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라이프스타일

메밀꽃 필 무렵, 봉평 초가을에 듣는 옛이야기 2004-10-20
마침봉평 장날(2일, 7일 등 5일장)이었다. 좁다란 골목 양옆으로 나란히 좌판이 늘어섰다. 비가 추적추적 내려 풍경은 한껏 가라앉아 있다. 입구에서 한 할머니가 조그만 목욕의자를 깔고 앉아 참기름, 들기름을 판다. 1병에 1만 원. 뚜껑을 여니 고소한 냄새가 진군한다. 참기름 용기는 참이슬 소주병에 비타500 뚜껑이지만 아찔한 냄새 한 방에 묵묵히 지갑을 연다. “할머니, 서비스 없어요?” “서비스는 비닐봉투여.” 봉평 사람들뿐 아니라 전국을 돌아다니는 장꾼들이 모여서인지, 봉평 장터에서 오가는 우스개는 소음처럼 기침소리처럼 자연스럽고 거침이 없다. 봉평도 강원도인데, 찐 옥수수를 파는 아주머니에게 “이거 진짜 찰옥수수예요?”하고 물었던 것은 실수였다. “메옥수수는 약에 쓸라고 해도 없어요.”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다. 봉평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메밀이다. 메밀은 가루로도 팔고 음식으로도 판다. 솥뚜껑에 기름을 바르고 메밀반죽을 얼굴 팩만큼 얇게 편 다음 김치 등속을 얹고 돌돌 말아 썰어 내놓는 메밀 전병이며 메밀전, 감자전이 단돈 1천 원. 봉평장에 가면 누구나 조자룡 헌 칼 쓰듯 지폐를 뽑아드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다양한 메밀음식 맛볼 수 있는 봉평 5일장 메밀꽃이 피는 이맘때,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은 외지인들로 북적댄다. 단편소설 의 무대이며 작가 가산 이효석이 나고 자란 곳이 바로 봉평이다. 장터를 벗어나 조금만 걸으면 메밀밭이 지천으로 펼쳐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꽃밭 속으로 스며들어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린다. 메밀은 7∼8년 전만 해도 찾는 이가 적어 농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지만 고혈압, 다이어트에 좋은 건강식품으로 알려지고 봉평면이 이효석과 메밀꽃밭의 가치에 뒤늦게 주목하면서 봉평의 최고 관광상품으로 떠올랐다. 메밀꽃이 피는 시기는 8월말부터 9월초지만 이곳의 메밀은 시차를 두고 파종해서 10월초까지 꽃을 볼 수 있다. 해마다 9월에는 효석문화제도 열리는데, 올해는 9월 10∼19일 축제를 치렀다. 메밀꽃이 활짝 피는 늦여름, 초가을이 아니더라도 봉평에는 이효석문학관과 생가 터, 평창무이예술관, 흥정계곡, 허브나라농원 등 가볼 만한 곳이 많다. 이효석문학관은 가산의 문학세계를 엿볼 수 있는 문학전시실과 문학교실, 메밀자료 전시실 등으로 꾸며져 있다. 1907년 봉평에서 태어난 이효석은 1928년 단편 으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한국 단편문학의 백미로 꼽히는 이 나온 해는 1936년이고 1942년 그는 36세의 젊은 나이에 뇌막염으로 생을 마친다.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 앉아 있는 사진 속의 이효석은 당시 지식인의 증표 같은 동그란 뿔테 안경에 양복차림이다. 문학관에서 자료들을 둘러보다 보면 경제적으로는 부족하지 않았고 가정적으로는 불우했으며 이상은 높았던 이효석의 여러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문학관 주변은 문학정원, 메밀꽃길, 오솔길 등으로 오붓하게 꾸며놓았다. ☎(033)330-2700 문학관을 나와 조금만 더 큰길을 따라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이효석 생가 터가 나온다. 옛집이 하나 서 있지만 이효석이 살던 집은 아니다. 원래 있던 집을 헐고 다시 지어 옛 모습이 사라진 지 오래다. 그래도 찾는 사람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이효석 생가인 줄 알고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다. 메밀꽃밭 속에서 유영하듯 시간을 보내다 차 머리를 돌리면 보광피닉스파크 가는 길에 평창무이예술관이, 흥정계곡쪽으로 허브나라농원이 이어진다. 숲 사이 반짝 떨어진 햇빛처럼,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시간 속으로 들어가 볼 차례. 2001년 세워진 평창무이예술관은 폐교를 활용한 창작 스튜디오다. 작가 4명의 작업실과 전시실, 체험공간이 있고 폐교 바로 옆은 어김없이 넓은 메밀밭이다. 야외조각공원은 조각가 오상욱의 작품 150점으로 꾸며져 있고 실내로 들어가면 30여 년간 메밀꽃을 그려온 정연서 화백, 서예가 이천섭, 도예가 권순범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미리 연락하고 가면 도예, 서예, 판화 체험도 가능하다. 2층에 오르면 음료수를 마실 수 있고 베란다에서 조각공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033)335-6700 허브나라농원은 숲 그늘 깊고 물 맑은 흥정계곡에 자리하고 있어 두 곳만 들르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도 많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문을 연 허브농원으로 전국적인 인기를 굳혔다. 아기자기한 테마 공원에 들어서면 눈과 코가 즐겁고, 허브로 만든 차와 요리를 맛보거나 다양한 허브 상품을 살 수 있는 식당, 가게 등이 옆으로 이어진다. 농원 안에 펜션과 자작나무집 등 숙박시설도 갖추었다. 허브나라를 다녀간 이들의 평은 ‘너무 좋다’와 ‘상업적이어서 싫다’로 극명하게 엇갈리지만 허브에 관한 모든 것을 둘러 볼 수 있는, 제대로 가꾸어 놓은 테마공원이라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을 듯하다. ☎(033)335-2902 취재 협조: 한불모터스(푸조 206CC) ☎(02)545-0606 전망 좋은 프랑스풍 테마펜션 봉평프로방스 펜션 봉평프로방스는 문을 연 지 얼마 안되어 시설이 깨끗하다. 대표 이기노 씨가 직접 설계하고 2년여에 걸쳐 꼼꼼하게 지었다.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에서 예술 혼을 불살랐던 화가들(고흐, 르누아르, 세잔느, 마네, 피카소, 마티스, 밀레)의 소개와 작품 사진, 설명이 객실마다 걸려 있고 외부에는 항상 음악이 잔잔하게 흐른다. 커플에서부터 대가족까지 묵을 수 있는 여러 동의 숙박시설을 갖추었고 하루 이용료는 7만∼18만 원선. 여느 펜션과 달리 숯불구이 시설을 무료로 준비해준다. 봉평프로방스는 깔끔한 외관과 시설도 인상적이지만 우거진 숲을 등지고 산 언덕 위에 서 있어 전망이 좋다. 발 아래로 봉평의 산과 들판, 메밀밭, 덕거천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기노 씨는 “해질 무렵에는 밀레의 만종을 보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평온하며 어딘지 모르게 경건한 들녘의 해넘이가 하루 여행의 마무리 시간으로 썩 잘 어울린다. 봉평프로방스는 봉평면소재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음식재료나 먹을거리를 사러 나가기에도 편하다. 메밀꽃밭이나 장터, 주변 여행지도 가깝다. 홈페이지 www.pensionprovence.com 문의 ☎(033)335-1778 드라이브 메모 영동고속도로 장평IC를 빠져 나와 봉평 방향 6번 국도를 따라 6km쯤 가면 봉평면소재지다. 왼쪽 농협과 축협 사잇길로 들어서면 오른쪽에 바로 봉평 옛장터 골목이 보이고, 다리를 건너 직진하면 이효석문학관, 생가 터까지 둘러볼 수 있다. 가는 길 어디서나 메밀꽃을 볼 수 있지만 다리를 건너 바로 우회전해야 가장 넓은 메밀꽃밭 사잇길로 들어설 수 있다. 장터나 꽃밭을 구경할 때는 다리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돌아다니는 것이 사실 더 편하다. 봉평면소재지로 돌아나와 조금만 올라가면 오일뱅크 주유소를 지나 덕거리 입구 간판이 나온다. 이곳에서 우회전, 100m쯤 가서 펜션 간판들이 늘어선 길로 좌회전, 봉평모텔 앞을 지나면 오른쪽 야산 위에 펜션 봉평프로방스가 있다. 덕거리 입구 간판 앞에서 계속 직진해 보광 피닉스파크쪽으로 달리면 오른쪽으로 흥정계곡, 허브나라 들어가는 길이 갈라지고, 삼거리에서 조금 더 직진하면 왼쪽에 평창무이예술관이 보인다.
바람 불어 좋은 곳 시원한 가을을 느끼자 2004-09-20
울릉도 동해 수평선 밖의 외로운 국토 울릉도. 온종일 사방에서 부는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육지의 여행객들을 기다린다. 외로워 신음하는 국토의 막내를 달래기 위해 포항에서 배에 몸을 싣는다. 포항여객선터미널을 떠난 배는 약 3시간 만에 울릉도 도동항에 도착한다. 이곳은 울릉도 여행의 출발점이며 종착점. 어떤 방법으로 울릉도를 둘러볼 것인가를 결정한다. 현대 테라칸, 쌍용 렉스턴 등 4WD 영업용 택시를 이용하는 방법, 삼지렌터카(054-791-2240)에서 차를 빌리는 방법, 그리고 버스를 타는 방법이 있다. 울릉도에서 바람 맞기 좋은 곳으로는 북면 태하리의 대풍감 절벽이 첫손에 꼽힌다. 태하리에서는 성하신당과 황토구미라는 명소를 들러보고 대풍감 절벽과 태하등대 트레킹에 나선다. 황토구미로 가는 도중 간이화장실 바로 옆에 트레킹 출발지가 있다. 고개를 뒤로 젖혀 하늘을 바라보면 대풍감으로 올라가기 위한 시멘트 등산로가 절벽을 따라 나 있다. 솔잎이 두텁게 깔린 곳을 지날 때면 카펫을 걷는 기분에다 솔향이 머리를 맑게 한다. 바닷가에서 태하 등대까지 낡은 케이블카가 있는 정상에서는 활처럼 곱게 휜 태하리 바닷가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잠시 땀을 식히고 숲길을 지나면 바람만 거세게 몰아치는 대풍감 절벽 모서리에 닿는다. 울릉도를 오각형으로 봤을 때 대풍감은 북쪽의 가로변과 서쪽의 세로변이 만나는 지점에 있다. 대풍감 정상에서는 태하등대가 울릉도 트레킹에 나선 여행객을 맞이한다. 헬기착륙장으로 이용되는 초원을 지나고 향나무 서식지에 다가가서 동북 방향으로 시선을 두면 대풍감 트레킹의 백미인 북면의 해안절벽 절경을 만난다. 바다 위의 코끼리바위(공암)가 외롭게만 보인다. 절벽에 불어닥치는 바람은 이승의 바람이 아닌 듯 거세기만 하다. 전설에 따르면 옛 사람들은 대풍감 절벽에 구멍을 뚫어 배를 맸다. 돛단배이니 바람이 불어야만 항해가 가능한 법. 뱃사람들은 대풍감에 올라 바람을 기다렸다. 바람을 기다린다 해서 ‘대풍감’이라는 지명이 생겨났다. 노을이 붉게 타는 시간대, 해벽들도 햇빛을 닮아 붉게 물들어 간다. 그 절경 앞에서 여행객들은 탄성을 내뱉는 것도 잊고 벅차 오르는 가슴을 진정시키기에 바쁘다. 이 땅에 살면서, 어디에서 이토록 장엄하고도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광경을 보았던가. DATA 홈페이지 : 울릉군청 www.ulleung.go.kr 울릉도닷컴 www.ullungdo.com 문의 : 울릉군청 문화관광과 790-6393 가는 길 : 포항여객선터미널(242-5111)에서 대아고속해운의 썬플라워호가 매일 오전 10시에 출항한다. 울릉도 도동항(791-0802)에서는 매일 오후 4시에 포항으로 배가 떠난다. 선편 예약은 서울의 대아여행사(02-514-6766)에서도 한다. 주변 명소 저동과 봉래폭포 : 우리나라 가장 동쪽에 자리한 항구 저동항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각종 동영상을 통해 수없이 접해 본 풍경. 밤이면 오징어잡이 배들이 환하게 불을 밝혀 불야성을 이룬다. 저동에서 가까운 봉래폭포 또한 꼭 다녀와야 할 곳. 이 폭포수는 울릉도 주민의 식수원이다. 물맛 좋기로 치자면 제주도보다도 낫다고 울릉도 주민들은 자랑한다. 독도전망대와 유람선 : 숙박시설이 몰려 있는 도동항 주변에서 하룻밤을 묵는다면 망향봉 전망대에 올라 본다. 도동항과 수많은 오징어잡이 어선들의 집어등 불빛으로 대낮처럼 환한 밤바다의 풍경을 볼 수 있다. 문의 791-7160. 바로 옆에는 독도박물관과 울릉도향토사료관, 약수공원 등이 몰려 있으므로 함께 둘러보면 좋다. 울릉도유람선은 오전 9시와 오후 4시 두 차례에 걸쳐 운항된다. 도동을 출발, 사동-통구미-남양-구암-태하-현포-공암(코끼리바위)-추산-천부-삼선암-관음도-죽도-저동-도동 코스를 돈다. 문의 : 유람선협회(791-4468) 맛집 홍합밥, 따개비밥, 따개비칼국수, 약소불고기, 홍합불고기, 오징어불고기, 오삼불고기 등은 울릉도의 별미. 도동의 99식당(791-2287)은 약초해장국, 우성회센터(791-0092)는 오징어회와 활어회, 홍합밥, 천부항의 동은식당(791-6200)은 따개비칼국수, 나리분지의 산마을식당민박(791-4643)은 산채전과 닭백숙을 잘한다. 숙박 도동과 저동에 여관이 많으나 조금 다른 숙소를 원한다면 울릉읍 사동리의 울릉마리나관광호텔(791-0020)을 추천한다. 객실은 30실. 주인 내외가 무척 친절하다. 또 울릉도리조트대아호텔(791-8800)이 2004년 6월 오픈했다. 객실은 120여 실. 김제 심포 산악지형이 많은 우리 땅에서 지평선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전북 김제와 만경 들판이다. 널찍한 지평선과 시원한 수평선, 그리고 썰물 때면 드러나는 갯벌평선 등 3평선이 어울린 이곳에서는 해마다 가을이면 풍년의 바람, 풍요의 바람이 분다. 서해안고속도로 서김제나들목을 빠져나가 만경읍소재지에 이른 다음 서쪽으로 달리면 진봉반도의 풍년바람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북쪽의 만경강과 남쪽의 동진강 사이에 있으면서 서해로 삐쭉 뻗어 나간 땅이 바로 진봉반도. 위쪽에는 진봉면, 아래쪽에는 광활면이 자리잡고 있다. 10월 7∼10일에는 김제지평선축제가 열린다. 진봉반도 서쪽 끝머리에 심포라는 작은 포구가 숨어 있다. 심포에는 선착장이 두 곳. 주차장 쪽 선착장 부근에는 실뱀장어잡이 배를 비롯한 어선과 해태채취선인 넙외기, 그리고 선외기들이 기항하며 또 다른 선착장에는 백합을 비롯해 죽합, 바지락, 피조개 등 각종 조개를 잡으러 나갔던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배들이 찾아 든다. 본디 심포는 백합조개의 주산지였으나 주변의 드넓은 뻘이 새만금 보상 이후 주인 없는 무주공산이 되어 버려 남획되고 말았다. 