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도장은 신차 도막보다 반드시 떨어지는가?
2019-03-21  |   31,036 읽음

보수 도장은 신차 도막보다 반드시 떨어지는가? 


메이커의 도색 공정과 우리가 평소에 접하는 자동차 공업사 도색의 차이와 기본 틀을 숙지하자. 

 

많은 운전자가 자신의 차를 도색해야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차를 처음 샀을 때의 모습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고나 실수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은 누구에게나 찾아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색의 용어와 개념이 워낙 방대해서 보통 사람은 어렵게 느껴진다. 그저 철판에 페인트를 칠한 것 같아도 실제 자동차 도장 과정은 꽤 복잡하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메이커 신차를 출고할 때는 9단계의 도장 공정을 거친다. 


1. 전처리(pre-treatment) - 몸체 표면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아연 피막을 입히는 공정.  


2. 전착 도장(electro deposition coating) - 몸체를 전착 도료에 담가 외판과 내부까지 모두 균일하게 코팅해 방청성을 높이는 공정. 전착(電着)이란 수조(水槽) 안에서 몸체에 전기를 가하여 도막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사고가 나서 교환을 위해 새 팬더를 주문해서 받으면 회색으로 칠해진 팬더를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전착 도장된 상태다. 


3. 실런트 도장(sealant) - 패널과 패널 사이 접합부 틈에 바르는 일종의 본드다. 진동을 상쇄하고 방청성을 높여준다. 만약 중고차 구매를 염두 한다면 문짝 사이 접합부에 본드가 균일하게 도포되어 있는지 확인은 필수다. 


4. 언더 코팅(under coating) - 차체 하부에 데미지를 줄 수 있는 스톤칩이나 미세한 물리적 충격을 방지하고 소음을 상쇄할 수 있다. 


5. 왁스 코팅(inner wax coating) - 방청이 되어 있지 않은 철판 내부에 왁스를 주입하는 공정. 예) 로커 패널(rocker panel). 


6. 안티-칩 프라이머 코팅(anti-chip primer coating) - 노면으로부터 올라오는 스톤칩이나 금속의 충격을 보호하기 위해  중도 도장 전 로커 패널 하단, 옆부분에 프라이머 코팅을 하는 공정.  


7. 중도 도장(primer-surfacer) - 상도 도장의 흡착력, 착색력, 방청성을 높이기 위해 프라이머를 올리는 공정. 


8. 상도 도장(top coating) - 중도에서 올라간 프라이머-서페이서와 조색을 해서 최종 베이스 코트를 입힌다. 경화된 페인트는 연성을 갖추기 위해 유연제를 첨가한다. 경화된 페인트가 단단할 경우 차체 비틀림이나 충격 등에 쉽게 갈라질 수 있다.


9. 결함 제거 및 광택 - 들러붙은 먼지 및 오렌지 필(orange peel)을 제거하기 위해 연마하고 광택 한다. 모든 신차는 어느 정도의 먼지와 오렌지 필을 갖고 있다. 오렌지 껍질처럼 울퉁불퉁한 오렌지 필은 보기에 매끄럽지 않지만 도장 하자는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10. 각 단계별 열처리 - 메이커 생산설비 열처리와 보수도장 공업사의 열처리를 비교하면 곤란하다. 메이커는 가열해서 건조시키는 소부도료를 쓴다. 건조 온도는 140℃~150℃로 15분~20분 가열한다. 반면 보수도장의 열처리는 단순 ‘건조’로 보면 된다. 애초에 메이커와 공업사의 설비 시설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여기까지가 메이커들이 하는 일반적인 도장 과정으로 꽤나 복잡하다. 이런 공정을 거치는 이유는 방청 효과와 함께 차체 표면의 물리적 충격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자동차 차체는 철이 주재료이기 때문에 녹을 막는 방청 처리가 필수다. 그렇다면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공업사 보수도장의 공정은 어떠한지 간단하게 알아보자.


