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멋진 자동차 테마공원 - AUTOSTADT
2008-12-19  |   18,786 읽음

콜럼부스의 달걀이 떠올랐다. 과연 누가 이런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일까. 새차 구입자가 가족과 함께 기대에 들떠 먼 곳에서부터 직접 출고센터를 찾게 만들고, 차를 인도받기 전에 아이의 손을 잡고 자동차 박물관을 둘러보며, 태양광 모형차를 만들고, 고급 리츠칼튼호텔에 묵으며 자동차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다니! 특히나 시멘트벽으로 둘러싼 음침한 물류보관센터를 명품 전시장처럼 빛나는 유리타워로 만들 생각을 했다니! 단지 위대한 결과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이런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최초로 고안한 이에게 찬사를 보내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서부터 ‘아우토슈타트’ 여행은 시작되었다.

공장·출고센터·자동차문화를 하나로 엮다
맥주축제도 좋고 축구경기 관람도 좋다. 독일에 가면 꼭 경험해 봐야 할 목록에 아우토슈타트가 없다면 죽기 전에 한번은 후회하고 만다. 독일을 대표하는 세 가지가 맥주, 축구, 자동차 아닌가. 독일에서 렌트카를 타고 아우토반을 달리고, 박물관에 가면 독일의 자동차문화를 경험했다고 할 수 있을까? 독일 자동차문화의 깊숙한 내면을 느끼고 싶다면 꼭 가족과 함께 아우토슈타트에 들러보라고 권한다.

아우토슈타트(Autostadt)는 폭스바겐이 자신들의 본거지인 독일 북부 볼프스부르크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여 만든 세계 최대의 자동차 테마공원이다. 독일어 뜻 그대로 ‘자동차도시’를 연상시키는 공원은 25만㎡의 거대한 면적도 대단하거니와 생산공장과 출고장, 자동차문화를 하나로 엮은 독특한 발상이 돋보인다. 아우토슈타트를 통해 볼프스부르크는 단순한 공업도시가 아닌, 유럽을 대표하는 자동차문화를 파는 폭스바겐의 도시로 거듭났다.

전세계 400여 명의 건축가가 참여해 2000년 5월 완공했으며, 평일 약 5,500명, 주말 1만5,000명의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이 중 60% 정도가 100km 밖에 거주하고 있으며 해외 관광객도 7% 정도 되어 16개국의 언어로 가이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아우토슈타트에 들어서면 이곳의 상징인 2개의 원형 유리타워가 제일 먼저 눈길을 끈다. ‘아우토튀르메’(Auto Turme)라는 20층 높이의 카타워로, 각각 400여 대의 새차가 대기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바로 옆에 동그랗게 카타워 터를 2군데 더 잡아놓은 것을 보면 앞으로 이런 어마어마한 유리타워가 2개는 더 지어질 모양이다. 상상해 보라. 유리벽으로 된 빌딩 전체를 자동차가 채우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그곳은 박물관이 아니라 단지 새차 보관장소일 뿐이라는 사실을.

세상에서 가장 멋진 타워를 겉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인데, 최근 그 내부도 관광이 가능해졌다. 카타워 안에 들어서면 영화 ‘매트릭스’의 심장부에 들어선 느낌이다. 거대한 로봇 팔이 새차를 착착 옮겨놓는데, 관광차도 새차라 인식하고 주어진 장소에 이동시켜 제대로 실감난다.

이 카타워는 자동 컨베이어 터널을 통해 지하로 연결된 새차 출고센터(쿤덴센터)와 연결되어 있다. 카타워에 있던 자동차 중 내가 고른 차가 자동으로 인도장소로 와 주인을 맞이하는 것이다. 새차 구매자들은 자신들의 번호가 전광판에 뜨면 직접 번호판을 달고 기념촬영을 하면서 마치 가족을 맞이하듯 새차와의 첫 만남을 소중히 여긴다. 자동차 번호판은 가족의 기억에 남는 글자와 숫자를 이용해 만들 수 있어 구매자들에게 더욱 호감을 불러일으킨다.

독일 내 폭스바겐 고객의 30%에 달하는 10만여 명이 이곳을 직접 방문해 차를 인도받는다. 당연히 이들은 탁송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인데, 이보다는 관광차 아우토슈타트를 찾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차를 산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이곳에서 새차를 기다리며 문화생활을 즐긴다. 차를 구입하지 않아도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즐길 만한 것들이 넘쳐난다.

다양한 교육·놀이 프로그램에 박물관·브랜드관까지
아우토슈타트를 둘러보며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아이들을 위한 교육 및 놀이시설, 볼거리들이었다. 특히 자동차의 구조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놀이시설은 이제껏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시소를 타면서 서스펜션 내부의 움직임을 볼 수 있게 만든 시설물이 있고, 또 어떤 아이들은 거울로 빛을 조절해 태양광 모형자동차를 움직여 트랙을 통과하는 놀이를 즐기며 태양열 동력원을 이해한다.

태양광 모형자동차는 워크숍 프로그램을 통해 누구나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다. 기자도 30여 분을 들여 손수 만들어 보았는데, 내가 만든 차가 태양 아래서 움직이는 것을 보니 여간 기분이 좋은 게 아니었다.
아이들은 또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자동차를 디자인해 볼 수 있고, 5~11세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 면허증 취득 프로그램도 있다. 아이들이 비틀 미니카를 타고 실제도로를 축소해 놓은 도로연습장에서 교통표지판을 보면서 안전하게 주행을 마치면 모조 운전면허증을 발급해 주는데, 놀라운 사실은 장애인을 위한 비틀 미니카도 있다는 점이었다.

어른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경제운전법과 안전운전법, 오프로드 운전법 트레이닝 코스를 운영하고,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공장인 폭스바겐 본사 공장을 셔틀버스를 타고 둘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아우토슈타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세계 자동차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동차 박물관과 폭스바겐 그룹 내에 있는 7개 브랜드관(폭스바겐, 폭스바겐 상용차, 아우디, 벤틀리, 람보르기니, 세아트, 스코다)이다. ‘자이트하우스’(Zeithaus)라는 박물관에서는 세계 최초의 휘발유자동차로 영원히 남을 벤츠 파텐트 모토르바겐에서부터 자동차 역사에서 중요한 모델들을 만나 볼 수 있다. 미니의 초기 모델은 BMW도 보유하지 못한 아우토슈타트의 대표적인 희귀 전시물. 각 브랜드의 특징을 살려 전시관을 따로 둔 점도 의미 있지만, 폭스바겐 모델만이 아니라 다른 메이커의 클래식카까지 모아놓은 박물관이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 테마공원으로서 가치가 높다.

공원 내에는 세계 최고의 건축가가 설계한 호수공원, 다리 등이 계절마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저녁이 되면 공장을 개조해 만든 공연장에서 각종 공연이 펼쳐진다. 별빛과 함께 마음이 충만해질 즈음 리츠칼튼호텔의 편안한 객실로 발길을 돌리면 된다.

아우토슈타트는 고객과 회사 간의 소통을 위한 공간이자 독일의 자동차문화가 얼마나 고객 친화적으로 발전하고 있는가를 보여 주었다. 방문객들이 느낀 동질감, 미래의 고객이 될 아이들이 갖게 된 꿈은 결국 폭스바겐 제품에 대한 좋은 이미지로 이어질 것이다. 고객과의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을 실현하는 방법, 바로 이런 것 아닐까. 
아우토슈타트 http://www.autostadt.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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