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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자동차코리아 이향림 사장 “부드러운 힘이 세상.. 2004-04-16
“가격경쟁력만으로 차를 팔 수 있던 시대는 지났어요. 볼보는 그 고유의 개성과 이미지로 승부해 나갈 방침입니다. 목표는 판매대수가 아니라 고객만족 1등이에요” 빠른 속도로 성장중인 국내 수입차 업계에 첫 여성 사장이 탄생했다. 지난 1987년 7월 1일 수입차 시장이 개방된 후 만 16년 만의 성과. 여성 전문 인력의 활동이 그 어떤 분야에 뒤지지 않을 만큼 활발한 수입차 업계임을 생각하면 첫 여성 사장의 탄생 소식이 그리 빠른 것도 아닌 듯하다. 볼보코리아는 가격정책을 앞세운 공격적 마케팅과 새 모델에 힘입어 급속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첫 SUV XC90은 본사 방침에 따라 정가정책을 고집함에도 ‘물량이 모자라 못 팔’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빠른 판매증가 때문인지, 무심결에 입고 나온 재킷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초여름에 가까워진 날씨 탓인지, 아니면 첫 여성 사장의 취임이 불러들인 분위기 덕분인지, 서울 한남동에 자리한 볼보코리아 직원들의 옷차림과 표정은 한결같이 화사해 보였다. 볼보를 특별하게 만들어갈 감성 마케팅 지난 3월 3일 취임한 볼보코리아의 이향림(43) 신임 사장을 만나러 가는 날은, 봄의 절정을 뛰어넘어 아예 초여름으로 치닫는 듯 따뜻한 봄날이었다. 이향림 사장은 볼보트럭코리아의 재무 및 회계 총괄 책임자(CFO)를 거쳐 볼보코리아의 모기업인 프리미어 오토모티브 그룹(PAG) 코리아의 재무 및 인사 총괄 상무이사를 역임한 ‘기업 살림살이 전문가’. 생물학을 전공한 그의 재무 분야 경력이 낯설다.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일도 빨리 배웠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조금씩 인정을 받게 되었지요. 기왕이면 경영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 마음에 경영대학원에 진학했고, 재무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되었어요. 이공계 출신이라 그런지 딱 떨어져야만 마무리되는 ‘숫자놀음’이 천직이다 싶을 정도로 적성에 잘 맞았습니다.” 이후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사와 세일즈 등 모든 분야를 접하게 되었는데, 재무 분야에서 몸에 밴 정확하고 빠른 의사결정은 그의 업무에 큰 도움을 주었다. 예사롭지 않은 눈빛이나 딱 부러지는 말투에서 깐깐한 성격이 절로 느껴진다. “볼보코리아의 모든 직원들과 편하게 대화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갈 겁니다. 열린 조직이지만 분명한 질서와 존경심을 갖고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직원 모두 전문인이 되는 감성적 리더십을 지향합니다.” 볼보코리아는 지난해의 좋은 성과에 이어 올 1~2월에도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원래 볼보의 강점은 왜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국내에서는 왜건만 빼고 모든 모델들이 고른 인기를 얻고 있는 편. 국내 운전자들의 유별한 세단 사랑 때문이다. “물론 볼보 왜건은 탁월하지만 시장의 특성을 무시해서는 절대 안 되지요. 국내 고객들이 세단을 좋아한다면 볼보코리아의 마케팅 전략도 그렇게 맞춰져야 합니다. 수입차 시장의 다양성이 극대화되고 국민들의 라이프 스타일도 달라진다면 왜건의 인기는 자연스럽게 올라가지 않을까요? V50 왜건의 수입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볼보가 세계 시장에서 그렇게 해왔듯, 볼보코리아도 판매대수에 승부를 걸 생각은 없다. 물론 많이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볼보 차를 타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느낌을 주는 ‘고감각 마케팅’을 펴나갈 방침이다. 핵심은 볼보 본래의 안전한 차 이미지에 운전 재미와 스포티한 감각까지 부각시켜 고객층을 넓혀나가고, 볼보 차를 타는 고객들에게 확실한 애프터 세일즈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볼보의 중심 이념은 가족입니다. 모든 차가 여성과 아이들까지 꼼꼼히 챙긴 컨셉트를 담고 있어요. 볼보 차의 이 같은 성격은 잠재적인 여성 고객들에게까지 충분히 어필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볼보코리아의 분위기요? 남자 직원들이 역차별이라며 투덜댈 정도지요.” 볼보코리아는 오는 4월 말 새 컴팩트 세단 S40을 들여와 엔트리 급을 강화한다. 내년 디젤 승용차의 허용에 맞춰 유럽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는 크로스컨트리 디젤과 XC90 디젤의 도입도 검토중이다. “볼보를 특별하게 만들고 싶어요. 볼보 쇼룸에 들어서기만 하면 굳이 차를 사지 않더라도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나가겠습니다.” 그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이향림 대표 자동차뿐만 아니라 조직.. 2004-04-07
볼보자동차코리아 이향림 상무이사가 지난 3월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새 대표 자리에 올랐다.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국내 수입차 브랜드의 CEO가 된 것. 능력을 인정받으면 성별을 가리지 않는 다국적 기업 내에서는 그리 큰 이슈가 아닐 수도 있지만 남성들이 득실대는(?) 국내 수입차업계에서 이 대표가 볼보의 수장이 된 것은 분명 하나의 ‘사건’이다. 특히 지금은 포드의 품안에 들어갔지만 핀란드와 함께 여성의 사회참여가 세계 최고 수준인 스웨덴에 본사를 둔 볼보 그룹에서도 아시아 지역에서 여성 대표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가 볼보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7년 볼보트럭코리아 재무 및 회계과장으로 발을 들여놓으면서부터다. 이후 볼보트럭코리아에서 CFO 및 관리총괄을 맡았고, 능력을 인정받아 2001년 PAG코리아 CFO 및 재무/인사 총괄 이사로 영입되었다. 젊고 발랄한 ‘요즘 볼보’를 닮은 여성 CEO “재무파트에서 오래 일한 경험은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위치에서도 큰 힘이 됩니다. 한 회사의 경영성과는 결국 수치로 표현될 수밖에 없지요. 수치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또 이 수치를 통해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판단해야 하는 대표 위치에서 재무에 능한 것은 든든한 백그라운드인 셈이지요.” 이 대표의 말대로 조직, 특히 기업의 대표 자리에 오른 사람들 가운데에는 재무파트 출신이 많다. 회계학으로 MBA를 밟은 그녀도 이 같은 경우. 그러나 오늘이 있기까지 세일즈와 마케팅 업무에 관심을 갖고 회사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이 대표의 노력도 큰 몫을 했던 것은 분명하다. “제가 대표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볼보의 기업문화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보통 한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을 보면 한국적인 색채가 더해질 때가 많지만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볼보 본사의 빛깔을 잘 간직하고 있어요. 업무에 여자와 남자, 아래위 구분을 두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구성원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가족 같은 분위기 덕에 늘 조직이 활기 있어요.” 가족 같은 분위기의 조직. 회사에 몸담고 있는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것이 아닐까. 이제 볼보자동차코리아라는 대식구를 이끄는 가장이 된 이 대표는 앞으로 이런 그림을 그리고 싶어한다. “취임 인사말을 통해 ‘팀으로 일하자’고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 카리스마로 구성원 위에 서기보다는 친근한 리더로 직원들에게 다가서고 싶어요. 