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그룹 라탄 엔 타타 회장 “대우상용차 인수는 한국 투자 위한 출발점”
2004-05-06  |   8,169 읽음
최근 국내에서 인도 타타그룹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도 기업이 전북 군산에 있는 대우상용차를 사들인 것(인수대금 1천206억 원)과 지난해 쌍용자동차 인수를 추진했었다는 소식은 인도에서 차가 생산되는지조차 몰랐던 많은 이들에게 궁금증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특히 타타그룹의 이번 대우상용차 인수는 인도 회사가 한국에 투자한 사례 중 가장 큰 규모여서 더욱 큰 관심을 모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한 이름일지 모르나 1860년에 출범한 타타그룹은 인도 최대 재벌기업으로 자동차, 항공, 철강, 정보통신, 보험 등 거의 모든 산업에 걸쳐 82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 가운데 타타그룹의 주력기업은 1945년에 설립된 인도 유일의 자동차업체 타타모터스다. 타타모터스는 세계 6위의 상용차회사로 2002년에 2억2천800만 달러(약 2천73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인도 경제계의 대부
“군산공장을 둘러보며 열의에 차 있는 직원 얼굴을 보았을 때 이번 투자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확신했지요. 이번 인수를 통해 타타그룹은 타타모터스 라인업에 없는 대형상용차를 확보하고 대우상용차는 타타모터스를 기반으로 중·소형 상용차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우상용차와 인수 조인식을 위해 3월 29일 군산공장을 처음 방문한 타타그룹의 라타 엔 타타(66) 회장은 대우상용차 직원들에 대한 칭찬으로 말문을 열었다. 육중한 체구와 온화한 미소 속에 강인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타타 회장은 창업자인 잠셋지 나사르완지 타타의 증손자뻘로, ‘타타’ 성을 쓰긴 하지만 꽤 먼 친척이다. 미국 코넬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에서 고등경영과정(MBA)을 수료했고, 91년 제4대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70세를 바라보는 지금까지 독신생활을 해오고 있는 그는 인도 재계와 정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도 경제계의 대부로 국민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인도 국민이 바지파이 인도 총리는 잘 몰라도 타타 회장은 안다고 할 정도다.
그러나 인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명성에 비해 타타 회장의 일상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다. 아랍의 부호처럼 거대한 저택에 살 것이라고 생각하면 잘못이다. 그는 현재 타타그룹 본사가 있는 뭄바이의 방 3칸짜리 아파트에서 애견 ‘탱고’를 키우며 살고 있다.
타타 회장은 90년대 중반 100%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승용차 독자 제작을 시작했다. 인도인을 위한, 인도에 걸맞은 차를 생산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승용차 사업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타타 회장은 대우상용차를 인수한 이유에 대해 “뛰어난 생산능력과 한국 시장 진출이란 매력 때문”이라며 “능력 있는 경영진과 부지런한 근로자, 정부 관계자들의 우호적인 태도 등도 플러스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타타그룹은 일단 한국 시장에서 현재 25% 수준에 머물고 있는 대형상용차의 시장점유율을 두 배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수출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타타그룹은 대우상용차가 더 큰 성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타타 회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대우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대우상용차가 한국에서 한국인에 의해 운영되는 한국기업으로 남아 있기를 바라며 우리 스스로를 군산 시민으로, 군산을 고향으로 생각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아직까지는 대우 브랜드가 유럽은 물론 아시아에서도 유명세를 타고 있어 굳이 브랜드를 바꿀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타타 회장은 대우종합기계 등 대우상용차에 납품하는 부품회사들이 타타 그룹의 대우상용차 인수로 거래선을 잃을까봐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단호한 어조로 이렇게 대답했다.
“일단 인수한 후 거래선들을 일괄 점검할 계획입니다. 그렇다고 거래선을 끊겠다는 것은 아니에요. 좋은 부품회사에 대해서는 대우상용차뿐 아니라 타타 그룹 전체에 납품하는 기회를 줄 생각입니다.”
타타 회장은 또 타타모터스에서 생산하는 승용차(인디카, 인디고)의 한국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 가능성이 확인된다면 완성차보다는 부품을 수입해 한국에서 조립하는 쪽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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