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레날린을 높여 주는 최고의 익스트림 레포츠 ⑥사람편 - 한국록크롤링협회장 정재식
2004-09-17  |   5,078 읽음
집채만 한 바윗덩어리와 싸우고 있다. 언제 뒤집힐지 아슬아슬하다. 저돌적으로 공격을 해대지만 전진하지 못한다. 결국 리타이어, 하지만 기죽지 않는다. 극적으로 결승점을 통과했을 때는 환호성이 터진다. 오프로딩 중에서도 극한의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록크롤링. 1999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되었고, 국내에는 2001년 소개되어 하드코어에 심취해 있던 이들에게 선풍을 일으켰다.

록크롤링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 구상
국내 록크롤링 문화를 이끌고 있으며 ‘만타’라는 콜사인으로 유명한 한국록크롤링협회 정재식(44) 회장. 꽉 막힌 도시 생활이 답답해 자주 야외를 찾는다는 정 회장은 원래 낚시 매니아였다. 입질 좋은 장소를 찾아다니기 위해 처음 네바퀴굴림차를 접했고, 그 과정에서 4WD의 능력에 반해 버렸다. 1999년 미국에서 록크롤링이라는 새로운 오프로드 장르가 있다는 사실을 안 순간 짜릿함이 치솟았다.
당시 국내 4WD 튜닝이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기 때문에 록버기의 제작기술을 익히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앙상한 뼈대만 있어 간단해 보이지만 록버기를 만드는 일은 녹록치 않다. 제작기간은 한 달 정도. 실험을 거듭해 록크롤링 전용 튜닝용품을 개발하고, 드로잉 작업도 컴퓨터를 이용하는 등 버기 제작기술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 극한의 환경에서 경기를 치르는 만큼 기능성에 치중하기 때문에 운전자를 위한 배려가 부족해지기 쉽다. 드라이버의 능력과 버기의 비중은 3:1 정도. 드라이버가 최대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 회장은 직접 록버기의 드로잉을 하고, 부품을 떼고 붙이기를 반복하면서 버기를 제작했으며 직접 경기에도 나서는 실력파다. 그는 2002년 네 바퀴 조향 시스템인 4WS(4 Wheel Steering)를 갖추고, 차축 양끝에 ‘드롭 액슬’로 불리는 감속기어 장치를 더해 차축보다 아래에 타이어를 단 버기로 록크롤링 경기에 출전했다. 디퍼렌셜 케이스가 높아져 최저지상고에서 큰 이점을 얻는 등 당시로선 신기술을 많이 썼지만 겨우 1코스를 통과하고 액슬에 문제가 생겨 중도에 탈락했다.
정 회장이 생각하는 록크롤링의 매력은 무엇일까.
“록크롤링은 공포감 속에 짜릿한 희열감을 체험하는 레포츠입니다.”
그러나 록크롤링을 즐기기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록버기를 만들려면 준중형차를 마련하는 비용 이상의 돈이 든다. 록버기를 대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일반인이 맛보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우선 오프로딩의 대중화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록버기나 하드코어로 튜닝된 4WD 전시회를 열고, 일상에서 타는 SUV로 참가할 수 있는 짐카나 대회와 투어링 행사를 자주 마련해 오프로딩의 이해를 높여야 한다. 일반인이 오프로딩을 친숙하게 느끼는 분위기가 확산되면 하드코어 매니아가 늘어날 것이고 록크롤링도 대중화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해외팀 초청경기와 올해 10월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에도 선수를 보낼 예정이다. 록크롤링 대회에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선수가 드물고, 같은 코스에서 실격되는 경우가 많아 관람객들이 지루해 하기도 한다. 나은 테크닉을 선보이고 박진감을 높이기 위해 프로화도 추진 중에 있다.
초창기에는 록크롤링의 선진국인 미국과 우리나라의 기술격차가 크지 않았다. 2002년 대회에 참가했던 록버기를 미국 사이트에 올리자 그쪽 사람들이 록버기의 완성도에 놀랐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 자주 대회를 여는 미국과 공식대회를 3번밖에 치르지 못한 국내 현실을 비교해 보면 당연한 일이다. 대회를 자주 여는 등 정보교류의 장이 마련되어야 하고, 장소 확보도 시급하다.
록크롤링이 알려지고 매니아층이 생기면서 전문업체가 생기기도 했지만 운영이 어려워 문을 닫고 말았다. 2002년 11월 ‘한국록크롤링협회’가 발족했으나 역시 장소를 확보하지 못해 경기가 계속 연기되었고 참다 못해 한 동호회에서 자체 경기를 열기도 했다. 다행히도 협회에서는 최근 경기도 화성에 경기장을 임대했다. 당분간 이곳에서 경기를 치를 계획이지만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정 회장은 “록크롤링 경기가 TV 중계를 통해서 알려지면서 지방자치단체와 방송사에서 대회 개최를 물어 오고 있다”면서 “곧 전국적으로 3∼4곳의 대회장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그는 아드레날린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록크롤링을 알게 된 것은 행운이고 정신적 육체적 레포츠로서 ‘건강한 자극제’가 된다고 설명한다.
“록버기는 극한의 도전을 요구하는 최고의 익스트림 레포츠이지만 절대로 안전해요.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일 때 록크롤링이라는 새로운 문화가 다져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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