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광고사진작가 민병선 차와 사진에 매력을 느낀다면 도전하라
2005-05-20  |   8,824 읽음
1. 소속과 직책, 걸어온 길
어린 시절에는 뷰파인더로 세상을 들여다보는 매력에 빠져 마냥 즐거웠다. 학창시절 열성적인 사진부원으로 카메라를 끼고 살다가 군을 제대한 뒤 본격적으로 사진을 업으로 삼게 되었다. 90년 스튜디오 문하생으로 첫발을 내딛고 92년부터 세영 스튜디오에서 일하고 있으며 현재 자동차 광고사진 실장을 맡고 있다.
나는 인물보다는 사물을 담아내는데 관심이 많다. 스스로 만들어내는 이미지를 즐기는 편인데 배경을 바꾸거나 제품을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사실이 매력적이다. 평소 ‘민가이버’라 불릴 만큼 손재주가 뛰어나 스튜디오 세트를 직접 만들기도 한다.
세영 스튜디오는 90년대 초 현대차와 대우차, 쌍용차 등 국산차 지면광고 대부분을 도맡았던 업체다. 토요타 등의 광고를 만든 마에다 선생의 도움을 받아 일본 사진기술이 알게 모르게 배어들었던 시절이다. 현재는 우리만의 노하우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

2. 참여했던 작품과 기억에 남는 차
기억에 남는 작업으로는 GM대우 마티즈 신문광고와 르노삼성 SM5 카탈로그, 기아 쏘렌토 카탈로그 등이 있다. 특히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철저한 준비기간을 거쳐 꼬박 넉 달 동안 매어있었던 쏘렌토 카탈로그 제작이다. 뚜렷한 기억을 남긴 차는 이율곡 기념관 근처 계곡에서 찍었던 기아 스포티지. 눈 속에서 사투를 벌이며 힘들게 진행했지만 자연과 어우러지는 맛이 근사했고 예상외로 뛰어난 오프로드 주파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야외촬영은 대부분 사람이 드물고 빛이 좋은 곳을 찾기 때문에 깨끗한 자연에서 일하게 된다. 매순간 힘든 작업을 끝내고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는 이유다.

3. 자동차 광고사진을 분야별로 나눈다면?
차를 찍는 사진작업은 다양한 분야가 있을 것이다. 모터스포츠 촬영에 관심이 많다면 현실적으로 사진기자에 목표를 두어야 한다. 광고사진에 흥미가 있다면 전문 스튜디오에서 경험을 쌓아야 실력이 는다. 국내 광고시장은 해외처럼 스튜디오와 로케이션으로 나뉘지 않기 때문이다. 로케이션은 야외나 해외로 차를 가져나가 자연광을 써서 찍는 방식. 해가 뜨고 질 때를 제일로 치지만 최근에는 주광을 많이 쓰는 추세다. 팀이 함께 움직이고 차를 끌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사전 계획이 매우 중요하고 빛을 위해 보통 새벽부터 촬영을 준비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실내에서 인공조명을 쓰는 스튜디오 촬영은 빛을 잘 다루어야 한다. 차 표면은 광택이 번지기 때문에 빛의 반사를 써서 찍는다. 조명을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고 배경이 평평한지 둥근 돔인지에 따라 작품의 깊이가 결정된다. 최근에는 뱅크 시스템을 갖춘 스튜디오도 늘어나는 추세다.

4. 자동차 광고사진작가에 맞는 성격은?
이 일은 차와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직업이다. 새차를 가장 먼저 만날 수 있고 촬영을 위해 직접 지붕을 자르기도 한다. 디자인 흐름을 읽다보면 차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덤으로 얻는다. 매사에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사람이라면 금상첨화. 유행을 알기 위한 해외 모터쇼 참가를 비롯해 로케이션 촬영 등 출장이 많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특성은 끈기와 집중력. 단순하게 사물의 껍데기만 보면 사진의 입체감이 사라진다. 3차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항상 연구하는 자세를 가진다면 광고 사진작가의 자질을 갖춘 셈이다. 광고특성에 대한 이해도 빼놓을 수 없다. 예술성에 매달려 납기일을 놓치면 아무리 열심히 일했어도 ‘말짱 도루묵’이다. 자기만족도 중요하지만 전체를 보는 눈을 길러야 하는 이유다. 또한 팀을 꾸려 일하므로 팀원들과의 친화력은 무엇보다 갖춰야 할 기본성격이다.

