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어 좋은 곳 시원한 가을을 느끼자
2004-09-20  |   7,169 읽음
울릉도

동해 수평선 밖의 외로운 국토 울릉도. 온종일 사방에서 부는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육지의 여행객들을 기다린다. 외로워 신음하는 국토의 막내를 달래기 위해 포항에서 배에 몸을 싣는다. 포항여객선터미널을 떠난 배는 약 3시간 만에 울릉도 도동항에 도착한다. 이곳은 울릉도 여행의 출발점이며 종착점. 어떤 방법으로 울릉도를 둘러볼 것인가를 결정한다. 현대 테라칸, 쌍용 렉스턴 등 4WD 영업용 택시를 이용하는 방법, 삼지렌터카(054-791-2240)에서 차를 빌리는 방법, 그리고 버스를 타는 방법이 있다.
울릉도에서 바람 맞기 좋은 곳으로는 북면 태하리의 대풍감 절벽이 첫손에 꼽힌다. 태하리에서는 성하신당과 황토구미라는 명소를 들러보고 대풍감 절벽과 태하등대 트레킹에 나선다. 황토구미로 가는 도중 간이화장실 바로 옆에 트레킹 출발지가 있다. 고개를 뒤로 젖혀 하늘을 바라보면 대풍감으로 올라가기 위한 시멘트 등산로가 절벽을 따라 나 있다. 솔잎이 두텁게 깔린 곳을 지날 때면 카펫을 걷는 기분에다 솔향이 머리를 맑게 한다.
바닷가에서 태하 등대까지 낡은 케이블카가 있는 정상에서는 활처럼 곱게 휜 태하리 바닷가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잠시 땀을 식히고 숲길을 지나면 바람만 거세게 몰아치는 대풍감 절벽 모서리에 닿는다. 울릉도를 오각형으로 봤을 때 대풍감은 북쪽의 가로변과 서쪽의 세로변이 만나는 지점에 있다.
대풍감 정상에서는 태하등대가 울릉도 트레킹에 나선 여행객을 맞이한다. 헬기착륙장으로 이용되는 초원을 지나고 향나무 서식지에 다가가서 동북 방향으로 시선을 두면 대풍감 트레킹의 백미인 북면의 해안절벽 절경을 만난다. 바다 위의 코끼리바위(공암)가 외롭게만 보인다. 절벽에 불어닥치는 바람은 이승의 바람이 아닌 듯 거세기만 하다.
전설에 따르면 옛 사람들은 대풍감 절벽에 구멍을 뚫어 배를 맸다. 돛단배이니 바람이 불어야만 항해가 가능한 법. 뱃사람들은 대풍감에 올라 바람을 기다렸다. 바람을 기다린다 해서 ‘대풍감’이라는 지명이 생겨났다.
노을이 붉게 타는 시간대, 해벽들도 햇빛을 닮아 붉게 물들어 간다. 그 절경 앞에서 여행객들은 탄성을 내뱉는 것도 잊고 벅차 오르는 가슴을 진정시키기에 바쁘다. 이 땅에 살면서, 어디에서 이토록 장엄하고도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광경을 보았던가.

