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G230 타는 한성자동차 정용상 전무 ③매니아 - G클래스와 함께라면 어떤 험로도 두렵지 않습니다”
2004-10-27  |   10,847 읽음
G클래스는 드림카였습니다. 10여 년 전 G300E를 샀을 때 내 인생에 이보다 큰 행운은 없을 것이라는 행복감에 젖었습니다. 드림카를 손에 넣었을 때의 기분은 경험한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거예요.”
G클래스에 대한 한성자동차 정용상(55세) 전무의 애정은 각별하고, 단호하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공식딜러인 한성자동차의 중역이니까 G클래스가 좋다고 하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벤츠는 본디 럭셔리 세단 전문 메이커이고, SUV라면 M클래스도 있다. 정통 오프로더인 G클래스를 타는 데는 그만큼 각별한 애정이 있기 때문. 정통파 중에서도 그는 G클래스 고정팬이다. G클래스만 두 대째 타고 있는 것만 봐도 그의 ‘G클래스 사랑’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재 타고 있는 모델은 1998년 구입한 G230. 95년형 숏보디 모델로, 하드톱에 5단 수동기어를 갖췄다. 우리나라에 단 1대 밖에 없는 수동 5단 G클래스다. 평소에는 C클래스 왜건이나 회사차 ML400 CDI를 타고 G230은 오프로드 여행을 다닐 때 애마로 쓴다.
G클래스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95년 G300E를 손에 넣으면서부터다. 오랫동안 짝사랑해 왔던 차여서 아끼고 또 아꼈던 차였는데, 사정이 생겨 건축가 차운기 씨에게 넘겼다. 그 후 E클래스를 1년 정도 탔지만 G클래스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다. 다시 G클래스를 손에 넣으려고 여기저기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다시 구한 G클래스, ‘내 인생의 마지막 차’
그러던 중 대구에서 중고 G클래스가 나왔다는 소식이 들렸다. 하지만 대구에 도착했을 때 차는 이미 팔려 부산으로 가고 있었다. 정 전무는 뒤를 쫓아가 값을 더 쳐주고 결국 G클래스를 손에 넣었다. 차를 돌려 서울로 오는 길, 그때의 설레임을 잊을 수 없다.
“너무 좋아서 그 즈음에는 부산 출장을 갈 때도 비행기를 타지 않고 G230을 직접 몰고 갔습니다. 몇 군데서 값을 후하게 쳐줄 테니 팔라는 얘기도 있지만, 이번에는 절대 넘기지 않을 생각이에요. 평생 갖고 있기 위해 부품도 다 구해 놓았습니다. G클래스에 대해서는 속속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정비는 문제가 없습니다.”
1970년대 한때 현대에서 벤츠차를 들여와 팔았던 적이 있다. 주한 외교관이나 외빈이 주고객이었지만 종합상사에도 수입차가 있었다. 당시에는 수출 실적이 어느 정도 이상이면 바이어용 수입차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현대에서 벤츠 수입차 AS까지 맡았는데, 정용상 전무는 당시 서비스공장의 총 책임자였다. 그러니 G클래스의 구조를 꿰뚫을 수밖에. 그러다가 한성자동차가 생겼고, 수입자율화가 이루어지면서 자리를 옮겼다.
정용상 전무의 첫차는 현대 포니. 77년에 마련한 첫차의 차 번호도 외우고 있을 정도로 차를 좋아했던 정 전무는 얼마 후 코란도를 장만했다. ‘거화 코란도’ 시절이었다. 코란도로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이 돌아다녔다. 그때 ‘우리나라에 이렇게 좋은 데가 있구나’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대표적인 곳이 동강. 70∼80년대는 어디인지도 모르고 다니면서 그저 감탄할 뿐이었는데, 알고 보니 동강이더라는 것이다.
G클래스로도 참 많이 돌아다녔다. 언젠가 양평의 한 비포장길에서 마주 오는 미군차와 마주쳤다. G클래스와 허머, 독일과 미국의 군용차가 만난 것이다. 왠지 모를 긴장감. 미군이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리더니 “한번 바꿔 타보자”고 했다. 정 전무는 빙긋이 웃고 자리를 떠났다. 험상궂은 인상의 허머보다는 겉으로는 수수하지만 속으로 옹골진 G클래스를 그는 더 좋아한 때문이다.
오프로드 성능에 대한 두터운 믿음으로 튜닝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정용상 전무의 G230은 앞쪽의 안개등 한 쌍을 빼면 순정 그대로다. 그는 G클래스에 대해 “타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할 수도 없이 좋은 차”라고 평가한다.
좋은 차의 기준이 뭐냐고 물었더니 “고장이 났을 때 고치면 완벽해져야 좋은 차”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차를 고치면 단지 문제의 증상만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차가 처음 나왔을 때의 성능으로 회복될 수 있는 차. 나온 지 1년이 지나도, 10년이 지나도 부품을 갈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차. 이것이 차를 평가하는 정 전무의 절대적인 기준이다. 아울러 “G클래스는 그 기준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차”라고 덧붙인다.
지금까지 어떤 험로도 G클래스와 함께 하면 두렵지 않았다는 정용상 전무. 그가 갖고 있는 마지막 꿈은 한적한 산골에 창고를 짓고 스스로 차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