하지만 백합 종패는 자리를 옮겨다니며 제 몸의 크기를 키우고 있어 멸종단계를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 심포어민들이 잡아온 백합은 선착장에 내려지자마자 흥정이 붙는다. 선착장 현장에서 1kg에 1만 원하던 백합조개가 부근 횟집으로 옮겨져 여행객에게 팔릴 때는 두 배로 뛴다. 자연산 백합은 바다에서 나는 최고의 고단백질 식품으로 강과 바다가 만나며 개펄이 발달한 곳에 주로 산다. 백합은 뻘이 좋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이사가 버리고 한 번 점프를 하면 자기 몸의 수십 배 높이까지 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힘이 좋은 조개라고 알려져 있다. 심포는 일몰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가을 들판을 따스하게 달궜던 해는 새만금간척지 공사로 육지와 연결될 운명의 고군산열도 뒤로 넘어간다. DATA 홈페이지 : 김제시청 www.egimje.net 문의 : 김제시청 문화관광 담당 540-3224 가는 길 : ①서해안고속도로 서김제나들목→29번 국도→진봉면 가실리→진봉면소재지→702번 지방도→심포→광활면소재지 ②호남고속도로 서전주나들목→716번 지방도→김제시내→29번 국도→진봉면소재지 주변 명소 망해사 : 심포 옆 바닷가에는 망해사가 자리한다. 절 마당 아래가 바로 바다이기 때문에 절 이름도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절’이다. 만경에서 심포로 이어지는 702번 지방도를 달리면 오른쪽으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 망해사로 들어가는 길이다. 망해사 입구에 작은 주차장이 있다. 곧장 휴게소 옆으로 난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오고 주차장 아래로 내려가면 망해사다. 우선 진봉산(72.2m) 낙조대라는 전망대에 오르면 아스라이 고군산열도가 눈에 들어온다. 전망대를 뒤로하고 휴게소 아래의 내리막길로 들어서서 4기의 부도를 지나면 망해사. 망해사는 본디 백제 의자왕 2년(642)에 부설거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벽골제 : 부량면 신용리에 가면 선조들의 농경생활을 엿볼 수 있는 벽골제가 있다. 벽골제는 제천의 의림지, 밀양의 수산제와 함께 삼한시대의 저수지로 알려져 있으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저수지다. 조성시기는 백제 11대 비류왕이 재위하고 있던 330년쯤으로 추정된다. 벽골이란 김제의 백제 때 지명인 볏골을 한자로 옮겨 적은 것. 1998년 벽골제 앞에는 수리민속유물전시관(540-3225)이 문을 열었다. 4개의 전시실에 농업관련 유물 90종 232점이 전시되어 있다. 연못, 정자 등을 갖춘 정원은 훌륭한 쉼터. 맛집 심포항 주변에 김제횟집(543-6535), 바다횟집(543-5629), 심포횟집(543-3800) 등 20여 개가 영업 중이다. 대부분 백합조개를 이용한 생합탕 외에 활어회 등을 내놓는다. 숙박 심포항 주변에 심포장모텔(545-1662), 사보이장(544-6790) 등이, 김제시내 요촌동에는 귀빈장(544-2234), 덕수장(544-0149), 만경파크장(543-2280) 등이 있다. 강화도 제주, 거제, 진도, 남해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 강화도는 늘 역사의 바람이 불어대는 섬이었다. 고인돌을 비롯해 모든 시대의 역사가 남아 있기에 살아 있는 국토박물관, 또는 숨쉬는 역사교과서라고도 불린다. 북부에는 신강화대교, 남부에는 강화초지대교가 놓여 있어 수도권 주민들의 당일 나들이 코스로 사랑 받는다. 강화도에 입도하면 강화역사관에 들른다. 강화도의 과거와 현재를 확실하게 이해시켜 주는 곳이다. 신강화대교를 건너자마자 처음 만나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강화역사관과 갑곶돈대에 닿는다. 석기시대∼청동기시대 생활상, 고려시대∼조선시대 문화유물, 근세 역사 등을 4개의 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 역사관 뜰은 갑곶돈대로 이어진다. 이 돈대는 고려가 강화로 도읍을 옮긴 뒤 몽고와 줄기차게 싸울 때의 외성으로 강화해협을 지키던 중요한 요새였다. 문의 : 강화역사관 관리사무소(933-2178) 강화역사관 앞 매점에서 자전거를 대여해 주므로 이것을 빌려 타고 강화도 동부 해안길을 달려도 좋다. 역사관에서 광성보에 이르기까지 차로 옆으로 자전거전용도로가 잘 닦여져 있다. 역사관에서 초지진에 이르는 강화도 동부 해안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한쪽으로는 김포땅을 마주 보며 염하가 흐르고 다른 한쪽은 황금 들판이 펼쳐진다. 절집 답사에 나서려면 강화섬 남쪽 마니산 주변의 전등사와 정수사, 강화읍 서쪽의 고려산 언저리에 자리한 백련사와 적석사 등을 찾는다. 전등사는 강화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절로 대웅전, 약사전, 범종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마니산 동쪽에 소박한 모습으로 들어선 정수사는 신라 선덕여왕 8년(639)에 창건된 고찰. 마당에서 시원스런 서해를 조망할 수 있다. 백련사는 고구려 장수왕 4년(416)에 창건되었다. 경내의 ‘차향따라’라는 찻집에 들르면 다양한 전통차를 맛볼 수 있다. 적석사 역시 백련사와 연대를 같이 하며, 인근 낙조봉에 오르면 서해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를 감상하게 된다. 내가면의 내가저수지(또는 고려저수지)와 양도면의 길정저수지는 가족낚시터로 소문난 곳. 강화읍에서 국화저수지-적석사 입구 길을 달리면 내가저수지에 닿는다. 만수면적이 29만여 평으로 강화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붕어, 잉어, 메기 등이 잘 잡힌다. DATA 홈페이지 : 인천광역시청 www.incheon.go.kr 한국해운조합 island.haewoon.co.kr 문의 : 강화군청 문화관광과 930-3221 가는 길 : ①대중교통/서울 신촌정류장(02-324-0611)에서 강화읍행 시외버스 10분 간격 운행. 강화시외버스터미널(933-2533)에서 전등사 및 외포리행 버스 15∼20분 간격 운행. ②승용차/88올림픽도로→78번 한강제방도로→김포시 양촌면 누산리→48번 국도→신강화대교 또는 누산리→양촌면 소재지→대곶면 소재지→강화초지대교 주변 명소 석모도 : 석모도행 배를 탈 수 있는 곳은 내가면 외포리와 화도면 내리 등 두 군데. 외포리는 본디부터 석모도행 배가 출항하던 곳이라 주말이면 차가 많이 몰린다. 내리는 아직 덜 알려져 외포리보다는 붐비지 않는 편이다. 외포선착장에서 타면 석모도 석포선착장, 선수선착장에서 타면 보문선착장에 닿는다. 석모도에 도착해서 먼저 가볼 곳은 보문사. 전등사, 정수사와 함께 강화의 3대 고찰이다. 신라 선덕여왕 때 금강산에서 내려온 회정대사가 창건했다. 경내에 들어서면 대웅전 왼쪽으로 ‘경기도 석굴암’이라는 석굴법당이 있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21분의 나한상을 모신 석굴사원이다. 대웅전 오른쪽의 420여 개 계단을 힘들게 올라가면 낙가산 중턱의 깎아지른 바위에 있는 마애석불좌상이 반겨 준다. 문의 : 종무소(933-8271) 맛집 우리옥(932-2427)은 강화읍 신문리 중앙시장통 안에 자리한 백반전문집. 겉모습은 초라하지만 가정식백반 하나로 50년 넘는 세월을 유지해 오고 있다. 토가(937-4482)는 강화도 남부, 화도면 흥왕리에 자리한 두부요리 전문점. 성공회 성당으로 쓰이던 건물을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어 안팎이 깔끔하고 주차장도 널찍하다. 순두부찌개를 주문하면 시큼한 열무김치를 썰어 넣고 끓인 되비지가 곁들여 나온다. 매일 아침 국산 콩으로 두부를 만든다. 두부새우젓찌개, 두부김치 등도 입맛을 다시게 만든다. 숙박 화도면 여차리에 일마레 펜션(937-6242)이 유명하다. ‘일 마레’란 이탈리아어로 ‘바다’라는 뜻. 이름 그대로 일 마레 펜션 마당과 객실 유리창에서 서해가 들어온다. 강화도 유일의 해수욕장 동막해변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흥왕리를 지나고 여차리로 넘어가 미루교회를 지나자마자 도로 오른쪽에 펜션 입구가 있다. 석모도 숙박시설로는 보문장여관(932-3800)을 이용할 만하다.
공주 계룡산도자예술촌 아름다운 공동체 2004-09-16
깊은산 속에 집 한 채 짓고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의 욕망. 직장이며 사람들 관계며 어렵게 장만한 도시의 아파트며, 한때 최선을 다해 일궈온 환경을 온전하게 버리고서야 이룰 수 있는 꿈을 위해 제 인생을 ‘올인’할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기에 우리는 시시때때로 떠날 뿐인지도 모른다. 여름휴가로, 단풍 여행으로, 눈 덮인 겨울 산사를 찾아서……. 사계절 멋진 경치를 뽐내는 충남지역의 명산, 계룡산 동쪽 자락에 자리한 계룡산도자예술촌은 도심의 빌딩 숲에 갇혀 소통의 부재에 허덕이는 현대인들에게 영혼의 해갈과 대안적 공동체의 삶을 보여주는, 썩 괜찮은 여행지다. 단풍이 멋지기로 소문난 ‘가을 갑사’와 엮어 한번쯤 다녀오면 좋을 코스. 우리 독창의 도자기 산실에 집을 짓다 21세기 한국의 새 행정도시 예정지로 떠오른 백제의 고도(古都) 공주, 그 중심에 버티고 선 계룡산이 우리 도자문화의 한 축을 담당했던 터라는 것은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 강진의 청자, 이천의 백자와 더불어 한국 도자기 역사를 지탱해온 공주 분청사기는 15세기 후반~16세기 초 계룡산 기슭에서 많이 만들어졌다. 주로 동학사 입구의 반포면 학봉리에 밀집했던 가마터는 깨진 유물들만 남긴 채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그 뿌리를 찾은 젊은 도예인들이 가까운 상신리에 촌락을 이루고 살면서 전통의 기법을 되살리고 있다. 계룡산 분청사기는 다른 지역의 분청들과 다르게 철화(鐵畵) 기법을 쓴 것으로 유명하다. 분청사기는 청자토에다 걸쭉한 백자흙물을 바르고 그 위에 문양을 넣는 방식인데, 7가지의 채색방법 중 계룡산 밑에서만 유독 자연 철을 곱게 갈아 그림을 그리는 ‘철화분청사기’가 싹텄다. 다 구웠을 때 회색 바탕에 검은 무늬가 명쾌한 대비를 이루는 철화분청사기는 호방하고 질박한 무늬로 특유의 지방색을 뽐내며 자유분방하고 장난기 넘치는 분청의 매력을 한껏 펼쳐 보였다. 청자에서 백자로 넘어가는 과정에 생겨난 분청사기가 그 맥을 올곧게 이어오지 못한 데는 임진왜란의 탓이 컸다. 우리나라에 대한 일제의 문화침탈은 익히 알려진 사실. 도자기 기술이 미천해 그 때까지도 자기를 생산하지 못하고 도기를 구워 쓰는 수준이던 일본은 전쟁중 전국의 수많은 가마를 파괴하고 뛰어난 도공들을 일본으로 끌고 갔다. 이 때 계룡산 지역에서 잡혀간 이삼평(李參平) 옹은 아직도 그가 활동했던 규슈 현 아리파 지역에서 자기의 시조로 추앙받고 있다. “분청사기는 청자 백자와 다르게 서민들이 즐겨 쓰던 용기입니다. 전란에 전성기를 채 누리지도 못하고 발전의 기회까지 빼앗겼지요. 임진왜란을 ‘도자기전쟁’이라고 부를 만큼 그 피해가 컸습니다. 학봉리와 온천리 일대에서 깨진 철화분청 조각이 많이 나와 나중에야 이곳에서 독창적인 철화분청 문화가 싹텄음이 알려졌는데, 지금이라도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정통성을 되찾는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11년째 계룡산도자예술촌을 지키고 있는 터줏대감, 김용운 촌장의 말이다. 작품 이상의 것을 가르치는 열린 작업실 계룡산도자예술촌이 자리한 곳은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 대전에서 20분 거리에 있어 공주 갈 때 흔히 타는 천안-논산고속도로보다 호남고속도로 유성 IC를 통하는 것이 빠르다. 유성에서 32번 국도를 타고 동학사 앞 삼거리(박정자삼거리)를 지나 2.6km 가서 상하신리 방향으로 좌회전. 정겨운 시골길을 4km 달리면 오른쪽에 ‘계룡산도예촌’ 표지가 나온다. 계속되는 표지를 따라 좁은 마을길을 휘젓다 보면 문득 나타나는 공터, 그 왼편으로 ‘00공방’이라는 간판을 저마다 걸고 옹기종기 모여 앉은 12채 규모의 도예촌이 있다. 부부작가들을 포함해 모두 18인의 도예인이 모여 이룬 작은 공동체. 마을은 꼭 옛날 씨족들이 부락을 이루고 살던 ‘집성촌’처럼 유대가 두텁고, 서로에게 열려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993년 같은 뜻을 품고 허허벌판에 마을을 일궈 입촌한 이후 두 집 주인이 바뀌었을 뿐, 더 이상의 이웃을 들이지 않고 11년을 한 가족처럼 살아왔다. 담 대신 마당에 나무 빗장 하나만 걸쳐놓은 집이 있는가 하면, 각자 개성을 지니되 고만고만하게 높고 넓은 집 구조와 크기를 다투지 않는 간판들의 어울림에서 ‘더불어 사는 것’의 참의미가 나눔과 믿음에 있음을 느끼게 한다. 김용운 촌장은 이곳의 사람들이 처음 마을을 세울 때 ‘개성의 충돌’을 적잖이 염려했으나 서로에 대한 배려로 많은 갈등들을 극복해왔다고 털어놓는다. 예술가들의 고집이 드세다고는 하나 흙 만지는 사람들은 특별히 남 배려가 많은 편이라는 설명과 함께. 예술촌이라고 해봐야 보통은 대형 전시장 등 공동의 상권만 눈에 띄는 다른 지역과 달리, 계룡산도자예술촌은 그 자체로 예술인 가족들이 모여 사는 생생한 생활터전이라는 점에서 관광객들이 갖게 되는 감회가 남다르다. 애초에 관광지로 개발된 곳이 아니어서 전시장 귀퉁이의 작은 카페 외에는 잠시 다리 쉴 곳도 마땅치 않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 그러나 불현듯 문턱을 넘어 들어오는 낯선 이방인에게도 흙먼지 쌓인 작업장이며 세간을 부끄럼 없이 보여주고 더러는 말벗까지 되어주는 도예인들이 있어, 원한다면 작품 이상의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담아올 수 있다. 12채의 공방이 대부분 넓은 작업장을 갖추고 있어 미리 예약하고 가면 언제든 1일 도예체험을 할 수 있고, 계룡산 철화분청사기에 대한 강의도 들을 수 있다. 디카 매니아들은 여러 작업실을 노크해 생생한 기록사진도 많이 담아올 수 있을 듯. 단, 매주 월요일은 공동 전시장이 문 닫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도예인들이 휴일로 삼고 있으므로 피하도록 한다.
