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 김영석·한예협 포드 아·태지역 정비 경진대회 우승한
2004-11-15  |   5,984 읽음
우리나라 사람들은 손재주가 좋다. 도자기 기술을 일본에게 전해준 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지난 67년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해 77년 이후 단 한 차례(93년 대만대회)를 제외하고 항상 종합 1위의 성적을 거두는 것만 보더라도 한국인의 손재주는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을 만하다.
지난 9월 아·태지역 포드 딜러들을 대상으로 펼쳐진 자동차 정비기능 경진대회(Auto Skill Challenge)에서 포드의 한국 딜러 가운데 하나인 선인자동차 정비팀(김영석, 한예협)이 우승을 차지한 것 역시 한국 기술자들의 실력을 보여준 또 하나의 쾌거였다.

주최국 체면 살리려 한 달여간 밤낮없이 준비해
포드의 ‘오토스킬 챌린지’가 열린 것은 지난 9월 18일. 이 대회는 포드가 정비사들의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99년 이후 매년 열고 있는 정비 기능대회다. 서울 용답동 포드 AS센터에서 펼쳐진 이날 대회에는 지역 예선을 거친 한국 및 괌, 홍콩, 싱가포르 등 4개국 포드 딜러 정비사들이 참가해 국가별 정비 실력을 겨뤘고, 이곳에서 주최국인 한국의 포드 딜러인 선인자동차의 정비팀이 우승을 거두었다.
오토스킬 챌린지가 한국에서 처음 시작된 대회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즉, 오토스킬 대회는 97년 포드코리아가 한국 딜러들을 대상으로 마련했고, 대회를 통해 정비사들의 기량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포드 본사가 99년부터 이 대회를 국제행사로 키워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포드 본사가 주관해 열리는 국제대회의 시작이 바로 한국의 지역대회였던 셈이다.
올해 대회는 99년 국제대회로 규모가 커진 이후 한국에서 열린 첫 행사였고, 한국인 정비팀 김영석·한예협 조가 우승을 거둬 대회 시작 국가의 체면을 살렸다. 두 사람이 짝을 이룬 한국 대표팀은 국제대회가 열리기 한달 보름 전, 국내 예선을 거쳐 뽑혔다.
“사실 1년 내내 오토스킬 경진대회를 위해 기량을 쌓아간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지만, 한국 대표팀으로 선정된 뒤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지요. 긴장이 많이 되더군요. 한 달여간 새벽 1∼2시 이전에 집에 들어가 본 적이 없을 정도예요. 경진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데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체면이 안 서잖아요. 근무시간이 끝나면 포드 정비 매뉴얼을 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공부하고 실습도 병행했습니다.” 대회 우승을 거둔 한국팀의 선임 정비사 김영석 대리의 말이다.
김 대리는 선인자동차에 입사해 포드와 인연을 맺은 지 8년이 된 베테랑 정비사다. 지금은 베테랑 정비사들의 주임무인 고장 진단 부문을 주로 맡고 있다. 그런 그가 집에도 가지 않고 대회를 준비했다면 부담과 사명감이 어느 정도로 컸을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대회는 이론 40%, 실기 60%로 진행되었습니다. 물론 모든 테스트는 영어로 진행되었지요. 정비 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도 기쁘지만 괌, 홍콩 등 영어권 국가의 정비사들과 겨룬 이론 부문에서도 좋은 점수를 낸 것이 개인적으로는 더욱 뿌듯합니다.” 김영석 대리와 조를 이뤄 우승을 일궈낸 한예협 씨의 말이다.
실기 테스트에서는 차의 특정 부위를 미리 고장낸 다음 이를 진단하고 고치는 과정을 평가했다. 이날 동원된 차는 포드 몬데오 3대, 이스케이프 3대 등 모두 6대. 포드 아·태지역 셰인 넬슨 이사와 함께 입국한 아·태지역 매니저들이 공정하게 심사를 했기 때문에 주최국 메리트는 없었다. 심사위원들은 ‘얼마만큼 포드가 제시한 표준 규정을 제대로 지켜 정비했는가’를 개인별 실력 이상으로 중요하게 평가했다고 한다.
“다른 곳에서 해결하지 못한 차의 이상을 내 힘으로 해결해 오너가 만족스러워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하는 김 대리의 꿈은 “이곳에서 잔뼈가 굵은 후 먼 훗날 서비스 딜러권을 따 AS센터를 차리는 것”이라고 한다.
“정비를 끝낸 후 오너들이 고맙다는 말을 할 때 가장 뿌듯하다”는 한혜협 씨의 꿈은 좀더 소박하다.
“지금 하는 일을 열심히 하고 나중에 결혼도 해야 하겠지요. 아직은 배울 것이 무척 많아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몰랐던 것을 하나하나 알아 가는 것만으로도 지금은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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