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SUV와 미니밴 적극 들여오겠다 ②사람편 -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대표 웨인 첨리
2004-09-17  |   6,332 읽음
지난 6월은 수입 자동차 메이커에 큰 전환점이 된 달이었다. 우리나라에서의 시장점유율이 사상 최고 2.95%를 기록, 마의 3%대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되었다.
이 같은 약진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등록된 13개 메이커가 엮은 공동작이다. 그 가운데 꾸준히 선두권에 포진한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는 특히 SUV 매니아들 사이에서 남다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브랜드. 무더위가 한풀 꺾인 8월 중순,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웨인 첨리 사장을 만나 부임 8년사와 앞으로의 전망을 들어보았다.

소주와 갈비·박찬호 좋아하는 한국통 CEO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데 크라이슬러가 한국에 진출한 지 벌써 12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숱한 변화의 파고를 넘은 우리는 이제 진일보할 수 있는 터전 위에서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986년 크라이슬러에 입사한 지 10년 뒤인 1996년 9월 한국 땅을 밟은 웨인 첨리 사장은 벤츠와의 합병 이후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의 지난 5년을 ‘성공적’이라고 평했다.
격변의 시기를 보냈지만, 고객의 신뢰를 바탕에 둔 마케팅 전략으로 IMF가 던진 시련을 극복하고 수입차 업계 4위 자리를 지켜낸 데 따른 것이다. 이를 반영한 크라이슬러의 2004년 상반기 기상도는 맑음. 1∼7월 961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41%의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웨인 첨리 사장은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의 미래도 매우 밝게 내다봤다. 지난 7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주5일 근무제가 SUV 비중이 높은 크라이슬러의 판매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여가시간이 늘어나면 RV가 자연스럽게 주목받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다양한 주말행사와 프로모션을 통해 그동안 쌓은 인지도를 더욱 다져 나갈 계획이에요.”
이 같은 계획의 일환으로 첫발을 내딛은 것이 올해 7월 개최한 ‘용평 지프 캠프.’ SUV 매니아들과 함께 한 이 행사는 지프 오너들 사이의 유대감을 형성하고, 가족 단위의 나들이 기회를 제공해 참가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속적인 새 모델 발표와 품격 높은 애프터서비스도 크라이슬러가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우선 올해를 기점으로 미국의 크라이슬러 그룹은 독일 벤츠와의 합병 이후 개발한 25가지 새차를 앞으로 3년 동안 쏟아낼 예정이다. 크라이슬러코리아는 이들 가운데 경제성이 높은 디젤 모델의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2004년 하반기에 들여올 차는 지프 그랜드 체로키 디젤 외에 다목적 크로스오버카 퍼시피카와 크로스파이어(2인승 쿠페와 컨버터블), 고급 뒷바퀴굴림 세단 300C 등 네 가지. 내년 봄에는 지프 체로키 디젤과 그랜드 보이저 디젤을 들여온다. 딜러평가제, 사고차를 위한 보상 프로그램 등을 가동해 질 높은 애프터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부임 8년이 지난 현재 대표적인 한국통 CEO로 평가받는 웨인 첨리 사장은 우리나라 자동차문화에 대해 개선점이 많다고 진단했다. 이전에 근무한 일본, 호주, 중국, 대만 등과 비교해 국민 4인당 1대를 보유한 자동차 강국답지 않다는 설명이다. 자동차를 ‘운송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국제적 수준의 자동차 박물관이나 모터쇼가 없는 것도 한국 자동차문화의 뒤떨어진 현실을 대변한다.
“미국, 일본, 유럽 등은 튜닝이나 세계적인 모터스포츠를 통해 다양한 주변산업이 발전해 왔습니다. 한국의 경우 정부차원에서 튜닝을 규제하는 것은 문제점이에요. SUV가 레저활동보다 경제적인 면이 더 부각되는 점도 아쉽습니다. 산이 발달한 한국에는 멋진 풍경을 낀 오프로드 코스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SUV 오너들이 이런 지형적 이점을 살려 차를 보다 즐겼으면 합니다.”
한양대와 이화여대 등의 대학강단에 서서 회사 홍보 최전방에 뛰어들고 인기 탤런트 박은혜를 홍보대사로 맞아들여 여심잡기에도 힘쓰는 웨인 첨리 사장은 미국 텍사스 A&M 대학 출신.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활동하는 박찬호에 대해 묻자 “만나게 되면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처럼 반갑게 인사할 것 같다”며 친근감을 표했다.
“박찬호는 한국 야구의 자존심이고 현재 선두에서 밀려나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를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투수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필드는 다르지만 박찬호를 보며 자신의 모습을 찾곤 합니다.”
박찬호는 한국인으로서 미국에서, 자신은 미국인으로서 한국에서 서로 성공하길 바란다는 웨인 첨리 사장. 그는 갈비와 소주도 좋아하는 그야말로 한국통 CEO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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