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대표이사 한국 시장 ‘공격경영’ 나선 만(MAN) 트럭버스 코리아
2005-04-15  |   9,817 읽음
세계 상용차시장의 1위 자리를 두고 벤츠와 경합을 벌이고 있는 독일 만(MAN) 트럭버스의 ‘한국호’ 선장 김한준(41) 대표가 만 트럭버스 코리아 살리기에 두 팔을 걷고 나섰다. 김 대표는 예전 직장이던 효성(1995∼1999년)에서 독일 주재원으로 일했다. 그 무렵 주재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영어가 아닌 독일어로 운전면허시험을 통과했을 만큼 뛰어난 독일어 실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독일 현지 사정에 밝아 현재 국내에서 독일 전문가로도 통하고 있다. 2001년 만 트럭버스 코리아 설립 때부터 근무한 김 대표는 2003년 관리담당이사를 거쳐 2004년에 대표이사의 자리에 올라 올해 제2의 창업을 선언, 국내 트럭시장 선두권 대열에 진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만 트럭버스는 한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현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만 트럭은 1995년 삼성을 통해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삼성은 만을 통해 기술을 얻으려는 의도가 강했는데 이런 생각이 만 본사와 제대로 조율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본사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자 브랜드 홍보 면에서도 다른 업체보다 소홀해졌고, 그 결과로 지금껏 만 트럭을 모르는 분들이 많은 걸로 압니다. 하지만 더 이상 시행착오는 없습니다. 만 트럭은 지금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현지화 성공 뒤 아·태 전진기지화 이룰 터
상용차 메이커로서 세계적인 브랜드 파워를 지닌 만이 국내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은 조금 놀라운 일이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게 원인이라지만, 정작 큰 이유는 따로 있다. 그동안 부품공급이 원활하지 못했고,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 네트워크가 부족했다는 점이 그것이다.
“독일을 근거지로 둔 만 트럭버스는 세계 상용차시장과 유럽 트럭시장에서 톱 메이커로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루돌프 엔진을 만들어 세계에서 처음으로 디젤 엔진을 상용화 시켰을 만큼 전통과 기술력에서 앞서고 있는 회사이지요. 한국에서 다른 경쟁업체보다 인지도가 낮았던 것은 기술력의 차이보다는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했던 탓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인프라 확대를 위해서 현재 국내 주요 9개 도시를 거점으로 정비소를 운영해 원활하게 부품을 공급하고 있고, 서비스망을 예전보다 더 강화해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만 트럭버스 코리아는 이미 정상을 위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만 트럭버스 그룹 본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김 대표의 뛰어난 관리 능력을 더했기 때문이다. 만 트럭버스 코리아 관계자들은 “회사 창립 맴버인 김 대표가 누구보다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다”며 “대안과 발전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만 트럭버스 코리아의 국내 트럭시장 점유율은 2002년 2.4%, 2003년과 2004년에는 각각 3.2%와 6.4%를 기록해 꾸준한 발전을 보이고 있다. 올해 목표는 10%로 잡아 수입 트럭업계 선두 진입을 꿈꾸고 있다.
“만 트럭버스 코리아의 국내 인프라가 확대되면 당연히 현지화에 성공할 것이고 목표로 하고 있는 점유율을 반드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또한 저는 만 트럭버스 코리아를 만 트럭버스 그룹의 아시아 태평양 전진기지의 본부로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이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현지화 성공 이후 만 본사의 전폭적인 투자를 받아 조립공장이 들어섰고 주변 지역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입 트럭업계 한국 법인 CEO중 가장 젊은 김 대표는 어떠한 경영 마인드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것일까? 그는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면 내가 가장 어려서 선배들의 ‘내공’에 기가 죽는다”고 겸손해하면서 신중하게 입을 열었다.
“저는 직원들의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솔직히 직원들에게 사장은 불편한 존재잖아요. 사장이 할 일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게끔 시스템을 만들어 주고 복리후생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일입니다.”
김 대표는 평소에 직원뿐 아니라 고객들과도 스스럼없이 만 트럭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이야기한다. 칭찬 받을 것은 받고 혼날 일은 따끔하게 혼나야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
“저는 정직만이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해요. 거짓말을 하거나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하면 결국엔 그것이 발목을 잡게 된다는 생각입니다.”
김 대표는 회식을 할 때마다 직원들에게 혼이 난다고 한다. 그의 애창곡은 바로 트로트인데, 직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노래 장르라고. 그는 “내가 노래하면 직원들에게 어김없이 외면을 당한다”면서 “그래도 나는 트로트가 가장 가슴에 와 닿고 부를 만하다”며 껄껄 웃는다.
수입 상용차시장의 젊은 피 김한준. 그가 이끄는 만 트럭버스의 변화가 앞으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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