DATA
홈페이지 : 울릉군청 www.ulleung.go.kr
울릉도닷컴 www.ullungdo.com
문의 : 울릉군청 문화관광과 790-6393
가는 길 : 포항여객선터미널(242-5111)에서 대아고속해운의 썬플라워호가 매일 오전 10시에 출항한다. 울릉도 도동항(791-0802)에서는 매일 오후 4시에 포항으로 배가 떠난다. 선편 예약은 서울의 대아여행사(02-514-6766)에서도 한다.
주변 명소
저동과 봉래폭포 : 우리나라 가장 동쪽에 자리한 항구 저동항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각종 동영상을 통해 수없이 접해 본 풍경. 밤이면 오징어잡이 배들이 환하게 불을 밝혀 불야성을 이룬다. 저동에서 가까운 봉래폭포 또한 꼭 다녀와야 할 곳. 이 폭포수는 울릉도 주민의 식수원이다. 물맛 좋기로 치자면 제주도보다도 낫다고 울릉도 주민들은 자랑한다.
독도전망대와 유람선 : 숙박시설이 몰려 있는 도동항 주변에서 하룻밤을 묵는다면 망향봉 전망대에 올라 본다. 도동항과 수많은 오징어잡이 어선들의 집어등 불빛으로 대낮처럼 환한 밤바다의 풍경을 볼 수 있다. 문의 791-7160.
바로 옆에는 독도박물관과 울릉도향토사료관, 약수공원 등이 몰려 있으므로 함께 둘러보면 좋다. 울릉도유람선은 오전 9시와 오후 4시 두 차례에 걸쳐 운항된다. 도동을 출발, 사동-통구미-남양-구암-태하-현포-공암(코끼리바위)-추산-천부-삼선암-관음도-죽도-저동-도동 코스를 돈다. 문의 : 유람선협회(791-4468)
맛집
홍합밥, 따개비밥, 따개비칼국수, 약소불고기, 홍합불고기, 오징어불고기, 오삼불고기 등은 울릉도의 별미. 도동의 99식당(791-2287)은 약초해장국, 우성회센터(791-0092)는 오징어회와 활어회, 홍합밥, 천부항의 동은식당(791-6200)은 따개비칼국수, 나리분지의 산마을식당민박(791-4643)은 산채전과 닭백숙을 잘한다.
숙박
도동과 저동에 여관이 많으나 조금 다른 숙소를 원한다면 울릉읍 사동리의 울릉마리나관광호텔(791-0020)을 추천한다. 객실은 30실. 주인 내외가 무척 친절하다. 또 울릉도리조트대아호텔(791-8800)이 2004년 6월 오픈했다. 객실은 120여 실.

김제 심포

산악지형이 많은 우리 땅에서 지평선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전북 김제와 만경 들판이다. 널찍한 지평선과 시원한 수평선, 그리고 썰물 때면 드러나는 갯벌평선 등 3평선이 어울린 이곳에서는 해마다 가을이면 풍년의 바람, 풍요의 바람이 분다. 서해안고속도로 서김제나들목을 빠져나가 만경읍소재지에 이른 다음 서쪽으로 달리면 진봉반도의 풍년바람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북쪽의 만경강과 남쪽의 동진강 사이에 있으면서 서해로 삐쭉 뻗어 나간 땅이 바로 진봉반도. 위쪽에는 진봉면, 아래쪽에는 광활면이 자리잡고 있다. 10월 7∼10일에는 김제지평선축제가 열린다.
진봉반도 서쪽 끝머리에 심포라는 작은 포구가 숨어 있다. 심포에는 선착장이 두 곳. 주차장 쪽 선착장 부근에는 실뱀장어잡이 배를 비롯한 어선과 해태채취선인 넙외기, 그리고 선외기들이 기항하며 또 다른 선착장에는 백합을 비롯해 죽합, 바지락, 피조개 등 각종 조개를 잡으러 나갔던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배들이 찾아 든다.
본디 심포는 백합조개의 주산지였으나 주변의 드넓은 뻘이 새만금 보상 이후 주인 없는 무주공산이 되어 버려 남획되고 말았다. 하지만 백합 종패는 자리를 옮겨다니며 제 몸의 크기를 키우고 있어 멸종단계를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
심포어민들이 잡아온 백합은 선착장에 내려지자마자 흥정이 붙는다. 선착장 현장에서 1kg에 1만 원하던 백합조개가 부근 횟집으로 옮겨져 여행객에게 팔릴 때는 두 배로 뛴다. 자연산 백합은 바다에서 나는 최고의 고단백질 식품으로 강과 바다가 만나며 개펄이 발달한 곳에 주로 산다. 백합은 뻘이 좋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이사가 버리고 한 번 점프를 하면 자기 몸의 수십 배 높이까지 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힘이 좋은 조개라고 알려져 있다.
심포는 일몰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가을 들판을 따스하게 달궜던 해는 새만금간척지 공사로 육지와 연결될 운명의 고군산열도 뒤로 넘어간다.