안동(安東) 배롱나무 꽃 필 무렵 2004-09-15
배롱나무 꽃필 무렵 가야지 했던 안동행이다. 여름 꽃나무 배롱나무는 100일 동안 붉어 백일홍이라 불리기도 하고 중국에서 건너온 까닭에 자미화(紫微花)라는 이름도 있다. ‘홀로 앉아있는 해질 무렵, 누가 곁에 있는가/ 자미화가 자미랑(紫薇郞)을 마주하는구나’라고 노래했던 당나라 시인 백거이, ‘지난 저녁 꽃 한송이 지고, 오늘 아침 꽃 한 송이 피어/ 서로 일백일을 바라보니, 너를 대하여 좋이 한 잔 하리라’고 한 조선조의 성삼문 등 수많은 선비들이 사랑했던 꽃나무. 그래서인지 소쇄원 등 정자가 많은 담양 일대와 진도 운림산방 등 이름난 정자나 서원 주변에는 어김없이 배롱나무가 심어져 있다. 그 중에서도 병산서원 배롱나무를 본 이후 상사병처럼 마음을 빼앗겼다. 어쩌면 병산서원 만대루 마루에 누워 흘러가는 구름이며 강, 산을 바라보고 싶었던 때문인지 모른다. 그 푸른 풍경에 붉은 색채라니……. 부용대에 올라 물돌이동을 보고, 병산에 가다 요사이 다녀보면 전국 곳곳으로 정말 새 길이 많이 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서 안동 가는 길도 원주에서 새로 도로가 나 훨씬 편리해졌다. 예전에 4시간이 넘던 거리가 3시간 정도로 한 시간 이상 단축되었다. 한참 돌아가던 길이었는데 도로도 곧고 넓어졌다. 중앙선 기차로 가면 여전히 4시간이 넘기에 고속버스를 타는 게 더 편리하고 빠르다. 터미널 건너편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려 먼저 하회마을로 간다. 하루에 편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시간대를 잘 맞추어야 한다. 하회는 시 외곽에 있어 꽤 거리가 있는데 50분 가량 나가야 한다. 하회마을 초입부터 차들이 줄지어 섰다. 여기도 방학, 휴가 시즌에는 몸살을 앓는 모양이다. 입장료(어른 1천500원)를 내고 들어서는 길 입구에는 안동간고등어, 안동찜닭 등의 먹거리나 민박 등의 간판을 내건 옛집들이 연이어 나타난다.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번잡하다. 예전에 왔을 때와는 너무 많이 달라진 모습.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 골목을 가득 채웠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모두 사라진다. 어느 대문 처마 밑에 들어가 잠시 비를 피하는데 텅 빈 골목을 보자 비로소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다. 고개를 돌려 대문을 보니 서애 유성룡 선생의 후손이 여기에 살고 있다는 안내문이 써 있다. 안동 하회마을이 다른 민속촌과 다른 것은 바로 이렇듯 명문가의 후손이나 일반사람들이 살고 있는 여염집이란 점이다. 강가로 나와 둑길을 걸어 나루터로 향한다. 나루터에 빈배만 있고 사공이 없다. 강 건너 높다란 언덕 같은 것이 부용대인데, 배를 타고 건너야 한다. 한참을 기다려 사공이 왔는데 이번에는 손님이 더 와야 배를 띄운다고 한다. 잠시후 구세주처럼 한 가족이 온다. 강 건너까지 거리는 멀지 않지만 물살이 제법 세고, 노 하나로 바닥을 밀며 배를 조타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한번 배를 띄울 때 좀더 많은 사람을 태워야 하는 이유다. 나룻배는 15인승. 말하자면 옛 별장일 것이다. 유성용이 세웠다는 옥연정사를 지나 64m 높이의 부용대 오르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가파른 길을 올라가는데 숨이 턱까지 찬다. 하지만 금새 정상에 오른 기쁨을 맛본다. 발아래 하회마을이 한눈에 들어오고, 강이 마을을 휘돌아 흐르는 것이 보여 왜 물돌이동, 하회(河回)라고 하는지 분명히 이해할 수 있다. 때로는 멀리서 보는 것이 더 아름다운 법이다. 사람들은 하회에 와서 대부분 마을만 휘 둘러보고 가는 모양이다. 부디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 부용대에 오르기를, 그래서 화회마을을 본다면 남다른 기억을 안고 갈 수 있을 것이다. 마침 시간대가 맞아 병산서원 가는 버스를 타고 간다. 오후 3시 30분 무렵인데 막차이므로 돌아나올 때는 차편이 없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아무튼 좁은 비포장길을 터덜터덜 달려 병산서원에 들어간다. 옛친구를 만나듯 병산서원은 그렇게 늘 그 자리에서 반겨준다. 여름에만 와서 그런가 붉은 꽃밭을 이루는 배롱나무들도 늘 그렇게 꽃을 피우고 있는 것만 같다. 우선 만대루에 올라가 자리를 잡고 앉는다. 마치 꼭 그래야 할 것처럼 병풍처럼 펼쳐진 앞 병산과 그 아래 흐르는 강을 바라본다. 서원은 아담한 규모다. 입교당 뒤로 돌아가 보면 수백 년은 됨직한 오래되고 커다란 배롱나무가 잎을 떨구고 있는데 바닥에 붉게 물든 꽃잎들이 너무 선연해 가슴이 아릴 정도다. 담장 기와 위에 떨어진 꽃잎들은 아무도 그려내지 못할 그림을 만든다. 무더운 여름의 한복판에서 마치 늦가을 애수를 맛보는 순간이다. …내 생전에, 아마 한 生을 다 지불해도 입교당 뒤편 키 큰 배롱나무가 될 수 없겠지만 나는 마냥 가슴이 저리고 한번은, 단 한순간만은 세상도 버리고 싶어졌다 황규관 시 - ‘병산서원 배롱나무’ 중에서 만휴정, 어느 숲속 헤매다 선경에 들어선 듯 만나다 돌아나오는 길, 큰길까지 2km 남짓 되는 거리를 택시를 부를까 하다 그냥 걷기로 한다. 얼마쯤 걸었을까 지나는 승용차 한 대가 태워주겠다 한다. 운이 좋았는지 차주인은 문화유산해설가다. 안동시내로 가는 길에 봉정사까지 안내해주겠다 한다.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서둘러 봉정사를 보러 올라간다. 천등산에 자리한 봉정사는 종이 봉황이 떨어진 곳에 절을 세웠다 해서 머무를 정자를 따 봉정이라 이름 붙였다. 봉정사는 원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주심포 양식의 목조건물인 극락전으로 이름나 있는데 보수공사를 해 다소 밋밋한 모습이다. 그 아쉬움은 고풍스런 대웅전 단청을 보고 충분히 달랠 만 하다. 법당 안에는 커다란 종이 봉황이 걸려 있다. 바쁜 마음에 호젓한 숲길을 뛰다시피 걷고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을 촬영했다는 부속암자 영산암까지 가보지는 못했지만 또 다시 오라는 여운으로 알고 발걸음을 뒤로한다. 젊은 스님의 청아한 저녁예불소리가 아득히 멀어져간다. 다음 날 지인을 만나 만휴정이란 곳을 찾아간다. 어떤 곳이냐고 묻자 그냥 알려 하지 말고 가서 보란다. 영천 가는 35번 국도를 타고 길안을 지나 만휴정 가는 길, 산과 들의 평화로운 풍경 위로 그림 같은 구름이 흘러간다. 안동땅이 꽤 넓다는 느낌인데, 인구 18만 명에 면적은 자그마치 서울의 2.5배에 달한다고 한다. 안동지역의 90% 정도가 산이며 들, 강 따위로 이루어졌기 때문이지만 한 사람이 차지하는 자연의 면적도 그만큼 넓다는 얘기. 국도를 따라 흐르는 길안천에서 텐트를 치고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 어른들의 모습이 마치 70~80년대의 풍경 같다. 특히 그늘이 지는 다리 아래는 자리경쟁이 치열하다. 그만큼 길안천 물이 맑고 깨끗해 여름철 인기 있는 피서지로 주변 일대에서 이름나 있다. 묵계리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만휴정, 왼쪽으로 묵계서원을 알리는 작은 푯말이 보인다. 근래에 포장된 조그만 숲길을 따라 얼마간 걸어 오르자 오른쪽 숲속에서 낙숫물 소리가 들려온다. 나뭇가지를 헤집고 보니 시원한 폭포가 보이고 그 정자 하나가 걸려 있으니 바로 만휴정이다. 어느 숲속을 헤매다 선경에 들어선 기분이 이럴까. 돌 위에 흙담을 덮은 담쟁이 넝쿨이 무성하다. 길다란 다리는 근래에 놓은 듯한데 통나무를 이용해 그리 나쁘지 않다. 다리 아래쪽 위로 조그만 소가 있고 물뱀 하나가 첨벙 스며든다. 그만큼 사람 발길이 드문 곳이다. 사실 정자 자체의 건물보다 어떻게 이런 곳에 정자를 세웠을까 감탄하지 않을 수 없게 공간배치가 절묘하다. 길 건너편 묵계서원은 만휴정을 세운 보백당 김계행(金係行, 1431∼1517) 선생을 봉향하는 서원으로 역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덕분에 한적하고 뒤편 소나무 숲과 어울려 정취가 좋다. 다시 길을 거슬러 올라 안동시내로 향한다. 안동댐 안쪽의 민속촌이며 임청각과 신세동 7층석탑 등지를 스치듯 지나 터미널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제 1박 2일의 짧은 여정을 접어야 할 시간. 안동을 제대로 보려면 최소 일주일은 잡아야 한다고 말한 지인의 말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알려진 곳보다 알려지지 않은 곳이 더 많은 땅이 동쪽(東)의 편안(安)한 고장 안동이라는 것을 재발견하며…….
휴가철 가볼 만한 해수욕장 부서지는 파도·춤추는 갈.. 2004-08-31
충남 태안 해변 경남과 전남 바닷가에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 있다면 충남 태안군 바닷가에는 태안해안국립공원이 있다. 꾸지나무골, 사목 해변 등을 자랑하는 최북단의 이원면, 학암포와 구례포, 신두리 해변 등을 지닌 원북면, 만리포, 천리포가 포함된 태안해안국립공원을 보유한 소원면, 유람선이 운항되는 신진도와 안흥항, 그리고 천수만을 끼고 있는 안면도 등등이 다양한 즐거움을 전한다. 태안읍 북쪽의 원북면 소재지에서 여행자들은 망설이게 된다. 어느 해변을 먼저 찾아갈까. 일단 옛날부터 지명도가 높은 학암포로 가보는 것이 어떨까. 원북면 방갈리의 학암포는 여관, 식당 등 편의시설이 고루 발달되어 있다. 해변 가까운 곳에 자그마한 포구가 있어 횟감이나 매운탕거리를 사기에도 편하다. 학암포 포구는 조선시대부터 중국 상인들의 내왕이 잦았던 곳으로 질그릇을 수출한다 해서 ‘분점포’라고 불리기도 했다. 학암포 조금 못 미친 곳의 구례포 해수욕장은 드라마 ‘용의 눈물’을 촬영한 곳이다. 학암포에 비해 해안 풍경이 심심하지만 덜 붐빈다는 것이 장점이다. 신두리 해변은 모래가 많이 쌓여 사막 같은 느낌을 준다. 해변 길이는 무려 3km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무분별하게 펜션이 들어섰고 콘크리트 옹벽이 만들어져 모래사장이 자꾸 줄어들고 있다. 만리포 해수욕장 남쪽에는 어은돌, 파도리 해수욕장이 있다. 소원면 송현 삼거리에서 모항 쪽으로 가다가 해옥전시장 분점이 보이는 마을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파도리와 어은돌 가는 길이다. 삼거리에서 2.2km 지점에 어은돌 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 진입로가 먼저 보인다. 도로에서 해수욕장까지는 1km. 어은돌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모래 해변에 아주 작은 돌이 깔려 파도 소리가 특이한 곳이다. 길이가 1.2km 정도 되는 어은돌 모래사장의 양끝에는 물이 빠지면 몸체를 다 드러내는 바위지대가 있어 일몰 풍경을 특별하게 만든다. 어은돌 해변에서만 휴가를 보내기가 아깝다면 남쪽 방면으로 보이는 파도리 해수욕장으로 이동한다. 파도리 해변으로 들어가는 길은 두 군데이고 해변의 길이는 2km 정도다. 해변 한 켠의 갯바위에서 여러 가지 갯것을 캘 수 있다. DATA 홈페이지 : 태안군청 taean-gun.chungnam.kr 문의 : 태안군청 문화관광과 670-2544 가는 길 : 서해안고속도로 서산 나들목 32번 국도 서산시 77번 국도 태안읍 원북면 또는 소원면, 근흥면 주변 명소 만대포구 : 태안읍내 북쪽의 이원반도 끝에 자리한 만대포구는 태안읍에서 31km 정도 떨어져 있어 태안의 땅끝마을이라고도 한다. 꾸지나무골이나 사목 등 이원반도 안의 해수욕장을 찾는 여행자는 보통 이곳에서 횟감이며 매운탕거리를 사 간다. 포구로 들어가기 전 왼편의 마을길로 접어들어 얼마쯤 가다가 산길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서 차를 멈추면 자갈로 뒤덮인 큰구메 해변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소문나지 않은 피서지다. 여기서 정북으로 시선을 던지면 옹진군 승봉도 해안. 만대포구에서 태안읍내로 되돌아 나오다 보면 꾸지나무골 해수욕장을 만난다. 해변 길이는 1km가 넘으며 폭도 50m에 달한다. 모래사장 가운데에 바위지대가 있어 해변 풍경을 심심찮게 해준다. 꾸지나무골 아래에는 사목 해수욕장이 있다. 고운 모래사장이 일품이고 송림은 야영장으로 활용된다. 안흥항 유람선 : 근흥면 안흥항 주변에서는 두 개의 유람선사가 영업을 하고 있다. 안흥항 초입에서 신진대교를 건너 신진도로 들어가면 신진항 안흥유람선(674-1603)을, 좌측의 안흥항으로 향하면 안흥항 21세기 관광유람선(675-5220)을 탈 수 있다. 양사 모두 1시간짜리와 1시간 30분짜리 코스를 운영 중이다. 물개바위, 독립문바위, 사자바위, 부부바위, 여자바위 등 기묘한 형상을 한 바위들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유람선은 승객이 20∼30명 모일 때마다 바다로 나간다. 요금은 A코스 대인 8천 원, 소인 4천 원, B코스 대인 1만2천 원, 소인 6천 원. 맛집 만대포구에 운영수산횟집(놀래미, 우럭회, 675-3048), 원북면소재지에 박속밀국낙지탕 원조집 원풍식당(672-5057)이 자리했다. 태안군으로 가기 전 서산시내에서 꼭 찾아 가볼 맛집이 겟국찌개백반으로 소문난 진국집(665-7091). 싸고 상차림도 푸짐하거니와 게장 간장에 담가둔 우거지로 끓여내는 찌개가 기막힌 맛을 자랑한다. 숙박 태안읍내에 가야장(675-2441), 서해파크(674-3742), 은하파크(673-0685) 등이 괜찮다. 강원 양양 해변 강릉시와 속초시 중간에 자리한 양양군은 낙산도립공원을 품고 있어 볼거리가 풍성할 뿐더러 7번 국도를 따라 해변들이 줄지어 나타나 여름철에 특히 여행객이 몰린다. 동해고속도로 북단 현남 나들목을 빠져 나가면 지경, 남애, 인구, 죽도, 하조대, 동호, 낙산해수욕장이 차례차례 길손을 맞는다. 죽도는 원래 섬이었으나 지금은 육지의 일부로 이어지면서 높이 50m 정도 되는 바위산일 뿐이다. 기암절벽이 수려한 정상에는 죽도암이 자리한다. 죽도 북쪽으로 백사장 길이 1km의 죽도 해수욕장, 남쪽으로 인구간이 해수욕장이 들어서 있다. 이들 해수욕장 아래에 두 개의 해수욕장을 지닌 남애리가 자리한다. 남애리는 원래 ‘나매’라고 불리던 바닷가 마을이었다. 남애1 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가 800m 정도로 7번 국도와 인접해 있으며 남애항을 끼고 있어서 별미를 맛보기에 좋은 해변이다. 인구나 죽도 해변 주위에는 가리비 조개를 내놓는 횟집들이 다수 있다. 인구 해변과 남애 해변 중간에 큰바다마을이 숨어 있어 한번쯤 들러 보도록 한다. 