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닉세그 제스코, 아버지의 이름으로
2019-05-09  |   9,735 읽음

KOENIGSEGG JESKO

아버지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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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아게라의 후속 모델은 개발 과정에서 사용했던 라그나로크 대신 제스코라는 이름을 붙였다. 창업자 크리스티안 폰 코닉세그의 아버지 이름이다. 최대 1,600마력을 내는 V8 5.0L 트윈터보 엔진은 터보 레그를 줄이는 압축공기 분사 장치와 플랫프레인 크랭크샤프트를 갖추었고, LST라 불리는 신개발 9단 변속기를 조합해 ‛메가카’라 불리기에 부끄럽지 않은 고성능을 낸다. 공기저항을 낮추어 시속 300마일이 가능한 버전도 개발 중이다.


이번에 공개된 제스코는 아게라의 후계 모델이다. 코닉세그는 기존 하이퍼카의 성능을 뛰어넘는다는 의미에서 원:1부터 ‘메가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제스코는 E85 연료에서 무려 1,600마력을 뽑아낸다. 하이브리드 방식의 레게라를 제외하고 내연기관 코닉세그 중 가장 높은 출력. 메가카라는 표현에 딱 어울리는 성능이다. 크리스티안 폰코닉세그는 이 차에 제스코라는 이름을 붙여 아버지(제스코 폰 코닉세그)에 대한 존경과 찬사의 의미를 담았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초창기 경영진으로서 아들의 회사가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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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닉세그는 최대 1,600마력의 출력을 내는 제스코를 메가카라고 소개한다 


제스코의 보디라인은 아게라에 뿌리를 두면서도 헤드램프 등 일부 디테일은 레게라를 닮았다. 극적으로 휘어진 거대한 리어윙은더 높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차체 크기는 4610×2030×1210mm에 휠베이스 2700mm. 기존 모델들에 비해 전고가 10cm가량 높다. 보는 이를 압도하는 더블 프로파일 리어윙은 최대한의 효과를 위해 최대한 차체와 떨어진 위치에 고정했다. 마운트가 차체 아래쪽이 아니라 거의 수평으로 뒤창 부분에 고정한 것은 공력적인 선택. 윙 아래를 흐르는 공기가 다운포스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도로용 자동차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거대한 프론트 스플리터는 액티브 플랩과 리어윙, 디퓨저와 어우러져 강력한 다운포스를 만들어 낸다. 공력 밸런스는 언더와 오버스티어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뿐 아니라 급제동 시에 안정적인 다운포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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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에 쓰인 251은 섀시 넘버다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모델은 하이 다운포스 버전으로, 시속 250km에서 800kg, 시속 275km에서 1000kg, 최대 1,400kg에 달하는 다운포스를 제공한다. 이는 아게라 RS 비해 40% 증가된 수치다. 이 버전의 최고속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고속도 중시 버전이 개발 중임이 알려졌다. 시속 300마일(483km) 도달을 위해 다운포스를 다소 포기하면서 공기저항을 낮출 계획이다.


섀시 재설계로 실내 거주성 개선

카본 배스터브 섀시는 이전보다 4cm 길고 2.2cm 넓어졌다. 늘어난 사이즈는 실내 거주성을 개선해 보다 넓은 레그룸과 헤드룸을 제공한다. 코닉세그 특유의 디헤드럴 싱크로 헬릭스 도어는 이전보다 승하차성이 개선되었다. 실내는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럽고, 기능적이면서도 이전보다 공간이 넉넉해졌다. 계기판을 대신하는 5인치 모니터의 스마트클러스터는 스티어링 칼럼이나 대시보드가 아니라 스티어링 휠에 직접 고정했다. 림 직경이 작아 코너링 중에 모니터를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속도와 엔진 회전수, 과급압, 연료계와 유온 등 운전에 필요한 기본 정보가 표시되는데, 스티어링을 조작하는 동안 계기 정보가 항상 수평을 유지하기 때문에 운전자가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대시보드 상단에는 아날로그 방식의 초록색 G포스 게이지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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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스코의 인테리어. 신형 섀시로 거주성이 개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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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헤드럴 싱크로 헬릭스 도어의 승하차성이 좋아졌다 


센터 페시아에 달린 9인치 터치식 모니터를 통해서는 다양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이스마트센터에는 공조 장치와 오디오, 내비게이션, 실내조명과 사이드미러, 시트 히터 기능은 물론 트랙션 컨트롤과 ESP, 공기압 모니터링 등 다양한 기능이 통합되어 있다. 애플카플레이도 제공한다. 스티어링 휠은 일반적인 D컷 방식이 아니라 위아래를 납작하게 누른 형태이고, 달리면서 조작하기 쉽도록 스포크에 햅틱 터치 스위치를 달았다. 사람의 몸이 닫는 부분은 가죽이나 알칸타라로 덮었고 나머지 부분은 섀시의 카본 패턴을 그대로 드러냈다. 카본으로 제작된 버킷 시트는 물론 스티어링 칼럼과 페달은 전동식으로 조절해 운전자 체형에 꼭 맞는 운전 자세를 찾아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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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박스 위를 가로질러 트리플렉스 댐퍼. 이 차에는 앞뒤에 모두 달렸다 


