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디자이너 이성현 절제된 DIY가 보기 좋아
2004-04-22  |   8,473 읽음
이성현(27) 씨는 2002년 11월 쌍용 뉴 코란도 오너가 된 프리랜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다.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생활하는 것을 좋아해 지프 그랜드 체로키 중고차와 쌍용 뉴 코란도를 놓고 꽤 오랫동안 저울질을 했다. 뉴 코란도에 기울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디자인이었다. 대학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스포티한 멋이 은은하게 흐르는 뉴 코란도의 보디 라인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여행을 좋아하는데다 대학 졸업반 신분이어서 연비도 중요했다. 인테리어 장비를 실을 수 있는 짐칸도 필요한 그에게 뉴 코란도 602 밴이 해답이었다.

헤드유닛 바꾸기 위해 두 달간 매달려
뉴 코란도를 샀을 때만 해도 DIY 매니아가 될 줄은 몰랐다. 그러다 오디오를 바꾼 것이 DIY에 빠져든 계기가 되었다. 어느 것이든 디자인을 먼저 살피는 그에게 뉴 코란도의 순정 오디오는 너무 투박했고, 기능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고심 끝에 카오디오 전문매장에서 99만 원짜리 ‘파이오니어’ 헤드유닛을 샀다. 100만 원에 가까운 헤드유닛도 부담이 컸던 터여서 터무니없이 높은 공임에 화가 치밀었다.
케이블만 잘 연결하면 된다는 주변사람들의 말만 믿고 교체작업을 시작했다가 꼬박 두 달간 오디오에 매달렸다. 작업은 순조롭지 않았다. 케이블을 잘못 연결해 헤드유닛이 망가지는 바람에 AS까지 받아야 했다. 결과적으로 오디오 작업은 보람이 컸고, 이때 사들인 공구들이 DIY를 시작하는 발판이 되었다.
오디오 교체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DIY의 맛을 알아 버린 그는 갖가지 작업에 매달렸다. 그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답게 주로 인테리어에 초점 맞추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작업으로 표현한다.
천장 방음작업도 그랬다. 소음을 없애는 목적도 있었지만 실내 분위기를 아늑하게 바꾸고 싶어 시작했다. 동대문시장에서 인조가죽과 스펀지를 구입하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리벳을 샀다. 비용은 5만 원.
먼저 천장 패널을 뜯어낸 다음 위에 리벳이 들어갈 밑그림을 그리고 전동 드릴로 구멍을 뚫었다. 스프레이 접착제로 스펀지를 붙이고, 인조가죽을 크기에 맞게 잘라 얹은 뒤 리벳으로 고정시키면 된다. 이때 리벳은 가운데부터 박아야 가죽이 울지 않는다.
천장 방음에 쓰고 남은 인조가죽은 도어트림 손잡이 주변을 쌌다. 우선 인조가죽을 도어트림에 맞게 재단한 뒤 세탁소에 맡겨 박음질을 했다. 도어트림을 떼어내고 직물로 된 부분에 박음질한 가죽을 씌우고 다시 결합하면 된다. 인조가죽을 톱니바퀴처럼 잘라 스테이플러로 도어트림에 고정시켜야 팽팽함을 유지한다.
짐칸에 접이식 소파를 싣고 털이 달린 흰색 숄을 덮은 것도 디자이너다운 발상이다. 고정장치가 없어 사람이 앉을 수는 없지만 아늑한 분위기를 위해 마련했다.
남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뒷문에 매달린 스페어 타이어의 소음을 해결한 것도 중요한 작업이었다. 고생 끝에 교체한 오디오의 음을 살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친구한테서 스페어 타이어 고정판을 얻어 바꾸어 달았다. 타이어 아랫부분과 뒷문이 부딪치면서 나던 소리가 말끔히 사라져 깨끗한 음질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
이성현 씨는 복잡하거나 화려하게 꾸미는 DIY에는 반대한다. 꼭 필요한 것도 아닌데 경쟁하듯이 차를 꾸미는 사람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DIY가 아니라, 꼭 필요한 부분을 채워 나가는 절제된 DIY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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