남애항을 지나쳐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우측으로 ‘큰바다 마을’이라는 이정표를 만난다. 크기가 자그마해서 놓치기 쉬운 곳이다. 행정구역상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광진리. 10만 분의 1 지도에도 큰바다 마을이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다섯 가구가 채 안된다. 마을 언덕을 내려서면 아담한 ‘언덕 위의 바다’(033-671-2954)라는 카페가 반긴다. 1994년도에 오픈한 카페로 강원도 7번 국도를 찾는 재즈 매니아들에게는 입소문이 나 있다. 이번에는 하조대 정자와 하조대 해수욕장을 찾아간다. 바닷가 기암절벽 위의 정자. 상상만 해도 절경이 그려진다. 양양군 현북면의 하조대가 그런 곳이다. 하조대 해수욕장에서 1km 정도 떨어진 해안 절벽 위에 조성된 하조대는 고려 말기 이곳으로 피신했다가 나중에 조선 왕조 창업에 공을 세운 인물로 알려진 하륜과 조준이 음풍농월하던 곳이라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것이다. 또는 신라 때 지방호족인 하 씨와 조 씨 문중의 하랑 총각과 조당 처녀의 비극적 사랑이 담겨 하조대라고도 한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하조대에서는 장쾌한 동해 바다를 감상하기 좋고 건너편 기암괴석 위의 하얀 등대 역시 아름다움을 더한다. DATA 홈페이지 : 양양군청 www.yangyang-gun.gangwon.kr 문의 : 양양군청 관광문화과 670-2723, 낙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 670-2519 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나 동해고속도로 현남 나들목 7번 국도 하조대 낙산도립공원 주변 명소 법수치 계곡 : 양양군 현북면 법수치리에 형성된 법수치 계곡은 오대산국립공원 북쪽 자락의 복룡산, 만월봉, 응복산 등 1천m를 넘는 고봉들이 빚어낸 계곡이다. 대개는 하조대 해수욕장이 있는 7번 국도에서 418번 지방도를 타고 어성전리를 거쳐 접근한다. 지난해 태풍으로 인해 진입로가 큰 피해를 봤으나 복구공사가 완료됐다. 현북면 어성전리에서 폐교된 법수치 분교에 이르기까지 물놀이터와 낚시 포인트가 많다. 7, 8월 중 남대천의 상류인 어성천에서 낚시로 잡을 수 있는 물고기는 꺽지가 대표적이며 야간에는 메기도 잡힌다. 플라이 낚시꾼들은 산천어를 노린다. 낙산사 : 예로부터 관동팔경의 하나로 손꼽혀 왔던 낙산사는 남해 금산의 보리암, 강화 석모도의 보문사와 함께 3대 관음도량의 하나이다. 전설에 따르면 삼국통일 직후인 신라 문무왕 11년(671)에 의상대사가 이곳 바닷가의 굴속에서 관음보살을 친견한 뒤에 낙산사를 창건했다고 전해 온다. 마루 아래로 바닷물이 드나드는 홍련암도 좋고 절 초입의 넓고 시원한 낙산 해수욕장 백사장도 양양 여행의 필수 방문지이다. 맛집 양양읍내의 단양식당(671-2227)과 현남면 입암리의 입암막국수집(671-7447)은 막국수로는 양양에서 쌍벽을 이룬다. 그러나 막국수 맛은 입암막국수집이 낫고 막국수와 곁들여먹는 수육은 단양식당이 한 수 위다. 단양식당은 냉면을 잘하기로도 유명한 집이다. 숙박 법수치 계곡 최상류에는 ‘연어의 꿈’(673-0108, 011-703-7018)과 ‘산따라 물따라’(033-673-3881) 펜션 등이 있다. 펜션 투숙객들은 구라우 폭포와 구라우 계곡 등에서 시원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연어의 꿈 펜션은 2천500평 부지에 50년 이상 된 소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며 커플룸(9평형) 5개, 패밀리룸(11평형) 2개가 있다. 그밖에 법수치 계곡에는 ‘흐르는 강물처럼’ (673-0941), ‘자연과 우리’(673-1637), ‘캐디스’(673-3439), ‘양양파인힐’(02-2666-0627) 등이 영업 중이다. 전남 고흥 해변 순천만을 가운데 두고 전남 여수시 서쪽에 자리잡은 곳이 고흥군이다. 고흥반도와 주변에 널린 유인도 19개, 무인도 153개 등 170여 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흥 땅으로 들어가려면 보성군 벌교읍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성군 조성면에서 77번 국도를 따라 고흥군 대서면으로 진입하는 방법도 있다. 고흥반도 동쪽의 영남면에는 남열 해수욕장, 서쪽의 두원면에는 풍류, 대전 해수욕장, 남쪽의 도양읍 소록리에는 소록도 해수욕장, 도화면 발포리에는 내발 해수욕장(일명 발포 해수욕장), 내나로도에는 덕흥 해수욕장, 외나로도에는 봉래 해수욕장(일명 나로도 해수욕장)과 염포 해수욕장 등이 피서객의 발길을 기다린다. 이들 해변 가운데 섬 여행의 정취도 맛보면서 해수욕도 즐길 수 있는 여행지가 내나로도와 외나로도이다. 1994년 고흥과 내나로도를 잇는 나로1대교가 완공된 데 이어 95년에는 내나로도와 외나로도를 하나로 이어 주는 나로2대교가 개통되고 나서 고흥반도와 나로도를 도는 여행은 매우 편리해졌다. 고흥군 포두면에서 나로1대교를 건너자마자 좌회전해 들어간 곳에 덕흥 해변이 자리한다. 마을 입구에는 성천 해수욕장이라고 표지판이 서 있으나 성천이 곧 덕흥이다. 구불구불한 마을 길을 1.1km 내려가면 해수욕장 솔밭에 닿는다. 덕흥 해수욕장은 동쪽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일출과 월출을 모두 볼 수 있다. 해변을 따라 방풍림으로 심어 놓은 소나무가 매우 인상적이다. 해변 전경 감상은 마을로 내려가기 직전 도로변이 포인트. 해안가에 일렬횡대로 도열한 소나무 방풍림이 마을로 불어오는 해풍을 막아 준다. 외나로도 서안의 염포 마을 해변은 완도군의 섬들 너머로 떨어지는 낙조를 감상하기에 좋다. 국립공원 구역답게 해변에는 야영장이며 화장실, 샤워장, 주차장 시설이 잘되어 있는 편이다. 충무사라는 문화유적지와 그리 멀지 않은 곳의 도화면 내발(발포) 해수욕장은 섬들과 바다 수면 위로 약간 머리를 내민 갯바위들이 파도를 막아 물결이 잔잔하기만 하다. 야영장까지 갖춰져 있어 피서철이면 사람들이 제법 찾아드는 곳임을 짐작할 수 있다. 내발 해수욕장 해안도로는 꽃게와 굴이 특산물인 봉산리 석수포 포구를 지나 포두면 남성리, 그리고 나로도 연육교 초입으로 연결된다. DATA 홈페이지 : 고흥군청 goheung.go.kr 문의 : 고흥군청 문화관광과 830-5225 가는 길 : 호남고속도로 주암 나들목 27번 국도 벌교읍 고흥군 동강면 고흥읍 주변 명소 소록도 : 고흥을 여행하면서 소록도를 안 들른다면 헛수고를 한 셈이다. 녹동항에서 600m 정도 떨어진 소록도에서 일반인이 갈 수 있는 곳은 중앙공원까지이다. 소록도행 배는 자주 있다. 첫 배는 오전 7시에 녹동항을 출발하고 마지막 배는 오후 6시 30분(하절기)에 소록도를 떠난다. 15분 간격으로 다니는 만큼 다른 섬들을 방문하는 것처럼 뱃시간에 구애받을 일은 없다. 섬 둘레가 14km 정도인 소록도는 우리말로 풀이하면 ‘작은 사슴의 섬’이다. 바다에서 봤을 때 녹동항이 자리한 지역이 풍수지리학적으로 사슴의 머리에 해당돼 녹두 또는 녹도라고 하다가 지금처럼 녹동이 되었다고 한다. 소록도에는 국립나병원이 있다. 시인 한하운이 이 섬에서 요양한 적이 있고 많은 한센씨병 환자들이 인고의 세월을 살아갔다. 지금 일반인들이 방문할 수 있는 중앙공원도 이들이 아니었다면 그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갖추지 못했을 것이다. 소록도 내에서는 숙박을 할 수 없고 일몰 전에 나와야 한다. 중앙공원에 다다르면 흰 빛의 구라탑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주변은 천국처럼 아름답게 가꿔져 있다. 향나무와 삼나무, 히말라야 삼목, 동백, 팔손이나무, 치자나무, 피라칸다 등 남국에서나 볼 수 있는 나무들이 공원을 뒤덮고 있다. 구라탑 뒤에는 한하운의 시 ‘보리피리’를 새긴 커다란 바위가 누워 있다. 맛집 나로도에서의 저녁 만찬은 외나로도로 건너가 축정항(또는 나로도항) 제1의 맛집이라고 격찬해도 손색없는 순천식당(833-6441)에서 즐긴다. 이 집의 활어회는 자연산이 주류를 이룬다. 돔, 농어, 광어 활어회는 싯가대로 받고 삼치회, 서대회는 조금 싼 편이다. 금풍생이라고 하는 귀한 생선구이도 내놓는다. 너무 맛있어서 남편에게는 안주고 샛서방(숨겨 놓은 애인)에게만 준다는 금풍생이는 깊은 바다에서 자라는 물고기여서 뼈가 억세다. 뼈와 가시에 달라 붙은 속살을 발라먹는 재미가 그만이다. 녹동항 소록도행 선창 앞에는 수정횟집(842-2791), 점암면에는 황해식당(한정식, 832-7946)이 있다. 숙박 나로2대교 인근에 ‘하얀 노을’(833-8311)이라는 이름을 지닌 모텔 겸 카페가 있다.
병산서원 현대 건축가들의 영원한 텍스트 2004-08-27
73세생일을 맞은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보고 싶다”며 찾았던 ‘리틀 코리아’, 경상남도 안동시는 우리의 전통문화답사 0순위다. 조선시대 영남사림의 근거지로 퇴계 이황, 농암 이현보, 서애 류성룡 등의 석학들을 대거 배출하며 유교문화를 찬란히 꽃피웠던 안동에는 마을 전체가 중요 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된 하회마을을 비롯해 조선 최고의 권세가였던 안동 김 씨, 안동 권 씨의 종가집 등 300여 채의 고택이 말짱히 보존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건축과 관련한 문화재의 30% 이상이 안동에 몰려 있다고 할 정도. 낙동강변 아름다운 흙길을 밟아가다 그런 안동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축물을 꼽자면, 많은 이들이 주저 않고 병산서원을 댈 것이다. 소수서원, 도산서원과 함께 조선의 대표적인 서원 건축물로 손꼽히는 병산서원은 고려 때부터 내려오던 풍산 유 씨 문중의 교육기관인 풍악서당을 서애 류성룡 선생이 1572년에 옮겨지은 것이다. 류성룡은 학봉 김성일과 함께 퇴계의 가장 빼어난 제자 중 하나로, 벼슬에서 물러난 뒤 이 곳에서 후학에 힘쓰고 등의 문헌을 엮어냈다. 병산서원은 초기에 서당이라 불렸다가 임진왜란 때 불탄 건물을 다시 중건하고(1607) 서애 선생이 죽은 뒤 그의 학문을 기리는 사당(존덕사)을 지으면서 서원으로 이름을 고친다. 사액서당으로 승격된 것은 1850년이고, 1868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 때도 살아남은 47개 서원 중 하나가 되었다. 중앙고속도로가 개통된 뒤로 안동으로 가기가 한결 편해졌다. 수도권에서는 경부·중부-영동고속도로를 거쳐 중앙고속도로 하행선으로 갈아타고 서안동 IC에서 빠지면 바로. 풍산읍 방향 34번 국도로 접어들면 줄곧 하회마을·병산서원 표지가 이어진다. 시간은 서울에서 2시간 반~3시간 정도 잡으면 될 듯. 하회마을과의 갈림길에서 병산서원 쪽으로 좌회전하면 금방 비포장 흙길을 만난다. 병산서원과 하회마을은 산 하나를 등지고 마주 앉은 형색. 숲이 우거진 흙길은 활처럼 휜 낙동강변을 따라 4km 정도 오르락내리락하며 이어지는데, 를 쓴 유홍준 교수는 이 길이 하도 아름다워 발품을 팔더라도 꼭 걸어간다고 했다. 왼편으로 고운 백사장이 군데군데 드러난 바다 같은 낙동강을 끼고 마침내 야트막한 산허리를 돌아 내리면 오른쪽에 검은 지붕을 드높게 인 병산서원이 보인다. 내부를 짐작할 수 없게 높이 솟은 정문(복례문)은 굳게 닫혀 있고, 관람객들은 서원 지킴이가 사는 맨 오른쪽 주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병산서원 입구는 7~9월 100일간 진분홍색 꽃을 피우는 배롱나무(목백일홍) 길로 또한 유명해 그 풍광에 반해 일부러 한여름에 찾아오는 답사객이 많다. 주사로 들어서다 가장 먼저 시선을 뺏기는 곳은 달팽이집처럼 동그랗게 말린 토담 위에 짚만 얹고 하늘이 뚫린 채인 ‘머슴 뒷간’. 예전에는 대나무를 묶어 울타리만 쳐놓았던 것을 이렇게 바꿨다. 한없이 닫혀 있고, 한없이 열려 있는…… 서원은 입교당-동재-서재-만대루가 사면을 감싼, 지극히 폐쇄적인 중앙 마당에 들어서야 비로소 그 짜임새와 규모를 느낄 수 있다. 입교당은 제자가 스승의 가르침을 받던 강학당, 한 마디로 ‘교실’이고, 만대루는 유생들이 행사 때 한자리에 모였던 대강당, 동재와 서재는 당시 유생들의 기숙사로 이 네 채가 이루는 ‘ㅁ’자형 구조가 병산서원의 핵심이다. 입교당 뒤편에는 인쇄용 목판을 보관하던 장판각이 있고, 모서리가 약간 벌어진 입교당과 동재 사이로 빠지면 존덕사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우리나라 유교 건축을 대표하는 서원의 구조가 불교 건축과 대비되는 큰 특징은, 대부분의 사찰이 그러하듯 입구에서부터 건물을 점층적으로 높게 지어 밖에서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것과 달리, 그 반대로 안에서 밖을 향할 때 비로소 자연풍광과 어우러진 건축의 미학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병산서원 역시 복례문을 통과해 만대루, 양옆의 동재-서재를 지나 입교당을 거치고 그 뒤편의 장판각, 존덕사를 차례로 둘러보기까지는 그저 독립된 건물만이 스틸사진처럼 하나둘 각인될 뿐이지만, 거꾸로 존덕사에서 등돌려 내려설 때는 전체 건물의 오밀조밀한 조화가 눈에 꽉 찬다. 소수의 선택된 유학자들이 바깥세상과 담을 쌓고 그들만의 소우주를 꾸렸던 서원. 그 시기의 서원 양식이 모두 그러했을진대 병산서원이 유독 마음을 끄는 것은 자연환경과의 적극적인 어울림 때문이 아닐까 싶다. 병산서원의 이름은 코앞에 병풍을 둘러친 듯 서 있는 산, ‘병산’ 때문에 붙여졌다. 풍수지리에 의하면, 이 산은 풍취가 대단하지만 너무 높고 급해 강물이 빨리 흐르므로 재물을 쌓아야 할 살림집의 입지로는 부적합했다. 반면에 속세와 단절해 간혹 자연의 소리나 들으며 학문에 전념해야 할 유생들에게는 최고의 교육 입지였던 셈. 병산서원은 지형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외부와 확실한 경계를 두면서도 코앞의 병산과 낙동강을 7폭 가슴으로 한아름 끌어안은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건축가들이 많이 이야기하는 입교당 마루에서 만대루를 관통하며 바라뵈는 병산과 낙동강의 절경이 바로 그것인데, 200명이 너끈히 앉을 너른 마루에 사방이 모두 트인 만대루의 개방성에 그 키워드가 숨어 있다. 밖에서 볼 때 정문을 지나 맨 앞줄에, 가장 높이 솟아 있는 정면 7칸 길이의 만대루는 외부로부터 서원을 막아주고 내부로부터는 밖을 한껏 열어 보이는 이중의 역할을 한다. 건축과 조형미에서도 가장 가치를 인정받는 건물. 그 호방한 생김과 절묘한 기능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관람객의 발길을 절로 끌어당겨 서늘한 마룻바닥에 큰 대자로 쉬어가게 하는 것이 바로 만대루의 매력이고, 오늘날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병산서원의 힘이다.
