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않는 성채(星彩) - 서울
2008-12-19  |   9,165 읽음
밤이 내리고 빛이 쌓인다. 어둠이 깊어질수록 빛은 제 모습을 극명히 드러내고, 그렇게 펼쳐진 서울의 야경은 삶이 충분히 아름답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취하지도 않았건만 사람들은 어둠에 기대어 고백을 내뱉는다.
부정 못할 사랑을, 묻어 두었던 마음을, 지키고픈 약속을…….
칠흑 같은 밤이 낮보다 진실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 터.

아스팔트, 회색 건물, 희뿌연 하늘……. 무채색 도시는 어느덧 어둠에 갇히고 화려한 빛 치장이다.
처음부터 그랬단 듯, 아니 마치 밤이 오기를 기다렸단 듯 야단스럽다. 멈춤도 침묵도 없는
서울의 밤은 잠들지 않는 성채(星彩)이어라……. 

고가, 골동품, 쓰레기, 남루한 골목……. 어둠이 짙어지면 손수레를 끌고 쉼을 향해 걸어가던 상인의 모습, 모두 떠나간 청계천의 옛 모습이다. 그래 그때 청계천은 외로운 서울의 하천에 불과했다.
허나 지금은 물이 흐르고 음악이 날리고 조명은 터질 듯 반짝인다.
밤이면 빛과 사람이 꽃처럼 피어나 이제는 지상의
은하수가 되어 버린 청계천. 그곳은 더 이상 외롭지 않다.

서울의 밤 풍경은 검은 벨벳 상자에 놓인 보석들처럼 맑았고, 한강의 다리들로 오가는 차들의 불빛조차 유리꽃처럼 반짝였다.
멀리서 보니까 그랬던 것이다. 멀리서 보면 대개 모든 사물에게 너그러워질 수 있는 걸까? -공지영 소설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중-

지금, 당신과 내가 무엇보다 기억해야 할 것은 다시 못 올 시간과 되돌리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같은 밤에 취해 있다는 사실…….

임을 기다리는 한 남자와 뜨겁게 팔장낀 연인들, 소녀의 수줍은 웃음소리와 가난한 시인의 노래……. 덕수궁 돌담길에 무던히도 많은 이야기가 쌓여간다.
차가운 밤바람에 분주하던 발걸음은 잠시 여유를 찾고,
떠난 이는 사무치고, 내 곁의 당신은
더욱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명동의 밤. 조명은 눈부시게 뒤엉키고 발길들은 허우적거린다.
시간은 허공에 떠돌고 지친 하루는
바람에 쓸려간다. 고작 술 한 잔에
일상의 갈증을 채워야 하는 남루한 밤이거늘
잠시 휘청댄들 어떠하리.  

Travel Tip
서울 야경을 가장 편하게 감상하려면 ‘서울 시티투어 야경 버스’를 타자. 한강을 끼고 남산을 거쳐 다시 출발점인 광화문으로 돌아오는 여정이다. 서울 시티투어 야경버스의 탑승은 오후 7시 50분과 8시 두 차례. 승차권은 버스 탑승 후 가이드에게 구매할 수 있고 요금은 성인 5,000원, 고교생 이하 3,000원이다. 좀 더 색다른 야경 투어를 하고 싶다면 ‘서울 야경순환 열차’를 이용해 보자. 서울 야경순환 열차는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20분 서울역을 출발해 신촌-일영-의정부-청량리를 거쳐 서울역으로 돌아온다. 열차의 하이라이트는 9시 17분부터 약 20분 동안의 전체 객차 소등. 이 시간에는 한강의 멋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서울 최고의 야경 포인트는 역시 남산. 특히 서울타워는 매일 밤 7시부터 12시까지 ‘서울의 꽃’이라는 주제로 6개의 서치라이트가 다양한 각도로 하늘에 발사되어 꽃이 활짝 핀 모양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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