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는 앞으로 계속 존재할 수 있을까?
2019-04-15  |   38,519 읽음

디젤차는 앞으로 계속 존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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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차가 요즘 괜찮다던데?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후 사람들은 디젤차 구입을 망설인다. 현재는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EV 등 앞으로 나올 수소 연료전지까지 선택지가 더 다양해진다. 정부의 친환경 정책 기조를 살펴 적합한 차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EV는 올해 보급량만 5만 대에 이르러 내년 초 누적 1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예년 대비 올해는 충전소도 조금씩 늘리고 있다. 보조금도 확대되어 EV 보급에 힘을 더한다. 하지만 아직 불신의 벽이 높다. 특히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은 여전히 의문이다. 배터리 교체를 해야 하는 경우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한다. 배터리의 폭발 위험과 수명, 교체비용 등의 리스크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서 보조금 및 인프라 확대와 안전성 검증으로 부정적인 여론을 개선해야 한다.

수소 연료전지차는 지난해부터 민간 판매가 시작되어 올해 4,400여 대가 보급될 예정. 보조금은 대당 3,500만 원 정도. 보조금 지원을 받아도 여전히 비싼 편이다. 이 돈이면 당장 3,000만 원대의 중형 SUV를 구입할 수 있다. 차종도 거의 없어 선택지가 적다. 충전소 현황은 더 암담하다. 서울 기준 2곳에 불과하다. 전국적으로 수소 충전소 43기가 추가로 설치될 예정이지만 보급대수를 고려했을 때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 과거 수소차 가격을 감안했을 때에 비하면 저렴해졌지만 상용화까지는 여전히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아직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없는 이유다. 


정유 회사도 좋아할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가 세상에 나온 지 23년이 지났다. ‘서당 개 삼 년에 풍월을 읊는다’고 했다. 23년 동안 많은 개량을 이루었으니 지금으로선 EV 보다 완성도가 높다. 안전성, 비용, 연비 등 내연기관차와 가장 흡사하다. 나날이 강화되는 규제 속에서 현재 가장 구입하기 좋은 하이브리드다. 차종 선택지의 다양성은 물론 EV 및 수소 대비 안전성이 뛰어나며, 유지비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앞으로 10년을 타도 규제 대상에서 면피 받을 수 있다. 여기에서 배터리 기능을 강화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도 좋은 선택이다. 일반 하이브리드 보다는 비싸지만 연비가 더 뛰어나 장점이 크다. 국내외에서 지속적으로 판매가 늘고 있는 이유다. 어떻게 보면 가장 무난한 차종이라 할 수 있다


내연기관은 구닥다리가 아닌 부유층의 전유물

내연기관의 이산화탄소 배출가스를 혁신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면 더 좋겠지만 그럴수록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엔진 설계가 복잡해지면서 잡다한 장치들이 보조를 해줘야 하니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메이커는 철저한 이익집단이다. 개발비 증가로 EV 대비 효용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전략을 바꿀 수밖에 없다. 몇몇 메이커가 2020년 이후 철저히 EV에 전념하겠다는 이유도 내연기관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막대한 환경 부담금과 개발 비용을 짊어져야하기 때문이다. 

150년을 인간과 함께해 온 내연기관이 주는 안락함과 안전성을 따라올 차는 없다. EV가 동력 손실이 적기 때문에 내연기관보다 성능에서 압도할 수 있겠지만 주행 질감은 여전히 따라오지 못한다. 다만 내연기관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반대급부로 각광을 받고 있을 뿐이다. 미래에는 특정한 날을 정해 ‘내연기관 차 타기’ 행사가 열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연기관 자동차를 소유하기 위해 무지막지한 환경 부담금을 해마다 내야 해 부자들만의 유희가 될 가능성이 크다.


DPF 개발에 투자하자

역시 가장 큰 고민은 디젤차다. 디젤의 본고장인 유럽 외에 가장 디젤이 많은 대한민국의 현실은 어떨까. 8년 전만 해도 ‘클린 디젤’로 가솔린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며 정부에서 저공해차로 적극 권장했다. 그러나 2015년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가 터지면서 ‘클린 디젤’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고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 있다. 더욱이 초미세먼지 원인인 질소산화물 배출이 노후 디젤차라 규정되면서 자동차 배출가스 5등급의 경우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으로 경보가 발령되면 다음날 운행이 불가하다. 수도권 진입도 불가다. 이 정책은 수도권에서 시작되었지만 점진적으로 지방까지 확대될 것이다.

볼보, 푸조는 디젤을 가장 잘 다루고 주력으로 삼는 메이커다. 두 회사 역시 장기적 로드맵은 EV를 향한다. 유럽의 모든 메이커가 디젤 개발에 주저하는 상황이다. 디젤차의 환경인증이 평균 6개월 이상 소요되면서 시간과 비용면에서 더 이상 매력을 느낄 수 없게 되었다. 얼마 전 여론의 뭇매를 맞고 가라앉았지만 다시 경유세 인상이 논의되고 있다. 경유세를 인상해 최소한 휘발유 가격 수준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물론 마녀사냥식으로 디젤차를 몰아가는 지금의 모습을 보면 몇 년 전만 해도 저공해차라고 보급에 적극적이었던 환경부의 태세 전환에 분노를 느끼게 된다. 물론 대기질을 깨끗하게 하는 것은 생존의 문제다. 어느 나라라도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디젤차를 포기하기에는 여전히 아쉽다. 높은 토크에서 나오는 힘과 높은 연비는 뛰어난 장점이다. 이미 찍힌 낙인이지만 이산화탄소 배출가스를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면 ‘클린 디젤’로의 복귀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폐차 보조금, 너무 적다

아직 EV가 완벽한 대체재가 아니기 때문에 정답은 없는 상황이다. 미세먼지의 진짜 주범이 누구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한때 열심히 국민에게 팔았던 차를 차량 2부제 단속과 미세먼지 비상 저감장치 경보 발령으로 옥죄어 죄인 취급하여 벌금을 뜯어내는 행태보다는 정부차원에서 DPF 보급을 늘리는데 힘썼으면 좋겠다. 해당되는 구형차 및 수입차가 너무 부족해서 DPF 개발에 수지 타산이 안 맞는다는 답변이 앵무새처럼 나오겠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노후 디젤차 폐차 보조금이라도 올려줘야 한다. 그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 생각한다. 


김필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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