복주산자연휴양림과 철원의 폭포들 흐르는 물에 .. 2004-08-19
장마전선의한가운데, 호우주의보가 내린 철원 복주산의 숲속, 뼛속까지 젖어 버린 오후. 그래도 공기는 가볍고 시야는 말갛다. 한껏 불어난 계곡물이 바닥을 쓸어버릴 만큼 야멸치게 쏟아져 내리지만 물빛은 신기할 만큼 투명하다. 제 힘으로 지키며 성장한 숲의 본 모습은 이런 것. 온전한 자연을 만난 기쁨에 장맛비 내리는 산속에서도 기분이 들뜬다. 미끌미끌한 숲길을 조심조심 걷는다. 걸음마다 나뭇잎이 우두둑 빗물을 떨구고 바닥에 흩어진 산딸기들은 꽃잎처럼 선연하다. 계곡에 걸린 다리 위에 서서 어깨춤 추듯 일렁이는 복주산의 산세를 눈으로 훑는다. 그 아래, 따뜻한 낯빛으로 서 있는 휴양림의 숙소는 그리운 이의 품속 같다. 물빛 투명한 용탕골 계곡과 호젓한 잠자리 워낙 경치가 좋아 동네 사람들이 쉬쉬하며 놀다 가곤 했다는 복주산의 계곡에 자연휴양림이 문을 연 지는 1년밖에 되지 않았다. 계곡이 좋다는 소문이 조금씩 흘러나가 많은 이들이 찾기 시작하자 삼림청에서 더 이상의 훼손을 막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복주산자연휴양림에는 산림문화휴양관과 숲속수련장, 물놀이장, 작은 정자가 마련되어 있다. 규모가 큰 휴양림에 비하면 내세울 만큼 시설이 다양한 것도 아니고, 눈맛이 짜릿할 만큼 험산준령을 끼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자연휴양림이 숲에서 편히 쉬면서 마음과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말 그대로 ‘휴양’을 위한 시설임을 생각한다면 복주산휴양림에서 아쉬울 것은 하나도 없다. 부드러운 산이 두르고 있어 숲의 기운이 사방에서 뻗쳐오고, 두 갈래로 흘러내린 물줄기가 하나로 만난 용탕골 계곡은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해발 1천157m인 정상까지는 1.5km, 2.5km의 두 갈래 등산로가 이어진다. 휴양관 뒤쪽으로 산을 휘감으며 뻗어 있는 임도를 가볍게 산책하는 것도 즐겁다. 등산을 마친 후 계곡물이 잠시 고였다 흐르는 물놀이장에 풍덩 몸을 던지면 흘러내린 땀과 마음속 시름까지 말끔하게 씻긴다. 물놀이장은 아이들이 놀기에도 좋다. 1년밖에 안된 신생 휴양림인 만큼 시설은 깨끗하고 관리가 잘 되어 있다. 숙박시설 10동은 모두 7평형으로 4인용 취사도구와 6인용 침구, 식탁, TV, 샤워시설, 화장실을 갖추었다. 마당에는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바비큐 그릴도 준비되어 있다. 휴양림 관리를 맡고 있는 윤기완 씨는 “휴양림에 어울리지 않는 시설이지만 워낙 우리나라 사람들이 고기 구워 먹는 것을 좋아해 어쩔 수 없이 바비큐 그릴을 마련해 놓았다”고 머쓱해한다. 의자가 없어 오래 머물 수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 다녀간 사람들은 친절한 휴양림으로도 이곳을 기억한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카페(cafe.daum.net/bokjuhuyang)가 열려 있고 자세한 정보와 사진, 가는 길 같은 유용한 정보가 재기발랄하게 올라 있다. 객실요금은 4만4천 원이고 예약은 필수다. ☎(033)458-9426 길옆으로 내리 꽂히는 통쾌한 물줄기 복주산휴양림이 있는 강원도 철원은 여름휴가와 궁합이 잘 맞는 지역이다. 철원의 젖줄 한탄강이 북에서 남으로 흘러 임진강에 이르고, 오랜 세월 침식된 협곡이 독특한 경관을 보여준다. 곳곳에 장쾌한 폭포가 흐르고 래프팅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1박2일 계획이라면 휴양림에서 첫날을 보내고 다음날 매월대(청석골), 고석정, 순담계곡, 직탕폭포, 삼부연폭포 순으로 둘러보는 여정이 무난하다. 휴양림에서 가까운 매월대는 매월당 김시습이 은거했다는 곳이다. 높이 20m의 선암폭포가 시원하고 숲이 깊다. 입구에는 TV 드라마 ‘임꺽정’, ‘다모’ 등의 촬영장소였던 청석골 야외세트장이 있는데, 그 옆을 흐르는 계곡도 깨끗하다. 청석골 위쪽에 자리한 식당은 토종닭 볶음과 백숙을 맛있게 차려낸다. 고석정은 한탄강 상류에 우뚝 솟은 거대한 바위다. 신라 진평왕이 이곳에 정자를 세워 고석정이라 이름 붙였다고 하나 정자는 없어지고 바위가 그 이름을 물려받았다. 소나무 몇 그루가 자라고 있어 더욱 운치 있는 고석정에는 임꺽정이 숨어살았다는 석굴이 남아 있다. 사계절 다른 풍광으로 사랑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다만, 이름난 곳은 으레 그렇듯 식당과 상점이 빽빽이 들어선 주변 환경이 부담스럽다. 고석정 아래쪽으로는 순담계곡이 흐른다. 깎아지른 절벽을 끼고 구비치는 순담계곡은 한탄간 래프팅의 출발점이다. 모퉁이마다 표정을 바꾸는 경관에다 물살도 급하지 않아 휴가 때나 주말에 래프팅을 즐기러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계곡 주변에 전문강사들이 운영하는 래프팅업체가 여럿 들어서 있다. 한국의 그랜드캐년이라는 별명의 직탕폭포도 가까이 있다. 이 폭포는 높이가 3m밖에 되지 않지만 너비는 50∼60m에 이른다. 그랜드캐년의 미니어처라고 해야 할까. 독특한 풍경으로 시선은 끌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여행의 끝머리에 만나는 삼부연폭포는 그냥 발길을 돌렸다면 후회했을 풍광을 보여준다. 용봉산 중턱 암벽을 타고 10여m쯤을 내리 꽂히는 물줄기는 웬만한 폭포와는 비견할 수 없을 만큼 통쾌하다. 폭포를 이루는 암벽의 생김새가 가마솥 세 개를 닮아 삼부연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찻길 바로 옆에서 이렇게 근사한 폭포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하다. 조금 게으른 티를 내자면 축복이다. 폭포 옆, 군인들이 바위산을 뚫어 만들었다는 울퉁불퉁한 오룡굴이 멋지다. 굴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삼부연 폭포의 비경에 힘을 보태는 용화저수지가 나온다. 취재 협조: 한불모터스(푸조 206CC) ☎(02)545-0606 드라이브 메모 서울을 출발해 복주산휴양림으로 가려면 구리를 지나 퇴계원∼진접∼일동∼이동∼김화로 이어지는 47번 국도를 이용하는 것이 빠르다. 이동면을 지나 22km쯤 가면 자등리 사거리다. 이곳에서 우회전해 56번 지방도를 따라 신술터널을 지나 4.8km 가면 잠곡3리 삼거리가 나온다. 다시 우회전해 300m 가서 좌회전, 다리를 건너 길을 따라 3.3km 들어가면(춘천, 사창리 방면 56번 지방도) 왼쪽으로 복주산자연휴양림 표지판이 보인다. 잠곡3리 삼거리에서 반대편 육단리쪽으로 4.5km쯤 가면 오른쪽으로 매월대, 청석골 가는 길이 나있다. 마주 오는 차만 볼 수 있도록 표지판이 세워져 있으므로 거리를 잘 계산해 찾아가야 한다. 자등리 사거리에서 철원 방면으로 9.5km쯤 가면 문혜리 삼거리다. 이곳에서 463번 지방도를 따라 1.1km 직진하면 고석정이 나오고, 계속해서 구철원 방면으로 가다가 마당바위 쉼터 표지판이 보이는 삼거리에서 우회전, 새로 난 강변도로를 따라 2km 정도 달리면 오른쪽으로 직탕폭포를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이곳에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1km쯤 더 가면 직탕폭포 앞이다. 문혜리로 돌아 나와 43번 국도를 따라 갈말, 신철원에 이르러 철원군청을 찾으면 바로 옆으로 삼부연폭포 가는 길이 이어진다.
경주(慶州) 새롭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다시 보는 2004-08-18
경주행 새마을호열차에 앉아 이게 얼마만의 경주행인가 생각해본다. 꽤 까마득한 일인 줄로만 알았는데 불과 몇 해 전에 일 관계로 갔었다. 그때는 보문단지 주변에서만 머물렀는데, 사실 경주에서도 가장 경주답지 않은 지역인 곳이다. 아무튼 경주를 생각하면 왜 무작정 오래된 느낌이 나는 것일까. 열차를 이용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에서 경주까지 직행이 있는 것도 처음 알았다. 대신 편수는 하루에 몇 차례 없고, 시간대가 안 맞으면 동대구역에서 갈아타야 한다. 최근 개통된 고속전철도 역시 동대구까지 가서 갈아타야 하는데, 요금이나 시간, 들리는 소문에 의한 편의성 등을 따져볼 때 특별한 메리트가 없다. 구미, 영천을 지난 열차는 어느새 경주로 들어서고 있다. 차창 밖 낡은 기와집들이 연이어 나타나는 풍경을 보며 정말 오래된 고도에 접어들었음을 실감한다. 흑백사진 속 풍경, 푸른 기억으로 바뀌다 곰곰 생각해보면 초등학생 때 처음 수학여행으로 경주를 다녀온 이후 경주에 대한 고정관념이 생긴 것 같다. 다분히 교과서적인 그것은 오랫동안 뇌리에 각인되어 그때 찍은 흑백 기념사진처럼 빛 바랜 기억으로 저장되었다. 그래서일까 경주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축물, 불국사며 첨성대 등은 그 이후 경주에 갈 때 거의 찾지 않았다. 한 번 본 것을 다시 보러 갈 때는 좋은 인상을 간직하고 있어야 하는 법인데, 그러기에는 너무 어렸고 또 한편으로 실망감도 컸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시 수학여행 가듯 경주를 둘러보기로 한다. 경주역 광장으로 나오자 관광안내소가 눈에 띈다. 상세한 시내지도를 얻고, 노서리 고분군 가는 길을 물으니 기본요금만 나오므로 두 사람이면 택시를 타는 게 낫다고 일러준다. 역 건너편에는 현대화되고 있는 재래시장, 성동시장이 있다. 팔우정로터리 해장국골목을 지나 ‘황남빵’ 간판이 보이더니 금세 행선지에 닿았다.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작은 문이 있을 뿐 입장료 따위를 받는 관리소는 없다. 매미 울음소리 가득한 나무 그늘 아래 쉬는 사람들, 무덤가에 핀 하얀 들꽃들이 바람에 하늘거린다. 그렇군. 여기는 분명 무덤가인데 이렇듯 공원 같은 분위기라니……. 온통 초록빛인 거대한 고분 위로 엷은 파스텔 톤 하늘이 펼쳐지고, 뭉게구름이며 잠자리 떼 나는 풍경이 평화롭기 그지없다. 느티나무 하나 앞에 멈춰 서니 비석이 있다.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프 16세, 94년 11월 17일 서봉총 방문 기념 식수’라고 쓰여 있다. 밑둥 잘린 나무처럼 봉분은 없고 터만 남은 자리가 바로 서봉총인데, 1926년 봉황형 금관 등을 이곳에서 발굴했고, 당시 구스타프 황태자가 발굴에 참여한 것을 인연으로 이름에 서(서전국(瑞典國)-스웨덴의 한문식 표기)자가 들어가게 되었다. 왕복 2차로 찻길을 가운데 두고(전봇대에 ‘금관총길’이라는 표지가 붙어 있다) 건너편에 있는 것이 노동리 고분군이다. 경주에서 단일 원형 고분으로는 규모가 가장 크다고 하는 봉황대가 바로 앞에 보이는데 동산처럼 비탈진 그 위에 느티나무 여러 그루가 뿌리를 내리고 있어 독특한 모습이다. 시내 한복판에 이렇듯 거대한 고분군이 있다는 게 경이로울 따름이다. 골목을 돌아 나와 4거리에 서면 커다란 담벼락부터가 사뭇 다른 분위기의 대오릉이 나타난다. 여기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하고 천마총으로 잘 알려진 고분군이다. 외국 관광객을 포함해 대부분이 이곳을 찾아오는데 너무 깔끔하게 정돈되어 오히려 감동이 없다. 차라리 노서·노동리 고분군을 둘러보는 게 더 자연스런 고분의 진면목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대오릉 출구쪽으로 나오니 길 건너편에 커다란 봉분이 보이고, 마치 골프장처럼 탁 트인 드넓은 곳을 여러 사람들이 오가며 잔디를 깎고 있다. 동부 사적지대로 분류되는 곳으로 첨성대와 계림, 안압지 등이 모두 여기에 모여 있다. 경주 중에서도 과거 신라의 모습을 가장 많이 간직한 곳으로 꼽힌다. 주변을 둘러보며 천천히 걷는데, 수학여행 나온 일군의 중학생 무리가 왁자지껄 지나간다. 마침내 첨성대에 닿았다. 입장료 280원. 표를 사는 행위가 귀찮긴 하지만 애교로 봐줄 만한 액수다. 이윽고 온전한 모습을 드러낸 첨성대를 보며 처음에 든 생각은 ‘지금 이렇게 크게 보이는 것을 어릴 때는 왜 그리 조그맣다고 느꼈을까’하는 것이었다. 잎이 무성한 모과나무 그늘 벤치에 앉아 그윽하게 바라보는 시간이 좋다. 경주 김씨의 시조, 김알지 탄생설화를 간직하고 있는 계림은 첨성대와 지척의 거리에 있다. 계림에 들어서자 이번에도 나타난 중학생 무리들이 소란스럽다. 저렇게 몰려다니며 과연 무엇을 보고 어떤 기억을 남길까. 그런데 선생이 아닌 직업 가이드가 마이크를 들고 유적 설명을 하고 있다.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새 풍속도인 셈이다. 고색창연하고 울울창창한 숲 가운데 서자 오래된 나무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가 마음속까지 상쾌하게 해준다. 한쪽 모퉁이에 일연현장 향가비(기파랑의 죽음을 애도하며)가 서 있다. ‘흐느끼며 바라보매 나타난 달이……’ 모처럼 다시 읽는 향가가 새롭다. 흔적도 희미한 반월성 길을 따라 올라 석빙고를 보고, 안압지를 거쳐 분황사까지 가는 길은 걷기에는 제법 멀었다. 가는 길에 만나는 빈 들판은 황룡사터. 총 2만여 평의 동양 최대 규모의 사찰이었다고 하는 황룡사는 정말이지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 감은사터와 불국사, 탑 앞에서 떠나지 못하고 원효와 자장이 거쳐갔다는 선덕여왕 초기의 고찰 분황사터 마당에 들어서니 오랜 풍파를 고스란히 드러낸 탑 하나가 반긴다. 바로 모전석탑이다. 벽돌 ‘전’자를 써 모전인데, 중국 탑을 모방했다는 뜻이다. 원래 중국 탑은 전탑, 일본은 목탑, 우리나라는 석탑이 특징이다. 안산암(安山岩)이라는 자르기 쉬운 돌을 벽돌 모양으로 다듬어 쌓아올렸다. 여러 차례 허물어진 것을 보수해 원형이 많이 훼손되었지만 신비한 매력이 있다. 탑을 이루었던 벽돌 잔해가 한쪽 담장 아래에 쌓여 있다. 분황사 앞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면 감포 가는 버스가 온다. 버스는 감포항이 종점. 정겨운 동해바다 감포는 울산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어 울산에 속하는 줄로 알기도 했었다. 이번의 감포행은 감은사터에 가기 위함이다. 감포항은 생각보다 규모가 커 아담할 것이라는 예상을 깼다. 다음날 동트기 전에 가리라 했던 계획은 차편이 없어 무산되었다. 버스의 첫 운행시간이 아침 6시인데, 해는 5시 30분도 안 되어 솟아오르기 때문이다. 아무튼 6시 버스를 타고 감은사터로 향한다. 울산 가는 갈림길에서 내려 경주 방향으로 조금 걸으면 오른쪽에 감은사터가 나온다. 멀리서부터 두 개의 탑이 보인다. 길가 이정표에 문무대왕릉 가는 길이 나오는데, 이곳 감은사는 문무대왕의 아들인 신문왕이 부친을 기리기 위해 지은 절이다. 지금은 삼층석탑 두 개만 남아 빈 절터를 지키고 있다. 아침 안개가 자욱한 속으로 탑 주변에 클로버 잎들이 무성하다. 어린 시절, 꽃반지 만들던 하얀 클로버 꽃들은 대부분 시들었다. 두 개의 탑 사이 금당터에 있는 받침돌들은 마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전의 흔적 같은 분위기를 준다. 예전에는 물론 그렇지 않았겠지만 주변이 조금 어수선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누가 말했던가 빈 절터에 절이 있다고. 이제 여정은 막바지에 이르러 종착점인 불국사로 향한다. 유행가나 영화 등을 통해 불국사는 조금 희화화된 느낌이 없지 않다. 가보지 않고서 또는 어설피 한 번 본 것으로 잘 안다고 생각하는 대표적인 대상의 하나이기도 하다. 호젓한 대나무 숲길을 오르자 그림엽서처럼 익숙한 풍경, 자하문과 연결된 돌계단(청운교와 백운교)이 나온다. 가만히 보면 사람들은 거의 자동으로 이곳 앞에 오자마자 등을 돌린다.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서다. 자하문 왼쪽으로 안양문과 연결된 다리인 연화교와 칠보교 층계마다 새겨진 연꽃은 희미하다. 안양은 극락의 또 다른 이름. 안양문쪽 담벼락을 따라 오르면 극락전이 마당 한가운데 단아하게 자리하고 있다. 다시 오른쪽 계단을 올라 문을 지나면 대웅전 앞마당으로 그 유명한 다보탑과 석가탑이 펼쳐진다. 순간 할 말을 잊는다. 첨성대 앞에 섰던 그 몇 배 이상의 감흥과 부끄러움이다. 그리고 이 뒤늦은 재발견을 고마워한다. 그렇게 한동안 탑 앞을 서성이며 쉽게 떠나지 못했다. 여름 장마 기간 중이었지만 하늘은 유난히 푸르렀다.