DATA
홈페이지 : 김제시청 www.egimje.net
문의 : 김제시청 문화관광 담당 540-3224
가는 길 : ①서해안고속도로 서김제나들목→29번 국도→진봉면 가실리→진봉면소재지→702번 지방도→심포→광활면소재지 ②호남고속도로 서전주나들목→716번 지방도→김제시내→29번 국도→진봉면소재지
주변 명소
망해사 : 심포 옆 바닷가에는 망해사가 자리한다. 절 마당 아래가 바로 바다이기 때문에 절 이름도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절’이다. 만경에서 심포로 이어지는 702번 지방도를 달리면 오른쪽으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 망해사로 들어가는 길이다. 망해사 입구에 작은 주차장이 있다. 곧장 휴게소 옆으로 난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오고 주차장 아래로 내려가면 망해사다. 우선 진봉산(72.2m) 낙조대라는 전망대에 오르면 아스라이 고군산열도가 눈에 들어온다. 전망대를 뒤로하고 휴게소 아래의 내리막길로 들어서서 4기의 부도를 지나면 망해사. 망해사는 본디 백제 의자왕 2년(642)에 부설거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벽골제 : 부량면 신용리에 가면 선조들의 농경생활을 엿볼 수 있는 벽골제가 있다. 벽골제는 제천의 의림지, 밀양의 수산제와 함께 삼한시대의 저수지로 알려져 있으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저수지다. 조성시기는 백제 11대 비류왕이 재위하고 있던 330년쯤으로 추정된다. 벽골이란 김제의 백제 때 지명인 볏골을 한자로 옮겨 적은 것.
1998년 벽골제 앞에는 수리민속유물전시관(540-3225)이 문을 열었다. 4개의 전시실에 농업관련 유물 90종 232점이 전시되어 있다. 연못, 정자 등을 갖춘 정원은 훌륭한 쉼터.
맛집
심포항 주변에 김제횟집(543-6535), 바다횟집(543-5629), 심포횟집(543-3800) 등 20여 개가 영업 중이다. 대부분 백합조개를 이용한 생합탕 외에 활어회 등을 내놓는다.
숙박
심포항 주변에 심포장모텔(545-1662), 사보이장(544-6790) 등이, 김제시내 요촌동에는 귀빈장(544-2234), 덕수장(544-0149), 만경파크장(543-2280) 등이 있다.

강화도

제주, 거제, 진도, 남해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 강화도는 늘 역사의 바람이 불어대는 섬이었다. 고인돌을 비롯해 모든 시대의 역사가 남아 있기에 살아 있는 국토박물관, 또는 숨쉬는 역사교과서라고도 불린다. 북부에는 신강화대교, 남부에는 강화초지대교가 놓여 있어 수도권 주민들의 당일 나들이 코스로 사랑 받는다.
강화도에 입도하면 강화역사관에 들른다. 강화도의 과거와 현재를 확실하게 이해시켜 주는 곳이다. 신강화대교를 건너자마자 처음 만나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강화역사관과 갑곶돈대에 닿는다. 석기시대∼청동기시대 생활상, 고려시대∼조선시대 문화유물, 근세 역사 등을 4개의 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 역사관 뜰은 갑곶돈대로 이어진다. 이 돈대는 고려가 강화로 도읍을 옮긴 뒤 몽고와 줄기차게 싸울 때의 외성으로 강화해협을 지키던 중요한 요새였다. 문의 : 강화역사관 관리사무소(933-2178)
강화역사관 앞 매점에서 자전거를 대여해 주므로 이것을 빌려 타고 강화도 동부 해안길을 달려도 좋다. 역사관에서 광성보에 이르기까지 차로 옆으로 자전거전용도로가 잘 닦여져 있다. 역사관에서 초지진에 이르는 강화도 동부 해안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한쪽으로는 김포땅을 마주 보며 염하가 흐르고 다른 한쪽은 황금 들판이 펼쳐진다.
절집 답사에 나서려면 강화섬 남쪽 마니산 주변의 전등사와 정수사, 강화읍 서쪽의 고려산 언저리에 자리한 백련사와 적석사 등을 찾는다. 전등사는 강화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절로 대웅전, 약사전, 범종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마니산 동쪽에 소박한 모습으로 들어선 정수사는 신라 선덕여왕 8년(639)에 창건된 고찰. 마당에서 시원스런 서해를 조망할 수 있다. 백련사는 고구려 장수왕 4년(416)에 창건되었다. 경내의 ‘차향따라’라는 찻집에 들르면 다양한 전통차를 맛볼 수 있다. 적석사 역시 백련사와 연대를 같이 하며, 인근 낙조봉에 오르면 서해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를 감상하게 된다.
내가면의 내가저수지(또는 고려저수지)와 양도면의 길정저수지는 가족낚시터로 소문난 곳. 강화읍에서 국화저수지-적석사 입구 길을 달리면 내가저수지에 닿는다. 만수면적이 29만여 평으로 강화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붕어, 잉어, 메기 등이 잘 잡힌다.

