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도 탐내던 미캐닉, 전원사 이관훈 마이스터
2020-05-15  |   30,218 읽음

이건희 회장도 탐내던 미캐닉

전원사 이관훈 마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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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40년 동안 수입차 정비 외길을 걸어온 전원사 이관훈 대표. 그는 명실공이 메르세데스 벤츠를 가장 잘 다루는 미캐닉이다. 뿐만 아니라 한 시대를 풍미했던 국내 수입차들은 대부분 이대표의 손을 거쳤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차에 대한 이해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오죽하면 이건희 회장도 그를 곁에 두려 했으니 말이다. 뭇사람들이 그를 1세대 미캐닉이라 칭하지만 복잡한 구동계와 전자 장비를 갖춘 최신형까지도 직접 손보기 때문에 그 칭호는 어울리지 않다. 강변 버드나무 실가지에 물이 막 오르던 날, 답십리에 있는 정비계의 거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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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를 하게 된 계기를 들려주세요.

1979년, 충북 괴산의 19살 청년이 상경해 강남에 위치한 영동 공업사에서 1년간 일하고, 당시 수입차를 가장 잘 고치기로 유명한 최화용 대표가 있는 유일사를 소개받아 그곳으로 갔습니다.

정비에 관해서 최대표는 그야말로 장인 중에 으뜸이었습니다.

그의 노하우를 10여 년 배운 것은 제 인생에서 큰 행운이었죠. 그는 기계뿐 아니라 전기 계통도 달인이었습니다. 사실 자동차 정비에 있어서 꼭 통과해야 할 마지막 관문이 바로 전기거든요. 기계적인 숙련은 노력으로 일정 수준에 도달할 수 있지만, 전기 쪽은 일종의 수학처럼 어느 정도 머리를 타고나야 합니다. 물론 예전에는 요즘에 비해 전기 계통이 덜 복잡하지만 당시 불모지인 대한민국 정비계를 최대표와 제가 선도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전원사 하면 우선 벤츠가 연상됩니다.

한성 벤츠의 출범은 1986년입니다. 실질적으로 판매는 88년 서울 올림픽 즈음일 겁니다. 그전까지는 개인이 암암리에 들여왔습니다. 당대 유명한 사람들 중에도 극소수만이 벤츠를 탔습니다. 80년대 S클래스 상위 트림 한 대 가격이 2억원으로 강남 집값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존재가 바로 벤츠였으니 얼마나 대단했을까요. 그런 점에서 벤츠의 위상은 당시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예전 한성 미캐닉들이 전원사에서 수리를 배웠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닙니다. 한성 벤츠 출범 후 정비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있지 않아서 초반에는 현대차 정비소에 벤츠를 입고시켰습니다. 얼마 후 한성에서도 정식 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당시 여러 차종을 만졌지만 특히 벤츠는 부품 수급 등의 문제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초기에는 한성 벤츠로부터 정보랑 부품의 도움을 받았지요.

92년 지금의 전원사를 차리고 본격적으로 벤츠와 BMW를 수리했습니다. 해를 거듭하며 수입차 정비로 유명해져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미캐닉들이 자문을 구하러 찾아왔습니다. 아마 정비 쪽에 몸담았던 분들은 전원사라는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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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이 찾았다는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11년 일했던 유일사에서 나와 전원사를 차리자마자 삼성 비서실에서 찾아오더군요. 용인에 있는 이건희 회장 컬렉션을 제가 손봐주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아마 전원사만 안 차렸으면 갔을 겁니다. 게다가 샵을 차리면서 빚까지 떠안게 되어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한번 거절을 했는데도 비서실에서 다시 찾아왔습니다. 여기서 버는 돈의 몇 배를 줄 테니 계속 가자고 조르는데, 갓 차린 이곳을 떠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지인을 추천했습니다. 다행히 그분이 92년 용인에 들어가 20여 년간 이회장의 컬렉션과 자동차 박물관의 차를 관리했습니다.


유명한 벤츠 고객을 알 수 있을까요.

조용필, 남진, 나훈아, 백일섭 같은 분들이 전원사 고객입니다.

그 밖에도 많지만 젊은 연예인은 제가 잘 모릅니다. 예전 조용필씨는 W116 S클래스를 탔습니다.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대리인을 통해 전원사에 차를 입고시켰죠. 남진씨 역시 W116을 탔습니다. 백일섭씨는 토요타를 타다가 벤츠로 바꿨습니다. 종편 예능 채널에 나오기 전까지 이곳에 자주 들렀습니다.


전원사는 벤츠만 받는 이유가 있나요.