5. 자동차 광고사진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자동차 사진을 배우려면 차를 찍는 곳에서 일을 시작해야 한다. 팔 걷어 부치고 이것저것 성실하게 배우다보면 기술은 자연스레 몸에 밴다. 선배의 지시에 따라 카메라를 옮기고 조명을 치다보면 전체적인 감각을 익히게 되면서 그 흐름을 이끄는 힘도 몸에 배게 된다. 이런 생생한 현장경험은 학교나 책에서는 얻지 못하는 자신만의 재산이다.
한 예로 맥주병을 사진으로 담으려 해도 특별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거품을 독특한 질감으로 표현하고 병의 곡선을 살리려면 최소 2∼3일 동안 매달려야 한다. 멋진 앵글을 잡았는데 맥주거품이 빠져버리면 잔을 움직이지 않고 빨대로 빨아내는데, 나중에는 냄새만 맡아도 취하게 될 정도다. (웃음)
팀은 팀장과 4∼5년차 사진작가, 2년차 작가와 막내로 구성된다. 전원이 모여 컨셉트 회의를 통해 차의 개성을 짚어내고 작업에 들어간다. 보통 현장경험이 3년 정도 쌓이면 촬영의 흐름을 읽어내고 5년차가 되면 차의 포인트를 짚어낸다. 이른바 느낌을 살리는 앵글을 직접 뽑아내고 차를 잘 표현하는 능력이 생기는 것이다.

6. 자동차 광고사진작가의 일상은 어떤가?
9시에 나와 6시 퇴근하는 것은 여느 직장과 다를 바 없다. 반면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출퇴근이 불규칙해진다. 스튜디오나 로케이션 등 촬영방식과 차종에 따라 기간이 달라지지만 일정기간 일에 매여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도 많다. 새차가 나오면 먼저 기획회의를 통해 차의 특징을 논의한다. 실제 촬영 때는 일의 집중도에 따라 밤낮없이 매달리기도 하므로 미리 체력을 다져놓아야 한다. 한편 촬영 외에 일의 특성상 보안에도 무척 신경을 써야 한다. 새차가 데뷔하기 전에 스파이 샷이 떠돌면 곤란하기 때문. 한때 이를 막으려고 천을 두른 이동차를 만들어 싣고 다녔지만 최근에는 윙 보디를 쓰는 등 여건이 많이 나아졌다.

7. 자동차 광고사진작가가 되려는 이들에게
일의 강도가 높기 때문에 열정 하나로 쉽게 뛰어들 분야는 아니다. 다른 일도 마찬가지겠지만 자동차 사진에서 무언가를 이루려면 장기적인 비전과 목표를 두고 여유를 가져야만 한다. 진행 어시스트로 시작해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팀장에 이르기까지는 시간이 무척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노력과 재능에 따라 다르겠지만 1∼2년의 촬영조수 역할은 필수다. 차의 개성과 아름다움을 한 컷에 담아내려면 내공이 쌓여야하기 때문이다. 보통 7∼8년은 차와 카메라를 만져야 뚜렷한 감각이 생겨 사진작가로 대접받을 수 있다.
정도는 사진학과에 들어가 기초를 쌓는 동시에 차에 대한 공부도 병행하는 것이다. 물론 학력과 상관없이 현장에 바로 뛰어드는 친구도 있지만 뭐든 기초가 튼튼해야 하는 법이다.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바탕으로 전문분야의 기술을 현장에서 쌓는 길이 가장 빠른 길이다. 사람에 따라 일처리 방식이나 사물에 대한 해석이 다르기 때문에 일을 배울 때는 다양한 방식을 배워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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