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부경 대표이사 전국 자동차매매 사업조합 연합 회장
2005-03-17  |   5,753 읽음
“저는 혁명이라는 말을 잘 씁니다. 국내 자동차업계를 보면, 생산은 세계 6위로 훌쩍 앞서 달려가고 있는데 중고차 유통시장은 거기에 한참 못 미치는 것 같아요. 지금껏 투명하지 못했던 중고차 거래를 소비자들이 외면한 것도 큰 이유이겠지만 자동차 매매시장 자체의 시스템과 제도가 뒤떨어진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해요. 지금 시점에서 중고차 유통시장을 살리기 위해선 변화와 개혁으로는 모자라기 때문에 혁명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고 봅니다.”
성 회장이 자동차업계에 뛰어든 것은 지금으로부터 35년 전이다. 화학을 전공했음에도 중고차 유통시장에 발을 담그게 된 것은 우선 서비스 업종이 적성에 잘 맞았고 차를 통해 사람을 만난다는 게 그에게 묘한 매력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제가 처음 이 일을 할 때는 솔직히 사람들에게 환영받는 직업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국내 자동차는 13만 대에 불과했고 중고차 매매시장의 규모가 지금과 비교할 수도 없었지요. 하지만 요즘은 어떻습니까?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가 이미 1천500만 대를 넘었고, 2015년에는 2천500만 대가 넘을 거라고 하더군요. 덩달아 중고차 매매시장도 함께 커질 테니,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선견지명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웃음)”

인터넷 포털과 DMB 시스템 적극 활용
요즘에는 중고차 매매도 ‘온라인 시대’다. 예전과 달리 인터넷으로 직접 사고 파는 일이 많아 중고차 매매상, 즉 ‘오프라인’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 2001년에 5천300곳이던 매매상이 지금은 4천 곳 정도이고 그나마 30%는 휴업중이다. 그 또한 이런 위기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유통시장에 많은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물론 중고차 매매시장에도 예외는 아니지요. 예전에는 대부분 중고차 딜러와 소비자가 일대일로 만나 차를 사고 팔았는데 요즘엔 세금부담이 적은 인터넷 직거래를 많이 이용합니다. 실제로 인터넷 중고차 쇼핑몰의 등장으로 오프라인에만 의존하던 중고차 매매상들이 울상이에요.”
이에 성 회장은 늪에 빠진 중고차시장을 살리겠다며 두 팔을 걷어 부쳤고,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앞세웠다. 곧 연합회를 중심으로 전국 4천300여 개의 회원사와 5만 여명의 회원을 하나로 묶어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가 출범할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시스템을 활용해 더욱 편리한 자동차 거래환경을 갖춰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까지 모니터 앞으로 끌어 모을 생각이다. 성 회장은 “회원사들의 참여 의지가 강하고 기술적인 검토도 이미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DMB 시스템을 통해 리모콘 하나로 중고차 매매시장의 정보를 얻고 거래도 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아직 우리 주변에는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도 TV 보면서 쉽게 중고차시장을 검색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앞으로 선보이게 될 자동차매매 사업조합 포털 사이트에서도 이 DMB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성 회장의 계획은 해외 시장도 당차게 겨냥하고 있다. 여러 갈래로 나뉜 중고차 해외수출 창구를 일원화해 효율성을 한껏 높이기로 했다. 단일창구가 될 자동차 매매사업 조합은 중고차 수출의 전진기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또한 중고차를 매개로 해서 북한과 교류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북한에 중고차를 제공하고, 시멘트와 석탄 같은 원자재로 결제를 받는 물물교환 방식이 될 전망이다.
“북한과의 경제교류는 실리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해요. 자동차 매매사업조합이 대북 교류에 기여하게 된다면 조합의 위상이 한껏 높아지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이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8년 전부터 성 회장은 매년 12월 31일이 되면 설악산을 밟는다. 저녁에 출발해서 8시간 정도 산행을 하면 대청봉에 오르게 되는데 그곳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고 한다. 그는 “자신과 싸워서 이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서 “자신을 이기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싸울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얼마 전 오랫동안 그의 친구였던 담배를 끊어버렸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는 것 또한 자신과 싸워서 이겼음을 뜻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담배를 끊었으니 이젠 술도 끊을까 해요. 일을 하다보면 술자리가 많아 힘들긴 하지만 이젠 다른 사람이 눈치채지 못하게 슬그머니 술을 버리는 방법도 아는 걸요.(웃음)”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새롭게 출발하는 그의 의지와 포부가 주목할 만하다. 그가 이루려는 중고차 유통시장의 혁명이 실제로 일어나는 그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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