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칼 하인츠 칼브펠 회장 “한국 럭셔리카 시장 선점하고 싶다”
2004-08-17  |   6,286 읽음
롤스로이스 팬텀 발표회에 참석하기 위해 롤스로이스의 칼 하인츠 칼브펠 회장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행사가 끝나고 기자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그는 “한국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말문을 열었다. 롤스로이스보다 한달 먼저 진출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마이바흐를 의식한 듯 한국 럭셔리카 시장에서 1위를 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1999년까지 BMW의 전략담당 부사장으로 일하던 칼브펠 회장은 1998년 BMW가 롤스로이스의 브랜드사용권을 사들이자 롤스로이스 프로젝트의 담당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BMW 마케팅총괄 수석 부사장과 롤스로이스 비상임 이사를 거쳐 올해 5월부터 롤스로이스 회장직을 맡고 있다.

4년여 동안 팬텀 개발과정 함께 해
칼브펠 회장은 롤스로이스 팬텀이 탄생하기까지 전과정을 함께 했다. 영국 굿우드에 공장을 짓고 디자인을 짜고 부품을 만들고 첨단 기술을 불어넣기까지 4년여 동안 어느 것 하나 그의 손과 머리를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우리는 아무 것도 없는 ‘제로’ 상태에서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가져온 것은 단지 ‘롤스로이스’라는 이름뿐이었지요. 저는 그 이름이 지닌 전통을 지켜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굿우드를 롤스로이스의 공장부지로 선택한 것도 영국의 전통이 그대로 남아있는 장소였기 때문입니다.”
BMW에서 롤스로이스의 이름을 가져간다고 했을 때 한쪽에선 롤스로이스의 전통이 끊어지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BMW와 롤스로이스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칼브펠 회장은 단호히 대답했다.
“롤스로이스는 BMW와 독립적으로 움직입니다. 명령은 공유하지만 부품은 공유하지 않습니다. 팬텀 역시 완전히 다른 차입니다. 결과물을 보면 BMW에서 만든 차라기보다 영국차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BMW와는 완전히 독립된 새로운 차를 만들겠다던 그의 의지는 어느 정도 실현된 셈이다. 롤스로이스라는 아버지와 BMW라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새 팬텀은 외모가 아버지를 쏙 빼닮았다. 물론 속은 BMW의 첨단기술로 꽉 차 있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은 팬텀Ⅱ에서 가져왔습니다. 롤스로이스의 고급차 이미지를 이어가기 위해 각 분야의 숙련공들이 작업을 함께 했지요. 직접 보면 우리가 부품 하나 하나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가를 알 수 있을 겁니다. 수제작 공정의 비율은 예전의 롤스로이스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칼브펠 회장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시장으로 중국, 일본에 이어 한국을 꼽았다. 그는 당장의 판매대수만이 아닌 잠재력까지 생각했을 때 “중국, 일본, 한국이 롤스로이스의 아시아 3대 시장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새 딜러망을 갖추기 위해 한국의 딜러들과 여러 차례 접촉한 끝에 롤스로이스는 HBC 코오롱을 파트너로 선택했다. 열정이 풍부하고 완벽을 추구하려는 의지가 강하며 추진력도 뛰어나다는 것이 이유였다. 칼브펠 회장은 “올해로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HBC 코오롱이라는 파트너를 맞아 한국에서 롤스로이스 사업을 시작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새 팬텀의 AS는 롤스로이스의 공식 수입업체인 HBC 코오롱이 전담한다. 이전 모델의 부품은 벤틀리에서 가져와야 하므로 딜러의 결정에 따라 HBC 코오롱에서 제공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마이바흐에 이은 롤스로이스의 진출로 국내 초대형 럭셔리카 시장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6억 원이 훌쩍 넘는 차를 누가 사느냐에 모두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롤스로이스 측은 구매자 정보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칼브펠 회장은 “다음에 한국을 찾았을 때는 거리에서 팬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인터뷰를 끝맺었다. 칼브펠 회장의 바램은 실현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HBC 코오롱은 “지금까지 80여 명의 고객과 상담을 했는데 그 가운데 8∼10명 정도가 구입의사를 내비쳤다”며 올해 말까지 15대를 팔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