또한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일하는 사람 모두 자기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할 겁니다. 그 과정에서 흔히 말하는 여성의 장점, 다정다감한 면이나 세심한 면도 보여줄 수 있겠지요.” 이 대표가 평소 타는 차는 S80 이그제큐티브. 대표 자리에 오른 이후에도 기사를 두지 않고 손수 운전대를 잡고 있는 그녀는 앞으로도 계속 차를 직접 몰 생각이다. “운전하는 즐거움을 놓칠 수 없지요. 업무가 폭주해 이동하는 차 속에서도 일을 해야 할 때가 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앞으로도 운전은 직접 하고 싶습니다. S80은 선이 참 아름다운 차입니다. 필요할 때 나오는 넉넉한 출력도 운전을 한층 즐겁게 해주지요.” 현재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주력모델, 즉 가장 많이 팔리는 차가 바로 S80이다. 예전 볼보를 단단하고 보수적인 차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S80은 매력적인 ‘새 볼보’다. 요즘 들어 S60을 선택하는 오너들도 크게 늘고 있다. 볼보를 찾는 이들의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98년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각진 모습을 벗어버린 S80을 시작으로 S60, 뉴 S40 등으로 이어진 볼보의 ‘젊은 이미지’는 그렇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 때문에 4월 말 데뷔 예정인 뉴 S40에 대한 이 대표의 기대가 크다. “뉴 S40은 제가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에 오른 이후 처음 발표하는 새차입니다. 최근 볼보의 이미지 개선 작업으로 고객층이 두터워지고 있는 시기에 나오는 터라 기대가 더 크지요. 젊은이들과 여성들에게 뉴 S40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는 중입니다.” Z
금호타이어 마케팅 조재석 팀장 ‘국내 모터스포.. 2004-03-18
금호타이어 마케팅팀 조재석 팀장의 얼굴은 항상 밝다. 예의 사람 좋은 웃음에 서글서글한 인상을 풍기는 그에게서 ‘빡빡한’ 마케팅팀을 진두지휘하는 ‘뻣뻣함’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일까? 수년 전, 조재석 팀장을 처음 만난 날은 기억나지 않지만 첫인상만큼은 지금도 뚜렷하게 남아 있다. 바로 ‘편안함’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첫인상이 오해였음을 알아차리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웃집 아저씨 같은 온화함은 우직한 집념과 추진력에 배인 여유라는 것을……. 강인한 체력을 갖춘 조팀장은 모터스포츠 현장에서 마주할 때마다 특유의 열정을 쏟아내는 활동파였다. 레이스 현장의 요구 충실히 반영할 터 우리나라 모터스포츠의 현주소에서 금호타이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1992년부터 지구촌 자동차경주와 연을 맺어온 금호는 기술력 향상과 메이커의 인지도 제고를 위해 모터스포츠를 선택했다. 세계적인 흐름에 편승한 금호의 선진 마케팅 시스템이 국내 모터스포츠계로 흘러 들어온 것은 당연한 결론인지 모른다. 세계화의 뿌리는 본바닥의 튼실한 자양분에서 길러지기 때문이다. 이 흐름을 주도하는 금호타이어 마케팅의 수장은 그래서 언제나 분주하다. 82년 7월 금호에 입사한 이후 3년 전부터 마케팅팀 부장으로 부임한 조재석 팀장은 1년 가운데 몇 달을 출장에 할애할 정도로 빠듯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막중한 책임이 그의 어깨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조팀장이 보여주는 여유는 흔들리지 않는 가치관에서 기인한다. 고객의 마인드를 단기간에 끌어안을 수 없다는 판단이 그것이다. “금호타이어의 모터스포츠 진출에는 장기적인 복안이 깔려 있다. 당장의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 고품격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서키트 레이스는 물론 랠리와 아마추어 레이스에 대한 금호의 관심은 어느 메이커보다 남다르다고 생각한다. 이제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어 기쁘다.” 때로 고단한 발걸음이 많았음에도 알토란같은 성과에 만족한다는 조팀장. 그러나 그의 머릿속에 그려진 청사진은 현재에 머물러 있지 않다. 리더의 자리를 유지하려면 앞선 마인드를 꾸준히 실천해야 하는 까닭이다. 조팀장은 국내 모터스포츠 분야에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쏟는 것은 물론 세계 정상의 자동차경주 진출을 실현하기 위해 매진할 계획이다. “금호는 오래 전부터 굵직한 해외 레이스에 참여해왔다. F3 코리아 수퍼프리 공식 타이어에 선정된 뒤로 그 같은 흐름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이제 포뮬러 타이어에 관해서는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특히 타이어 설계와 기술분야의 노하우는 어느 메이커와 견주어도 손색없다는 조재석 팀장은 앞으로 5년 이내에 세계랠리챔피언십(WRC) 출전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투어링카 레이스에서 금호의 이름을 드높일 방안도 추진중”이라는 그는 일본과 유럽 무대의 GT 레이스를 물망에 올려놓았다. F3 말보로 마스터스와 유로 F3, 일본의 수퍼 다이큐 등으로 탄탄한 기초공사를 마친 뒤여서 조팀장의 강한 자신감은 신뢰할 만하다. 앞서 말했듯이 국내 자동차경주에 쏟는 금호의 관심에는 변함이 없다. “모터스포츠를 토대로 세계 일류 메이커로 발돋움하는 것과 더불어 국내 레이스계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금호의 의지는 단호하다. GT 챔피언십, 클릭 스피드 페스티벌, 타임 트라이얼, 그밖에 각종 랠리 무대에서 올해도 금호타이어 연구진과 우리 팀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장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하려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조재석 팀장은 국내 모터스포츠가 한 단계 진보하려면 이제 ‘자생력을 키워야 할 때’라고 말한다. 모터스포츠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 모두 발전적인 방향으로의 지혜를 모아야할 시점이라는 뜻이다. ‘스스로의 분야에서 일류가 되기 위한 땀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라고 강조하면서 그 대열과 함께 금호타이어가 달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내내 금호와 우리 모터스포츠의 미래를 밝게 예견하는 조재석 팀장. 그의 얼굴에 비친 미소가 우직한 집념과 추진력에 깃든 여유라는 사실이 새삼 옳다는 생각이다.
한양대학교 자동차공학과 선우명호 교수 연료전지와 .. 2004-03-12
