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전기차인가
2020-01-09  |   13,997 읽음

왜 지금 전기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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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가 주목받게 된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분야에서 실시된 것이 자동차 탄소포인트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 정식도입을 목표로 환경부가 2017년부터 자동차 탄소포인트제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2017~2018년 1~2차 시범사업에서는 2,522명의 참여자가총 268만km의 주행거리를 줄였고, 이에 따라 404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했으며, 112kg의 미세먼지를 줄였다. 환경부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동차 탄소포인트제를 도입한다.


19세기 초에 등장해 반짝 빛을 발했지만, 짧은 주행거리와 부족한 성능 때문에 내연기관과의 경쟁에서 밀려버린 전기차는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첨단 기술을 접목해 다시금 떠오르고 있다. 온실가스 문제는 이제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상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기업에서 개발하려면 기존에 연관된 규제가 있을 때 개발에 제약을 받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러한 규제가 계속 논란이 되어 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 바로 ‘규제 샌드박스’다. 신기술이나 새로운 서비스가 국민의 안전에 저해되지 않을 경우 법의 규제를 받지 않고도 시범사업이나 임시허가 등으로 규제를 면제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규제 혁신은 이제 전기차의 일상 충전까지 그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


전기차의 구조적 이해, 암페어와 볼트

전기의 출력인 전력은 전압(V)과 전류(A)를 곱한 것으로 와트(W)라는 단위로 표시하며, 와트(W)로 전기를 이용할 때의 에너지를 구할 수 있다. 가정용 콘센트 전원을 예로 들면, 우리나라의 가정용 콘센트 전압은 220V다. 그리고 콘센트의 최대 전류량은 15A다. 따라서 가정용 콘센트의 최대 전력은 15A × 220V = 33000W = 3.3kW가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10%의 여유를 두어 3kW만 사용한다.

전력의 기본 단위인 1kW를 2시간 동안 쓰면 그 총량은 1kW × 2hour = 2kWh가 된다. 바로 이 kWh가 배터리 용량을 나타내는 단위로, 전기차의 성능과 주행거리를 판단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지표로 사용된다. 스마트폰 배터리 용량은 Ah를 사용하는데, 3.7V로 전압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반면 전기차는 전압이 제각각이다 보니 전류량와 전압을 곱한 전력량(Wh)을 사용하는 것이다. BMW i3를 예로 든다면, i3의 배터리셀은 삼성SDI에서 공급하는 개별전압 3.7V에 전류는 120Ah다. 이 배터리셀 96개를 모아서 배터리팩을 만들어 탑재하므로 i3의 배터리 용량은 3.7V × 120Ah × 96개 = 42,624Wh = 약 42.6kWh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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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만이 주는 매력

양산형 전기자동차는 일본의 닛산이 최초였다. 리프(Leaf)는 닛산에서 10년 이상 연구한 전기차 프로젝트의 현실판.

지난해 3월 글로벌 판매 대수 40만대를 돌파했다. 닛산 에너지 이니셔티브(Nissan Energy Initiative)라는 메시지로 전 세계에 파트너십을 구축한 닛산은 단순히 이동수단 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를 활용해 가정과 기업의 전력망과 공유하며 전기차를 더욱 유용하게 만드는데 힘쓰고 있다. 리프는 2010년 첫 출시 이후 현재까지 배터리 감전이나 화재사고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아 가장 안정적인 전기차로 인정받는다.

전기차는 기본적으로 모터에 전기만 연결하면 주행이 가능하다.

엔진과 변속기 같이 부피가 큰 동력계가 사라지므로 내부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다. 구조적인 면에서도 매력적이다. 필요한 부품수가 1만여 개밖에 되지 않아 내연기관 자동차의 3만개과 비교해 1/3 수준이다. 부품수가 줄어든 만큼 구조가 간단해진다.

무엇보다도 조용하다. 시동을 켤 때 신경 쓰이는 굉음 같은 건 없다.

솔직히 시동을 켰는지조차 모를 정도다. 1990년대 현대 쏘나타와 치열한 경쟁을 하던 차가 있다. ‘소리 없이 강하다’던 1990년대모 차량의 슬로건은 2010년대의 전기차에 와서야 온전히 실현된 셈이다. 도로 한쪽에 정차를 하고 있으면, 창문 밖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하는 대화도 온전히 들릴 정도다.

단점이던 주행거리 문제도 상당부분 해소되었다. 현재 시판되는 전기차 대부분이 한 번의 충전으로 꽤 긴 거리를 달린다. 테슬라 모델 S는 한 번 충전으로 600km를 주행하며, 현대 코나 일렉트릭은 480km을 주행할 수 있다. 다만 날씨나 운전 스타일, 온냉방 기능(에어컨, 히터 등)을 어느 정도 사용하느냐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생길 수 있겠다.

에너지를 최대한 아끼기 위해 회생제동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회생제동은 전기모터의 단순한 원리에 기반한다. 모터는 전기가 가해지면 운동에너지를 만들어내지만, 축을 회전시키면 반대로 운동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킨다. 차가 감속상태일때 모터가 발전기 역할을 담당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류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자동차 정비에서 가장 기본적인 엔진오일 교환 등 메인터넌스 걱정이 적고, 변속기 오일이나 연료필터 교환도 필요없다.

회생제동이 브레이크 부담을 덜어주니 브레이크 패드 수명도 늘어난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주기정비 상당수를 덜면서 자동차의 유지보수까지 훨씬 간편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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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환경오염과 소음에서 자유롭고, 자원도 아낄 수 있어 전세계에서 보급이 확산되고 있다


숙제와 기다림

세계 곳곳에서는 환경 보호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가솔린 또는 디젤 자동차 판매중단을 예고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2025년, 네덜란드·슬로베니아·아이슬란드·아일랜드·이스라엘은 2030년, 덴마크는 2035년, 스페인·스리랑카·영국·캐나다·포르투갈· 프랑스는 2040년, 코스타리카는 2050년에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는 내연기관차의 판매금지 시점을 특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전기차 보급에는 대단히 열성적이다. 전기차 구입 시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합쳐 세계 최고수준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각 지자체까지 가세해 충전소를 설치하고 있다.

2019년 12월 기준 전국 공용 전기차 충전기 숫자는 이미 1만7천기를 넘어섰다. 전국의 공공기관은 물론 휴게소, 공영주차장, 대형 마트와 백화점 등에 다양한 충전방식(DC콤보, DC차데모, AC상, 완속 등)을 지원하는 충전기가 설치되어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도 전국의 충전소 위치와 사용가능 충전기 여부를 확인할 수가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

하지만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방전에 대한 공포감, 평균 400km 수준의 애매한 주행거리, 아직은 일상에서 만나기 힘든 충전기 등의 문제다. 하지만 시간이 걸릴지언정 문제는 계속 풀어나가는 중이다.

통일되지 않은 급속 충전 시스템(AC 3상, DC 콤보, 차데모)를 DC콤보로 단일화한 것이 그 중 하나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충전소 설치비를 어떻게 충당할 것이며, 대용량의 전기를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 사용시간은 어떻게 제한해야 하는지도 논의 중이다. 가장 큰 문제는 충전을 위한 에너지를 어떻게 탄소배출 없이 마련해 나가느냐다.

환경과 기후변화, 에너지 효용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은 현재진행중이다.



글 김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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