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국내 SUV 밴과 누비라II 그리고 사브의 암흑기
2019-03-19  |   59,474 읽음

20년 전, 국내 SUV 밴과 누비라II 

그리고 사브의 암흑기


b67adfd9f5acbdc58f82f25a4707d5b9_1552969108_3143.jpg

20년 전 <자동차생활> 훑어보기 

1999년 3월호는, 경제성이 좋은 자동차가 인기였다.


경제성을 앞세운 누비라II

누비라는 97년 데뷔 후 2년 만에 페이스 리프트 버전이 나왔다. 나라 경제 안팎이 좋지 않았다. 대우는 ‘힘이 남아돈다, 기름이 남아돈다’라는 캐치 프레이즈로 소비자를 유혹했다. 당시 고급, 파워, 경제성 등 좋은 건 다 붙여 놨다. 99년형 누비라는 시트의 높낮이 앞뒤 따로 조절, 핸들 오디오 리모컨, 온기를 내보내는 뒷좌석용 히팅 덕트를 자랑했다. 지금 나오는 차들은 당연히 기본이겠지만 당시에는 나름 세련된 기능이었다. 


b67adfd9f5acbdc58f82f25a4707d5b9_1552969327_7714.jpg
누비라ll의 유럽식 승차감을 칭찬한 조경철 박사


요즘은 볼 수 없는 2인승 밴

20년 전 대한민국에서 2인승 밴의 장점은 저렴한 찻값과 세제혜택이다. 물론 그에 못지않은 단점도 존재한다. 승용차와 달리 고속도로 1차로 주행이 안 되고, 뒤 칸은 승객을 태울 수가 없다. 당시 많은 젊은이들이 지인의 밴 뒤 칸에 타고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에는 볼 수 없는 광경이지만 예전에는 주행 중인 밴의 운전자가 경찰을 발견하면 뒤 칸 승객에게 바짝 엎드리라는 신호를 보냈다. 개중에는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 돗자리나 이불을 덮고 있었던 추억도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한 불운한 사고도 많이 있었다. 2인승 밴의 화물칸에 타고 교통사고 사상자가 발생하면 매우 골치 아픈 상황이 생긴다. 사람이 사망하거나 다치는 게 가장 심각한 문제고 다음은 보험료 보상 지급 문제가 있었다. 보상 문제로 평소 친했던 지인들끼리 소송하는 경우도 있었다.      


b67adfd9f5acbdc58f82f25a4707d5b9_1552969346_9172.jpg 


SUV 밴의 개조, 어디까지 가능했을까

당시에 밴을 자가용으로 사는 사람이 늘면서 밴 개조 또한 성행했다. 시판된 밴의 90%정도가 뒤쪽 패널 대신 유리창을 달고, 70% 정도는 뒷좌석에 사람을 태울 수 있도록 시트를 더하는 실정이었다. 이 때문에 밴을 전문적으로 개조해주는 업체도 성업했다. 개조에 드는 비용은 40~200만원. 그러나 이는 불법구조변경으로 단속대상이 되었다. 겉보기에 승용 SUV와 다른 점이 없더라도 예전에는 번호판이 8, 9번으로 시작되어 판별이 가능했었다. 적발되면 자동차 관리법에 따라 50만원의 과태료를 물고 검찰에 고발 조치 당했었다. 보험문제도 복잡했다. SUV 밴은 화물차인 만큼 보험료가 비싼 편이지만 불법으로 설치한 뒷 시트의 승객은 사고 때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했다.  


b67adfd9f5acbdc58f82f25a4707d5b9_1552969364_149.jpg
b67adfd9f5acbdc58f82f25a4707d5b9_1552969364_2358.jpg

경차 베이스의 저가형 밴

승용 밴은 경차를 베이스로 한 2인승 밴밖에 없었다. 승용 밴의 혜택은 고속도로 통행료 50%인하, 지역에 따라 공영주차장 50% 할인, 종합보험료 할인 등을 받을 수 있었다. 아울러 보통 승용차와 마찬가지로 고소도로 1차로를 달릴 수 있었다. 이제 이런 장르의 차는 과거 속 이야기일 뿐. 나라 살림이 어려운 때라 혼종 모델이 시장에 나오는 상황이었지만 밴의 화물칸 이야기는 비교적 풍요로웠던 때다. 


b67adfd9f5acbdc58f82f25a4707d5b9_1552969389_7197.jpg
나라 살림이 어려운 때라 혼종의 승용밴도 있었다.


기아 스포티지 아멕스

99년형 기아 스포티지 아멕스는 인테리어 고급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스포티지는 북미수출형 모델을 내수로 돌려 라디에이터 그릴과 스페어 타이어 커버, 시트컬러와 재질도 변경했다. 엔진은 2.0L 디젤 터보 인터쿨러 87마력, 2.0L DOHC 136마력 가솔린 두 가지가 있었다.  


b67adfd9f5acbdc58f82f25a4707d5b9_1552969410_0343.jpg


기아 레토나 

레토나는 라디에이터 그릴을 검정색으로 변경하고 고급스러움을 담아내려 노력했다. 엔진 역시 기아 스포티지 아멕스와 동일했다. 요즘에는 흔한 틸트 스티어링을 도입했으며, 2개월 후에는 스포티지와 함께 소프트톱 모델을 출시했다. 소프트톱 모델은 이전과 달리 고급 직물이 사용되었다. 당시 군대 지휘관에게 보급되었던 차량이었다.   


요즘 잘나가는 볼보. 20년 전에는 어땠을까

S80은 당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7조2,0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한 볼보의 신차였다. 포드 인수 직전에 개발된 전륜 기반 플랫폼을 사용했으며, ‘안전한 차’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목 보호장치인 WHIPS, 커튼식 에어백(inflatable curtain 이하 IC)이 들어갔다. IC는 측면충돌 때 옆 유리를 덮어 앞뒤 승객을 보호하는 에어백으로 충돌센서를 B필러에 달았다. 가히 예나 지금이나 안전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볼보다.   


b67adfd9f5acbdc58f82f25a4707d5b9_1552969430_6914.jpg
 

사브는 요즘 깜깜 무소식

20년 전 볼보, 사브 두 스웨덴 회사는 나란히 미국 회사 산하에 들어갔다. 볼보는 포드, 사브는 GM으로. 사브는 GM 산하에 들어갔어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사브 900의 후속모델인 ‘사브 9-3’은 그래도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는 못 미치고 일본 브랜드의 추격을 받으면서 결국 자리를 못 잡았다. 이후 기술 특허는 GM이 계속 쥐고 흔들면서 이리저리 팔리다가 공중분해 된 비운의 브랜드다. 


b67adfd9f5acbdc58f82f25a4707d5b9_1552969441_8495.jpg
당시 호평 받았던 사브 9-3


 맹범수 기자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