“우리의 기계나 금형 분야 자동차 기술력은 세계 최고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전자기술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어요. 여기에서 뒤지면 미래 자동차 시장은 멀어지게 됩니다” 지난해 일본 도요타시의 도요타 본사를 찾았을 때, 취재진을 맞는 엔지니어들의 표정에는 ‘하이브리드 선두주자’라는 자부심이 가득해 보였다. 도요타의 분위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지난 연말에 열린 제37회 도쿄 모터쇼는 말 그대로 ‘하이브리드와 연료전지 차의 축제’였다. 이는 비단 일본에만 국한된 트렌드가 아니다. 올 1월 북미국제오토쇼의 중심 테마 역시 친환경과 하이브리드였다. 하이브리드는 잡종이나 혼성물을 뜻하는 의미 그대로, 고전적 개념의 휘발유(또는 디젤) 구동계에 전기 모터를 더해 성능을 유지하면서 배기가스 등 환경저해 요소를 상당 부분 없앤 미래형 구동계를 말한다. 적어도 완전 무공해 자동차가 양산될 때까지는 최상의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저만치 앞서 나가고 있는 일본이나 초강력 환경규제를 실시하고 있는 미국 및 유럽에 비해 우리의 갈 길은 멀기만 하다. 전자제어 기술은 미래 자동차 공학의 핵심 하이브리드와 자동차 전자제어 기술 등 자동차 메커니즘의 미래를 배우기 위해 한양대학교 기계공학부 자동차공학과 선우명호(51) 교수를 찾았다. 1979년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지난 90년 오클랜드 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선우 교수는 85년부터 9년 동안 GM 연구소에서 근무하기도 했던 인물. 산학(産學)을 오가며 이론과 실무에 걸쳐 다양한 경력을 쌓아왔다. “자동차는 그 어떤 공산품보다 엄격한 규제를 통과해야 합니다. 배기와 연비, 안전은 자동차가 양산되기 위해 만족시켜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세 가지 규제지요. 하이브리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유는 구동계에 요구되는 배기와 연비 규제를 충족시키기 때문입니다.” 마치 강의노트를 펼쳐든 듯 막힘 없이 쏟아내는 말. 속내를 훤히 꿰뚫어 보기라도 하는 것 같은 눈매가 날카롭다. 선우 교수는 현재 자동차전자제어연구소장을 겸하고 있다. 자동차 전자제어 기술은 엔진 제어에서 보디와 섀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부분에 관여하는 미래 자동차의 핵심 분야. “화석연료 매장량 자체가 한시적인 만큼 하이브리드는 장기적인 대안일 수 없습니다. 2030년 이후 퓨얼 셀(연료전지) 차가 양산될 때까지 제 역할을 하겠지요. 현재로서는 퓨얼 셀 하이브리드 일렉트릭 비클(HCFEV)이 가장 유력한 미래차 구동계로 보입니다. 국내의 현대자동차도 이 분야 연구를 하고 있어요.” HCFEV는 발진가속과 급가속력이 떨어지는 연료전지 차의 단점을 보완한 시스템. 이것이 실용화되기까지는 하이브리드가 메커니즘의 중심을 차지할 전망이고, 이 때문에 세계적인 메이커들이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하이브리드 등 핵심 기술을 개발하자면 자동차 메이커들보다 부품회사들의 역할과 전자기술이 중요한데, 이는 모두 국내 자동차업계의 가장 큰 약점이다. 갈 길이 먼 만큼 가능성도 크다는 뜻이므로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할 시기다. “전자제어 기술 없이 미래의 자동차 컨트롤은 불가능합니다. 기술 경쟁을 위해서는 인력과 자본의 과감한 투자가 필수조건이지요. 자동차 후진국으로만 여겨온 중국이 자동차 신기술 개발에 쓰는 예산이 얼마인 줄 아세요? 우리나라의 10배를 훨씬 넘습니다.” 세계 자동차업계가 5~6개 거대 메이커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소위 ‘글로벌 마켓’ 개념에 대해서는 사견임을 전제로 반론을 제시한다. 자동차는 단순히 규모나 시장성 등 경제적인 측면으로만 접근할 수 없는, 무형의 기술력과 매력이 좌우하는 존재이기에 아무리 환경이 바뀌어도 니치마켓은 분명 남으리라는 것이 선우 교수의 견해. 미국 유학 초기 250달러를 주고 산 72년형 포드 LTD를 일일이 수리해가며 타다 자동차 메커니즘에 빠져들었다는 선우 교수는 GM 연구소 출신답게 72년형 캐딜락 엘도라도와 최근의 CTS를 사랑한다. “차를 정말로 좋아한다면, 그래서 자동차 기술개발과 연구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면 막연히 드림카만 꿈꾸지 말고 수학과 물리학을 부지런히 공부해야 합니다. 컴퓨터도 전문가 수준이 되어야지요.” 예나 지금이나 교수님의 충고는 따끔하다.
코리아모터스포츠센터 김구해 사장 CART 월드시리즈.. 2004-03-03
올해 챔피언십 오토 레이싱 팀즈(CART) 코리아 그랑프리를 성공적으로 열게 되면 한국은 세계에서 올림픽과 월드컵, 정상급 모터스포츠(CART와 F1은 세계 모터스포츠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를 모두 치른 몇 안 되는 나라의 하나가 된다. CART 코리아 그랑프리 유치의 일등공신은 코리아모터스포츠센터(KMC)의 김구해(44) 사장으로, 지난해 10월 서울시, 그리고 대회 주관사인 미국 CART사와 대회 유치 계약을 맺었다. 올 10월 15∼17일 서울 상암동 난지한강시민공원에서 2008년까지 해마다 CART를 연다는 내용이다. 그는 요즘 매일같이 강행군이다. 대회 개막일이 200여 일 정도 남아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김구해 사장은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일하고 있다”며 “목표한 일이 술술 풀려가고 있어 이대로만 진행되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신바람 나는 모습이다. 미국 유학시절부터 꿈꾼 숙원사업 이뤄 CART 월드시리즈 한국 유치는 김구해 사장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미국에서 유학을 하면서 현지인들이 인디500, CART, 나스카(NASCAR) 경기에 열광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지난 96년 귀국해 섬유 관련 벤처회사를 운영하던 그가 레이스와 관계를 맺은 것은 99년 동갑내기인 한국자동차경주협회(KARA)의 정영조 회장을 만나면서다. 그는 정 회장을 통해 국내 모터스포츠의 현실과 가능성을 알게 되었고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리듯 조금씩 빠져들었다. “국민소득 1만5천 달러 시대가 되면 자동차경주산업이 꽃 필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2000년에 모터스포츠 전문 프로모터 KMC를 만들었어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하는 레이싱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건 무모함에 가까운 용기였지요. ‘남들이 판을 벌여 놓은 사업은 가치가 없다’는 생각에서 모험을 감수하고, 한발 앞서 유망종목을 만들어 보자는 오기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그의 모터스포츠 일지는 2000년 5월 전환점을 맞이한다. 국제대회 감각을 익히기 위해 아시아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AFOS) 한국대회를 유치한 것이다. 이 대회를 치르면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 펜스를 둘러 유료화를 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경기는 썰렁하다 못해 적막감까지 느껴지는 스탠드를 배경으로 치러졌다. “이때 소중한 교훈을 얻었어요. 축구도 국가 대항전 경기인 A매치만 흥행에 성공하잖아요. 토양이 척박한 국내 현실에서는 더더욱 F1이나 CART 같은 최고 레이스만이 성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거지요.” 두 대회를 저울질하던 김구해 사장은 2001년 국내 모그룹 관계자의 소개로 CART사 부회장 D. 클레어를 만났다. 무엇보다 F1 유치비(3천만 달러)의 1/10 비용으로 대회를 열 수 있다는 조건이 그의 구미를 당겼다. 2001년부터 준비에 들어갔지만 CART 월드 시리즈 국내 개최설은 2002년 말부터 조금씩 흘러나왔다. 구체적인 내용 일부가 발표된 것은 CART사와 의향서를 교환한 2003년 1월. 그만큼 김구해 사장은 보안에 철저했다. 사실 프로젝트를 알려 많은 이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일이 틀어지기라도 하면 ‘한몫 챙기려 했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을지 모르고 회사로서도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었다. 그는 요즘 모터스포츠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신선한 이벤트를 고민중이다. 남은 기간동안 더욱 철저히 준비해 CART 역사에 기록될 만한 최고의 대회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이번 대회는 2002년 월드컵에 이어 서울을 세계에 알리는 훌륭한 스포츠 마케팅 이벤트가 될 겁니다. 대회 1주일 전부터 외국 유명가수 초청 록 페스티벌, 국내 인기가수의 대형 콘서트, 모터쇼 등을 열 예정이에요. 또 여름에는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인천 등 주요 도시에서 RC카 리그도 진행합니다. 지켜봐 주세요. 올 CART 월드시리즈 코리아 그랑프리가 끝나면 우리나라 모터스포츠도 큰 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겁니다.” 그의 목표가 이루어지는 때, 우리나라 레이스는 대중화의 튼튼한 기반 위에 서게 될 것이다. Z