등골 오싹한 중남부지방 계곡 폭포수 옆에서 음이.. 2004-07-29
괴산 쌍곡계곡 충북 괴산군에는 속리산국립공원 구역에 화양동계곡, 선유동계곡, 쌍곡계곡, 갈론계곡 등이 모여 있다. 조령산자연휴양림 초입의 수옥정폭포 주변도 여름철 물놀이 장소로 사랑 받는 곳이다. 쌍곡계곡은 괴산 8경 중 하나. 괴산군 칠성면 쌍곡마을로부터 제수리재에 이르기까지 10.5km의 구간에 계곡이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수려한 자연경관을 보전하고 있는 쌍곡계곡은 옛날부터 쌍계라 전해졌고 조선시대 퇴계 이황, 송강 정철 등 수많은 유학자와 문인들이 쌍곡의 산수경치를 사랑해 이곳에 소요했다고 한다. 보배산, 군자산, 비학산의 웅장한 산세가 계곡의 아름다움을 살려준다. 맑은 물, 기암절벽과 노송, 울창한 숲 등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쌍곡계곡의 구곡은 호롱소, 소금강, 병암(떡바위), 문수암, 쌍벽, 용소, 쌍곡폭포, 선녀탕, 마당바위(장암) 등이다. 도로변에 자동차가 주차되어 있는 곳, 이를테면 쌍곡교, 보개산장, 군자산가든민박, 쌍곡휴게소 주변 등이 물놀이를 즐기기에 적당한 포인트다. 숙박 걱정은 안해도 좋다. 쌍곡민박 등 민박집이 계곡을 따라 죽 늘어서 있다. 쌍곡휴게소 직전의 절말교에서 다리를 건넌 다음 쌍곡폭포까지 산책을 즐겨도 좋다. 왕복 1.6km 거리이며 20∼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쌍곡계곡 인근의 문화유산 답사지로는 각연사를 추천한다. 군자산(948m) 줄기를 가운데 두고 쌍곡계곡 반대편에는 갈론계곡이 있다. 칠성면소재지로 접어들어 칠성초등학교 앞을 지나고 괴산댐도 거쳐야만 계곡에 닿을 수 있다. 유명한 여행지가 아니기에 갈론계곡으로 접어드는 길은 때로 차 두 대가 교행하기 힘든 곳도 있다. 칠성초등학교 정문에서 3km 정도 들어가면 괴산댐과 갈론계곡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을 만난다. 여기서 왼쪽 길을 택해 4∼5km를 들어가야만 계곡과 조우한다. 갈론마을 최상류에는 신선이 내려왔다는 강선대를 비롯하여 갈은동문, 갈천정, 옥류벽, 금병, 구암, 고송유수재, 칠학동천, 선국암 등이 9곡을 이루고 있다. 약간의 등산을 해야만 만날 수 있는 비경들이다. 일반 피서객은 갈론계곡 하류, 즉 계곡물이 달천과 만나는 지점에서 물놀이를 즐긴다. 계곡물 가운데로 자갈밭이 있어 한나절 물놀이터로 그만이다. 주변에 편의시설이 거의 없으므로 먹을거리는 미리 준비해 가야만 한다. DATA 홈페이지 : 괴산군청 goesan.chungbuk.kr 문의 : 괴산군청 산림관광과 관광개발 담당 830-3225, 3223 속리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쌍곡분소 832-5550 괴산시외버스공용정류장 833-3355 가는 길 : 중부고속도로 증평나들목→증평군→34번 국도→괴산읍→칠성면→517번 지방도→쌍곡계곡 주변 명소 화양구곡 : 화양동계곡에서도 특히 경치가 빼어난 아홉 군데를 일컬어 화양구곡이라고 한다. 3km에 이르는 화양천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좌우로 선경지대가 펼쳐진다. 1곡은 경천벽, 2곡은 운영담, 3곡은 읍궁암, 4곡은 금사담, 5곡은 첨성대, 6곡은 능운대, 7곡은 와룡암, 8곡은 학소대, 9곡은 파천이다. 이 같은 이름을 지은 사람은 우암 송시열의 제자인 권상하라는 인물이다. 화양구곡은 조선 중기 때 좌의정을 지낸 대학자 우암 송시열이 은거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런 인연으로 이곳에는 경천벽의 ‘화양동문’ 등 우암의 글씨가 여기저기에 남아 있다. 화양9곡 중 풍광이 가장 아름다운 곳을 추천하라면 물 속에 금빛 모래가 깔려 있다는 금사담. 물가에 우뚝 솟은 바위 위에는 우암 선생이 책을 읽었다는 암서재가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파천은 계곡 전체에 편편하게 펼쳐져 있는 흰 바위 위를 흐르는 계곡물의 포말이 가슴 속 더위까지 씻어 준다. 눈에 보이는 곳마다 절승이어서 여름철이면 피서객으로 붐비고 가을이면 단풍 감상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맛집 괴산의 맛집으로는 청안면 운곡리의 호산죽염된장집(832-1388∼9, www.ihosan.com)을 추천한다. 탤런트 이정섭 씨의 사촌동생 이정림 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된장양념한 돼지숯불구이 맛이 뛰어나다. 싱싱한 야채쌈에 된장찌개, 1년 묵은 김치, 짠지, 부추전, 고추장떡, 갖가지 산채나물 등 상차림이 푸짐하다. 죽염으로 만든 된장, 고추장, 간장과 감식초, 죽염비주 등을 사서 가져갈 수 있다. 직접 방문해서 된장 등을 구입하면 된장찌개가 곁들여진 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 숙박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 수옥정폭포 인근에 작은새재펜션(833-3327, www.jspension.com)이 있다. 객실은 7평형 4실, 10평형 4실, 45평형 1실. 연풍면에는 산그림호텔(833-8814), 수옥파크여관(833-6594) 등이 있다. 포항 청하골 포항시 송라면의 동북쪽에 자리한 내연산(710m)은 해발고도만 따지면 그다지 높은 산이 아니다. 하지만 해안 가까이에서 솟아올랐기 때문에 내륙의 엇비슷한 높이의 산보다는 훨씬 더 높고 우뚝해 보인다. 이 내연산 자락을 굽이굽이 감아 돌며 40리 가량 흘러내리는 골짜기가 바로 청하골이다. 내연산말고도 문수산(622m)·향로봉(930m)·삿갓봉(718m)·천령산(775m) 등의 높직한 준봉들이 청하골을 반달모양으로 두르고 있으니 여느 심산유곡 못지않게 깊고 그윽하다. 이 골짜기에는 폭포와 소가 많은데, 이처럼 다양한 행태의 폭포를 많이 품은 곳은 달리 찾아보기 어렵다. 청하골은 천년고찰 보경사에서부터 시작된다. 절을 지나 물길과 나란히 이어지는 등산로를 1.5km쯤 오르면 제1폭포인 쌍생폭포가 나온다. 그리 우람하지는 않지만 두 물길이 양옆으로 나란히 떨어지는 모양이 단아하기 그지없다. 이 폭포를 지나면 잇따라 보현폭포(제2폭포)·삼보폭포(제3폭포)·잠룡폭포(제4폭포)·무봉폭포(제5폭포)가 나타난다. 그 중에서도 잠룡폭포 주변의 골짜기는 영화 ‘남부군’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지리산의 어느 골짜기에 모인 남부군 대원들이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발가벗고 목욕하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청하골의 열두 폭포 가운데 가장 경관이 빼어난 곳은 관음폭포(제6폭포)와 연산폭포(제7폭포) 언저리이다. 쌍폭인 관음폭포 주변에는 선일대·신선대·관음대·월영대 등의 천인단애가 장성처럼 둘러쳐져 있고, 폭포수가 만들어 놓은 못 옆에는 커다란 관음굴이 뚫려 있다. 이 굴 안쪽으로 들어가면 한쪽 입구를 가린 채 떨어지는 폭포수 줄기를 볼 수 있다. 관음폭포 위에 걸린 구름다리를 건너면 높이 30m, 길이 40m에 이르는 연산폭포의 위용이 눈에 들어온다. 청하골에서 가장 규모가 큰 폭포인데, 학소대라는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커다란 물줄기가 쏟아지는 광경에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관음폭포 앞쪽 암벽의 벼룻길을 지나 다시 15분 가량 물길을 따라가면 또 하나의 폭포를 만나게 된다. 숨겨져 있다고 해서 은폭이라 하는데, 물줄기가 시퍼런 소로 떨어지는 모습이 사람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이곳 위쪽으로도 시명폭·제1복호폭·제2복호폭·제3복호폭이 이어진다. DATA 홈페이지 : 포항시청 www.ipohang.org 문의 : 포항시청 문화공보관광과 245-6061 포항시외버스터미널 274-2313 가는 길 : ①경부고속도로 영천나들목→28번 국도→경주시 안강읍→포항시 흥해읍→포항시 송라면→보경사 ②중앙고속도로 서안동나들목→안동시→34번 국도→청송군 진보면→영덕군 지품면→영덕읍 강구면→7번 국도→보경사 주변 명소 하옥계곡 : 경북 포항시 죽장면 하옥리에 숨어 있는 계곡이다. 포항시 주변 사람들이 외지에 알려지기를 꺼려하는 곳이기도 하다. 영천시-영천호를 거쳐 갈 수도 있고 포항시 청하면-죽장면 코스를 거쳐도 된다. 상옥리를 지나고 비포장도로를 달려 하옥리와의 경계지점을 지나면 하옥계곡이 비경을 드러낸다. 1972년에 가설돼 낡을 대로 낡은 향로교 주변이 피서를 즐기기에 적당하다. 이곳에서 내연산 서남쪽에 솟은 향로봉(929.9m)까지는 3.7km, 삼지봉(720m)까지는 6km 거리여서 등산객의 모습도 간간이 볼 수 있다. 여름철이면 물놀이 장소로 더없이 좋고 가을철이면 설악산 단풍 못지않은 자태를 자랑한다. 느티나무, 참나무, 옻나무 등이 주변 산을 뒤덮고 있다. 하옥계곡 비포장길은 일제시대 닦은 길이나 아직까지도 포장계획이 없으니 오지마을 냄새는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향로교에서 북쪽으로 3.5km를 올라가 만나는 마두교에서는 내연산 덕골로 들어가는 트레킹 코스가 시작된다. 내연산수목원 : 포항시 죽장면 상옥리의 내연산수목원(262-6110)은 포항의 새로운 여행명소. 청하면에서 죽장면으로 가려면 샘재라는 고개를 넘어야 한다. 과거 이 샘재 고갯길은 우마차나 겨우 지나다니는 소로에 지나지 않았으나 4년 전쯤 신작로로 포장되었다. 내연산수목원에는 꽃들이 철따라 만발하는 테마정원, 수생식물원과 연못, 창포원 등이 있어 볼거리가 풍성하다. 관리사 1층은 산림박물관으로 꾸며져 있다. 맛집 청하면에 비학산생칼국수(261-7300)라는 맛집이 있다. 경북 일대에 여러 개의 체인점을 거느린 별미집이다. 바지락 조개를 넣어서 면발이 부드러운 칼국수를 끓여낸다. 숙박 보경사 입구에 연산온천파크(262-5200), 하옥계곡 내에 하옥산장(262-7886)이 있다. 영덕 옥계 주왕산국립공원의 동남쪽, 경북 청송군과 영덕군의 경계지점 인근에 ‘옥계’라는 이름을 가진 계곡이 자리잡고 있다. 영덕군이라고 하면 강구항과 대게, 고래불해수욕장만 있는 줄로 아는 여행객에게 달산면의 옥계계곡은 기막힌 풍광과 시원한 골바람을 골고루 선사한다. 지명에 구슬옥(玉)자가 들어간 곳답게 기암절벽과 움푹 파인 바위굴, 청정수와 잘 어울린 자갈밭 등 주변 풍경이 발길을 붙잡는다. 옥계계곡은 묘하게도 주왕산과 내연산 줄기의 골과 골에서 솟아난 물이 합쳐지는 지점에 있다. 영덕 오십천의 상류에 해당하며 계곡물은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고 거센 물줄기는 군데군데 물가 바위 절벽에 반원형의 동굴들을 만들어 놓았다. 그 물줄기 바로 북쪽에 팔각산(628m)이라는 이름의 예사롭지 않은 봉우리가 솟아 있어 계곡미를 더욱 더 살려준다. 옥계계곡은 청송군 부동면과 영덕군 달산면을 잇는 69번 지방도 바로 곁에 있어서 접근하기가 쉽다. 물이 불어나면 잠기는 잠수교를 중심으로 좌우의 굵은 자갈밭과 바위지대는 텐트촌으로 활용된다. 자동차는 계곡 양편의 빈터나 도로변 공터에 세워 두면 된다. 간이화장실이 길가에 세워져 있다. 숙박시설이 그리 많지 않으므로 영덕읍내나 강구항 주변의 시설을 이용하도록 한다. 영덕과 청송, 포항 등 세 지방의 행정구역 경계가 한데 어울리는 삼각지점에 있는 옥계계곡 물가에는 침수정이라는 정자가 하나 있다. 조선조 광해군 원년에 어지러운 세상을 한탄하며 이곳에 찾아 들었던 ‘손성을’이라는 선비가 지은 정자로 선생은 이곳의 경치를 감상하면서 여생을 보냈다. 정자 아래 물가에는 교실 한 칸 크기의 반석이 있어 쉼터로 제격이다. 옥계계곡의 두물머리를 기점으로 포항시 죽장면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거슬러 남쪽을 향해 가면 하옥계곡이 나타나고 청송 방면으로 조금 가면 얼음골 약수터도 나온다. 얼음골 일대는 주왕산국립공원의 여러 계곡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이는 계곡이면서 영덕 옥계의 상류로 곳곳에 물놀이터가 조성되어 있다. 계곡욕에 싫증나 바다를 보려면 강구항에서부터 강축해안도로를 따라 북쪽 방면으로 올라간다. 하저, 경정, 축산 등 간이해수욕장과 대진, 명사20리 등의 대규모 해수욕장이 줄지어 기다린다. DATA 홈페이지 : 영덕군청 www.yd.go.kr 문의 :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730-6392 영덕시외버스공용정류장 732-7673 가는 길 : 중앙고속도로 서안동나들목→청송 대전사 입구→청송얼음골→옥계, 또는 영덕군 지품면 신양리→69번 지방도→달산면 소재지→옥계 주변 명소 강축해안도로 : 강구항에서 축산항까지 이어지는 35km의 강축해안도로 드라이브는 강원도 삼척 지방 해안드라이브 만큼이나 멋진 코스. 강구항을 지나면 명태를 널어 말리는 풍경이 인상적인 금진나루, 고깃배 몇 척 떠있는 창포항, 빨갛고 파란 지붕이 예쁘게 수놓인 노물마을, 영덕대게 원조마을이라는 차유마을, 대나무가 가득 자라는 죽도산과 축산항, 대진해수욕장을 옆에 거느린 대진항 등이 차례차례 나타난다. 바다로 불쑥불쑥 튀어 나간 곳에는 어김없이 해돋이전망대며 공원이 만들어져 잠시 차에서 내려 휴식하기 좋다. 축산항에서 해안을 타고 계속 북으로 올라가면 대진항과 대진리해수욕장에 닿는다. 영해면의 해안마을인 대진리를 중심으로 펼쳐진 대진해수욕장은 깨끗한 백사장과 송림, 백사장을 가로질러 흐르는 송천천 등이 잘 어울려 여름철 피서지로 제격. 대진해수욕장 북쪽을 보면 고래불해수욕장의 명사20리 해안이 길게 펼쳐져 있다. 영덕군에는 7번 국도를 기점으로 내륙 쪽에는 칠보산휴양림, 신돌석장군생가, 경보화석박물관 등의 가족여행지가 기다린다. 축산면 도곡리로 가면 신돌석장군 생가가 쓸쓸히 앉아 있다. 장군의 부친 신석주가 1850년경에 세웠다는 집으로 지금은 초가집으로 복원되었다. 신돌석은 한말 의병대장으로 영해, 영덕, 평해를 거점으로 활동했으며 태백산 호랑이라는 별명을 가졌다. 맛집 등대회대게타운(강구면, 활어회, 733-4346), 동해별미식당(영덕읍, 대구탕, 733-0292), 해선식당(영덕읍, 복어탕, 733-6813), 영덕대게식당(영덕읍, 대게찌개, 733-8801), 위정식당(창수면, 닭백숙, 732-6633), 서울해장국(남정면, 해장국, 734-5949) 등이 가볼 만하다. 숙박 영덕 옥계계곡 주변에 옥계식당민박(732-3801), 청송얼음골에 수부정식당민박(874-0303) 등이 괜찮다.
