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딜러 구승회 감성적 영업 마인드로 고객의 공감대를 끌어낸다
2005-06-15  |   12,308 읽음
소속과 직책, 걸어온 길

현재 코오롱 모터스 강남지점 BMW 1팀 주임을 맡고 있다. 큰아버지가 운수업체를 경영하셨고 차를 좋아하는 외삼촌이 있어 어린 시절부터 포니와 스텔라, 그라나다 등의 이름을 입에 달고 다녔다. 첫차는 21살이 되었을 때 손에 넣은 대우 프린스. 당시 대학생 신분으로는 과분했지만 워낙 차를 좋아했던 터라 유지비에 쪼들리면서도 즐겁기만 했다. 차에 대한 애정은 직장으로 이어져 96년 말 대우자동차 영업사원으로 자동차분야에 첫발을 내디뎠다. 3년 동안 대우자동차를 다녔고 이후 인터넷 관련 마케팅을 2년 정도 하다가 2002년 BMW 영업사원으로 다시 돌아왔다.

잠시 다른 분야에 있었는데 그 이유는?

3년 동안 몸담은 직장을 떠난 이유는 실적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로 재충전이 필요했고 아내에게 너무 소홀했던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휴식을 위해 무작정 떠나자고 맘을 먹고 미국에 두 달가량 머물렀다. 귀국한 뒤에 아는 선배가 운영하는, 디지털 사진을 다루는 인터넷 사업부에 입사해 새로운 일을 배웠다.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 생각의 폭을 넓혔고 경영 마인드를 기를 수 있었던 시기였다.

다시 자동차 분야로 돌아온 이유는?

LA와 애틀랜타에 두달 가량 머무르며 차에 푹 빠져 지냈다. 특히 픽업을 승용차로 쓰는 그들만의 문화는 즐거움을 넘어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주었다. 차에 대한 미련을 계속 떨쳐버릴 수 없어 미국 마이애미 사진쇼에 출장 가면서도 독특한 차를 빌려 타보려고 애썼다. 주위 아는 분들이 차를 살 때 함께 다니면서 볼보, BMW, 벤츠 등 고급차를 많이 타보았고 점점 차에 대한 욕심이 커졌으며, ‘내 인생은 차와는 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많은 수입차 메이커 가운데 BMW를 고른 이유는?

BMW와의 인연은 처형이 318i를 사면서부터. 가족과 여행을 떠나면서 서울에서 강릉까지 운전을 맡았는데 스포티한 달리기 성능에 매우 끌리게 되었다. 그 이후 BMW의 여러 모델을 타보면서 뛰어난 달리기 성능에 확 끌렸다. 이런 차라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고 이미 BMW 딜러인 코오롱 모터스에 몸담고 있는 아는 분을 통해 입사하게 되었다.
BMW는 운전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차다. 나는 7시리즈 고객이라 할지라도 일단 차를 몰아보도록 만든다. 뒷좌석만을 고집했던 분들이 ‘운전이 재미있다’며 가끔 손수 핸들을 잡는 모습을 볼 때 내가 파는 차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다면?

자동차 딜러라면 아무래도 첫 고객이 가장 뚜렷하게 떠오르지 않을까? 청계천에 자리한 빌딩 오너였던 분이라 경제사정이 넉넉했지만 아는 딜러가 있어 차를 팔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무뚝뚝한 고객에 비해 사모님의 인상이 너무 좋아 꽃과 편지를 드렸고 이에 감동한 사모님이 남편을 설득, 기회를 주신 것. 지금도 첫 고객과는 연락하며 찾아뵙는 사이다.