GM 제품개발담당 부회장 밥 루츠 “미래의 비전 .. 2004-02-10
최근 GM은 꾸준한 체질개선과 과감한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 시장의 넘버원 자리를 굳건히 지켜가고 있다. 90년대 이후 유럽과 일본세(勢)에 시달리며 ‘이빨 빠진 호랑이’ 취급을 받기도 했던 GM이 다시금 저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 무렵부터. 자동차 디자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하이와이어, 무분별한 출력경쟁에 대한 경고와 과거의 명성을 되살린 캐딜락 식스틴 컨셉트, 새차 개발기간의 혁신적인 단축을 이뤄낸 올해의 카파 아키텍처 등, GM은 최근 들어 자동차 시장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GM의 체질개선 이끄는 실세 중의 실세 올해 북미국제오토쇼에서 만난 백발의 노인은 일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특유의 걸걸한 목소리로 GM의 현재와 나아갈 방향을 분명하고 강한 어조로 제시했다. GM 북미법인 회장이며 제품개발의 전권을 쥐고 있는 밥 루츠(Bob Lutz, 72)가 주인공. 그는 지난 2001년 8월 GM에 합류한 뒤 R&D 분야의 개선, 생산라인의 효율화 등 그룹 전체의 체질개선을 이끌어온 실세 중의 실세다. 변화의 출발점이 된 대표 브랜드 캐딜락의 시장 반응은? “미국 고객들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최고급 세단 시장에서 벤츠와 BMW, 아우디 등 유럽 메이커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럽풍 디자인과 유럽 모델 수준의 크기를 원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지요. 분명한 것은 거대한 몸집을 자랑한 전통 미국 세단의 시대는 끝이 났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인터뷰 내내 ‘고객이 진심으로 원하는 차’(really wanted car) 또는 ‘대중적인 취향’(public taste)이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품질과 고급 기술을 내건 유럽과 일본 라이벌은 물론 싼값과 파격적인 마일리지 옵션을 앞세운 한국 메이커에 밀려 승용차 시장 점유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온 GM과 밥 루츠의 장고(長考)를 느낄 수 있는 부분. “미국 시장에서 승용차의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지만 여전히 45% 정도의 비중은 차지하고 있습니다. 트럭의 경쟁력이 충분한 만큼 당분간은 승용 부문에서 일본 메이커에 밀리지 않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값을 크게 낮추지 않아도 고객이 사고 싶어지는 차를 만드는 것이 우선 목표입니다.” GM을 비롯한 미국 메이커가 트럭(SUV 및 픽업)과 승용 라인업 강화에 채찍질을 하는 사이 도요타를 중심으로 한 일본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미국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이쯤 되면 세계 최대 자동차 그룹인 GM이 짐짓 팔짱만 끼고 있을 수 없다. “하이브리드 분야에서 도요타가 2~3년 정도 앞서 있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 해 1천700만 대 정도의 새차가 팔리는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카의 판매량은 겨우 10만 대 정도에 불과하지만 도요타는 판매나 기술적인 측면보다 브랜드 홍보전략의 하나로 큰 효과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시장 규모나 연료소모량을 감안하면 하이브리드는 풀사이즈 SUV나 픽업과 같은 대형 트럭에 더욱 필요한 기술입니다. 작은 차로는 브랜드 홍보 이상의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결론입니다. GM의 하이브리드는 조만간 V8 엔진 이상의 대형차를 위한, 실용성에 초점을 둔 기술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30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자동차계 거물의 입에서 직접 전해들을 수 있는 얘기는 이 정도쯤이었다. 큰 아쉬움만 남긴 채 미래를 기약하고 돌아서야 할 즈음, 지난해 북미오토쇼의 화제작 캐딜락 식스틴 컨셉트에 대한 양산가능성이 슬며시 인터뷰 주제로 떠올랐다. “아직까지 16기통 1천 마력 엔진의 식스틴을 그대로 양산할 계획은 없습니다. 하지만 캐딜락의 과거 명성을 재현하고 새로운 이미지리더가 될, 현재의 드빌보다 훨씬 크고 고급스러운 ‘울트라 럭셔리 세단’(ultra luxury sedan)의 개발은 꼭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물론 8기통 이상의 엔진이 초호화 세단의 심장으로 자리잡을 예정입니다.”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는 미국 세단의 시대는 막을 내렸습니다. 고객이 진심으로 갖고 싶은 차를 만드는 것이 GM 디자인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그의 정열적인 하루를 만나다 속도를 즐기는 남자, .. 2005-06-20
1.경쾌한 느낌의 레드ㆍ핑크 컬러의 셔츠와 자연스런 베이지색 면 팬츠로 여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모두 값 미정 팀버랜드, 로퍼 값 미정 C.P.COMPANY 2.연예인이라는 타이틀도 아침 조깅 때는 필요없다. 상쾌한 아침 공기 속에서 맞이하는 하루는 언제나 신선하다. 화이트 슬리브리스 티셔츠와 스포티한 느낌의 5부 팬츠는 기능성 제품으로 조깅이나 등산 어디에도 잘 어울린다. 모두 값 미정 컬럼비아, 시계 suunto 3.혼자여도 좋다. 친구와 함께여도 좋다. 넓은 운동장에서 한바탕 뛰고 나면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건강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난 스포츠를 사랑한다. 진빨강 반팔 티셔츠와 진회색 쇼트 팬츠의 색상 대비가 스포티한 느낌을 살려 준다. 모두 값 미정 컬럼비아 4.군중 사이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걷고 싶다. 그저 연극 한 편 보러 가는 것도 나에겐 색다른 이벤트가 된다. 영화보다 연극이 좋은 이유는 포장되지 않은 숨소리를 느낄 수 있기 때문. 깊이 있는 인생을 논할 수는 없지만 나 역시도 제3의 나를 찾고 있을지 모른다. 빨강 스티치의 흰색 면 재킷. 값 미정 코모도, 네크라인과 어깨부분의 커팅 처리가 멋스러운 슬리브리스 티셔츠, 검정과 빨강 스티치가 들어간 면 팬츠 모두 값 미정 gas jean, 구두 레노마, 선글라스 laura biagio 5.와인은 사람을 로맨틱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명쾌한 시간이 즐겁다. 도시적인 느낌의 트렌디한 핀 스트라이프 수트로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스트라이프 셔츠, 넥타이 모두 값 미정 레노마
강경헌 충무로가 주목하는 연기파 배우 2005-06-15
