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를 아는 것이 힘이다 ①사람편 - 쌍용자동차 국내영업본부장 문성근 상무이사
2004-09-17  |   6,361 읽음
요즘 팔리는 새차 10대 가운데 4대는 RV다. 10여 년 전만 해도 ‘시끄럽고 불편하다’며 별종들이나 타는 차로 여겨지던 RV, 그 중에서도 네바퀴굴림차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서 종교적인 광신에 가까운 열광을 이끌어내게 된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한국의 자동차 역사 중 네바퀴굴림차에 관한 이정표를 되짚어 보면 반드시 길목마다 나타나는 이름이 있다. 바로 쌍용자동차. 한국에서 가장 먼저 네바퀴굴림차를 만든 메이커, 전체 판매 가운데 SUV가 차지하는 비중이 90%가 넘는 회사, 심지어 4×4 광신도들로부터 절대적인 숭배를 받는 메이커라는 공치사를 붙여 보아도 어색하지 않은 이름이 ‘쌍용’이다.
쌍용자동차 국내영업본부장 문성근 상무이사는 그러나 최근의 SUV 붐을 비교적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프레임 구조의 정통 SUV 지속적으로 개발할 터
“모든 메이커에서 SUV 비중이 커진 것이 사실이지요. 그러나 자동차 시장 전체로 보면 상당한 침체기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SUV를 찾는 많은 고객이 현재 승용차를 타는 분들이어서 소비심리가 계속 위축된다면 대체수요를 끌어내기 힘들 것입니다.”
문 이사는 같은 이유에서 내년부터 허용되는 디젤 승용차나 다인승차 세금혜택 축소 등의 법규적 환경변화를 오히려 SUV의 진정한 가치를 재조명할 기회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SUV는 디젤차라는 것 외에도 스타일, 안전성, 다용도성 등에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휘발유 SUV가 많이 팔리는 것이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어요. 특히 주5일 근무제의 확산과 레저, 여행, 삶의 질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자리 잡아가면서 세제 인상에도 SUV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원조 SUV 메이커 쌍용은 이 같은 새로운 흐름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인가. 쌍용은 국내 SUV의 역사와 궤적을 같이 하지만 그들이 만든 차가 달려온 오프로드처럼 굴곡진 고난을 겪어 왔던 것도 사실이다.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어 지금의 쌍용자동차가 된 이후로도 한때 대우자동차에 인수되었다가 이제는 해외자본과의 매각협상을 진행 중이다.
문 이사는 이 같은 우려를 상당한 자신감으로 가라앉혔다. RV를 아는 힘, 4×4 매니아를 이해하는 힘이 쌍용에 있다는 주장이다.
“과거를 잠시 되돌아볼까요. 쌍용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내놓은 코란도 훼미리는 국내 SUV 시장에 레저형 패밀리 왜건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창출했습니다. 무쏘 역시 고급 승용차를 고집하던 운전자들을 SUV 시장으로 끌어들인 모델이지요. 최근 선보인 로디우스만 해도 미니밴 고객의 기대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자부합니다. 고객의 바람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다면 가능하지 못했던 일이지요.”
실제로 쌍용은 위기 때마다 구세주 같은 모델을 내놓아 회사를 살렸던 경험이 있다. 한 예로 외환위기 직후 경제가 휘청거리던 상황에서 내놓은 렉스턴은 많은 이익을 가져다 주었을 뿐만 아니라 쌍용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주었다.
영업현장의 핵심 멤버가 RV 시장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라는 점도 중요하다고 문 이사는 덧붙였다. 이들은 RV 고객이 원하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노력은 소비자에게도 제대로 전달되었다. <4WD&RV>가 2002년 독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가장 선호하는 국내 브랜드로 응답자의 51%가 쌍용자동차를 꼽았다.
문 이사는 중국매각 추진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채권단의 매각작업에 의해 쌍용자동차가 국내외 어느 곳으로 인수된다고 하더라도 현재 진행 중인 신제품 개발과 투자는 계속된다는 뜻이다. 오히려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충분한 자본력을 확보함으로써 더욱 뛰어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쌍용도 지금처럼 SUV 전문 메이커로서의 위상을 지키게 될 것인가. 문 이사의 답은 이렇다.
“최근 선보이는 SUV들이 모노코크 방식을 써 오프로드 주행성, 내구성, 단단함 등으로 상징되는 SUV 본연의 정체성을 잃어 가는 추세입니다. 쌍용자동차는 강철 프레임 SUV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정통 SUV와 미래지향적 스타일이 접목된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국내 오프로드 매니아에게 유일한 희망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