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쯔오까 코리아 권중혁 경영대표 “명품 수제차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
2004-12-14  |   6,984 읽음
10월 18일 일본의 소규모 수제차 전문 제작업체인 미쯔오까가 국내에서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날 미쯔오까 코리아는 가류Ⅱ와 누에라를 선보였고, 내년 5월 2도어 로드스터 라세드와 2006년 수퍼카 오로치를 들여오겠다고 밝혔다. 1979년 설립된 일본의 10번째 자동차 메이커인 미쯔오까는 완성차를 기본으로 클래식한 스타일의 차를 선보이는 독특한 업체다.

소량 판매로 명품의 가치 이어갈 계획
소량 생산을 고집하기 때문에 일본 거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수제차가 국내에서 얼마만큼 평가받을 수 있을까. 이 같은 물음에 미쯔오까 코리아 권중혁 경영대표는 “이제 한국 자동차시장도 이러한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성숙했다”고 답한다.
“미쯔오까 차의 디자인은 정말 개성 있고 아름답습니다. 판에 박힌 스타일의 수입차에 싫증을 느낀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유혹일 것입니다. 본사 디자인센터에는 소규모 자동차 메이커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15명의 디자이너가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열정과 특유의 철학이 만나 탄생한 차가 바로 미쯔오까입니다.”
1987년 국내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88년 일본으로 건너간 권 대표는 10여 년간 일본에서 닛산 딜러를 하다 미쯔오까와 손을 잡았다. 미쯔오까와 닛산이 특별한 제휴를 맺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미쯔오까 본사 스스무 회장 역시 닛산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만큼 미쯔오까와 닛산의 관계는 각별하다. 그래서 자연스레 대부분의 생산 차종이 닛산 모델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권 대표는 ‘명품’으로서의 미쯔오까를 강조한다. 미쯔오까는 수작업으로 차를 만들기 때문에 대량 생산 자체가 불가능하고, 이 때문에 희소성이 높다. 권 대표는 처음 본사 스스무 회장을 만났을 때 “올해 100대를 판매하면 내년에는 90대를 팔아야 한다”는 스스무 회장의 말이 언뜻 이해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명품으로서의 가치를 유지하려면 적게 만들고 판매 조건도 까다로워야 한다. 이는 미쯔오까를 먼저 산 사람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는 스스무 회장의 소신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희소성이 명품의 절대조건은 아니겠지만, 여기저기에서 같은 디자인의 제품이 눈에 띈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가 반감되는 것도 사실이다.
명품의 또 다른 조건(?)인 값에서도 미쯔오까는 만만치 않다. 보디의 주를 이루는 FRP 패널의 제작과정은 불량률이 30%에 이를 만큼 까다롭고 복잡하며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차값이 양산차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 수입모델은 일본 내수용과는 뼈대가 전혀 달라 값이 더욱 비싸다. 가류Ⅱ를 예로 들면, 일본 모델은 세드릭을 베이스로 만들고 2.5X와 3.0X 엔진을 얹지만, 국내 수입모델은 올해 선보인 인피니티의 최신 모델인 M45를 베이스로 V8 4.5X 엔진을 얹는다. 겉모습만 같을 뿐 일본 내수 모델보다 한 급 위인 셈.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국내 시장에서 주력 모델로 내세웠던 누에라(8천800만 원)보다 차값이 1억5천400만 원이나 하는 가류Ⅱ가 벌써 20여 대 계약되었을 만큼 반응이 좋다고 한다. 권 대표는 “가류Ⅱ를 선택한 고객 중에는 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를 타던 이들이 많다”고 말한다. 즉 고급 수입차를 이미 타보았고, 6억∼7억 원대의 마이바흐나 롤스로이스 뉴 팬텀 등으로 바꾸는 것은 부담스러운 이들이 ‘1억∼2억 원대의 새로운 차’로 구미에 딱 맞는 미쯔오까를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명품은 브랜드 자체가 지니는 독창성과 가치가 매우 중요하다. 초창기 미쯔오까는 클래식한 재규어 등에서 영감을 얻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은 자체 디자인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그 의지의 표출이 바로 수퍼카 ‘오로치’다. 오로치는 큰 뱀에서 영감을 얻은 매우 독특하고 공격적인 스타일의 스포츠카로, 개발비만 200억 엔(약 2천억 원) 이상이 들었다. 엄청난 개발비를 감안하면 많이 팔아야 수지타산이 맞겠지만 희소성을 통한 ‘명품’을 지향하는 철학 때문에 2006년에 겨우 20여 대를 생산할 예정이다(2007년에는 아예 생산 계획을 잡아놓지 않고 있다).
권 대표는 2006년 국내에 5대만 수입할 수 있는 오로치 가운데 한 대를 자신의 차로 ‘찜’해 놓았다. 그 비싸고 귀한 차를 팔아서 이익을 남기기는커녕 본인이 타겠다고? 아참, 깜박했다. 그가 미쯔오까 코리아의 경영인이기 이전에, 차를 굉장히 사랑하는 골수 카 매니아라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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