배우 강경헌을 인터뷰하기로 한 날. 그녀의 해맑은 웃음처럼 화창한 하늘을 기대했건만, 올 들어 유난히 변덕이 심한 봄 날씨가 기대를 저버리고 갑자기 비를 뿌려댄다. 약속 장소인 강남 도산공원으로 가는 길은 꽉 막혀서 취재차는 그녀를 코앞에 두고 꼼짝하지 못하며 기자의 애간장을 태운다. 약속시간보다 20분가량 늦게 인터뷰 장소에 도착, 황급히 그녀를 찾는다. 중세의 향기가 묻어나는 고풍스런 카페의 어느 한 모퉁이 소파에 카페 분위기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그녀가 다소곳하게 앉아 있다. 특유의 환한 미소로 기자를 맞아 주고, “실물이 사진보다 훨씬 예쁘다”는 기자의 말에 “생각보다 젊은 분”이라고 화답을 한다. 그녀의 연기코드는 지성과 감성의 조화 배우 강경헌은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이 있다. 겉으로 풍기는 이미지가 관능적이면서도 지적인 것이 사람을 끄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녀가 추구하고자 하는 연기의 색깔은 어떤 것일까? “연기자로서의 감이 살아있으면서 지적인 연기를 잘 소화해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지성과 감성을 모두 갖춘 연기자가 우리 주위에 흔하지는 않거든요. 사실 저도 아직 그 부분에서는 조금 모자라구요. 평소에 좋아하는 배우의 연기를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5년 동안 가까이에서 그녀를 지켜본 소속사 한민규 실장에게 배우 강경헌은 어떤 사람인지 물어보았다. “강경헌 씨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옳지 않다고 생각되는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하지 않아요. 한 마디로 말해서 강단이 있는 친구이지요. 작품 선택에 있어서도 매우 신중하고, 평소에 항상 메모하는 습관이 있는데 모두 연기를 위한 것들이에요. 스스로 연기를 위한 교과서를 만들어가는 노력파 배우라고 할 수 있어요.” 강경헌은 욕심이 많은 배우다. 영화 ‘거미숲’과 ‘마법사들’을 통해 사람들이 그녀를 많이 알아보고 있고, 소위 말해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스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에 우쭐하기보다는 자중하려는 마음이 강하다. “사실 요즘 저의 인지도가 예전보다 훨씬 올라갔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어요. 하지만 마냥 기쁘지만은 않아요. 배우가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는 길은 오직 연기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아직 제 스스로에게 만족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팬들이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해요.” 배우 강경헌이 아닌 인간 강경헌은 소박한 꿈을 가진 사람이다. 기자가 배우들을 만날 때 의례적으로 묻는 질문인데, 대부분의 배우들은 마치 짠 듯이 “저는 다시 태어나도 연기자의 길을 가고 싶어요”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강경헌은 뜻밖의 대답으로 기자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음……. 저는 다시 태어나면 배우 안할래요.(웃음) 그냥 평범한 여자로 살고 싶어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농촌에서 채소 기르고 가축 키우면서 살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가장 소박한 꿈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저에게는 정말 이루고 싶은 동경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녀에게 있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투명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눈을 비비고 일어나 옆에서 단잠을 자고 있는 강아지를 보면서 아침을 맞이하는 순간이다. “연기에 대한 욕심은 누구보다 많지만 욕심이라는 것이 때로는 사람을 지치게 만들 때가 있는 것 같아요. 힘들고 지칠 때는 될 수 있으면 생활의 작은 부분에서 행복을 느끼려고 합니다.” 요즘 들어 부쩍 바빠진 스케줄에 그녀의 발이 되고 있는 것은 소속사의 미니밴이다. 그러나 시간이 나면 그녀는 자신의 애마인 GM대우의 레조를 타면서 스트레스를 풀곤 한다. “레조는 일단 실내 공간이 넓고 운전할 때 부드럽고 승차감이 편안해서 좋아요. 길들이기 나름이지만 생각보다 잘 나가구요. 레조를 타기 전에는 현대 엘란트라를 타고 다녔는데 차에 얽힌 에피소드도 있지만, 그건 비밀이에요.” 궁금한 것이 있으면 꼭 알아내야만 하는 것이 기자의 생리. 그녀가 마침내 밝힌 에피소드에 관한 비밀은 여자로서는 보기 드물게 스피드를 낼 줄 안다는 것이다. 연예인들을 보면 방송 스케줄에 쫓겨서 종종 과속을 할 때가 있다. 그녀도 마찬가지로 드라마 촬영 때문에 급하게 속력을 내면서 달린 적이 있었는데, 때마침 잠복해 있던 경찰의 스피드건에 노출되고 만 것이다. 경찰의 지시에 따라 차를 세웠고, 당연히 남자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경찰이 운전자가 여자인 것을 발견하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니 여성분께서 어쩌면 이렇게 빨리 달리세요? 저는 카레이서인 줄 알았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난 후 카페 밖에는 여전히 오전에 내렸던 비가 계속해서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비는 더 이상 기자에게 짜증스러운 비가 아니었다. 충무로의 단비 같은 존재인 여배우 강경헌의 매력에 취해 내리는 비조차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이다
시인 천양희 7년 만의 시집, 더 깊어진 삶과 시 2005-06-15
천양희 시인을 만난 곳은 지금은 전통찻집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허 이태준의 고택 ‘수연산방’이었다. 시인은 마당에 핀 수국과 꽃나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다가 한쪽에 핀 선홍색 영산홍을 보더니 ‘서정주 시인이 소실 같다고 표현한 꽃’이라고 일러준다. 마당에 면한 방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먼 산자락까지 품에 들어온다. 시인은 “이렇게 밖을 내다볼 수 있는 집에서 살아야 하는데…….”라며 내심 부러운 눈치를 숨기지 않는다. 시인은 시적으로 지상에 산다 ‘삶의 고통을 시로 승화시킨 한국의 서정시인’. 백과사전에서 천양희 시인을 소개한 글의 제목이다. 이 표현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더니 “누군들 상처가 없을까마는 남들보다 좀 심하게 겪은 편”이라고 수긍한다. 지난 98년 현대문학상을 수상한 ‘물에게 길을 묻다’ 이후 7년 만에 시집을 낸 것도 그 사이 3년 남짓 몹시 아팠기 때문이란다. 정신적인 것과 더불어 육체적인 고통이 오랫동안 시인을 괴롭혀온 셈인데, 그런 고통을 온전히 시로써 풀어내면서 세상과의 불화를 청산한 것이다. 생의 뒤편에 박혀있는 상처에 대해서는 이번 시집 중 ‘뒤편’이란 시에서 잘 드러난다. …백화점 마네킹 앞모습이 화려하다/ 저 모습 뒤편에는/무수한 시침이 꽂혀 있을 것이다/뒤편이 없다면 생의 곡선도 없을 것이다 엄경희 시인은 이 시집의 해설에서 ‘그의 날카로운 시선을 느낄 때 나는 전율한다. 생의 뒤편을 꿰뚫고 있는 자의 내면에 누적되어 있을 고통과 그 고통이 만들어낸 통찰의 깊이가 동시에 전해지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 이번 시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너무 많은 입’에 대한 의미는 무엇일까. “청계산을 자주 다니는 편이예요. 집에서 두 시간 정도 걸리는데 지하철을 타고 양재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 참 아름다워요. 거기에 ‘다릅나무’라는 게 있어요. 잎이 굉장히 많은데 바람에 떨리면서 각자 다른 소리를 내는 것 같지요. 마치 사람들의 입처럼, 모두들 너무 자기주장을 하면서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거기에 비유해서 쓴소리를 좀 한 것이지요.” 재잘나무 잎들이 촘촘하다 나무 사이로 새들이 재잘댄다 잎들이 많고 입들이 너무 많다 (시 ‘너무 많은 입’ 중에서) 정말 시인의 얘기처럼 말의 공해가 너무 심한 세상이다. 천양희 시인은 1965년 이화여대 재학중에 박두진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했다. 하지만 정작 그녀를 시인이 되게 한 것은 초등학교 때의 여선생이었다. 4학년 때 동시 짓기에서 ‘제비 동생’이란 시를 썼는데 “너는 시인이 될 거야”라는 그 여선생의 한 마디에 마치 숙명처럼 이끌리게 된 것 같다고 시인은 회상한다. 또 한시에 능통한 유학 집안이라는 가풍도 자양분이 되었다. 그야말로 남부러울 것 없는 유복한 집안의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렵거나 힘들 때 유년시절을 떠올리면 가장 행복해요. 부산 사상의 낙동강 근처에서 과수원을 했었는데 거기서 바라보는 저녁노을은 정말 아름다웠어요. 조개잡이 배가 떠 있는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그런 기억들이 물을 좋아하고 물에 대한 시를 많이 쓰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오랜 세월이 흐른 만큼 고향은 예전의 그 모습이 아니었다. 몇 해 전에 갔다가 울면서 돌아왔을 정도로 삭막하게 변해버린 풍경에 이제 겁이 나서 다시는 못 갈 것 같다고. 천 시인은 지난 84년에 운전면허를 땄다. 하지만 이후 차를 살 기회가 없어 아직 한번도 운전해 본 적은 없다. 걷거나 지하철을 타는 게 편하다고 말하지만 가난한 시인의 주머니사정 때문이기도 한 눈치다. 오직 시인으로서의 운명을 받아들였기에 글 쓰는 것 외의 다른 일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시인은 시적으로 지상에 산다’는 제목의 시에서도 나타나지만 늘 시와 가까이 있는 삶이 제 운명 같아요. 엄마가 좋은 것은 그냥 좋은 것이잖아요. 이처럼 그냥 좋은 시가 정말 좋은 시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놀이로써가 아닌 치열한 열정이 있어야 하겠지요. 그래서 ‘시나 써보자’ 하고 덤비는 사람은 더 이상 안 나왔으면 좋겠어요. 시인이란 직업은 귀걸이 같은 액세서리가 아니거든요.” 시집 후기에서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시 생각만 하다가 세상에 시달릴 힘이 생겼다’는 천양희 시인은 천상 시인이라는 생각이다. Z
