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즈플러스 이동훈 이사 이탈리안 레드의 한국 수입차 시장 도전기
2004-10-25  |   6,212 읽음
루카 디 몬테제몰로 피아트 그룹 회장과 F1 챔피언 미하엘 슈마허가 한국 땅을 밟게 될지 누가 압니까?” 이게 무슨 소리람. 유럽 자동차 업계, 아니 세계 자동차 업계의 두 수퍼스타가 정말로 우리나라를 찾는다면 그보다 더한 뉴스거리도 없을 일.
“아,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 성사 가능성은 아직 반반입니다. 오는 10월 중순 쿠즈플러스의 새 전시장 오픈 행사 때, 몬테제몰로 회장과 슈마허를 초청하려고 본사와 접촉중입니다. 마침 10월 10일에 F1 일본 그랑프리가 열리니까 그 때와 시기를 맞추려 하고 있지요.”
페라리·마세라티 국내 공식수입업체인 쿠즈 플러스의 이동훈(38) 총괄이사는 수입차 업계에 소문난 열성파 일벌레. 이태리를 수도 없이 오가며 많은 사람들이 회의적으로 바라보던 페라리, 마세라티의 국내 정식 수입을 이끌어낸 장본인이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쿠즈플러스의 영업 및 마케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인물이다. 유럽 자동차 업계와 모터 스포츠계 최고의 거물들이 한국을 방문할 수도 있다는 말이 괜히 해본 소리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는,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빠지면 헤어나기 힘든 이태리 차의 매력
올해 8월까지 쿠즈플러스를 통해 고객의 손에 넘어간 페라리는 모두 여섯 대. 360 모데나와 스파이더가 두 대씩 팔렸고 차값만 3억9천500만 원인 수퍼카 575M 마라넬로도 두 대나 팔렸다. 올 가을부터는 럭셔리 세단인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도 주문 고객들의 손에 하나씩 넘어갈 예정이다.
“페라리, 마세라티 마케팅은 다른 수입차와 그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경제력이 충분함에도 벤츠나 BMW를 선뜻 사는 사람들이 흔치는 않은데요, 벤츠나 BMW를 타는 사람들 중에서도 극소수만이 이탈리안 레드에 눈길을 주지요. 그렇게 관심을 보이는 극소수 중에서 또 극히 적은 일부의 고객들이 페라리나 마세라티를 선택합니다.”
그저 호화장비로 가득 채워낸 값비싼 차가 아니라, 메커니즘적인 측면에서부터 미적인 감각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기술자들이 빚어낸 페라리와 마세라티 차들은 이태리 장인정신을 집약한 작품이라는 말.
이동훈 이사는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LG전자에 입사해 만 6년간 해외무역을 담당하고 다시 수입차 업계로 진출한 이력을 갖고 있다. 계속된 변신의 성공비결은 손댔다 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 전자제품 해외영업을 하다 수입차 업계로 진로를 바꿀 무렵, 그는 헌책방에 들러 2년치 국내외 자동차 잡지를 사들인 뒤 며칠 동안 밤잠도 자지 않고 모조리 읽었다. 수입차 업계 진출 이후에도 주말에 회사의 업무용 차를 개인적으로 쓸 때조차 그 차에 어울릴 만한 브랜드의 옷을 일일이 챙겨 입고서야 운전석에 앉을 정도.
“일본 수입차 시장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부분도 많고, 국내 상황과 견주어 참고할 만한 내용도 많거든요. 장기적으로는 일본의 페라리 브런치와 같은 성격의 행사도 해보려고 합니다.”
이 이사가 파악한 국내 페라리 오너는 줄잡아 80~100여 명. 하지만 이태리 본사 드라이버들을 초청해 페라리, 마세라티 오너 드라이빙 행사를 기획했을 때 참가의사를 밝힌 사람은 2명에 지나지 않았다. 아무런 거리낌없이 ‘페라리 오너’임을 밝히고 페라리의 매력을 공개적으로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꿈꾸지만 아직 갈 길은 멀기만 하다.
“10월에 오픈할 새 본사 사옥과 전시장은 전 세계 페라리 쇼룸 중 최고가 될 겁니다. 5층 건물 전체를 거의 강화유리로만 꾸몄어요. 무척 복잡한 공정이지만 화려하기 그지없습니다. 윗층에 전시된 페라리, 마세라티 차의 하체를 아래층에서 고스란히 올려다 볼 수 있을 정도지요. 전시장 자체가 화려한 문화공간이 되도록 할 겁니다. 오너들에게 최상의 1:1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당연하지요.”
이 이사가 가장 좋아하는 페라리는 360 모데나. 이태리 출장 길에 지중해 연안의 도로변에서 만난 모데나는 환상 그 자체였다. 이태리의 고풍스런 건물, 강렬한 태양과 어울린 모데나를 보면서 ‘왜 이탈리안 레드인지’를 저절로 알 수 있었단다.
“독일차를 수리해보면 모든 부품이 맞춤복처럼 딱딱 들어맞습니다. 바로 독일차의 매력이지요. 반면 페라리나 마세라티 같은 이태리 차 부품들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지도 않고, 나사를 조이거나 풀기도 독일차보다 힘들어요. 기계적인 느낌보다 감성적인 맛이 큰 게 바로 이태리 차의 매력 아닐까요? 한번 빠지면 벗어나기 힘들 겁니다.”
페라리나 마세라티 차를 계약한 고객들의 얼굴에서는 갖고 싶어 안달하던 장난감을 드디어 손에 넣은 어린아이들의 한껏 들뜬 표정을 읽을 수 있다. 이 이사에게 자동차는 현대사회의 가장 핵심적인 문화 줄기로 존재한다. 페라리와 마세라티가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잡는 날, 한국의 페라리 문화도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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