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복스터를 기반으로 성능과 효율을 개선했다 - PORSCHE CAYMAN
2013-02-01  |   74,690 읽음

어떻게 보면 가지치기에 가깝지만 별도의 존재로 인식되는 모델들이 있다. 단순히 이름이 달라서가 아니다. 디자인이 개성적이어서 남다른 재미를 주거나 성능이 뛰어나 흥미를 유발하는 등 자신만의 특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스카이라인에서 태어난 GT-R과 3시리즈에 기반을 둔 BMW M3, 포르쉐 911 터보가 그러한 케이스. 조금 다른 시각에서 보면 스바루 아웃백(레거시 베이스)도 꼽을 수 있겠다.

퓨어 스포츠에 가까운 포르쉐
포르쉐의 소형 쿠페 카이맨을 독립적인 모델로 볼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복스터의 쿠페형으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답이 없다. 이 차는 분명 복스터의 플랫폼과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태어났으며 디자인 역시 다르지 않다. 아니, 복스터의 소프트톱 대신 고정식 메탈톱을 얹었을 뿐이라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포르쉐는 911 쿠페/컨버터블의 경우와 달리 이름을 다르게 짓고, 엔진 라인업도 조금씩 어긋나게 세팅해왔다.
이것은 단순히 카탈로그를 풍성해 보이도록 하기 위한 술책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복스터와 911의 사이를 메우는 니치 모델로 치부하기에는 카이맨의 존재가 너무 비범하다. 미드십 레이아웃은 911의 RR보다 스포츠 주행에 적합하며 쿠페 보디는 오픈카에 비해 섀시 강성이 높다. 더구나 엔진출력을 복스터보다 높게 설정함으로써 달리기 성능이 한결 날카롭다. 결과적으로 복스터는 포르쉐 라인업 가운데 가장 퓨어 스포츠에 가까운 모델이 되었다. 2005년 복스터가 처음 등장할 당시 911보다 일부러 랩타임 기록이 늦게 나오도록 조정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성능 면에서911을 능가하면 족보가 복잡하게 꼬이므로 엔진출력을 조절해 911 시리즈 바로 아래에 두었다는 말이다. 이는 거꾸로 말해 언제라도 911을 능가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는 뜻이 된다. 
LA오토쇼에서 공개된 신형 카이맨은 공식적으로는 3세대 모델이다. 2005년 1세대 987c가 등장한 이래 2009년 신형 직분사 엔진과 PDK 등 새로운 파워트레인으로 교체하는 대규모 마이너 체인지를 거치며 2세대로 거듭났다. 다만 플랫폼이 동일하므로 코드네임은 그대로다. 신형 카이맨의 코드네임은 981c. 981은 물론 신형 복스터의 코드명이다.
새로운 플랫폼으로 갈아타면서 카이맨은 이전보다 낮고 길어졌으며 한결 가벼워졌다. 디자인은 복스터와 다르지 않다. 특히 헤드램프 디자인이 동일하며, 대형화된 사이드 인테이크와 펜더 굴곡에서도 같은 DNA를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다른 점도 있는데, 우선 프론트 범퍼의 흡기구 디자인을 새롭게 바꾸고 데이타임 러닝램프를 동그랗게 만들었다. 루프 라인은 이전보다 낮아진 대신 뒤로 연장되어 리어 범퍼 끝단까지 거의 일직선으로 떨어진다. 뒤 유리창이 조금 더 길어졌을 뿐 아니라 전체적인 조형미도 구형보다 한결 뛰어나다. 무엇보다도 복스터의 리어 콤비네이션램프가 쿠페 보디에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리어 범퍼 둘레에 에지를 넣은 것도 매력 포인트. 팝업식의 리어 윙은 조금 더 각도가 깊어졌다.
익스테리어와 달리 인테리어는 지붕이 있다는 점이 다를 뿐 복스터를 그대로 가져왔다. 스포티한 3스포크 스티어링에 3련 미터를 가졌고 터치식 모니터를 갖춘 UI도 그대로 물려받았다. 곧게 뻗어 있는 센터터널 역시 최신 포르쉐 모델들과 공통되는 부분. 여기에 빽빽하게 들어찬 갖가지 버튼들은 카이맨이 단순히 작고 값싼 포르쉐가 아님을 보여준다. 스포츠 모드와 가변식 댐퍼, 스포츠 머플러, 팝업 윙, 히팅/통풍 시트 등의 갖가지 편의장비 스위치가 여기에 자리잡고 있다.
미드십에 배치된 엔진은 기본형이 수평대향 2.7L 275마력, 카이맨 S는 3.4L 325마력이다. 직분사 방식에 가변식 밸브 타이밍/리프트 기구인 바리오캠 플러스를 조합했다. 변속기는 6단 수동과 7단 PDK 두 가지. 최고시속이 266/283km로 높아졌고 0→시속 100km 가속(5.4/4.7초, 스포트크로노 패키지)도 단축되었다. 더구나 차체가 30kg 가벼워져 연비도 15% 개선되었다. 유럽 기준(NEDC)으로 카이맨은 12.2~13.0km/L, 카이맨 S는 11.4~12.5km/L의 연비를 보인다.
그밖에도 다양한 고급, 편의장비들이 추가되었다. 예를 들어 카이맨 최초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마련했고 파나메라에 얹었던 브루메스터 오디오도 선택할 수 있다. 키리스 엔트리 역시 순정 옵션에 추가되었다.

4기통 터보 버전도 등장할까?
신형 카이맨은 두 가지 엔진 버전에 대한 발표가 있었지만 다른 라인업에 대한 공식 정보는 아직 없다. 신뢰할 만한 소문은 아니지만 신형 4기통 엔진에 대한 이야기가 인터넷에 끊임없이 흘러다니고 있다. 배기량 축소를 위해 4기통 터보 엔진을 선택하는 메이커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복스터와 카이맨은 6기통 자연흡기만을 고집하고 있다. 그러나 944와 968의 계보를 잇는다는 점에서도 4기통 엔진을 얹을 가능성은 적지 않다. 다만 4기통 포르쉐가 대부분 실패(912, 914, 967 등)했다는 징크스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 하지만 잘 나가는 지금의 포르쉐라면 무얼 해도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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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대향 엔진출력을 조금 더 끌어올리고 차체를 경량화했다신형 복스터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쿠페 보디에도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작지만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기본적으로 복스터와 거의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