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옷 입은 자율운전 전기차 푸조 E-레전드
2018-11-12  |   47,033 읽음

클래식 옷 입은 자율운전 전기차

PEUGEOT e-LEG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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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e-레전드는 자율주행과 AI 기반 인터페이스, 강력한 EV 구동계를 반세기 전 504 쿠페 디자인에 담아냈다.


올해의 파리 모터쇼에서 푸조가 아름다운 쿠페 컨셉트카를 공개했다. 70년대를 풍미했던 504 쿠페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과 EV 구동계는 e-레전드라는 이름에 딱 맞아떨어진다. 익스테리어는 504 쿠페의 현대적인 재해석이다. 루프라인과 얇은 필러 등 그린하우스는 물론이고 물결치는 듯한 벨트라인의 굴곡과 예각으로 꺾인 프런트 그릴, 앞뒤 램프 등 50년 전 걸작의 DNA로 채웠다. 반면 부풀려진 펜더와 리어 오버행은 한결 힘이 넘치고, 사이즈를 키운 휠은 새로운 감성과 최신 기술을 불어 넣었다. 휠 중앙에 돌출된 푸조 엠블럼은 롤스로이스처럼 주행 중에도 고정된 상태로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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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레전드라는 이름답게 첨단과 과거를 아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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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감성으로 포장한 첨단 기술들

인테리어는 첨단과 과거가 뒤섞여 시대를 가늠하기 힘든 기묘한 느낌이다. 우선 지붕과 필러 안쪽, 도어 상단 등에 팔다오 목재를 사용하고 시트는 세로로 박음선을 넣어 클래식 감성으로 완성했다. 반면에 비행기 조종간 같은 스티어링 휠, 대시보드도 모자라 도어 트림까지 둘러친 어라운드 모니터는 미래 감각으로 넘친다. 일반적으로 장식용 트림이 달리는 대시보드 전면부는 물론 도어 트림 부분까지 전부 모니터로 만들었다. 이 모니터는 사용하지 않을 때 나무 문양이나 특정 패턴을 띄워 인테리어로 장식으로 활용하는데, 프랑스 메이커다운 디자인 감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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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4 쿠페에서 모티프를 얻은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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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도 클래식한 감성이 넘쳐난다


자율운전 시에는 스티어링 휠이 아래를 향해 꺾인 후 계기판과 함께 대시보드 속으로 사라진다. 스티어링 칼럼 위에 자리 잡은 계기판은 3련 미터를 그래픽으로 구현했다. 운전에 필요한 조작계를 수납한 운전석은 다른 승객석과 동일하게 안락한 공간으로 변모한다. 현재 푸조가 제공하는 i-콕핏 디자인의 궁극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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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 중앙 엠블럼은 달리는 중에도 고정되어 있다


운전 모드는 자율운전과 일반 운전에 각 두 가지씩, 총 네 가지가 제공된다. 우선 운전자가 직접 조작하는 매뉴얼 모드에서는 레전드(Legend)와 부스트(Boost) 모드가 있다. 장거리 고속 크루징을 위한 레전드 모드에서는 대시보드 모니터가 장식이 되고, 강력한 성능을 내는 부스트 모드에서는 주변 상황을 비추는 모니터로 바뀌어 운전자에게 더욱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자율주행 시에서 소프트(Soft)와 샤프(Sharp) 모드가 있다. 소프트에서는 디스플레이 정보를 최소화해 승객의 편안한 휴식을 돕고, 샤프 모드에서는 인터넷이나 텔레메트리 등 다양한 정보를 띄운다. 대시보드 꽉 차는 와이드 모니터로 SNS를 하거나 장편 영화를 즐기면서 장거리 이동의 무료함을 달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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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운전 모드에서는 대시보드가 거대한 모니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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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차 도입 예정인 AI 인터페이스

푸조는 현재 사운드하운드사와 손잡고 AI 기반의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개발 중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태생의 벤처기업 사운드하운드는 원래 음악검색 앱으로 시작했지만 음성인식과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내비게이션 목적지 설정이나 에어컨 온도 조절, 도어 여닫기 등 다양한 기능을 대화하듯 조작한다. 인공지능 기반의 새로운 UI는 17가지 언어에 대응하며 2년 안에 푸조 양산차에 탑재될 예정. 한편 포칼이 담당한 오디오 시스템은 다른 사람의 음성이나 음악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사용해 운전자가 AI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 나머지 세 자리의 승객은 서로 간섭받지 않고 각기 다른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마치 좌석 사이에 차음벽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구동계는 완전 EV다. 시스템 출력 462마력에 81.6kg·m의 강력한 토크로 네바퀴를 굴려 0→시속 100km 가속에 4초가 걸리지 않고 최고시속 220km의 고속 크루징도 가능하다. 100kWh 용량의 배터리팩으로 달릴 수 있는 주행거리는 600km(WLTP). 전용 급속충전기로 25분만 충전하면 500km 이동이 가능하다. 

e레전드는 자율운전과 고성능 EV 구동계 등 푸조가 준비중인 최신 기술에 사용하면서도 디자인은 클래식 감성으로 가득 채웠다. 기계식 시계 디자인을 차용한 스마트 워치라고나 할까? 쿠페를 굳이 고른 점도 개성을 중시하는 프랑스 메이커답다. SUV라면 모를까 쿠페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기에 e레전드가 이 모습 그대로 양산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대신 일부 디자인의 차용이나 첨단 기능의 도입은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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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운전할 때의 운전석



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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