보수도장 후 15년이 지나

인천 그린모터스 김용대 부장은 도색 경력이 28년 된 베테랑이다. 이번 작업은 흥미롭게도 기존 차의 하자 때문이 아닌 1년 전 구매한 영타이머의 차를 전체도색하기 위해서다. 이미 다른 곳에 의뢰했다가 낭패를 봤다고 한다. 고객도 차도 모두 큰 상처를 받은 상태다. 고객이 그를 찾은 이유는 15년 전 보수도장 받았던 애마의 도장 상태가 너무 멀쩡해서다. 보수도장을 하면 얼마 안가 칠이 깨지고 퍼티 바른 철판은 부식이 생긴다는 소문이 있다. 그러나 15년 전 맡겼던 차는 아직도 단순 스월 자국 정도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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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도장 28년 베테랑 인천그린모터스 김용대 부장


김용대 부장은 “보수도장 판금 철판이 메이커 신차 철판을 어떻게 능가하나요. 하지만 순수 도막의 관점이라면, 매뉴얼대로 했을 시 보수도장 도막이 메이커 출고 도막보다 떨어진다고는 생각 안합니다. 작업자의 역량에 따라 도막의 품질과 내구성은 천차만별입니다.”라고 말한다. 그에게 맡겼던 고객의 애마는 30만 km를 달리는 동안 스톤칩이나 미세한 물리적 충격으로 인해 깨지거나 벗겨지지 않았다. 또한 디테일링 샾에서 십 수회를 컴파운드로 밀었어도 도막 두께는 여전히 여유가 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공업사의 도색 공정은 보통 하도-중도-상도 3단계로 볼 수 있다. 공업사의 도색은 보수도장이라 할 수 있다. 인천 그린 모터스 김용대 부장의 작업 공정을 살펴 보았다.

 

보수도장에서의 하도는 

3층 부스에서 김용대 부장이 홀로 보수도장을 시작했다. 그의 시그니처인 ‘장갑을 끼지 않은 맨손’은 혹한의 추위에도 감각이 살아있다. 먼저 작업 부위를 세척한다. 세척해도 오염물질이 남아 있을 수 있어서 탈지를 한다. 탈지란 기름, 이물질 등의 오염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탈지 후 움푹 파인 곳을 메우기 위해 상황에 맞게 손 판금 및 스팟 용접기로 판금 후 퍼티를 도포한다. “좋은 도료 선정도 중요하지만 철판 표면의 면을 잡는 과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도 단계의 면 잡기는 보수도장 완성 후 눈에 띄지 않기에 대충하기 쉬운데, 이렇게 되면 도장 전체가 떨어져 나갈 수 있습니다. 보수도장 완성도가 떨어지는 사례는 면 잡기를 제대로 못해서입니다.” 면을 잡는 중요한 이유는 퍼티를 바르면 기공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기공을 줄이기 위해서 철판을 탈지하고 퍼티를 얇게 도포-탈지-연마-탈지-건조 작업을 수회 반복해야한다. 퍼티를 수회 도포 후 어느 정도 잡혔다 싶으면 연마지로 갈아내고 탈지하면 면이 어느 정도 완성된다. 이 때 면이 매끄럽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도료로 상도까지 마무리해도 좋은 결과물이 얻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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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를 마친 도장. 먼지를 최소화하는 부스에서 작엄했음에도 먼지가 도장에 붙어 있다. 들러 붙은 먼지를 연마 작업 후 광택은 디테일링 샵에 맡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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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도장에 정통한 장인의 손