“오토캠핑, 이렇게 하면 쉬워요” ②가이드 - .. 2004-07-29
주거공간 만들기 한 가족일 때 4인 기준 한 가족의 오토캠핑이라면 4∼5인용 텐트 1동과 테이블 1개가 기본이다. 오토캠핑이 일반 캠핑과 비교해 좋은 점은 자동차의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 일반 캠핑에서는 짐을 보관할 곳을 고려해야 하지만 오토캠핑은 가족이 편히 잘 수 있는 공간이면 충분하다. 캠핑장을 구성할 때는 주변 지형을 고려해 텐트와 식탁, 조리대 위치를 머릿속에 그린다. 이때 기준이 되는 것이 텐트와 자동차다. 필요에 따라 차가 움직여야 하므로 텐트 주위에 장애물이 있으면 좋지 않다. 또 텐트는 바람에 약하기 때문에 바람막이가 될 나무가 많을수록 좋다. 나무 밑이라면 차와 사람이 땡볕을 피할 수 있어 일석이조. 차는 텐트 옆에 놓아야 바람막이가 되고, 필요한 물건을 바로 꺼내 쓸 수 있다. 차 앞머리가 테이블과 부엌 쪽을 향해야 배터리가 필요할 때 전기를 끌어쓰기 편하다. 텐트 입구 앞에는 테이블을 놓고, 테이블 너머에 부엌을 만든다. 이렇게 하면 테이블을 중심으로 먹고 자고 노는, 가장 기본적인 패턴이 완성된다. 그늘막이나 화로는 상황에 맞게 배치하면 된다. 두 가족일 때 한 가족의 주거공간을 만들 때와 마찬가지로 텐트와 차가 중심이 된다. 텐트 옆에 그 가족의 차를 놓는 것은 기본이다. 차와 텐트는 주거공간의 중심이므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배치한다. 텐트 입구는 사진과 같이 두 동이 직각으로 마주 보도록 놓아야 플레이 그라운드가 만들어진다. 플레이 그라운드는 필요에 따라 테이블이나 화로를 옮길 수 있을 정도의 넓이여야 한다. 텐트 입구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으면 심리적인 거리감이 생겨 좋지 않다. 또 마주 보고 있으면 프라이버시를 해칠 수 있으므로 입구가 직각을 이루도록 한다. 테이블은 부엌 앞에 놓지 말고 한 발 뒤로 비켜 놓는다. 두 가족일 때는 사람 수가 많아 부엌과 플레이 그라운드 사이에 놓인 테이블이 거추장스러울 수 있다. 두 가족 캠핑에서는 부엌의 기능도 중요하다. 사람이 많은 만큼 식사나 간식 준비에 손이 많이 가고, 그만큼 많은 양을 준비해야 한다. 음식재료 등 먹거리는 캠핑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한 차에 몰아 싣는 것이 좋다. 또 주거공간을 만들면서 먹거리가 실린 차의 트렁크를 부엌 옆에 오게 해야 필요한 물건을 꺼내기 좋다. 좁은 공간 활용하기 오토캠핑은 넓고 한적한 장소를 찾아 짐을 푸는 것이 좋지만 어쩔 수 없이 비좁은 곳에서 하루 정도 묵어야 할 때가 있다. 두 가족이라면 꼭 필요한 장비만 꺼내 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선 텐트를 한 동만 설치해 낮 동안만 두 가족이 함께 쓰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잠시 낮잠을 자거나 아이들이 놀 수 있는 플레이 그라운드로 생각하면 된다. 테이블은 텐트 안에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거리에 놓는다. 또 테이블과 부엌의 거리도 최대한 가깝게 한다. 테이블에 앉아서 음식을 만들거나 차를 마시며 텐트 안에 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면 된다. 이 공간배치에서 가장 쓸모 있는 장비가 그늘막 텐트와 의자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그늘막 텐트와 의자를 텐트와 테이블 옆에 두면 좁은 공간에서도 쉴 곳이 많아진다. 그늘막 텐트는 4∼5인용 텐트가 차지하는 공간의 3분의 1만 있으면 되고, 의자는 그늘진 곳 어디라도 어울리는 소품이다. 차는 적당한 곳에 두되, 음식재료 등 생활필수품이 실린 차는 항상 부엌과 가까운 곳에 세운다. 바람 부는 날 오토캠핑 때 비가 오는 것만큼이나 좋지 않은 기상 조건이 바람이다. 만약 바람이 심해지면 먼저 텐트의 로프를 더욱 단단하게 당겨 조이고, 여분의 로프를 이용해 주변의 나무에 텐트를 붙잡아 맨다. 이때 텐트 한 동을 이동시켜 나란히 붙여 놓으면 따로 떨어져 있을 때보다 바람의 저항을 덜 받는다. 부엌과 식탁도 플레이 그라운드로 옮겨 주거공간을 최대한 밀집시킨다. 가장 좋지 않은 것이 텐트 입구를 향해 부는 바람이다. 텐트 입구를 열어 놓으면 바람의 저항을 많이 받기 때문에 입구를 드나드는 것이 부담스럽게 된다. 이런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음식재료가 실린 차를 움직여 바람의 방향과 수직이 되도록 세우는 것이다. 바람이 부엌과 텐트 입구를 향해 불어온다고 가정하면 사진과 같은 배치가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우선 텐트 두 동을 나란히 놓아 바람 저항을 줄이고, 부엌과 테이블도 플레이 그라운드로 옮겨 빈 공간을 줄였다. 음식재료와 생필품을 실은 무쏘 SUT가 부엌과 멀어지지 않으면서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이동해 바람막이 구실을 한다. 부엌 만들고 식사 준비하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배가 불러야 캠핑도 즐겁다. 오토캠핑을 계획할 때는 식단을 미리 짜야 한다. 식단이 짜여져야 음식 재료를 준비하고, 먹거리를 제대로 준비해야 든든한 마음으로 출발할 수 있다. 오토캠핑에 가장 어울리는 식단은 뭐니뭐니 해도 바비큐다. 야외에서 고기 굽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삼겹살과 같은 육류는 빠뜨릴 수 없는 먹거리다. 쌀은 예정된 끼니보다 조금 더 넉넉하게 준비하고, 빵이나 라면도 챙긴다. 바비큐를 즐기고 싶다면 이제부터라도 환경을 고려해야겠다. 가스나 휘발유 버너를 이용한 바비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숯을 쓸 계획이라면 화로나 바비큐 그릴을 따로 준비한다. 숯은 자연을 더럽힐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기분을 언짢게 할 수 있다. 그릴에 나무를 담아 태우고, 재는 불씨가 꺼진 뒤에 땅에 묻거나 쓰레기와 함께 깨끗하게 치워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식단을 알차고 풍성하게 준비하려면 아이스박스가 필수다. 아이스박스를 살 때는 값이 비싸더라도 성능이 좋은 제품을 골라야 후회하지 않는다. 얼음을 넣었을 때 5일까지 시원한 제품이 많다. 차에 싣고 다닐 오토캠핑용이라면 시가잭을 꽂아 쓰는 냉장고를 준비하는 것도 현명하다. 최근에는 간단한 스위치 조작만으로 냉온장고로 쓸 수 있는 제품도 나와 있다. 아이스박스나 냉장고는 부피가 좀 부담스럽더라도 가급적 용량이 큰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캠핑용품을 제대로 갖춘다면 기능적인 부엌을 꾸밀 수 있다. 부엌을 꾸미기 위해 필요한 용품은 버너, 키친 테이블, 아이스박스, 물통, 랜턴 등이다. 버너는 조리대가 두 개인 투버너가 알맞고, 연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휘발유 또는 가스버너가 좋다. 키친 테이블은 꼭 필요한 장비는 아니다. 그러나 테이블을 마련하면 주거공간을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고, 식사준비가 편하다. 물통도 아이스박스와 함께 필수장비다. 물통에는 항상 물을 가득 채워 놓도록 한다. 용량은 5갤런(약 19X) 이상이 알맞고, 꼭지가 달려 손쉽게 물을 마시거나 쓸 수 있는 제품이면 더욱 좋다. 랜턴은 날이 어두워졌을 때 꼭 필요한 도구로 버너와 마찬가지로 연료를 쉽게 구할 수 있어야 한다. 주거공간이 충분히 넓고, 두 가족 이상일 때, 또는 두 사람 이상이 함께 요리를 할 때는 부엌을 일자형으로 배치한다. 일자형 부엌을 꾸밀 때는 버너와 키친 테이블, 아이스박스, 물통을 순서대로 놓는다. 일자형 부엌은 여러 사람이 왁자지껄하게 어울려 요리하기 좋은 구성이다. 일자형 배치에서 랜턴은 버너와 키친 테이블 사이에 놓는다. 그래야만 요리를 하거나 불에 올려놓은 음식의 조리 상태를 확인하는 데 불편하지 않다. ㄱ자형 부엌은 혼자서 요리할 때 좋은 구조다. 버너와 물통을 한 조로 놓고, 키친 테이블과 아이스박스를 또 다른 한 조로 묶어 배치한다. 랜턴은 일자형 부엌과 마찬가지로 버너와 키친 테이블 사이에 놓는다. 일자형이든 ㄱ자형이든 키친 테이블의 높이에 맞춰 버너와 물통을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특히 버너가 땅에 놓여 있으면 조리할 때 먼지가 들어갈 수 있고, 아이들이 불에 델 수 있어 테이블에 올려놓는 것이 좋다. 캠핑용품이 충분하지 않을 때는 준비한 도구를 중심으로 쓰기 편하게 배치하면 된다. 레저를 즐기자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면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오토캠핑이다. 2천만 원이 넘는 RV를 오토캠핑과 같은 레저에 활용하는 것은 투자에 대한 이득을 챙기는 지혜다. 지금은 바야흐로 웰빙(well-being) 시대. 투자한 만큼 거두려는 적극적인 노력 없이, 또는 전혀 투자하지 않고는 삶의 질을 높일 수 없다. 오토캠핑을 계획하는 과정의 첫 단계는 ‘어디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물음이다. 돗자리 깔고 앉아 삼겹살에 소주를 들이키며 화투나 치던 문화는 이미 퇴장 당한 지 오래다. 최근 레저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면서 단순히 먹고 자다 오는 것이 아닌, 레저를 위해 자연에 접근하는 캠핑이 또 다른 문화로 자리를 잡고 있다. ‘어디에서’보다 ‘무엇을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오토캠핑을 떠날 때는 취미에 맞는 장소를 골라 캠핑과 함께 레포츠를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윈드서핑을 즐긴다면 바다로 갈 것이고, 등산이나 트레킹을 좋아한다면 산으로 떠날 것이다. 조용히 흐르는 강물에 배를 띄우고 경치를 구경하는 여유는 카약킹(Kayaking)으로 찾을 수 있다. 4WD 매니아라면 일반 승용차로 갈 수 없는 오프로드를 달려 캠핑 장소로 이동하는 과정 자체가 소중한 시간이다. 국내에는 다양한 레저장비가 들어와 있다. 아직 대중화되지 않는 카누만 보더라도 1∼3인승 카누는 물론이고 카누 캐리어까지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바닷가라면 스쿠버다이빙, 카이트 보드 등 물 속에 뛰어들 수 있는 레포츠도 많다. 레저장비를 차에 실을 때는 단단하게 고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시중에서 살 수 있는 전문 캐리어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요즘에 나오는 캐리어는 오너가 손쉽게 달 수 있는 제품이 많다. 캐리어를 달 때는 앞뒤 간격을 자로 잰 뒤 정확히 맞추어 견고하게 고정시켜야 한다. 또 사용설명서를 꼼꼼하게 체크한 뒤 제대로 사용해야 낭패를 당하지 않는다. 오프로드의 계곡이나 강을 지날 때는 차의 엔진, 트랜스미션 등에 묻어 있는 기름이 씻겨 내리지 않도록 조심한다. 운전석에서 노면의 상태를 확인할 수 없는 오프로드를 지날 때는 반드시 차에서 내려 눈으로 확인한 뒤 통과한다. 물을 건널 때도 차에서 내려 수심을 체크하고, 웅덩이가 없는지 반드시 살핀다. 만약을 대비해 견인줄을 반드시 챙기고,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갈 때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가득 채워 떠난다. 그밖에 수상스포츠를 즐길 때는 반드시 구명조끼를 입고, 술을 마신 상태에서는 물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Camping Goods “아하! 그렇구나” 1. 머물 자리는 주변보다 높은 곳을 고른다 오토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머물 자리. 전체적인 지형을 살펴 주변보다 높은 곳을 고른다. 지대가 높아야 비가 오더라도 물이 잘 빠지고 바람도 잘 통한다. 2. 계곡이나 강가에는 텐트를 치지 않는다 계곡이나 강가에 텐트를 치면 갑자기 물이 불어났을 때 사고를 당할 수 있다. 특히 주변에 높은 산이 많으면 한차례 내린 소나기에도 강물이 급속히 불어나고 유속이 빨라지므로 각별히 조심한다. 3. 나무를 최대한 이용한다 텐트를 치고 캠핑장을 마련할 때는 나무를 최대한 이용한다. 나무가 많으면 바람막이가 될 뿐만 아니라 시원한 그늘이 만들어져 최적의 조건이 된다. 그러나 홀로 서 있는 나무는 번개를 맞을 수 있으므로 피하도록 한다. 낙석이나 산사태의 위험이 있는 곳도 안된다. 4. 텐트 밑에 골판지를 깔면 아늑하다 자리를 정하고 텐트를 치기 전에 땅 고르기를 한다. 작은 돌까지 모두 치우더라도 맨땅은 맨땅이다. 골판지를 준비해 텐트 밑에 깔면 습기가 올라오는 것을 막아 주고, 푹신푹신한 잠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 5. 상하기 쉬운 음식은 현지에서 산다 집에서 준비해 갈 수 있는 음식재료는 쌀과 김치, 밑반찬 등 쉽게 상하지 않는 것과 통조림 식품으로 한정한다. 고기나 채소 등은 현지에서 싱싱한 것으로 구입하는 것이 좋다. 1 의자 콜맨의 대표적인 상품으로 알려진 캡틴 체어다. 의자의 프레임이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매우 가볍고, 등받이 위에는 손잡이가 달려 휴대하기 편하다. 프레임을 잡고 양쪽으로 벌리면 순식간에 완벽한 의자 모양이 된다. 6만5천 원(미니 캡틴 체어 4만 원). 2 냉온장고 성화전기가 ‘Welson’이라는 브랜드로 만든 냉온장고. 차의 시가잭에 꽂으면 전원이 공급되고, 스위치로 냉장고와 온장고를 선택할 수 있다. 2X(12만8천 원), 3.5X(14만8천 원), 12X(26만 원), 20X(33만 원) 등 네 가지 제품이 나온다. 사진은 20X. 3 2-버너 오른쪽 3천400kcal, 왼쪽 2천760kcal의 화력을 내는 2-버너도 조립식이다. 1.6X의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면 최대 화력으로 2시간 30분 동안 쓸 수 있다. 보통 콜맨의 순정 휘발유를 쓰지만 무연 휘발유도 쓸 수 있어 연료 걱정을 덜어 준다. 21만4천 원. 4 랜턴 랜턴의 대명사 콜맨의 노하우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이다. 콜맨의 순정 휘발유를 연료로 쓴다. 연료가 고르게 올라와 불꽃이 일정한 것이 가장 큰 특징. 2.1m까지 높일 수 있는 랜턴 스탠드에 걸면 캠핑장 전체를 환하게 밝힌다. 랜턴 11만8천 원, 스탠드 4만9천 원. 5 아이스박스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진 아이스박스(쿨러)는 밖의 온도가 33℃를 넘지 않으면 최장 5일 동안 냉장기능을 유지한다. 양쪽 손잡이에 고무가 달려 있어 이동이 편하고, 뚜껑을 여닫는 고리를 살짝 돌리기만 하면 되는 기능적인 제품이다. 23만9천 원. 6 미니 알루미늄 테이블 펴지 않았을 때는 마치 알루미늄 가방처럼 보이는 이 테이블은 누구라도 하나쯤 갖고 싶은 제품이다. 가방(?)에는 2단계로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테이블의 다리와 2개의 미니 의자가 들어 있어 언제 어디서라도 요긴하게 쓸 수 있다. 9만9천 원. 7 캐리어 스웨덴에 본사를 두고 있는 툴레는 안전을 우선하는 제품으로 유명하다. 설치가 간편하고 멋과 기능성을 조화시켜 인기가 높다. 기본바만 달려 있으면 자전거 캐리어와 카약 캐리어는 물론이고 스키 캐리어 등 다양한 장비를 실을 수 있다. 8 키친 테이블 정식명칭은 쿠킹 스테이션 테이블. 이 테이블 하나만 있으면 버너는 물론 도마, 코펠 등 거의 모든 요리도구를 가지런히 정리할 수 있다. 메인 테이블 옆으로 그릴 모양의 모조 테이블을 펼치면 공간이 두 배로 늘어나는 아이디어 상품이다. 17만9천 원. 9 물통 5갤런(약19X)의 물이 들어가는 쿨맨의 물통은 마개에 수도꼭지 기능까지 갖춰 캠핑용으로 안성맞춤이다. 마개가 아래쪽으로 가도록 눕힌 뒤 꼭지를 틀면 물이 나오는 구조다. 10 다용도 선반 ‘프리 스탠딩 오거나이저’라는 이름의 이 선반은 접시나 그릇, 양념을 정리해 놓을 수 있는 캠핑용 선반이다. 간단하게 펼쳐 원하는 곳에 설치할 수 있고, 부피도 작아 휴대하기 편하다. 11 화로 겸용 바비큐 그릴 세트 둥근 화로는 나무를 태우는 파이어 플레이스로 이용하다가 숯이 생겼을 때 그릴을 올려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세 개의 발은 2단계로 조절되고, 나무를 태울 때는 철망을 씌워 불똥이 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뒤집개, 두꺼운 가죽 장갑 등이 포함된 바비큐 도구 세트도 완벽한 캠프파이어를 만든다. 19만9천 원. 12 피크닉 벤치 어른 네 명이 넉넉하게 앉을 수 있는 휴대용 벤치 세트다. 고무줄로 연결된 테이블 상판을 모두 접으면 벤치 속에 쏙 들어간다. 벤치 위에는 스펀지를 덮어 푹신푹신하다.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고, 의자 커버는 따로 떼어 빨 수도 있다. 19만9천 원. 13 무쏘 SUT 화물칸 덮개 이번 취재를 진행하는 동안 덕을 톡톡히 본 것이 무쏘 SUT의 적재함과 하드톱 덮개다. 무쏘 SUT의 짐칸은 보통 SUV 2대 분의 짐을 싣고도 공간이 남았다. 하드톱 덮개는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각지게 만든 것으로 유진하이테크의 제품이다. 비가 와도 물건이 젖을 염려가 없고 도난도 막을 수 있으며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가려 주는 등 여러 모로 쓸모가 컸다.
