등이 통행을 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주천리와 신일리 주민들이 경쟁하면서 하나씩 다리를 만들어 쌍섶다리를 놓게 되었습니다.”
주천면 출신으로 ‘계경목장’이라는 요식업체인점 대표인 최계경 씨는 고향을 관광명소화하자는 뜻에서 쌍섶다리 재현에 앞장섰다. 최 씨의 설명에 따르면 쌍섶다리 놓기는 일제시대에 이르러 자취를 감췄다가 이제 와서야 본모습을 되살리게 되었다.
이 쌍섶다리 말고 또 하나 이름난 섶다리가 판운리 섶다리이다. 주천면에서 평창 방면으로 가다가 판운리에 이르면 밤뒤마을과 미다리마을 사이에 놓인 섶다리를 보게 된다. 함박눈이라도 펑펑 쏟아지는 날, 마을 사람들이 섶다리를 건너는 모습은 1960년대 한국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쌍섶다리 아래 얼음 언 곳에서는 귀가 빨개지는 줄도 모르고, 콧물이 줄줄 흐르는 것도 모르고 동네 꼬마들이 썰매를 타고 팽이를 돌린다.

DATA : 지역번호 033
홈페이지 : 영월군청 gun.yeongwol.gangwon.kr
문의 : 영월군청 문화관광과 370-2542, 2092
가는 길 : 중앙고속도로 신림 나들목을 나가 88번 지방도를 타고 영월읍 방면으로 향한다. 신림터널과 황둔리를 지나면 주천면 소재지에 닿는다. 판운리 섶다리를 보려면 면소재지에서 평창읍 방면으로 간다.
주변 명소
법흥사 : 643년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면서 창건되었다가 두 번이나 소실되어 중요 건물은 다 사라졌다. 1902년에 법흥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과 사리탑, 토굴, 보물 612호인 징효대사의 보인탑비만이 법흥사의 오랜 역사를 말해 줄 뿐이다.
법흥사의 적멸보궁은 오대산 상원사 등과 함께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으로 꼽히는 자랑할 만한 유적 중 하나. 법흥사의 적멸보궁은 선승들이 수도하는 승방에서 어른 걸음으로 200보 떨어진 곳에 자리한다. 법흥사 종무소에서 적멸보궁까지는 15분 정도 걸어야 끝이 보일 만큼 긴데, 길 자체가 나무터널이라 산림욕장을 지나는 듯하다.
선암마을 : 주천면에서 영월읍내로 가자면 88번 지방도를 타고 가면서 서면을 거친다. 서면 옹정리에 선암마을이라는 강변마을이 있고, 인근 야산에 오르면 한반도 지도와 흡사한 지형을 감상할 수 있다. 평창강과 서강이 합수하면서 빚어낸 한반도 지형의 물도리동. 물도리동의 동해안에 해당하는 곳에 자리한 선암마을은 10여 가구의 주민이 옥수수와 수수, 고구마, 감자, 고추 농사를 하며 살고 있다. 마을 앞 강변 모래사장은 여름이면 야영장으로 변한다. 영월책박물관 옆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선암마을에 닿는다. 선암마을로 들어가기 직전 왼쪽 비포장도로를 타고 조금 더 가면 주차장에 닿고, 여기서 10분 정도 언덕을 오르면 한반도 지형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다.
맛집
계경목장 영월본점(돼지불고기, 374-9266), 콩깍지밥상(두부전골, 372-9434), 무릉송어장횟집(송어회, 372-8388), 주천묵집(묵밥, 372-3800), 복미집(다슬기전골, 372-8282) 등.
숙박
영월군 남면 북쌍리 들꽃민속촌 옆에 우구정가옥(372-5704, 011-9419-5707)이 있다.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70호로 지정된 이 집은 민박으로도 운영되고 있다. 예약을 하면 장작불로 구들을 달군 온돌방에서 하룻밤을 묵을 수 있다.