무대감독 유석용 오페라 무대를 삶의 무대로 2005-04-25
유한 집에서 귀하게 자란 자제에게서 소위 말하는 ‘귀티’가 흐르고, 대중 속에 서 있는 연예인 얼굴에서 빛이 난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곤 한다. 신분이나 직업에 귀천이 있겠냐마는 이처럼 주변환경이 인상을 좌우한다는 말에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무대감독인 유석용(37) 씨를 처음 봤을 때의 첫인상은 자신감과 카리스마라는 단 두 마디로 요약할 수 있었다. 자신의 일에 미친 사람에게서 풍겨 나오는 자신감과 리더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 무대감독이 어떤 직업인지 잘 모르는 기자에게도 무대를 지휘하는 무대감독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마저 일게 했다. 오페라 영화 제작을 꿈꾸다 무대감독으로 무대감독은 연출작품을 무대에서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직업이다. 연출자가 희곡과 연기를 중심으로 예술적인 면을 담당한다면, 무대감독은 무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진행하고 유지·관리하며 스태프 관리, 조명, 장치전환 등 무대나 극장 전체의 감독 및 지도를 한다. 30대 후반의, 어찌 보면 젊은 나이이지만 유 감독이 이 일을 시작한 지도 15년이 넘었다. 지금이야 공연문화가 활성화되었고 수준도 높아졌지만 15년 전만 해도 무대라는 곳은 섣불리 다가가기 힘든 곳. 무엇이 그를 무대로 이끌었을까. “전공은 성악이었어요. 대학교 4학년 때 오페라 영화를 보고 내 손으로 오페라 영화를 만들어 봤으면 하는 생각을 했죠. 졸업 후 잠시 다른 일을 하다가 지인의 권유로 오페라 무대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무대감독의 매력에 푹 빠져서 지금까지 이 일을 하고 있어요.” 유 감독은 주로 오페라 쪽 일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의 손을 거쳐 간 작품은 ‘명성황후’, ‘오페라의 유령’, ‘캣츠’, ‘미녀와 야수’, ‘황진이’ 등 세기 힘들 정도로 많다. 전공이 성악이다 보니 무대에 대한 이해가 빨라 나이에 비해 작품을 접할 기회가 많이 주어졌다고 한다. “국내 첫 장편 뮤지컬인 ‘명성황후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작품 자체로도 스케일이 크고 성공했지만, 무엇보다 브로드웨이에서 첫 큐사인의 영광이 저에게 주어진 작품입니다. 외국 작품으로는 ‘오페라의 유령’을 꼽겠어요. 외국 라이선스 작품으로 현지 모습 그대로 무대에 올려졌죠. 이전까지의 국내 뮤지컬과 달리 외국 시스템으로 운영되어 많을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일에 대한 열정은 그에게서 빼놓을 없는 성품이 되어 버렸다. 미국에서 공연을 할 때 맹장염에 걸린 적이 있다. 무대감독이 한 명이었기 때문에 작품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수술 받은 날 오후에 퇴원해서 공연을 감독했다. 그 후유증으로 한국에 돌아와서 5주 동안 입원해 있어야 했다. 이처럼 자기 시간을 갖지 못하는 것 외에도 힘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연극 바닥에 처음 발을 들여놓으면 누구나 힘들죠. 저도 처음에는 연봉 100만 원으로 시작했습니다. 천성에 맞지 않고 좋아서 하지 않으면 버티기 힘든 일이에요. 스케줄 때문에 몇 달씩 낮과 밤이 뒤바뀌는 생활을 하죠. 같이 일하는 스태프 외에는 다른 사람을 만날 여유가 없어서 대인관계도 원만하지 못하답니다. 방송처럼 맘에 안 드는 부분을 편집할 수도 없어 공연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것도 힘든 부분이에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대작들만 그의 이력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15년 무대감독 생활을 해오면서 100편이 넘는 작품이 그의 손을 거쳐 갔지만 모두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고생해서 작품을 만들어 무대에 올렸는데 관객이 없어서 일찍 막을 내릴 때가 제일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고, 좋아서 했기에 회의감은 들지 않아요.” 유 감독은 93년형 현대 스쿠프를 타고 다닌다. 나름대로 스포츠카의 장르를 개척한 차라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는 그다. 글 | 임유신 사진 | 임근재
떴다! 57분 교통정보의 미녀 4인방 2005-04-19
잔뜩 구름이 낀 날씨. 약속 장소인 서울지방경찰청으로 가는 길도 구름 낀 하늘처럼 짜증스럽게 밀리기만 했다. 때마침 57분 교통정보가 흘러나온다. 교통전문 리포터의 교통정보를 듣고 급하게 차를 돌렸다. 차가 갑자기 시원스럽게 달리기 시작했다. 리포터들과 약속한 시각은 오후 1시. 12시 50분에 극적으로 경찰청 정문을 통과했다. 기자라면 당연히 취재원과의 약속시간에 늦어서는 안 되지만 유난히 신경을 썼던 것은 네 사람을 한꺼번에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한 시간마다 방송을 해야하는 교통전문 리포터들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이날 만난 리포터들은 각 방송사에서 파견되어 현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57분 교통정보’를 진행하고 있는, 프로정신이 강한 여성들이다. 목소리로만 우리에게 알려진 교통전문 리포터들의 실제 모습과 생활은 어떠할까? 많은 청취자들이 그렇듯 기자도 매우 궁금했다. ●● 김희조 리포터는 교통전문 리포터로서는 사람들에게 가장 얼굴이 많이 알려졌다. 학교 졸업 후 방송을 하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MBC 라디오 공채로 들어간 후, 처음으로 활동하게 된 분야가 바로 교통전문 리포터다. 2000년도에는 MBC 방송대상 리포터 부문 특별상을 받기도 했고, 현재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 주가를 높이고 있는 중이다.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될 때는 사람들에게 ‘덕분에 헤매지 않고 잘 왔다’는 격려의 말을 들었을 때입니다. 그때마다 ‘아, 내가 필요한 존재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뿌듯해지곤 해요.” 교통전문 리포터들에겐 그들만의 직업병이 있다. ‘57분 교통정보’ 방송에서 오는 강박관념으로 방송을 하지 않는 날에도 50분대만 되면 괜히 가슴이 뛴다고 한다.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도 57분대가 가까워지자 얼굴들이 굳어지기 시작하고 긴장하는 모습들이 역력했다. “교통전문 리포터들은 1초도 소홀히 해서는 안 돼요. 아시다시피 교통전문 리포터에게는 녹화라는 게 있을 수 없잖아요. 폭설이나 재난상황이 발생할 때에는 연장방송을 해야 하므로 프로의식이 없으면 힘든 직업이에요. 예전에 한번은 눈 속에 갇혀 방송한 적이 있는데, 그 당시의 기분이란……. 하지만 뭐 제가 좋아서 선택한 일이고 저한테는 하루하루 즐거운 나날이에요.” 김희조 리포터는 일에 열정이 많다. 