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인포테인먼트 MBUX
2018-11-15  |   50,753 읽음

인공지능 인포테인먼트 MB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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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 메르세데스, 내일 플립플롭(조리 신발) 신고 나갈 수 있을까?”, “네, 내일은 맑고 따듯해요”. 사람끼리 나눈 대화가 아니다. 인공지능 품은 자동차와 사람의 대화다. 미래가 생각보다 빨리 우리 곁에 온 걸까? 

시애틀에서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시내에 위치한 메르세데스 벤츠 시애틀 R&D 센터. 작년 가을 문을 연 이곳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자동차 연구소와 달랐다. 한적한 교외에 넓은 부지를 갖추는 대신 시내 중심부에 있는 작은 빌딩에 자리잡았다. 여기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70명이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과 메르세데스 벤츠 ME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한 곳이기에 넓은 부지와 연구 시설보다는 연구 인력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리적 위치가 더욱 중요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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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센터에서 일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 시애틀에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이 몰려들고 있다


시애틀 R&D를 이끄는 마이클 도센바흐는 이렇게 설명한다. “시애틀에는 아마존, 페이스북 등 혁신적인 기업이 많아 관련 인재들도 시애틀로 몰려듭니다. 저희도 이러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시애틀에 R&D를 개소했습니다.” 자동차회사의 연구 방향이 세분화되면서 소프트웨어의 개발 중요성이 더 커졌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제는 이와 관련된 결과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화의 흐름과 전체 문맥을 인식하는 음성인식 인공지능(AI) MBUX

올해 초 열린 2018 CES에서 가장 눈길을 끈 기술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MBUX(Mercedes Benz User Experience)였다. MBUX는 애플 시리(Siri), 아마존 알렉사(Alexa), 구글 어시스턴트와 같은 음성인식 인공지능(AI) 플랫폼. 현재 양산하는 자동차용 시스템 가운데 가장 앞선다는 평가다. MBUX는 정해진 단어와 문장만 알아듣는 기초적인 수준에 그친 기존의 음성인식 기술과 달리, 사용자의 자연언어 문맥을 파악하고 알아듣는다. 대화를 인식하는 비율이 높은 덕분에 사용자 역시 편하고 자연스럽게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오후에 문 여는 별점 4개짜리 이탈리안 식당을 찾아줘, 단 피자가게 빼고”와 같이 복잡한 대화를 이해하며, “나 지금 추워”라고 말로 공조기 온도를 조절한다. 즉 문장 하나의 문맥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 전체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다. 아울러 스포츠 결과, 날씨를 비롯한 간단한 질문도 던질 수 있다.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원리는 음성을 분석하는 시스템에 있다. MBUX의 음성 제어 데이터 소스는 미국 뉘앙스사가 개발한 드래곤 드라이브 플랫폼에 기반한다. 영국 영어, 미국 영어, 독일어,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멕시코 스페인어, 북경어, 일본어 및 한국어를 포함한 23개 언어를 지원한다.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 음성을 차에 탑재된 컴퓨터와 인터넷 서버로 연결한 클라우드 시스템이 함께 분석한다는 점이다. 양쪽의 분석 가운데 신뢰가 더 높은 결과를 골라 대응 정확성을 높인다. 또한 발음, 속어, 사투리를 비롯해 새로운 유행어를 학습하며 검색 결과에 따라 질문에 대한 답이 달라진다. 

메르세데스 벤츠 R&D 센터의 캐시디 슈바르체 수석 U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MBUX의 음성인식 기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의 음성도 이해하도록 수많은 사례를 분석했습니다. 또한 대화할수록 발음을 더 잘 이해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영어 발음이 서투른 기자였지만 대화를 더 많이 나눌수록, 초반보다 알아듣고 반응하는 시간이 조금씩 빨라졌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자주 듣는 음악과 라디오 채널, 자주 설정한 목적지 등 사용자의 습관을 기억해 뒀다가 먼저 예측하는 기능을 꼽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점심시간에 남편한테 자주 전화를 걸었다면, 비슷한 시간대에 MBUX가 “남편과 통화 할까요?”라고 사용자에게 먼저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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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클래스 세단 개발을 이끈 콤팩트카 개발 담당 요르그 바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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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UX는 올해 초 열린 2018 CES에서 가장 주목 받았다


자동차 회사가 이토록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술에 열중하는 이유는 뭘까? 메르세데스 벤츠 콤팩트카 개발 담당 요르그 바텔스는 이렇게 말한다. “운전 상황에 따라 자동차와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이 제각기 다릅니다. 주행 속도가 빠를 때는 운전대에서 손을 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음성인식 기술로 차의 기능을 제어하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그래서 벤츠는 운전대 터치 컨트롤, 터치 패드, 터치스크린, 링궈트로닉(음성인식) 총 네 가지의 접근 방법을 마련했습니다.” 운전자가 상황에 따라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차의 기능을 다룰 수 있도록 여러 방법을 마련했다는 얘기다. 현재 MBUX는 A클래스를 시작으로 벤츠 전차종에 탑재할 예정이며, 국내에는 내년 초 시판을 목표로 한국화 작업이 한창이다. 


 이인주

사진 메르세데스 벤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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