금강 하구
겨울 철새들이 한반도를 찾아오는 계절이다. 시베리아의 혹독한 추위를 피해 이들은 남으로 이동하면서 한반도를 중요 경유지나 목적지로 삼는다. 철원평야를 비롯해 서산의 천수만, 금강하구둑 주변, 고창 동림저수지, 해남 고천암호, 순천만, 을숙도, 우포늪, 동해안의 화진포호수, 송지호, 경포호, 제주도 하도리저수지 등이 대표적인 탐조여행 대상지.
전북 군산과 충남 서천 사이를 흐르는 금강 하류에는 금강호하구둑, 금강대교, 웅포대교 등이 차례로 놓여 있다. 12월부터 이듬해 3월 초까지가 금강 하구에 찾아드는 철새를 관찰하기에 좋은 계절. 첫쨋날 오후 서해안고속도로 군산 나들목→군산시 나포면 서포리 십자들→강경 방면 706번 지방도→나포나루→익산시 웅포면 강변도로→웅포대교→부여군 양화면→서천군 한산면 신성리 갈대밭→금강호하구둑 북부 주차장 인근 철새탐조대 순으로 한 바퀴 돌고 이튿날 아침에 역순으로 금강변을 돌면 철새들을 제대로 관찰할 수 있다.
비록 서해안고속도로, 금강호하구둑을 이용한 29번 국도 등이 있어 철새의 월동에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이곳에 철새가 많은 것은 물줄기가 거세지 않고 강변 양안과 강심에 갈대밭이 드넓게 형성되어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낙곡을 주워 먹을 수 있는 들판이 넓고 갯벌이 가까워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 이곳에는 해마다 고니, 가창오리, 기러기, 도요새 등 100여 종의 철새 40여만 마리가 찾고 있다.
군산시 성산면에 철새 조망대가 설치되어 있는가 하면 서천군에도 금강하구둑 북단에서부터 서해안고속도로 금강대교 북단까지 강변도로가 조성되어 철새에게는 불행한 일이지만 여행객들의 탐조활동에는 도움을 준다. 한국조류보호협회 군산지회에 따르면 금강 하구에서 가장 많이 관찰되는 종은 오리과, 도요과, 물떼새과 조류다. 특히 도요새와 물떼새류 종 중 약 50%가 이 지역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금강대교를 기준으로 금강 상류 쪽에는 고니류가 주로 눈에 띄고 대교에서 하류 쪽에는 큰기러기 등 기러기류가 주로 관찰된다. 또 하류 쪽으로 조금 떨어진 하구둑에는 수면성 오리류가 많고, 조금 더 내려가면 도요와 물떼새류가 주로 관찰된다. 강에서 조금 벗어난 들녘에서도 각종 철새가 보인다.

DATA : 지역번호 063
홈페이지 : 군산시청 www.gunsan.go.kr
문의 : 군산시청 문화관광과 450-4554
가는 길 : 서해안고속도로 군산 나들목으로 나가 706번 지방도를 타면 군산시 나포면의 들녘으로 이어진다. 서천 나들목을 빠져나가 21번 국도를 타고 금강호 하구둑으로 내려가도 철새를 만나 보기에 좋다.
주변 명소
군산 월명공원 : 서울 남산공원처럼 군산의 상징인 이곳에서는 사방으로 군산 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다. 해망굴 옆 희천사 입구에 차를 대고 114개의 계단을 오르면서 월명공원 산책이 시작된다. 수시탑이나 전망대에서는 군산 앞바다를 오가는 작은 어선과 대형선박들, 금강 건너편의 장항 일대가 시원스레 내려다보이고 바다조각공원에 가면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조각공원에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채만식선생문학비와 조우한다. 봉수대터가 있는 정방산 정상에 오르면 금강과 서해바다의 장관을 다시금 감상하게 된다. 본래 월명공원은 봄철 경관이 멋진 곳. 4월이면 동백꽃과 개나리, 진달래가 앞다퉈 피고 5월이면 왕벚꽃과 철쭉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서천 신성리갈대밭 : 부여군 양화면과 맞닿은 서천군 신성리에 있다. 논길을 가로질러 제방도로에 오른 순간, 여행객은 눈앞에 펼쳐지는 갈대밭 천국의 진풍경에 입을 벌리고 만다. 신성리 마을 사람들은 갈대밭을 갈밭이라고 줄여서 말한다. 갈대밭은 용산리까지 이어진다. 제방도로의 길이로 1.5km 가량 된다. 이처럼 갈대밭이 훌륭하게 조성된 이유는 금강 하류 지역이라 퇴적물이 쌓이고, 범람의 우려로 강변 습지에서 농사를 짓지 않기 때문이다. 이병헌, 송강호가 출연했던 ‘공동경비구역 JSA’의 한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맛집
계곡가든(꽃게장백반, 453-0608), 군산횟집(회, 442-1114), 경산옥(아구찜, 442-4223) 등. 계곡가든 꽃게장은 한약재와 각종 양념을 섞은 뒤 발효시켜 간장에 넣어 만든다. 짜지 않고 비린내가 없는 것이 특징. 이 식당의 꽃게장 제조방법은 특허등록까지 되어 있다. 포장판매하고 택배도 실시한다.
숙박
군산시에 군산관광호텔(443-0811), 리츠프라자관광호텔(468-4681), 군장써미트관광호텔(450-1000), 도원파크장(452-4404), 골든파크(446-6923) 등.