중도는 하도와 상도 사이의 도료가 부착이 잘 될 수 있게 하는 작업

퍼티와 연마 작업을 완료한 철판 표면에 프라이머-서페이서를 도포한다. 프라이머-서페이서는 도료들의 층간 부착성과 방청성을 높여주며, 퍼티가 상도 도료에 침투하는 것을 방지한다. 하도에서 발생한 작은 하자는 프라이머-서페이서가 매워준다. 그 위에 연마 자국을 메우는 기능을 하는 레드퍼티를 도포하면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프라이머-서페이서가 건조되었다면 다시 연마를 하고 탈지를 한다. 중도 작업 완성도가 높을 경우 베이스 코트와의 조색도 수월해진다. 아울러 도장면의 외부 충격으로부터 완충 역할도 한다. 서페이서는 프라이머의 한 종류로써 1액형(래커계)와 2액형(우레탄계)가 있다. 서페이서는 여러 컬러를 선택 할 수 있다. 업장에서 중도 컬러란 단어가 나오면 서페이서 색을 뜻한다. 예전에는 프라이머, 서페이서를 구분했지만 요즘은 프라서페라해서 프라이머-서페이서 기능이 모두 들어간 도료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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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키 도포 후 연마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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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머-서페이서가 도포 된 범퍼


보수도장의 마지막 단계, 상도 

운전석 도어나 안쪽 B필러 중간에 본래의 컬러 레이블이 있다. 컬러를 확인했으면 베이스 코트를 올려준다. 중도 단계에서의 서페이서 컬러와의 상성을 따져 봐야한다. 베이스 코트 도포 후 유연제를 올린다. 이 유연제는 클리어라고도 불린다. 김용대 부장의 작업차들이 도막의 내구성이 강한 이유는 유연제가 한 몫 한다. 그는 베이스 코트 도포 후 먼지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부스에서 온도 60℃로 30분을 건조 시킨 후 상온에서 충분한 시간을 들여 자연건조 시킨다. 건조 완료 후 경화 된 베이스 코트는 깨지기 쉬운 성질이 있는데, 유연제를 도포하면 어느 정도의 신축성이 생겨 스톤칩이나 미세한 물리적 충격으로부터 도장을 보호 해준다. 그럼에도 몇몇 도색 불신론자들은 보수 도장을 여전히 안 좋게 생각한다. 보수도장을 하게 되면 도막이 ‘약하다 vs 아니다’ 로 각 커뮤니티 마다 여전히 첨예한 논쟁이 오간다. 


보수도장도 나름이다

이에 김용대 부장은 “유연제를 얇게 도포하면 스톤칩에 취약합니다. 두껍게 도포해야 흠집을 견디지요. 물론 유연제를 두껍게 도포하는 게 사실 어렵습니다. 유연제가 쉽게 흘러내거든요. 이런 부분을 번거롭게 여긴다면 보수도장을 업으로 삼으면 안 됩니다. 얇게 도포하면 당장은 눈에 띄진 않아도 얼마 안 있어 문제가 생깁니다. 하자 보수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하자가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 작업자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입니다. 물론 몇몇 사례의 문제를 일반화 할 순 없겠지만 그 부분을 짚어 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보수도장 매뉴얼을 지키지 않습니다. 특히 전체 도색은 차체 패널을 모두 해체해서 작업해야합니다. 두 번째는 작업자의 역량 부족입니다. 세 번째는 작업에 시간을 충분히 부여하지 않습니다.” 28년 경력 베테랑에게서 마법 같은 단어를 기대했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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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동장 후 신차 출고때의 모습을 되찾은 BMW E34


“사고 파손 차의 보수도장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태양에 오랫동안 노출 된 무사고 차의 경우도 도막의 두께가 얇아졌거나 본 철판이 노출되는 상황이라면 보수도장은 필요합니다. 철판이 노출 되면 부식 문제가 생깁니다. 부식이 진행되지 않은 철판이라면 예방차원에서 보수도장을 해야 부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자기 차의 도막 두께와 철판이 노출 된 곳이 있는지 먼저 관찰하세요.”

시간과 공을 들여야만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온다는 그의 철학은 식당 테이블 당 회전율 따지듯이 운영되는 몇몇 업체들이 반드시 들어야 할 아주 귀한 가치다.     


 맹범수 기자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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