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부터 바꿔 나가는 자동차문화 김필수<대림대학 자동차공학과 교수>
2004-04-07  |   3,576 읽음
필자는 자동차 계통에 종사하다보니 자동차 및 교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누구보다도 큰 편이다. 길가를 지나가면서 ‘저 차는 어떤 차이고 특성이 어떻고……’ 생각하거나, 새로운 차를 보면 항상 새로운 궁금증에 수수께끼 풀 듯 고민을 하기도 한다. 또한 잘못된 교통신호체계나 상식에서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운전자를 보면 우리의 자동차문화에 대한 걱정이 앞설 때도 있으니, 이것도 직업병이라면 직업병이다.
최근의 교통을 포함한 자동차문화를 보면 예전에 비해 많이 발전했다. 우리의 자동차문화를 아끼는 국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아직도 선진 자동차문화를 이루려면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다.
운전을 하다보면 스스럼없이 창문 밖으로 쓰레기, 담배꽁초를 버리거나 교통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차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아직도 모자란 우리 자동차문화의 현주소를 보는 듯해 마음이 씁쓸하다.
지금은 음주운전의 위험성이 충분히 홍보되어, 술을 마실 때는 아예 차를 놓고 가는 사람들이 많지만 예전에는 웃지 못할 위험천만한 사례도 많았다. 필자와 가까운 친지는 얼마나 음주를 하였는지 어두운 8차선 도로를 달리다 깜박깜박 졸아서 순간적으로 노란 중앙선을 찾지 못해 무척이나 당황했다고 한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눈을 부릅뜨고 찾아보니 왼쪽에 있어야 할 중앙선이 오른 쪽 끝에 있더라는 것이다. 제 차선을 넘어 반대 차선을 고속으로 달리고 있었다는 얘기이니, 얼마나 끔찍한가. 그때 너무 놀란 이후로 다시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음주운전을 해본 사람은 누구나 이처럼 아찔한 상황을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이밖에도 바로잡아야 할 자동차문화는 분야도 다양하다. 올바른 자동차운전 등 교통안전문화를 비롯해 중고차 유통문화도 있고 차를 관리하면서 항상 접촉하는 정비문화도 있다. 특히 정비문화는 운전자뿐만 아니라 정비업자 모두 큰 관심을 가져야할 부분이다.
정비업의 영세적인 경영규모도 걸림돌이긴 하나, 정비인의 올바른 정비문화 정착은 필수적이다. 일부 정비인들의 잘못된 정비의식이 불신을 낳고 있다. 단순한 부품의 교환만으로 정비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유를 들어 뒤 트렁크 부위까지 수리하는 정비인들이 있다.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운전자들의 자가정비 의식 부재도 바뀌어야 할 부분이다. 운전자라면 단지 운전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자가정비 마인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 1년 이상 차를 몰고 다니면서도 냉각수 등 기본적인 소모품을 점검하지 못함은 물론이고 보네트 하나 열지 못하는 운전자를 보면 우리의 자동차문화가 기초부터 부실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중고차 유통부문의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주행거리를 조작하거나 사고차를 정상적인 차로 파는 예가 종종 있다. 이런 사례들이 중고차 유통문화의 수준을 깎아 내리는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중요한 것은 ‘나 하나부터 바꾸는 일’이다. 우리 모두 하나부터 다시 시작하자. 세계 자동차 생산 6위국에 걸맞은 자동차문화를 만들어 가자. 남을 탓하기 전에 내 자신부터 하나씩 바꾼다는 자세로 실천에 옮긴다면, 머지않아 우리 손으로 이룬 선진 자동차문화를 기분 좋게 느끼고 체험하는 시대가 찾아 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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