80년대 정비 베이에서 벤츠의 하체와 구동계를 보니 감탄의 연속이었습니다. 기계적인 완성도와 만듦새가 보통의 차와는 달랐습니다. 그래서 세 꼭지별이 세상 그 어떤 엠블럼보다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정비를 하면 고객이 오랫동안 만족하고 기뻐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낍니다. 벤츠의 재구매율이 높은 이유는 뛰어난 성능과 내구성, 더불어 정비를 하면 완벽하게 보답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벤츠와 BMW를 쌍벽이라고 말하지만, 둘의 레벨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갭이 더컸지요. 한 때 BMW 수리도 했었습니다만 밑에서 배웠던 친구가 샵을 차린다 해서 기반을 만들어 주기 위해 BMW를 그쪽에 몰아주고부터 벤츠만 전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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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센터 대비 수리 비용은 어떤가요.

정식보다는 저렴한 편입니다. 게다가 기본적인 것은 무료로 제공해 신차뿐만 아니라 보증기간이 종료되면 이곳을 많이 찾습니다. 고객의 절반정도는 수십 년간 전원사에서 케어를 받았습니다. 답십리에서 같이 밥을 먹으면서 유대감을 쌓아왔기 때문에 저에게는 소중한 가족과도 같습니다. 이곳을 꾸준히 찾는 데는 인간 냄새 풀풀 나는 데라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신형과 구형의 정비성은 어떤 게 나은가요.

사실 21세기 전후의 벤츠는 내구성이 차이가 있습니다. W140 S클래스와 W221, W222 S클래스만 보더라도 차이가 나지요.

타보면 당연히 최신 벤츠가 좋지만 복잡한 구동계와 전기 장치에 고장이 나면 많은 정비 비용이 듭니다. 물론 S클래스를 탈 정도면 돈은 문제가 안 되겠지요. 그렇다고 꼭 구형이 내구성이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너에 따라 차 상태는 천차만별이거든요.

제아무리 극강의 내구성이라도 차주가 엉망으로 관리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벤츠의 자랑인 ABC 댐퍼와 에어 서스펜션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구성이 나쁘다고 폄하하는 사람이 있지만 별문제 없이 오래 타는 사람도 있습니다. 보통 나이가 있고 점잖게 운전하는 분들의 차가 트러블이 적은 편입니다.


벤츠는 파워트레인을 가장 잘 만드는 메이커로 유명합니다.

최고의 유닛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게 벤츠죠. 고급의 끝판을 경험하고 싶다면 벤츠 V12가 제격입니다. 물론 V8도 좋지만 한차원 높은 대배기량의 부드러운 회전 질감과 여유는 12기통을 따라올 수 없습니다. 게다가 승차감도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단순히 과시하려고 S600/650을 사는 게 아닙니다. V12 배지의 벤츠를 제대로 경험하고 나면 아래로 내려가기 힘들죠. 반면 내구성을 중시하면 구동계가 단순한 쪽이 좋습니다. 다소 구형이지만 W124, W220 E클래스가 좋은 샘플입니다. 한번 제대로 고치면 오랫동안 문제가 없습니다. 당시 부품 내구성은 정말 좋거든요. 요즘 차는 배기량을 다운사이징 해 연비 효율은 올리고 배출 가스를 줄이는 게 목표입니다. 게다가 전자제어식이라 시스템이 아주 복잡합니다. C클래스와 E클래스는 그런 점에서 S클래스에 비하면 양반입니다. 최신 S클래스는 유지가 쉽지 않은 차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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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전원사 대표 소유의 차가 궁금합니다.

W124 왜건을 탑니다. 기본적인 부품 내구성이 뛰어나 트러블이한 번도 없었습니다. 여기에 왜건만의 실용성까지 더해져 만족감이 높지요. 오랫동안 이 차를 타니 고객들 중에 탐내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딱히 차에 욕심이 없어서 이 차의 대체재를 찾거나 팔생각은 아직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차를 오래 탈 수 있는 비결이 뭘까요. 

당연하겠지만 주기에 맞는 엔진 오일 교체가 제일 중요합니다.

차종에 적합한 예열도 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문제는 구동계에서 일어납니다. 기본적인 경정비만 하더라도 차의 수명은 자연스레 늘어납니다. 아울러 과잉정비가 아닌 최선의 수리를 지향하는 곳을 찾아야 합니다. 다른 곳에서 엉망으로 수리하고도 바가지를 당해 이곳을 찾는 경우를 적잖이 봤습니다. 고객이 이런 것까지 발품 팔아서 찾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좋은 미캐닉을 찾는 게 가장 우선입니다. 사람을 살리는 의사처럼 미캐닉 역시 여러분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4844319e629981e7561cbacb65878cf1_1584420697_53.jpg글 맹범수 기자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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