청송 주왕산
경북 청송군의 주왕산. 면적이 그다지 넓지도, 그리 높은 봉우리가 있는 것도 아닌데 국립공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기이한 풍광이 많아서다. 중심 봉우리인 주왕산 자체는 720m로 높다고 할 수 없지만 그 주위로 태행산(933m)·대둔산(905m)·명동재(875m)·왕거암(907m) 등 1천m 가까운 봉우리가 에워싸 산들이 병풍을 친 듯한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주왕산은 1976년 3월 12번째로 국립공원이 되었다.
병풍 같은 봉우리들 사이로 주방천 상류인 주방계곡이 군데군데 폭포를 이루고 있다. 주방계곡의 이쪽저쪽으로 기암·아들바위·시루봉·학소대·향로봉 등 생김새를 따다 이름 붙인 봉우리도 한둘이 아니니 주왕산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수밖에 없다.
매표소에서 대전사를 향해 가는 길, 흰 바위 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이 바위가 주왕산 산세의 특이함을 대표하는 기암이다. 화산활동으로 이루어진 이런 바위들은 주왕산 가까운 포항 내연산, 영천 보현산, 청도 운문산 등에서도 볼 수 있다. 대전사 뒤편으로 기암이 보여 조상들은 주왕산을 조선 8경의 하나로 대접했다.
주왕산의 매력은 기암이 빚어낸 절경에도 있지만 주왕산이라는 이름을 낳게 한 전설에도 있다. 중국 당나라 때 주도라는 사람이 스스로 후주천왕이라 칭하고 779년에 당나라의 수도인 장안으로 쳐들어갔으나 크게 패해 쫓기다가 숨어 들어온 곳이 이곳이었다고 한다.
이름도 여러 가지다. 바위가 병풍을 펼친 듯하다 해서 석병산, 나라에 난리가 날 때마다 피난온 사람이 많고 도통한 인물들이 산 속에 살았다고 해서 대둔산, 신라 왕족인 김주원이 이곳에 머물렀다는 이유로 주방산으로 불리다가 고려 때 나옹 스님이 주왕의 전설 들어 주왕산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
주왕산에는 고찰 대전사를 지나 등산할 수 있는 길이 여러 갈래 있다. 주방천과 함께 난 평탄한 길을 따라가면 차례로 제1·2·3폭포를 만나고, 제3폭포를 지난 산 속 깊숙한 곳에는 내원동이라는 오지마을이 숨어 있다. 대전사를 중심으로 한 주방천 일대는 외주왕, 그 남쪽의 절골 일대는 내주왕이라고 불린다.

DATA : 지역번호 054
홈페이지 : 청송군청 www.cs.go.kr
문의 : 청송군청 관광문화담당 870-6063
가는 길 :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나들목으로 나간다. 34번 국도를 타고 임하댐 입구∼진보면 소재지∼청송읍 우회도로∼주왕산 매표소 코스를 이용하거나 안동대학교 앞∼임하면 소재지∼길안면 소재지∼914번 지방도∼주왕산 매표소 코스를 달린다.
주변 명소
달기약수 : 주왕산을 등산한 후 꼭 가봐야 할 곳이 청송읍 부곡리의 달기약수탕이다. 탄산, 철 성분 등이 함유되어 위장병, 피부병에 효능이 있다. 약수터의 유래를 보면 조선 철종 때 청송부사 권경하가 수로공사를 하던 중 바위틈에서 솟는 물을 발견, 사람들이 그 물을 마셨다. 그러자 트림이 나고 속이 편안해졌다는 것. 이후 위장이 약한 사람들이 음용하기 시작하면서 약수터로 개발되었다. 옛 지명이 청송군 부내면 달기동이라 달기약수라 불리게 되었다.
주산지 : 주왕산국립공원 구역 안의 주산지는 부동면 소재지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다. 조선 숙종 46년(1720) 이공이라는 사람이 계곡을 막아 제방을 쌓으면서 생겨났다. 제방의 길이는 100m, 수심은 8m, 면적은 1만 평 정도.
이 인공저수지에도 재미난 전설이 깃들어 있다. 저수지 건너편 산자락 별바위 사이로 떠오른 별을 보면서 과것길에 오른 선비가 소원을 빌자 장원급제했다. 한적하게 물과 숲이 어울린 풍광을 감상하기에 좋은 곳이다. 특히 물 속에 뿌리를 박고 사는 30여 그루의 왕버드나무가 인상적.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주산지에서 촬영되었으나 세트장은 남아 있지 않아 아쉽기만 하다.
맛집
대전사 입구에 수달래식당(산채정식, 873-3052), 주왕산꽃돌식당(산채정식, 873-0900), 청송읍 부곡리에 약수탕가든(약수토종닭백숙, 874-1122), 청송읍 월막리에 시골식당(버섯전골, 873-9707) 등. 수달래식당의 경우 20여 가지 산채와 밑반찬에 된장찌개, 우거짓국 등이 곁들여 나와 구수한 인심을 느끼게 한다. 약수탕가든에서는 토종닭백숙에 달기약수, 황기, 대추, 밤, 녹두 등을 넣어 보양효과를 높이고 있다.
숙박
주왕산관광호텔(874-7000∼4), 파라다이스모텔(873-5563), 코리아나장(872-2881), 로즈모텔(872-7881), 주왕산장여관(873-5511), 대경장여관(873-6897)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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