DATA
홈페이지 : 인천광역시청 www.incheon.go.kr
한국해운조합 island.haewoon.co.kr
문의 : 강화군청 문화관광과 930-3221
가는 길 : ①대중교통/서울 신촌정류장(02-324-0611)에서 강화읍행 시외버스 10분 간격 운행. 강화시외버스터미널(933-2533)에서 전등사 및 외포리행 버스 15∼20분 간격 운행. ②승용차/88올림픽도로→78번 한강제방도로→김포시 양촌면 누산리→48번 국도→신강화대교 또는 누산리→양촌면 소재지→대곶면 소재지→강화초지대교
주변 명소
석모도 : 석모도행 배를 탈 수 있는 곳은 내가면 외포리와 화도면 내리 등 두 군데. 외포리는 본디부터 석모도행 배가 출항하던 곳이라 주말이면 차가 많이 몰린다. 내리는 아직 덜 알려져 외포리보다는 붐비지 않는 편이다. 외포선착장에서 타면 석모도 석포선착장, 선수선착장에서 타면 보문선착장에 닿는다.
석모도에 도착해서 먼저 가볼 곳은 보문사. 전등사, 정수사와 함께 강화의 3대 고찰이다. 신라 선덕여왕 때 금강산에서 내려온 회정대사가 창건했다. 경내에 들어서면 대웅전 왼쪽으로 ‘경기도 석굴암’이라는 석굴법당이 있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21분의 나한상을 모신 석굴사원이다. 대웅전 오른쪽의 420여 개 계단을 힘들게 올라가면 낙가산 중턱의 깎아지른 바위에 있는 마애석불좌상이 반겨 준다. 문의 : 종무소(933-8271)
맛집
우리옥(932-2427)은 강화읍 신문리 중앙시장통 안에 자리한 백반전문집. 겉모습은 초라하지만 가정식백반 하나로 50년 넘는 세월을 유지해 오고 있다. 토가(937-4482)는 강화도 남부, 화도면 흥왕리에 자리한 두부요리 전문점. 성공회 성당으로 쓰이던 건물을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어 안팎이 깔끔하고 주차장도 널찍하다. 순두부찌개를 주문하면 시큼한 열무김치를 썰어 넣고 끓인 되비지가 곁들여 나온다. 매일 아침 국산 콩으로 두부를 만든다. 두부새우젓찌개, 두부김치 등도 입맛을 다시게 만든다.
숙박
화도면 여차리에 일마레 펜션(937-6242)이 유명하다. ‘일 마레’란 이탈리아어로 ‘바다’라는 뜻. 이름 그대로 일 마레 펜션 마당과 객실 유리창에서 서해가 들어온다. 강화도 유일의 해수욕장 동막해변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흥왕리를 지나고 여차리로 넘어가 미루교회를 지나자마자 도로 오른쪽에 펜션 입구가 있다. 석모도 숙박시설로는 보문장여관(932-3800)을 이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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