앞으로 대학원에서 교통과 관련된 깊이 있는 공부를 좀더 하고 싶어한다. “다른 방송 분야도 경험해보고, 많은 경험을 쌓아 교통 전문가로서 단단한 ‘내공’을 쌓고 싶어요. 교통관련 대학원에 들어가 좀더 깊이 공부해 이 분야를 확실한 전문가 집단으로 만드는 데도 한몫하고 싶구요. 어떤 분야든 전문가가 살아남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전 교통방송 전문가로 평생 먹고살고 싶어요.(웃음)” 사람은 누구나 일에 빠져 있을 때 아름다워 보인다. 방송 일에 관해 하나하나 열심히 설명해주는 그녀의 모습도 그랬다. ●● 이번에 모인 리포터 가운데 방송경력이 가장 오래된 사람이 바로 박영지 리포터로, 단정한 외모에 차분한 말투가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교통전문 리포터가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고 시작했습니다. 그저 방송이 하고 싶다는 생각에 때마침 기회가 와서 발을 담그게 되었지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제가 평소에 길눈이 밝고 새로운 길이나 지역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 일이 제 천직이라서 그랬던가봐요.” 그는 “주변에도 교통전문 리포터가 되려고 준비중인 사람들이 많다”면서 선배로서 신중하게 한마디 건넸다. “우선 방송을 할 수 있는 ‘기본기’는 당연히 갖추어야 한다고 봅니다. 기본기를 닦아주는 가장 좋은 데가 방송아카데미 같은 곳일 테지요. 이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 거의 모두 아카데미 출신이에요. 또한 운전을 하거나 차를 타고 다닐 때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사물을 바라보고, 특징을 잘 잡아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교통상황에 영향을 줄 만한 사회현상이나 기상변화에 민감해야 하고, 도심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행사, 공사 같은 것도 평소에 체크해 두는 습관을 가지는 게 좋아요.” 교통방송을 하다 보면 다양한 사고 현장을 만나게 된다. 박영지 리포터는 나름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교통문화를 차분하게 조언했다. “잘못된 길의 특성 때문에 사고나는 걸 많이 봤습니다. 정부 교통관계자들이 다시 한번 주위를 철저하게 점검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 차가 너무 많이 돌아다니는 것 같아요. 가까운 거리는 자동차보다는 자전거를 타는 게 건강에도 좋고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잖아요. ●● 두수미 리포터는 파견 근무경력이 가장 오래된 베테랑이다. 그녀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자연스러움 속에 배어나는 솔직함’이다. 인터뷰 도중에도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진행하는 데 무리가 없게끔 해주었고, 질문마다 진솔하게 답변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다른 일보다 개인시간이 많다는 게 매력적이에요. 하지만 폭우나 폭설처럼 날씨가 좋지 않을 때 아침 근무가 걸리면 참 힘들지요. 특히 눈길 위를 운전할 때는 목숨 걸고 출근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랍니다. 저희는 늦으면 바로 방송사고가 나니 큰일이잖아요.” 방송사고를 너무 많이 내어 만약에 리포터 일을 그만두게 된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으냐고 짓궂은 질문을 해보았다. “저는 정말 공부를 하고 싶어요.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것을 지금도 후회합니다. 특히 외국어 공부를 하고 싶은데, 외국어를 세 가지쯤 자유자재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에요. 그러고 난 뒤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고 싶어요.(웃음)” 두수미 리포터는 밝고 낙천적인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힘든 시간들이 있었다. “살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는 대학 졸업하고 난 뒤 취업 관문을 두드릴 때였어요. 방송이 너무 하고 싶어서 여기저기 시험도 많이 봤지만 그때마다 실패를 했지요. 너무 괴로웠지만 그래도 희망은 버리지 않았어요. 항상 잘 될 것이라고 끝없이 스스로에게 말했고, 모든 시험에 최선을 다했어요. 그러다 보니 제가 그토록 바라던 방송 일을 하게 되더군요.” ●● 크고 깊은 눈이 인상적인 김유정 리포터는 4명 중 막내다. 목소리 톤이 낮고 차분한 것이 심야 라디오 DJ의 음색을 떠올리게 한다. 교통방송말고 다른 것을 해보고 싶지 않느냐고 물어 보았다. “다른 분야에도 관심이 많기는 해요. 하지만 아직 이 일도 부족한 게 많아서 더 열심히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은 예전보다 사람들이 교통정보에 많이 의존하는 것 같고, 그만큼 교통이라는 분야도 세분화, 전문화 되어가고 있잖아요. 따라서 제가 하고있는 이 일의 미래도 밝다고 봅니다.” 선배들에 견주면 아직 교통전문 리포터 경험이 많지 않지만 막내답지 않은 여유와 현실을 제대로 보려는 의지가 보였다. “출근길 교통정보를 전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인데, 상습 정체지역에는 밀릴 만한 이유가 있더군요. 예를 들어 신호체계가 잘못되어 있다든지, 교통량에 비해 도로가 좁다든지, 우회도로가 적기 때문이라든지……. 당장 해결할 수 없는 것도 있을 테지만 교통을 책임지는 기관에서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고 고쳐나가야 할 것 같아요.” 한 시간 간격으로 방송을 해야 하는 교통전문 리포터의 특성 때문에 남자친구를 사귈 시간이 없는 탓일까, 교통전문 리포터들은 거의 모두 남자친구가 없다. 그러나 김유정 리포터는 현재 남자친구가 있다. 예전에 영화에서 본 내용인데, 영화에 등장하는 교통전문 리포터가 남자친구를 만날 시간이 없어서 사랑한다는 말을 특정 지역 이름을 대면서 방송하는 로맨틱한 스토리가 떠올랐다. 혹시 그런 경험은 없는지 물어보았다. “아직 그 방법을 써 본 적이 없는데, 기회가 되면 꼭 한번 해보고 싶네요.(웃음)” 미녀 4인방과 즐거운 수다 한판 좀더 진솔하고 재미있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교통전문 리포터들은 외부와 접촉이 많지 않고 그들끼리 어울리는 시간이 많다. 그래서 방송대기를 하는 동안에는 삼삼오오 모여 수다로 시간을 보내곤 한다고. 서른 살 노처녀 김희조·두수미 리포터, 유부녀 박영지 리포터, 그리고 ‘아직 20대’라며 결코 노처녀가 아님을 강변하는 김유정 리포터. 이들과 청일점인 기자의 수다 한판이 벌어졌다. 기자 박영지 씨 빼면 다들 결혼 적령기에 들어섰는데, 좋아하는 남성은 어떤 스타일인가요? 박영지 씨는 남편 자랑을 하셔도 됩니다. 김희조 저는 좀더 성숙할 비전이 보이는 남자, 저랑 말이 통하고 마음이 넓은 남자, 놀 줄은 알지만 놀지 않는 반장 스타일의 남자,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에 묘사된 중후한 몸가짐과 수수한 멋을 알고 은은한 성품을 가진, 제가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기자 욕심이 너무 지나친 것 아닙니까? 김희조 (민망한 듯 기자를 때리는 시늉을 하며) 하긴, 그래서 아직 노처녀인가 봐요.(웃음) 기자 농담이었습니다.(웃음) 김희조 씨는 사랑을 어떤 색으로 표현하고 싶나요? 김희조 핑크 색이요. 환하고 예쁘잖아요.(자리에 모인 리포터들은 대개 핑크 색에 동의하는 듯 했으나 그때 두수미 리포터가 손사래를 치며 나선다) 두수미 저는 무지개 색이요. 사랑은 그때그때 달라요. 기자 두수미 씨는 어떤 남자가 좋은가요? 두수미 운전 잘하는 사람이 좋아요.(웃음) 농담이었어요. 사실, 남자다운 스타일이 좋아요. 박력 있고, 리더십 좋고, 거기에 유머감각까지 있으면 ‘딱’이지요. 박영지 저는 남편 자랑을 할게요. 제 남편은 늘 제 얘기에 귀를 기울여줍니다. 집안 일도 같이 하고, 제가 주말에 일 할 때는 도시락도 싸다 주는 걸요.(자리에 모인 리포터 모두 부러움의 탄성을 지른다) 기자 이상형들이 비슷한 모양이군요. 모두 부러워하시네요. 자, 이상형은 들어봤고, 교통전문 리포터들도 교통법규를 어겨본 적 있나요? 지나간 일인데 터놓고 말씀해 보세요. 김유정 방송시간을 맞추기 위해 부득이하게 몇 번 해본 적 있어요. 뭐, 그래도 신호위반쯤이었어요. 아! 아니다, 과속도 몇 번 했구나.