역사상 최강의 양산형 내연기관

이 차는 아마도 모터를 동력원으로 사용하지 않는 최후의 코닉세그가 될 것이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내연기관의 최신 기술을 그러모았다. V8 5.0L 트윈터보 엔진은 91 옥탄 가솔린에서 1,280마력, 알콜-가솔린 혼합연료인 E85에서는 2.2바(기본 1.7)의 과급압 세팅으로 1,600마력을 발휘하며 최대 토크는 153.1kg·m에 이른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양산형 내연기관이다. 터보 엔진에서 출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높은 과급압이 필수다. 그런데 터보 사이즈를 키우다 보면 필연적으로 초기 반응성은 떨어지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젤 엔진에서 쓰는 가변 지오메트리나 여러 개의 터보를 순차적으로 가동하는 시퀸셜 터보, 배기가스 통로를 좁히는 트윈 스크롤 등의 기술이 쓰인다. 최근에는 모터 구동식 컴프레서가 개발되기도 했다. 코닉세그는 볼보 디젤와 비슷한 해법을 선택했다. 공기를 압축해 두었다가 가속이 필요할 때 터빈에 분사해 초기 가동을 돕는 원리다. 모터로 구동되는 카본제 20L 에어 봄베에는 290psi(20바)까지 공기를 저장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촉매 필터가 작동 온도까지 빠르게 도달하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현대 수퍼카라면 반드시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크랭크샤프트은 플렛플레인 형태로 바뀌었다. 크랭크핀이 서로 마주 보는 형태인 플랫플레인은 구조가 단순하고 경량화가 쉽다. 토마소 요한슨 박사가 설계한 신형은 스웨덴의 고품질 스틸 한덩어리에서 깎아내 무게가 12.5kg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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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닉세그에서는 시속 300마일 버전을 준비 중이다 


보어 92mm, 스트로크 95.3mm의 롱 스트로크로 8,500rpm의 회전수를 내기 위해 피스톤도 최대한 경량화했다. 290g에 불과한 피스톤은 연소실과 맞닿는 윗면을 세라믹 코팅해 강렬한 연소에 견딘다. 커넥팅 로드는 스웨덴 스틸로 만들면서도 티타늄제에 필적하는 경량(볼트 포함 540g)에 강성은 더 높다. 흡기 쪽은 F1 엔진 제작에도 참여하는 영국 G&W의 도움을 받아 강력한 와류를 만드는 텀블 밸브를 설치했다. 실린더당 3개씩 달리는 인젝터는 2개가 직분사식, 나머지 하나는 흡기 매니폴드에 배치되어 있다.


독특한 구조의 9단 변속기를 개발

신개발 9단 변속기 LST(Light Speed Transmission)는 강력한 토크를 견디면서도 20~30ms의 번개 같은 작동속도를 자랑한다. 이 변속기는 일반적인 형태의 클러치와 플라이휠 없이 3개의 축에 6개의 기어 조합을 가지며, 기어별로 7개의 클러치가 달린 독특한 구성이다. 독립 제어되는 클러치를 통해 복수의 기어를 자유롭게 조합, 여러 단수를 마음대로 뛰어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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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발 9단 변속기인 LST. 기어별로 작동하는 7개의 클러치가 있다


게다가 변속기 무게가 90kg밖에 나가지 않는다. 뼈대는 카본 컴포지트와 알루미늄 허니컴으로, 보디는 카본/케블라 복합소재로 제작한 제스코는 차체 무게를 1,420kg으로 억제했다. 앞 20인치, 뒤 21인치 알루미늄 단조 휠이 기본. 무게를 더 줄이고 싶다면 카본 휠이라는 선택권이 있다. 풀 카본 휠은 강성이 더 높으면서도 무게는 40% 줄일 수 있다. 제스코의 경우 한 대분 무게가 27kg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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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분이 27kg에 불과한 카본 휠 


타이어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컵2가 기본. 옵션으로 준비된 마른 노면 전용 컵2 R은 10%의 추가 접지면을 제공한다. 강력한 성능을 안전하게 제어하기 위해 브레이크는 카본-세라믹 디스크를 사용한다. 경주차를 연상시키는 푸시로드 방식의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에는 올린즈 댐퍼를 조합했다. 기어박스 위를 가로질러 좌우 서스펜션을 연결하는 트리플렉스 댐퍼는 급가속 중에 차체 뒷부분의 눌림을 억제하는 동시에 보다 높은 코너링 안정성과 승차감을 제공한다. 아게라R에 처음 도입했던 트리플렉스 댐퍼를 제스코는 앞뒤에 모두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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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변속기는 단수를 마음대로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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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을 움직여도 계기판 속 정보는 항상 수평을 유지한다 


뒷바퀴 조향(4WS) 시스템도 갖추고 있으며, 주행안정장치는 세 가지 모드(웨트/노말/트랙)를 제공한다. 전자식 높이조절 장치는 트랙 모드에서 자동으로 지상고를 낮춘다. 주차장이나 속도 방지턱에 대비해 앞을 5cm 높일 수 있는 프론트 리프팅 시스템도 장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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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의 다운포스를 위해 리어위 지지대를 수평으로 연결했다 


소규모 메이커에서 창업자 가족이나 동료의 이름을 찾아내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포르쉐, 페라리, 파가니와 람보르기니 모두 창업자의 이름을 붙인 회사들. 페라리는 젊은 나이에 요절한 아들의 애칭을 따 디노라는 서브 브랜드를 만들었고, 2004년에는 V12 GT 쿠페에 오랜 파트너 세르지오 스칼리예티의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제스코는 개발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라그나로크라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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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스코는 개발하는 동안에 라그나로크라 불렸다 


하지만 크리스티안 폰 코닉세그는 아버지인 제스코 폰 코닉세그에게 보내는 선물의 의미로 이 신형 수퍼카에 제스코라는 이름을 점찍어 두고 있었다. 극적 효과를 위해 이 사실은 모터쇼 직전까지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고 한다.


e4f91b4d4f681d36a94fa84bf5df9c11_1557370053_1522.jpg크리스티안 폰 코닉세그와 그의 아버지 제스코 폰 코닉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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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진 편집장 

사진 코닉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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