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웨이트 스포츠로의 회귀 - JAGUAR F-TYPE
2012-11-20  |   44,156 읽음

XK가 아닌 F타입인 이유
E타입 이전의 재규어 스포츠카는 D와 C타입 그리고 XK 시리즈로 거슬러 올라간다. 잘 알려져 있듯이 XK는 1950년대 영국을 대표하는 라이트웨이트 스포츠이고 C, D는 르망에서 이름을 날린 전설적인 레이싱카. 그에 반해 E타입을 기점으로 재규어는 긴 차체의 GT를 고집해온 것이 사실이다. XJ 설룬 플랫폼을 바탕으로 태어난 XJ-S는 직렬 6기통과 12기통 엔진을 얹은 FR 쿠페로 길이가 4.9m에 육박했다.

신형 F타입이 XJ-S, XK와의 연결선을 부정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차 E타입의 후광을 입겠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럭셔리 그랜드 투어러의 성격 대신 초창기 라이트웨이트 스포츠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그렇다고 아우디 TT만큼 사이즈를 줄인 것은 아니다. 길이 4.5m가 살짝 안 되게 짧아졌지만 너비는 1.9m를 넘고, 여전히 넉넉한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보디는 쿠페형과 컨버터블 두 가지.

경량화는 XJ와 XK를 통해 이미 검증된 알루미늄 기술을 활용했다. 뒷좌석을 제거한 2인승에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을 사용한 결과 신형 F타입은 기본 무게가 1,579kg까지 떨어졌다. 기본 골격(body-in-white)의 무게는 261kg에 불과하며 히프 포인트를 XKR-S보다 20mm 낮추는 등 경량화와 저중심화를 함께 추구했다. 보디 패널에 사용된 AC600 알루미늄은 보다 정교한 성형을 위해 260도로 가열 후 프레스하는 새로운 웜 포밍 기법을 활용했다.

익스테리어 디자인은 2011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공개되었던 C-X16 쿠페 컨셉트를 거의 그대로 살렸다. 사실 F타입의 외모는 전작인 XK 시리즈는 물론 E타입과도 공통점을 찾아내기 어렵다. 재규어임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는 뾰족하게 튀어나온 그릴과 포효하는 재규어 엠블럼뿐. 그럼에도 충분히 아름다우며, 신세대 재규어 스포츠를 상징하기에 부끄럽지 않은 모습이다. 중간이 잘록한 허리는 리어 펜더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5스포크 휠 디자인과도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인테리어는 지극히 전형적인 스포츠카의 형식을 따른다. 좌우 독립적인 운전석 공간에 듀얼 원형 미터를 깊숙하게 박아넣었고, 스포티한 3스포크 스티어링과 버킷시트를 갖추고 있다. 재규어가 발빠르게 받아들였던 터치스크린식 UI를 더욱 개선해서 장비했고 공조 스위치와 변속레버,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시동 스위치 등을 좁은 공간에 꽉 차게 배치했다. 인테리어 트림은 검은색 가죽과 크롬, 다크 알루미늄의 금속 질감을 조화시켰는데, 고성능의 S 버전은 기본형보다 더욱 검은색으로 마감해 차별화했다. 메리디안에서 제공하는 오디오는 10스피커 380W와 12스피커 770W 두 가지 선택권이 있다.

재규어라면 역시 수퍼차저 엔진!
엔진은 재규어 고성능의 상징과도 같은 가솔린 수퍼차저를 3가지 준비했다. 기본형 F타입은 V6 3.0L 수퍼차저 340마력, F타입 S는 출력이 380마력으로 올라가고, 가장 강력한 F타입 V8 S는 V8 5.0L 수퍼차저 유닛이 495마력을 낸다. 재활용 알루미늄으로 만든 실린더 헤드에 흡배기 밸브 모두 가변식 타이밍 기구를 달았다. 초당 150도를 움직일 만큼 빠른 반응성으로 상황에 따라 최적의 출력과 효율을 끌어낸다. 직분사 시스템은 분사압 150바 그리고 압축비는 9.5:1(V8은 10.5:1)로 끌어올려 연비개선과 CO₂ 감소를 노렸다. 전통적인 루츠 타입 수퍼차저에 에어-워터 방식의 인터쿨러를 결합해 강력한 과급성능을 확보했다.

F타입은 0→시속 97km 가속 5.1초에 최고시속 258km, F타입 S는 4.8초/274km이고 V8 S의 경우 4.2초/298km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기존 XKR-S의 0→시속 97km 가속은 4.4초. 스타트/스톱 시스템을 곁들인 결과 CO₂ 배출량은 209g/km, 213g/km, 그리고 259g/km. 340마력 버전 이상에 기본 장비되는 액티브 이그조스트는 배기 측에 바이패스 밸브를 마련해 상황에 따라 강력한 배기음과 함께 배기저항을 낮추는 기능을 한다. 평소에는 가속시에 작동하지만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항상 작동한다. 

변속기는 퀵시프트라 불리는 8단 자동이 기본. 재규어 드라이브 컨트롤러에서 다이내믹 모드를 선택하면 회전수가 레드라인을 넘기 전에는 자동으로 시프트업하지 않는다. S 버전에는 다이내믹 론치 모드라 불리는 가속 지원 기능이 달리는데, 론치 컨트롤처럼 최적화된 변속조작으로 로켓 스타트가 가능해진다.

F타입 진화의 목표는 스포티한 달리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 경량화되고 단단해진 알루미늄 프레임과 강력한 심장이 이를 증명한다. 알루미늄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과 짧아진 앞뒤 오버행은 뛰어난 노면 추종성과 재빠른 반응성에 도움을 주며, 스티어링 기어비와 액셀러레이터, 브레이크 반응성도 더욱 날카롭게 개선했다. 아울러 V8 S에 준비되는 어댑티브 다이내믹스 시스템은 가변식 댐퍼를 사용해 더욱 강력한 성능을 제공한다. 이밖에도 F타입 S에서는 기계식 LSD가 기본, V8 S에서는 액티브 전자식 디퍼렌셜이 마련되어 있다. 액티브 디퍼렌셜은 모터로 다판 클러치를 움직여 좌우 바퀴의 토크 배분율을 제어할 수 있다.

보다 강력해진 재규어 퍼포먼스
재규어는 기존의 XK 시리즈 대신 2인승의 F타입을 선보임으로써 더욱 강력한 성능의 본격적인 고성능차를 목표로 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C-X75 컨셉트카를 통해 공개했던 차세대 하이브리드 수퍼카를 윌리엄즈와 손잡고 한정 생산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한동안 럭셔리 GT 노선을 걸어왔던 재규어가 페라리, 포르쉐의 라이벌로 복귀함을 의미한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재규어가 르망의 패자였으며 XJ200, XJR15로 한때 수퍼카 대전의 일익을 담당했던 존재임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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