(웃음) 김희조 저는 몰라서 위반한 적 있어요. 장소가 남대문 교차로였는데 진행경로가 헷갈리게 되어 있어서 저도 모르게 그만 위반을 했지요. 그런 뒤 바로 관계기관에 건의했어요. 두수미 전 위반 절대 안 했어요. 운전 경력 7년 동안 한번도 딱지를 떼어본 적이 없거든요. 기자 딱지는 안 떼어 봤어도 들키지 않게 위반한 적은 있지요? 두수미 제가 기억력이 안 좋아서……. 그런 적이 있었는지 한번 생각해 볼게요.(웃음) 기자 다들 운전 스타일은 어떤가요? 두수미 씨는 딱지를 안 떼어봤다니 운전도 요령 있게 잘하실 것 같은데. 두수미 성격이 급해서 그런지 운전은 좀 과격하게 하는 편이에요. 고치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잘 안 되네요. 아차! 방송에서 사람들에게 천천히 운전하라고 말하면서 제가 운전 험하게 하는 걸 아시면 안 되는데……. 방금 제가 한 말 ‘오프 더 레코드’로 해 주세요.(웃음) 기자 글쎄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이군요.(웃음) 김유정 제 친구들은 제가 운전을 너무 거칠게 해서 생명에 위협을 느낀다고들 하대요. 하지만 저도 수미 언니처럼 사람들에게 항상 안전운전을 강조하지요.(웃음) 기자 겉모습과 달리 운전을 거칠게 하시는군요. 물론 늘 방송 시간에 쫓기다 보니까 생긴 운전습관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박영지 자동차 전문 기자들은 운전을 어떻게 하세요? 기자 저희야 뭐, 안전운전을 생활신조로 하지요.(물론, 아무도 믿지 않는 분위기다. 믿거나, 말거나.) 기자 가장 기억이 남는 팬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김희조 제 생일이거나 특별한 날이 있으면 어김없이 챙겨주는 카페 주인장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껴요. 힘들 때 팬들의 사랑과 관심이 저에게 가장 큰 힘이 됩니다. 김유정 저는 팬이 많지 않은 편인데, 수원에서 공군장교로 근무하는 팬이 기억나요. 아침마다 이메일로 좋은 노래와 글귀를 보내주곤 했어요. 아침에 그런 메일을 받고 나면 기분이 한결 좋아져요. 두수미 예전에 서울톨게이트에서 고속버스를 얻어 탄 적이 있는데 기사 아저씨에게 SBS 리포터라고 했더니, 두수미 아니냐고 물어보시더군요. 팬이라고 하면서. 그때 얼마나 흐뭇했던지……. 기자 그렇군요. 항상 지켜보는 팬들이 있으니 힘이 나시겠군요. 화제를 조금 돌리지요. 술은 자주 마시나요? 주량은 얼마쯤 되나요? 박영지 맥주 한 병, 소주 두 잔이 딱 좋아요. 술 취하면 그냥 잠들어요. 기자 저도 그래요. 술 마시고 자는 습관은 불치병인 것 같아요. 김유정 저는 한창 잘 마실 때는 소주 두 병, 지금은 나이가 들은지라 많이 약해졌어요. 때로는 맥주 500㏄에 취할 때도 있어요. 취하면 말이 많아져요. 그리고 귀여운 척을 한다고 하더군요.(웃음) 두수미 소주 반 병쯤인 것 같아요. 평소에도 잘 웃는 편이지만 술 마시면 더 많이 웃어서 주위 사람들에게 가끔 오해받기도 해요. 김희조 제 주량을 저도 잘 모르겠어요. 지금까지 한번도 한계에 도전하면서 먹어 본 적이 없어요. 다음 날 해야 할 방송 생각하면 걱정돼서 못 마셔요. 그냥 맥주 500㏄, 소주 세 잔, ‘50세주’ 다섯 잔, 폭탄주 세 잔, 와인 두 잔이면 적당해요. 기자 농담도 심하셔라! 그걸 어떻게 다 드세요? 김희조 아뇨, 아뇨! 한번에 다 마시는 게 아니라 따로 마실 때 그렇다는 거지요.(웃음) 술 취하면 저도 말이 많아져요. 기분이 안 좋을 때 마시면 괜히 슬퍼져요. 하지만 사람들과 함께 술 마신다는 점이 흐뭇하고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지요. 이날 수다는 한 시간쯤 이어졌다. 리포터들은 목을 많이 쓰는 일을 해서 그런지 평소 목소리 관리를 위해 모과·허브차 등을 자주 마시고, 커피는 잘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목을 감싸고 잘 때도 많고, 무엇보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어김없이 57분 교통방송을 들었다. 방금 전까지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그녀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진지하게 교통상황을 설명하고 있었다. 바른 길라잡이들과 나눈 인터뷰, 그 유쾌한 기억이 카오디오 스피커를 통해 되살아나고 있었다.
개그맨 차승환 천의 목소리를 가진 남자 2005-04-15
한때는 ‘신문지’로, 그 다음에는 ‘허리수’로 불렸던 남자, 개그맨 차승환. 그는 말 안 듣는 개구쟁이처럼 생겼다. 눈가에 장난기가 가득하다. 꼬불꼬불 말아 올린 짧은 머리는 올해 막 6살이 된 조카를 연상시킨다. “뉴키즈 온더 블록 아시지요? 20년쯤 전인가 전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아이돌 그룹 있잖아요. 그 그룹의 막내가 조 메킨타이어라고 귀엽고 예쁘장하게 생긴 소년이었는데, 이 머리가 바로 그 친구의 머리 스타일이에요. 어때요? 비슷하지 않나요?” 이렇게 말하면서 춤동작을 보여주는데 그 모습이 어색하지 않다. 생각해보니 그는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했다. 무용을 했다면 무용수가 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텐데 그는 어떻게 개그맨이 되었을까? “군대를 갔는데 그곳에서 개그맨 선배를 알게 되었어요. 그것이 인연이 되어 개그맨 시험을 보게 되었고 97년 여름에 시험에 합격하면서 개그맨으로 활동을 시작했지요.” 4WD 즐길 줄 아는 자동차 매니아 차승환은 MBC TV ‘오늘은 좋은날’에서 축구해설가 신문선을 흉내내는 ‘신문지’라는 캐릭터로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하지만 한창 주가가 올랐을 때 영화를 하겠다며 돌연 개그계를 떠났다. 그가 다시 브라운관에 돌아온 것은 SBS에서 ‘웃찾사’를 시작한 2003년 3월이다. 그는 그 프로그램에서 가수 하리수를 흉내내는 ‘허리수’라는 인물을 만들었다. 그의 주특기인 성대모사는 여기서도 제몫을 했다. 눈을 감으면 하리수인지 허리수인지 구분이 안 될 만큼 목소리가 똑같았다. “그것 때문에 ‘남자를 좋아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했어요. 지금은 그 프로그램을 하지 않아 그런 말을 안 듣게 되더군요.(웃음)” 차승환은 몇 달째 방송을 쉬고 있다. 몸이 안 좋아진 탓이다. 지난 가을 그는 요로결석 때문에 수술을 받았다. 프로그램 녹화가 있던 날 통증이 너무 심해 병원에 갔는데 방송을 쉬어야할 만큼 상태가 나빠져 있었단다. “그땐 정말 죽는 줄 알았어요. 건강이 제일이라는 말을 뼈저리게 실감했지요. 이제 몸도 좋아지고 했으니 방송활동을 다시 시작하려고 해요. 아마 웃찾사로 복귀할 것 같습니다.” 차승환은 요즈음 자동차에 푹 빠져있다. 지난해 코리아 모터스포츠 협회(KMSA)의 드라이빙 스쿨을 수료하고 라이선스를 받은 그는 가끔 서킷에 나가 카레이싱을 즐긴다. 작년 7월에는 자주색 닷지 다코타를 새 식구로 맞았다. 인터뷰가 있던 날, 그는 다코타와 함께 나타났다. 경쾌한 배기음을 울리며 골목 안으로 들어선 다코타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전에는 쌍용 무쏘를 탔는데 4WD였거든요. 그 차를 타고 4WD의 매력을 알게 되었지요. 4년쯤 전인가 눈이 굉장히 많이 왔던 겨울날 친구들이랑 설악산에 갔는데 새벽에 일어나 보니 무릎까지 눈이 쌓여 있더군요. 그날 저녁에 방송 스케줄이 잡혀 있어서 서울로 올라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국도를 타고 달리기 시작했는데 4WD라 역시 눈길에 강하더군요. 다른 차들은 미끄러지고 난리가 났는데 제 차는 체인 없이도 무사히 올라왔어요. 그때부터 전 4WD만 고집하고 있지요. 이 차도 4WD예요.” 그는 타고난 재담꾼이다. 1시간째 쉼 없이 이야기를 쏟아놓는다. 처음의 장난꾸러기 같던 모습도 어느덧 진지해졌다. 거의 모든 연예인이 그렇겠지만 특히 개그맨의 인기는 한순간이다. 온 국민이 따라하던 유행어는 어느 순간 식상해져 버리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인기도 몇 달 안 가 시들해지곤 한다. 그래서 차승환은 조급해하지 않는다. 그는 이미 두 번의 굴곡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서양 속담에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는 말이 있다. 물론 꼭 그렇지는 않겠지만 자주 보지 않으면 잊혀지는 게 당연한 일 아닐까? 그의 얼굴이 잊혀지기 전에 어서 빨리 그가 전하는 웃음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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