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초원의 - 평창
2008-11-17  |   9,692 읽음
사람이나 곡식이나 시간이 지나면 추수의 계절을 맞는다.
해마다 풍년일 수는 없으니 거둘 것이 없다고 주저앉을 이유는 없다.
고난 없는 열매와 결실이 어디 있을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되풀이되는 것이 자연이고 인간의 삶이니, 인생의 밭을 일구고 부지런을 떨면 언젠가는 알곡에 가지가 휘어져 풍년가를 부르게 될 것이다. 그대와 나 인생의 만추(晩秋)도 이처럼 곱고 아름답기를…….

세상에 값을 치르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이 몇이나 될까. 마음을 주는 것조차 대가가 따르는 것이 세상 아닌가.
허나 주인을 두지 않는 하늘과 산은 마음껏 욕심내어도 좋을 유일한 사치이자 누구에게나 공평한 아름다움이다. 
그러니 자연을 만나면 굳이 세상사 들추지 말고, 풍광에 취하고 볼 일이다. 흥정계곡의 가을 한 자락을 가슴에 묻고 단단히 여미어 본다.

땅과 하늘이 맞닿은 대관령 목장 정상에 여행자의 걸음이 멈춘다. 누구는 하늘을 보고, 누구는 초원을 보고, 누구는 나무를 보고, 누구는 바람을 본다. 
이 같은 비경(秘境)을 두고도 서로 다른 것을 보는데, 하물며 하나에서 열까지 제각각인 속세는 오죽할까.
그러니 사는 동안 누군가 나와 다른 것을 본다고 이상할 것도, 아쉬울 것도, 그르다고 탓할 일도 아니다.
하늘과 맞닿은 능선을 쫓는 사이 어느덧 시선이 길을 잃었다.

초지(草地) 위에 등을 누이니 바람이 임의 손길만큼이나 곱게 머리를 쓸어준다.
햇살은 이불이 되고, 뉘 집 아이의 웃음소리는 자장가가 되어 흩날리니 지금 이 순간
내가 누구라도 행복하다. 만약 ‘어제는 지나간 오늘이고, 내일은 다가오는 오늘이기에 ‘오늘’ 하루를 삶의 전부로 느끼며 살라’는 불서(佛書)의 가르침이
맞다면 나그네는 오늘 하루로 인해 인생 전부가 ‘행복’으로 기억될 것이다.

오대산의 농염한 단풍이 물과 하늘까지 붉게 물들였다. 만산홍엽(滿山紅葉), 어느 땅인들 이런 풍경이 없으랴. 참으로 흔하고 흔한 풍경이거늘 그럼에도 계절마다 마음이 다른 이유는 지금 서 있는 시간이 그날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봄꽃의 만개(滿開)와 여름의 녹음이 지난 가을, 파릇한 청춘만이 반드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 아님을 화려하게 퇴색한 단풍이 말해준다.

Travel Tip
수도권에서 평창에 가려면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신갈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로 진입한 뒤 면온IC나 장평IC로 나오면 봉평면이다. 평창 여행에서 삼양 대관령목장과 양떼 목장을 빼놓을 수 없다. 삼양 목장은 동양 최대 규모의 목장으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동해 풍경이 일품. 양떼 목장에서는 건초를 직접 양에게 먹여주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봉평면에 있는 허브나라는 평창 최고의 가족 휴양지로 자작 나무집에서 숙박할 수 있다. 오대산 월정사 입구의 전나무 숲길과 9월이면 산천을 덮는 메밀꽃도 평창의 큰 볼거리다. 평창은 황태 요리와 오징어불고기가 유명하다. 특히 횡계리에 있는 황태회관과 송천회관이 황태 맛 잘 내기로 입소문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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