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희와 기아 카니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극단적인 개성파
2005-01-26  |   7,463 읽음
이 준희(36) 씨는 평범함 자체를 혐오(?)하는 독특한 개성의 소유자다. 그의 개성 가운데 가장 이해하기 쉬운 부분은 자동차에 대한 열정과 집념. 외국인 회사에서 5년여 근무하면서 1년간 외국 생활을 했는데, 그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1년 동안 타본 차만 100여 대가 넘습니다. 눈에 띄는 차가 나타나면 어떻게 해서라도 시승을 해야만 직성이 풀렸어요. 비슷한 차라도 제각기 다른 성격이 있어요. 그것을 느끼는 순간의 짜릿한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한 가지 더. 이준희 씨는 속도를 즐기는 스피드 매니아이기도 하다. 1994년 처음 마련한 현대 아반떼를 타면서 튜닝에 눈을 뜬 것도 스피드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다. 본지 자매지 <카비전>을 매달 사 보면서, 튜닝숍과 용품 광고가 나오면 그 면을 찢어서 직접 찾아다니기도 했다.

테일램프 여섯 개나 갈아치워
이준희 씨는 튜닝을 하면서 본능적으로 DIY를 시작했다. 튜닝은 속도에 대한 욕망을 채워 주면서 동시에 자신의 개성이 드러나는 차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DIY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튜닝은 만들어진 부품을 사다 끼우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DIY는 부품을 다른 용도로 쓸 수도 있고,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 수도 있지요. DIY는 획일적인 자동차와 그런 문화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어요.”
이준희 씨가 처음 손댄 DIY는 아반떼의 센터페시아 패널을 떼어 색을 입히는 것이었다. 간단한 작업이었지만 굉장히 뿌듯하고 보람이 있었다. 이후 DIY에 빠져드는 속도가 빨라졌고, 튜닝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손에 잡히는 물건이 있으면 먼저 DIY에 쓸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된 것도 그 무렵이다.
본격적인 DIY는 1999년형 카니발로 바꾸면서 시작되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지금은 없어진 서울 청계천 주변을 돌아다니며 DIY 재료를 모았고, 잘 꾸며진 카니발이 있으면 눈여겨 보았다. 그는 카니발을 사자마자 아반떼를 통해 쌓은 실력을 마음껏 쏟아붓기 시작했다.
특별한 관심을 쏟고 있는 테일램프는 여섯 번이나 갈아 치웠다. 작업내용을 사진과 함께 카니발 동호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 좋은 반응을 얻었고, 2002년 초에는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마련한 ‘DIY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이준희 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DIY 쪽으로 진로를 바꾸었다.
“2002년 초였어요. DIY를 하면서 만든 자료를 바탕으로 DIY 쇼핑몰 ‘다이월드’(www.diyworld.co.kr)를 만들었습니다. DIY에 필요한 재료를 팔기도 했지만 회원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어요. 지금은 회원이 1천200여 명으로 불어났습니다. 벌이는 시원치 않아요. 불황인데다 요즘은 ‘헝그리 DIY’를 하는 분들이 부쩍 늘었거든요.”
산만한 느낌이 들 정도로 치장된 카니발을 살펴보면서 ‘이것은 왜 붙였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의 대답은 한결 같다.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제가 볼 때는 예쁘고 특별하거든요. DIY를 하면서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는 않습니다. 하고 싶은 일은 일단 해봐야 한다는 것이 제 철학이에요. DIY도 마찬가지입니다. 억눌림 없이 내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 DIY의 매력 아닐까요.”
자신만의 개성을 고집하는 이준희 씨. 다른 사람이 똑같은 DIY를 하고 있으면 미련 없이 뜯어내고 새로이 꾸민다.
“남들과 똑같은 DIY는 DIY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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