야영도 하고 오프로드 드라이빙도 즐기고… ①.. 2004-07-26
강원도 평창·홍천·양양의 오대산 주변 동해안으로 이어지는 깊은 계곡 오대산국립공원은 31번, 6번, 56번 국도로 둘러싸여 있다. 도로를 따라 공원을 한 바퀴 도는 코스 곳곳에 캠핑하기 좋은 유원지는 물론이고 오프로드 코스가 숨어 있다. 지도에는 국립공원 북쪽에 418번 지방도가 56번 국도와 59번 국도를 잇는 것으로 나와 있지만 실제로는 임도다. 그 중 부연동 약수를 끼고 있는 59번 국도 주변은 꽤 괜찮은 캠핑장이 많다. 오대산 월정사에는 보물 139호인 팔각9층 석탑이 있고, 위쪽 상원사에는 적멸보궁이 유명하다. 모처럼 떠난 길에 관광지만 둘러볼 수는 없는 일. 상원사에서 산으로 뻗은 오프로드를 넘어 보자. 446번 지방도로, 국립공원 안에 있어 당분간 포장될 가능성이 없다. 해발 1천m를 넘는 상당한 높이다. 고개를 내려가면 명개리 계곡이 나오고, 56번 국도를 따라 갈천마을, 미천골 자연휴양림, 서림마을 휴양지 등으로 이어진다. 서울에서 오대산에 가는 길은 양평에서 이어지는 6번 국도와 홍천에서 갈라지는 56번 국도, 영동고속도로 진부IC 등이 있다. 동해안 관광객이 몰릴 때면 세 곳 모두 정체에 걸리기 쉽다. 그 중 시원스럽게 뚫린 영동고속도로가 가장 빠르다. 서울에서 진부까지는 약 180km, 2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서울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면 계속 동쪽의 해를 마주보아 쉽게 피곤해진다. 해가 기운 오후 늦게 출발해 진부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아침 관광에 나서는 것이 낫다.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홍천강 주변 서울에서 가까운 숨은 절경 경기도 가평과 강원도 춘천시 남면, 홍천군 서면에 걸쳐 있는 홍천강 주변에는 강변을 낀 유원지가 많다. 홍천강은 강원도 깊은 산골에서 흘러내려 남이섬 아래쪽에서 북한강과 합쳐진다. 중간에 많은 시내가 합류해 수량이 풍부하고, 청정지역을 거치기 때문에 물이 맑다. 유원지는 마을에서 직접 관리하는 곳이 많아 쓰레기 수거비용으로 입장료를 받고 텐트, 주차비 등도 받는다. 대체로 관리비는 어른 기준으로 2천 원 정도. 가까운 곳에 큰 도시가 없으므로 청평이나 양평에서 식료품과 비상약품 등을 챙겨 간다. 홍천강 주변은 수도권에서 1시간 30분 정도에 도착할 수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서울-춘천을 잇는 46번과 37번 국도를 이용하거나 경기도 양평을 거쳐 홍천으로 이어지는 44번 국도를 타도 된다. 이때는 양평군 단월면에서 70번 지방도를 이용하고 대명 비발디파크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된다. 주변에는 오프로드도 많다. 홍천강 건너편에는 가정리에서 시작해 경강역으로 이어지는 한치령이 있다. 산악자전거 코스로도 알려진 곳으로 한치령을 넘을 경우 비포장길이 5km, 산을 돌아 내려가는 임도에 오르면 12km로 늘어난다. 순정 SUV로도 충분히 갈 수 있지만 가족을 태우고 짐까지 실었다면 바닥을 한두 번 찍을 각오를 하도록. 아래쪽으로 포장공사가 진행 중인 86번 지방도는 개야리부터 반곡리까지 전망이 좋다. 산 아래로 홍천강이 굽이치는 모습이 멋지다. 강원도 인제군 내린천 주변 래프팅·번지점프·산악자전거의 메카 강원도 인제는 동해안으로 가는 길목이다. 한계령을 넘는 44번 국도를 시작으로 미시령을 잇는 56번 국도, 가장 위쪽에는 46번 국도를 이용해 진부령을 넘는 길이다. 양양에서 속초, 고성군 등 동해안 관광지로 바로 이어진다. 때문에 휴가철이면 44번 국도는 항상 만원이다. 서울에서 양평, 홍천까지는 4차선으로 시원하게 뚫려 있지만 홍천군 화촌면에서 인제군 남면까지는 아직 2차선이다. 공사 중인 곳이 있어 밀리기 시작하면 고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 서울로 올 때는 인제읍에 들어가기 전 31번 국도를 타고 인제군 상남면을 거쳐 평창 쪽으로 돌거나 춘천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낫다. 인제군은 물이 풍부하고 산이 깊어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31번 국도를 따라 흐르는 내린천에서 래프팅이나 번지점프도 할 수 있다. 곳곳에 임도가 뚫려 있어 차를 몰고 오프로드를 달리거나 산악자전거를 탈 수 있다. 31번 도로 위쪽으로 설악산 준봉들을 볼 수 있는 한석산, 오프로드 동호인 사이에 잘 알려진 하드코어 코스 소치분교, 인제 읍내에서 이어지는 개골령길 등 오프로드 코스도 많다. 44번 국도를 따라 한계령을 넘기만 해도 오색 약수와 폭포들이 있어 관광지로도 훌륭한 곳이다. 계곡이나 산에서 야영이 가능하다. 조금만 안으로 들어가면 괜찮은 곳을 찾을 수 있다. 경기도 포천·강원도 철원 주변 관광지 풍부해 가족 나들이에 제격 서울에서 북쪽으로 뻗은 3번 국도와 43번 국도를 타고 올라가면 경기도 연천과 포천, 강원도 철원 지역으로 연결된다. 먼 거리는 아니지만, 자동차 통행이 많고 느리게 달리는 트럭과 군용차 대열이라도 만나면 두 시간 이상 걸린다. 수도권 서쪽에 사는 경우 자유로를 타고 문산까지 가서 37번 국도를 타는 것이 낫다. 느린 차가 많지만 교통경찰이 많이 숨어 있으니 추월할 생각 말고 느긋하게 운전하도록 한다. 휴전선에 가까운 곳이어서 6·25와 관련된 관광지가 많다. 87번 국도 끝에 있는 노동당사와 분단의 아픔을 그대로 보여주는 월정리역,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철의 삼각 전적관’등이다. 전쟁 때 폭격으로 폐허가 된 열차가 있는 월정리역과 노동당사는 민간인 통제선 안쪽에 있으나 철의 삼각 전적관에 신청해 들어갈 수 있다. 오전 10시 30분, 오후 1시와 2시 30분 등 정해진 시간에 들어가고, 출발 20분 전까지 현장에서 신청하면 된다. 신라 때 세워지고 조선시대 때 임꺽정이 머물기도 했다는 고석정이나 순담 계곡 등 한탄강을 끼고 있는 유원지도 많다. 오프로드 코스는 지장 계곡과 가평으로 넘어가는 오뚜기령이 대표적이다. 지장 계곡은 지난해 수해로 많이 망가졌지만 복구가 끝났고, 계곡을 따라 펼쳐진 길은 순정 SUV도 갈 수 있다. 오뚜기령은 일동 쪽에서 순정 SUV로 올라갈 수 있지만 테크닉이 필요한 코스다. 논남으로 내려가는 입구는 바리케이드가 내려진 경우가 있고, 길이 상당히 험해 세 시간 정도 걸린다. *취재차 협조 랜드로버 디스커버리Ⅱ : 랜드로버코리아 (02)3781-3831 포르쉐 카이엔 : 한성자동차 (02)3479-8615
담양 현실을 잊게 하는 칩거의 땅 2004-07-22
새로운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라고 했던 어느 핸드폰 CF 속의 장소. 예로부터 대나무의 고장으로 유명하고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산실로 수많은 문장가들이 기거하며 풍류를 읊던 담양은,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IC에서 빠져 정읍을 거치든 더 내려가 호남-88올림픽고속도로 보촌 IC나 88 담양 IC로 직행하든 간에, 아름다운 메타세콰이어 가로수의 안내를 받아 마을로 접어드는 순간부터 저절로 속세와의 교신을 끊고 칩거하고 싶어지는 신비의 땅이다. 많은 사람들이 바다로 계곡으로 더위를 피해 달아나는 한여름, 쨍한 햇살 아래서 옛 선비들이 사랑해 마지않던 예향의 거리를 거닐다가 시원한 대숲 속이나 허름한 정자 툇마루에 걸터앉아 제 삶의 향기를 반추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리라. 과거로 열린 문, 대숲과 소쇄원 사계절 곧고 푸르게 뻗어 소나기 같은 바람 소리를 전하는 대나무 숲은 사실 5~6월이 가장 볼 만하다. ‘우후죽순’이라는 말을 실감할 만큼, 아무데서고 땅을 비집고 나와 하루에 한 뼘씩 쑥쑥 자라는 죽순의 성장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예부터 ‘마을이 있는 곳에 대숲이 있고, 대숲이 있는 곳에 마을이 있다’고 할 정도로 고을 전체가 대나무 자생지였던 담양은 생활용품으로서 대나무 공예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죽물시장의 퇴락과 함께 그 면적도 많이 작아졌지만, 관상용 숲은 오히려 더 잘 개발되어 과거에는 너무 귀해 함부로 드나들 수 없었던 대밭을 일반인들도 관광 삼아 다니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곳이 금성면 봉서리의 고지 산자락에 자리잡은 ‘담양 대나무골 테마공원’이다. 사진가 신복진 씨가 30년 전부터 조성한 대나무골 테마공원은 소나무 숲을 병풍처럼 두르고 1만여 평에 걸친 대숲이 높이를 가늠할 수 없이 빽빽하게 치솟아 있다. 숲으로 들어서면 드문드문 창처럼 꽂혀드는 햇살 외에는 뜨거운 태양에 노출될 일이 없다는 것이 여름에는 더욱 반길 일. 굵은 왕대밭 아래로 대나무 이슬을 먹고 자라는 죽로차잎이 바람 따라 넘실대는 모습이나 관상용으로 아주 멋진 맹종죽 군락, 불법 채취의 손을 피해 그물을 쳐둔 사이로 비죽 비죽 고개를 내밀고 탈피하듯 자라고 있는 죽순 발견이 가장 좋은 볼거리들이다. 대나무는 죽순으로 태어날 때와 똑같은 굵기로 자란다. 맹종죽, 분죽, 왕대, 조릿대 등 종류마다 5~6월에 차례로 죽순이 솟아나며 빠른 것은 하루에도 1m씩 성큼성큼 커 보통 45일 정도면 성장을 마친다. 다 자란 대나무의 키는 20~25m. 대나무의 나이는 눈으로 짐작하기 어려운데 1년쯤 되었을 때 가장 푸르고 보통은 4, 5년 되어야 단단해져 바구니 등 생활용품으로 가공할 수 있다. 하늘을 향해 삼각뿔 모양으로 힘껏 내뻗은 모양새가 유난히 시원스러운 메타세콰이어 나무는 담양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이미지다. 1974년 이를 전국 시범 가로수로 지정 받아 지역 명물로 잘 가꾸어온 담양에서 가장 멋진 길은 읍내에서 대나무골 테마공원을 찾아가는 순창 방향 24번 국도에 있다. 좁은 국도에 촘촘히 늘어선 우람하고 굵은 줄기도 장관이지만 무성한 잎들이 아예 하늘을 가린 속으로 차를 몰고 빠져들면, 동그란 빛의 터널을 뚫고 달려가는 그린 드라이브의 쾌감에 절로 마음이 들뜬다. 이 달부터 새로운 여행 파트너로 함께 한 포르쉐 카이엔을 길 위에 세워보니, 저절로 아름다운 사진 한 장이 완성되었다. 마음까지 상쾌해지는 ‘죽림욕’으로, 낭만의 그린 드라이브로 자연의 정취를 만끽했다면 담양군 아래께, 광주호를 접하고 있는 고서면 쪽으로 내려가 볼 일이다. 줄곧 달리면 빛고을 광주의 무등산 북쪽 그늘과 이어지게 되는 887번 지방도로 주변에는 송강정, 명옥헌, 죽림재, 식영정, 환벽당 등 옛 문인들이 현실을 등지고 은둔해 글을 짓던 정자들이 산재해 있다. 그 중 조선 중종 때 스승 조광조의 죽음을 보고 속세를 떠난 양산보가 1520~57년에 걸쳐 지은 별서(別墅) 소쇄원은 오늘날까지 ‘조선시대 최고의 정원’이라 칭송 받을 만큼 빼어난 조경 때문에 당대의 내로라 할 문객들이 드나들며 우리나라 시가문학의 맥을 형성한 산실로 알려져 있다. 담양이 품고 있는 많은 문화재 중 대표격이라 할 만한 소쇄원(사적 제304호)이지만, 입장료를 받지 않고 1년 365일 밤낮으로 문을 닫지 않는 점이 신기하다. 이유인 즉, 정원 구석구석을 제 손길과 마음으로 가꿨던 양산보가 ‘절대로 남에게 팔지 말고, 하나라도 상함이 없게 하며, 어리석은 후손에게는 물려주지도 말라’는 유언을 남겼고 후손들은 찾아오는 손님을 가리지 않고 이익을 챙기지 않는 것으로 그 뜻을 받들고 있다고 한다. 다행인 것은, 그로 인해 몇 푼을 아낀 것보다 새벽 해뜰 무렵과 달밤에 가장 멋진 소쇄원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한국식 원림의 모범’이라는 소쇄원의 멋을 좁은 카메라 뷰파인더에 가둬 담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작은 개울을 건너 그늘진 대숲 사이로 다른 세계인 양 접어들게 되는 입구부터, 발 밑으로 계류가 지나도록 물길을 뚫고 담을 친 오곡문까지 걷는 길, 계곡 앞에 축대를 쌓아 지은 옛 사랑방 광풍각과 내당 제월당의 오묘한 배치, 그 둘을 이어주는 계단식 담길과 작은 문……. 소쇄원의 구석구석을 거닐고 음미하다 보면 알 수 없는 전생을 더듬듯, 아득한 과거로 달려가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글 | 박희선 사진 | 박창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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