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 웨인 첨리 주한미국상공회의소의 새 사령탑
2005-03-24  |   6,604 읽음
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가 2월 16일 지프 체로키 디젤과 그랜드 보이저 디젤 등 2대의 디젤차를 국내에 론칭했다. 디젤 승용차의 판매가 허용된 이후 국내외 업체 중 제일 먼저 새 디젤 모델을 출시한 것. 벤츠 SLK를 베이스로 한 크로스파이어, E클래스를 기본으로 만든 300C 등 개성 강한 차를 잇따라 소개해 온 크라이슬러가 이번에는 벤츠의 디젤 기술을 채용해 디젤차를 재빨리 선보였다. 1999년 벤츠에 합병된 이후 이제야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일에 열정적인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의 웨인 첨리 사장은 올해부터 한국에 있는 미국 기업을 대표하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까지 맡아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부대찌개에서 경영철학을 끄집어내는 남자
“한국 수입차 시장에 처음으로 디젤차를 선보이게 된 것을 무척 기쁘게 생각합니다. 한국정부가 경유값을 2007년까지 휘발유의 85% 선으로 올릴 계획이지만 그래도 디젤차는 장점이 많아요. 2007년이 되더라도 휘발유보다 15% 싸고, 무엇보다 디젤 엔진은 힘이 좋고 연비가 뛰어납니다. 정숙성도 몰라볼 정도로 향상되었고요.”
미국 텍사스 출신인 첨리 사장은 디젤차의 불모지인 미국 출신인데도 디젤차의 전령사를 자처한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크라이슬러는 디젤 엔진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 일본 메이커나 포드 등은 환경오염과 자원 고갈의 염려가 없는 미래형 자동차로 가는 중간단계로 하이브리드카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 유럽 메이커들은 환경친화적인 디젤 엔진을 휘발유 엔진의 1차적인 대안으로 보고 있다. 벤츠의 영향을 받는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디젤을 내세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따라서 크라이슬러는 GM과 포드보다 디젤 분야만큼은 유리한 위치에 올라 있다.
미국에서는 인기를 끌지 못하는 디젤차가 한국에서는 얼마만큼 선전하고 있을까. 지난해 2월 국내 판매를 시작한 지프 그랜드 체로키 디젤은 500여 대가 팔려 국내 수입 디젤차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SUV라는 특수성이 밑받침되었지만 아메리칸 아이콘의 하나로 여겨지는 지프를 찾으면서도 국내 소비자들은 디젤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텍사스 출신으로 풍요로운 생활(휘발유 값이 싸다는 측면에서)에 익숙한 첨리 사장은 디젤의 우수성을 힘주어 강조하지만 사실은 대배기량 휘발유 엔진에 대한 애착심이 남다르다. 미국 어딜 가도 픽업은 승용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많고 텍사스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그는 닷지 브랜드를 좋아하고 픽업 트럭에 대한 사랑도 유별나다. 이 때문에 픽업 트럭 닷지 다코타가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었다.
“닷지는 가장 애착심을 갖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닷지는 크라이슬러의 볼륨 리더이면서도 결코 평범하지 않습니다. 닷지 브랜드의 핵심은 '개척정신'이고 모든 제품이 ‘창조성’에 기초를 두고 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차 역시 닷지 바이퍼입니다. 지난해 바이퍼 GTS 쿠페가 수입되어 시승차가 나왔을 때, 맨 먼저 몰고 영종도로 이어지는 쭉 뻗은 고속도로를 찾았습니다. 바이퍼는 디자인과 성능은 물론이고 감성적인 부분까지도 매우 매력적인 차예요.”
인터뷰하는 동안 첨리 사장의 열정과 끼를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었다. 미국에서 태어나서 자란 첨리 사장의 카라이프는 미국적인 감성을 가득 담고 있었다. 그렇다고 미국적인 것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99년 다임러와의 합병 이후 힘을 싣고 있는 디젤 엔진에 대한 애착심도 남달랐다. 다른 것을 잘 받아들이는 개방성 때문일까? 그는 한국의 김치찌개, 만두전골, 소주를 유난히 좋아하고 특히 부대찌개를 최고의 음식으로 꼽는다.
“부대찌개는 처음으로 한국의 ‘얼큰한 맛’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준 음식입니다. 특히 부대찌개 국물에 밥을 비벼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한국 사람들도 이렇게는 잘 먹지 않더군요. 부대찌개는 미국 식재료와 한국의 조리법이 잘 결합한 사례이지요. 이것이야말로 ‘세계화’와 ‘현지화’의 조화를 추구하는 다국적기업의 경영철학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대찌개의 얼큰한 맛에서 기업의 경영철학을 끄집어내는 첨리 사장. 1996년 크라이슬러코리아세일즈 사장으로 처음 한국땅을 밟았던 그는 올해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회장직을 맡았다. 모든 일에 적극적인 관심과 열정을 보이는 첨리 사장이 미국 기업의 대표자로서 어떤 활동을 펼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글 | 박지훈 사진 | 임근재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