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 T. Hogan 부활의 서곡 알리는 GM 첨단 기술의 지휘자
2004-09-16  |   5,280 읽음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 GM의 행보가 심상찮다.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유럽과 일본차의 거센 도전에 밀려 ‘화려했던 과거’만을 그리워하는 신세로 전락하는 듯하던 GM은, 21세기로 접어들면서 거인의 위용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그 출발점은 99년 북미국제오토쇼에 등장한 컨셉트카 이보크(Evoq). 크고 기름진 차체에서 벗어난 날선 에지 라인은 영욕이 엇갈린 20세기를 향한 GM의 굿바이키스였다.
지난 7월 27일 전 세계 70여 명의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GM 파워트레인 퍼포먼스 빌드 센터에서 열린 ‘2005 GM 풀 라인업 프리뷰’ 행사는 이 거대 메이커의 저력을 한껏 드러낸 자리였다. 이를 조용히 지켜보는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GM의 21세기 밑그림을 담당한 마크 T. 호건 선행기술개발 담당 부사장이다.

전통과 진보 사이에서 찾아낸 제2의 르네상스
“캐딜락의 영광은 머지않아 재현됩니다.” 호건 부사장의 첫마디는 자신만만했다. 미국 경기의 성장세와 럭셔리카 시장의 활기, 1천700만 대에 이를 것이라는 미국 자동차 시장 전망은 이 같은 자신감을 뒷받침해준 근거들.
“몇 년째 공을 들이고 있는 바이 와이어 시스템은 ‘미래를 향한 GM의 도전문화’라고 생각해주십시오. 이미 전자 스티어링이나 드로틀 바이 와이어 등 몇 개의 분야에서 실용화되고 있어요. 물론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계속해서 개발해 나갈 겁니다.”
GM은 컨셉트 연료전지차 하이와이어와 새로 선보인 시보레 코베트 C6(드로틀 바이 와이어) 등을 통해 조심스럽게 바이 와이어 기술을 접목시켜가고 있으나, 호건 부사장은 아직 개척 단계임을 강조했다. 동력원 분야에서는 도요타와 혼다에 이어 포드까지 하이브리드 시장에 뛰어든 가운데 GM은 연료전지에 좀더 집중하는 분위기.
“연료전지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양산 하이브리드카에도 힘을 기울일 것입니다. 지금은 연료 소비가 큰 시보레 실버라도 등 풀사이즈 픽업에만 이 기술을 쓰고 있습니다만 앞으로 소형 승용에서 대형 트럭까지 고루 확대할 계획이에요. 약 15%의 연료절감 효과를 확인한 만큼 절대 소홀히 할 수 없지요.”
GM이 연비 절감에 모든 기술력을 모으다니! 이것만으로도 GM의 변화를 알기에 충분할 듯하다. GM은 오는 2010년, 저공해 차를 200만 대 이상 팔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연료전지 분야는 메이커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관련산업 전체와 정부, 학계, 제반 인프라 등이 모여 이뤄낼 일이기에 실현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으나 호건 부사장은 미국 정부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캐딜락은 큰 차체와 엄청난 출력, 부드러운 서스펜션으로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그에 익숙했던 전통적인 캐딜락 고객들도 고급스러움에 모던 스타일, 크게 개선된 성능과 안전성을 갖춘 최근의 변신에 만족하는 분위기예요. 옛 영광과 르네상스의 부활을 자신합니다.”
캐딜락 SRX는 유럽 럭셔리 SUV 시장에서 선두에 올라섰고, 캐딜락 브랜드의 중국 점유율도 1년 사이 2배나 늘었다. 9-2X와 9-7X를 연이어 내놓으며 세그먼트 확대를 꾀하고 있는 사브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키워나갈 방침. 그 또한 GM 부활의 중요한 부분이다.
“온스타는 GM이 자랑하는 미래형 하이테크 중 하나입니다. 운영체계도 그렇고 메커니즘과 작동방법 등 모든 면에서 높은 완성도를 갖추었지요.”
호건 부사장의 업무 영역은 인테리어와 스타일링에서부터 하이브리드나 연료전지 등 동력원, 바이 와이어 등 구동 메커니즘을 거쳐 통신망에 이르기까지 모든 미래기술 분야를 커버한다. 온스타의 성공 비결은 ‘간결함’.
“아무리 뛰어난 하이테크라도 운영체계가 복잡하면 소비자들로부터 환영받을 수 없지요. 온스타는 단 세 개의 버튼으로 모든 조작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음성인식 시스템까지 갖춰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정부 허가와 운영체계 시스템만 갖춘다면 한국에서의 서비스도 가능하겠지요. 글로벌 상용화에 대한 준비는 마친 상태입니다. 코베트에 쓰인 헤드업 디스플레이나 드빌의 나이트비전도 운전자의 혼란을 최소화해주는 장비들이지요.”
호건 부사장은 소비자들이 복잡한 메커니즘의 혜택을 간단히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엔지니어들의 가장 큰 임무라고 말했다.
“GM은 지금 격변의 한가운데에 서 있습니다. 시보레나 뷰익 같은 브랜드는 전통을 계속 지켜나갈 겁니다. 동시에, 미래에 요구되는 고연비와 하이 퍼포먼스, 쉬운 운전 등 첨단기술 개발에도 계속 투자를 해야 합니다.”
GM의 21세기 마스터플랜에 대한 해답은 결국 전통(Heritage)과 진보(Progress) 사이, 그 절묘한 교차점에서 찾을 수 있을 듯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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