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현의 ‘외유내강’ 뉴 코란도 소프트톱 오프로드 속으로 푹 빠져들다
2004-07-26  |   7,416 읽음
류재현 씨의 뉴 코란도 소프트톱을 만나면서 처음 머릿속에 떠오른 느낌은 ‘여성스럽다’는 점이었다. 듣기에 따라서는 욕(?)이 될는지 모르지만, 험한 길을 누비는 차답지 않게 아기자기하게 잘 정돈된 모습 때문이다.
그는 “제가 감히 어떻게 매니아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는지 어리둥절하다”면서도 “이럴 줄 알았으면 세차라도 하고 올 걸 그랬다”며 웃었다.
자동차 튜닝이 아직도 밝은 곳으로 선뜻 나서지 못하는 현실은 그에게도 그늘을 드리운 적이 있었다. 어머니와 여자친구를 태우고 지방에 갔다가 그만 불심 검문에 걸리고 만 것이다. 그나마 운이 좋아서 ‘불법 부착물 부착’쯤으로 무사히 넘어갔지만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그런가 하면 이미 잊고 지내던 악연이 발목을 잡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겪기도 했다.
“전에 타던 승용차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튜닝 핸들로 바꾼 채 차를 그냥 팔았는데, 지금 타는 주인이 자동차검사를 받다 덜컥 걸려 버렸습니다. 그것을 단 사람을 역추적해서 결국은 저한테 화살이 날아오더군요. 난생 처음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고 나니 참 기가 막혔습니다.”

장애물들을 극복해 나가는 데에 매력 느껴
오프로드 튜닝으로만 치자면 그는 스스로 평범하다고 평가한다. 차 높이를 심하게 올린 것도 아니고, 괴물 같은 타이어를 달지도 않았으며, 탱크나 장갑차처럼 중무장하지도 않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렇지만 꼭 필요한 만큼씩 튜닝해 놓은 그의 뉴 코란도는 오프로드에서 뛰어난 성능을 여러 차례 입증했다. 그러나 그는 “하드웨어라고 할 수 있는 튜닝 파츠보다 결국 소프트웨어격인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오프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 가운데도 여러 가지 성향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튜닝 그 자체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튜닝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에 그쳐야 하고, 험한 길을 헤쳐가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아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는 여느 동호인들처럼 작업을 할 때는 늘 공구를 쥐고 손수 해야 직성이 풀린다. 얼마 전에는 바위를 타넘다가 망가진 머플러를 손수 세팅해서 다시 달아 놓았다. 하지만 그다지 여유가 없는 건설회사 현장 근무를 하느라 늘 시간이 모자란다. 거친 오프로드를 헤쳐 가면서도 그다지 어려움을 겪지 않았던 그에게 어쩌면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바쁜 일상인 듯하다. 오프로드 출정을 위해 어렵사리 짬을 내야 하는 터라 가끔 무리한 일정을 잡을 때도 있었다.
차 꽁무니에 붙여 놓은 영문 이니셜을 보니 두 사람 몫이어서 슬쩍 묻자 내년 봄쯤에 결혼할 여자친구 이야기를 꺼냈다. 오프로드를 다닐 때도 늘 함께 한다는 여자친구 덕분인지, 그의 차는 여느 오프로드 튜닝카처럼 거칠어 보이지 않았다. 온갖 수리용품이나 구난장비 같은 것들은 뒷좌석 뒤에 따로 만들어 놓은 박스에 잘 갈무리해 놓았다. 그런 탓인지, 그의 차에서는 기름 냄새도 나지 않고, 진흙 자국도 거의 없다.
언뜻 거칠게 보이기 십상인 오프로드 매니아에게 여자친구의 존재는 ‘절제와 조화’를 위해 소중해 보였다. 친구 결혼식에 갔다가 얻어 온 장식품이 글러브 박스를 장식하게 된 것만 봐도 그렇다. 그는 결코 티 내지 않으면서 알차게 내실을 다지는 참된 매니아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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