영업을 잘 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지금은 감성적 영업 마인드가 중요하다. 고객과 공감대를 나눌 수 있는 부분, 즉 예술, 운동, 세무상식, 의료지식 등에 이르기까지 막힘없이 술술 풀어낼 수 있는 팔방미인이 되어야 한다. 공통 화제를 놓고 대화를 끌어가려면 평소 공부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을 그냥 차를 사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하면 접근하기 어렵다. 친척이나 친구 대하듯 정을 듬뿍 담으면 자연스레 그들이 진심을 알아준다. 고객의 아기 돌잔치를 가더라도 흔히 보는 축의금 대신 BMW 유모차를 선물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고소득 직종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실은 어떤가?

남들보다 열심히 일하면 고소득이 주어진다. 그렇지만 돈을 보고 쉽게 뛰어들 분야는 아니다. 입사한 지 올해로 3년이 되었지만 마음 편하게 쉬었던 날은 1주일이 채 되지 않는다. 그만큼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도 많고 실적에 대한 부담도 크게 다가온다.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나는 2002년 3대에서 시작해 2003년 38대를 팔았고 지난해 판매대수는 64대를 기록했다. 흔히들 말하는 억 대 연봉을 받는 셈이지만 고객에 대한 재투자로 많이 쓰기 때문에 실질적인 돈은 크게 줄어든다. 사람에 대한 믿음 없이 돈만 보고 일하기는 어려운 직업이다.

자동차 딜러의 일상은 어떤가?

아침 여덟 시에 출근해 오전에는 기존 고객을 관리한다. 오후에는 새로운 고객을 찾거나 관계자를 만난다. 퇴근시간은 6시 30분이지만 오히려 일과가 끝나고 고객과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 딜러는 어찌 보면 개인사업에 가깝기 때문에 스케줄 조절은 자유로운 편이다. 주말에 여가를 즐기는 일은 꿈도 꾸기 어렵다. 일의 특성상 고객들을 만나는 황금시간이기 때문이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영업방식에 다른 점이 있다면?

국산차는 명함을 돌리거나 빌딩을 타는 등 신규 영업 위주로 진행해야 한다. 판매의 대부분이 소개로 이루어지는 수입차는 입소문이 매우 중요하다. 기존 고객의 신뢰를 얻거나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또한 국산차와 비교할 때 비교적 차 값이 비싸기 때문에 딜러 재량에 따라 서비스를 줄 수 있는 폭이 넓다. 고객을 만날 때도 단순히 차를 마시는 게 아니라 볼링이나 골프를 함께 치는 방법도 있다.

자동차 딜러의 직업적 장단점은?

이 일의 가장 멋진 점은 노력한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일에 대한 성취감이 높다는 것이다. 목표한 바를 이뤘을 때의 금전적인 보상을 떠나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 인적 자산이 많아진다는 사실은 큰 장점이다. 반면 잃는 부분도 많다. 먼저 가족과 함께 지낼 시간이 없어진다. 돈을 버는 목표는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즐겁게 살기 위해서인데 일과 고객에 모든 것을 쏟아 붓기 때문에 딜레마에 빠진다. 난 다행히 내 상황을 이해하고 힘을 주는 아내가 있기에 나은 편이다.

자동차 딜러에게 맞는 성격은?

무슨 일이든 마찬가지겠지만 몸이 건강해야 한다. 사람을 만나는 활동적인 일이 대부분이라 몸이 지치면 업무를 제대로 해낼 수 없다. 깊게 생각하고 다양한 주제를 많이 아는 박학다식한 사람에게 잘 어울린다. 내가 만나본 판매왕 대부분은 세상물정에 밝고 다방면에 해박한 분들이었다. 무엇보다 강한 승부욕을 지녔다면 금상첨화다. 목표를 정하고 일을 추진하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공은 크게 관련이 없다. Z

이 달의 전문가

BMW 코오롱 모터스 강남지점 구승회 주임은 국산차 딜러와 마케팅 업무를 거쳐 수입차 딜러로 거듭났다. 2002년 입사한 뒤 지난해까지 105대를 팔아 BMW 판매왕에 오른 수입차 판매 전문가다. 그는 딜러에 대해 사람에 대한 믿음 없이 돈만 보고 일하기는 어려운 직업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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