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파이코리아 이대운 사장 “비GM 영업비율을 50%로 끌어올리겠다”
2005-01-13  |   9,427 읽음
1999년 5월 GM에서 분리 독립한 델파이는 세계적인 자동차부품회사로 전세계 43개국에 196개의 공장과 53개의 고객센터·판매법인, 34개의 기술연구소, 18만6천여 명의 직원을 거느린 다국적 기업이다. 2003년 매출은 262억 달러(약 30조9천100억 원). 포춘지 선정 100대 기업 중 56위로, 독일의 보쉬사와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델파이는 ‘고객이 있는 곳이라면 세계 어느 곳이라도 간다’는 모토 아래 89년 한국에 상륙했다. 한국 진출한 지 15년만인 지난해 7월 경기도 용인시에 기술연구소를 설립한 델파이코리아는 현재 한국델파이, 델코, 패커드코리아 등 6개 합작회사와 에어백, 시트벨트 생산업체인 델파이성우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델파이코리아는 2003년 델파이의 아·태지역 매출 27억 달러(약 2조9천700억 원) 중 11억 달러(약 1조2천100억 원)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커졌다.
자동차부품회사, 원가 경쟁력이 최대 무기
델파이코리아 이대운 사장은 “본사에서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중국의 노동력이 한국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술이 아직 많이 뒤쳐져 있고 일본의 기술력이 앞서지만 별 차이가 없어 앞으로 좀 더 노력하면 아시아에서 기술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대운 사장은 지난 76년 미국 IBM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82년에는 크라이슬러의 엔진개발 엔지니어로 일했다. 84년에는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눈에 띄어 39살의 젊은 나이에 현대자동차 이사로 입사, 17년간 연구소에서 엔진과 트랜스미션 개발을 주도했다. 현대에서의 바쁜 생활이 자동차업계를 바라보는 능력을 키워 주었다. 그리고 2001년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교수를 거쳐 2002년 1월 델파이코리아 사장에 전격 발탁되었다.
델파이는 아시아 자동차시장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데다 현대의 쾌속항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20년 가까운 현대자동차 경력과 국내 최고의 엔진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그를 선택했다. 이대운 사장은 ‘노(no) GM’, ‘노 GM대우’가 되어야 살아남는다는 각오로 현대와 기아, GM대우, 르노삼성, 쌍용 등 대다수 국내 완성차업체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2002년 6월에는 현대의 V6 엔진에 얹을 4억 달러(약 4천400억 원) 상당의 엔진제어시스템(EMS) 공급 계약을 맺는 성과도 일궈냈다.
이대운 사장은 “델파이가 GM대우와 관련이 깊어 타 자동차회사에 납품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이라며 “앞으로는 GM대우보다 현대와 기아가 더 큰 고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그는 GM과 비GM의 영업비율을 50대 50까지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을 내비쳤다.
그는 델파이코리아의 목표를 확실히 정해두고 있다. 자동차부품회사의 살길을 모듈화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이 사장은 “하나의 자동차에는 2만여 개의 부품이 필요한데 최근에는 이들 부품을 기능별로 묶어서 수백 개의 모듈로 공급하는 추세”라며 “이 때문에 자동차 부품도 시스템통합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런 시스템을 합치면 하나의 자동차가 만들어진다는 얘기다.
현대모비스, 보쉬 등 쟁쟁한 경쟁자 속에서 델파이코리아가 국내 자동차업체에 모듈부품을 공급할 수 있으려면 원가 경쟁력만이 최대 무기라고 그는 믿는다. 최근 들어 세계 자동차시장은 좋은 물건을 얼마나 싸게 공급하느냐가 기업의 생존 조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동차산업에서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고객 입장에서 보면 값이 더 중요하므로 기술은 항상 값과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며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비싸서 가격경쟁력이 없으면 고객이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2000년 커먼레일 기술을 보유한 루카스사를 인수한 델파이는 2006년까지 디젤차가 전세계적으로 25%, 유럽은 50%에 이르는 등 시장규모가 폭발적으로 늘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델파이는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한국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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