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자동차, 뜬구름이 아니다
2018-08-14  |   24,702 읽음

SELF-DRIVING CAR TRENDS

자율주행 자동차, 뜬구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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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영화에서나 봤던 자율주행 자동차가 현실로 다가왔다.


‘차가 알아서 갔으면 좋겠다’ 운전 중 졸릴 때마다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생각이다. 차가 운전을 알아서 해준다면 졸음을 견딜 고통의 시간이 편안한 휴식의 시간이 될 테니 말이다. 그런데 이 꿈 같은 얘기가 어느덧 현실로 다가왔다. 잠깐이나마 손발을 쉴 수 있는 반자율주행기술은 널리 퍼진지 오래고, 최근엔 막히는 길에서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한 양산차가 나올 만큼 기술이 급성장했다. 운전자의 졸음을 허락해줄 자율주행기술, 얼마나 왔을까?


6단계의 기술 로드맵, 절반쯤 왔다

앞서 설명한 막히는 길에서 자율 주행하는 차는 아우디 A8이다. 오늘날 양산차 중 가장 진보한 반자율주행 자동차로 고속도로 시속 60km 이하 속도(길이 막히는 상황)에서 운전자가 TV를 봐도 될 정도로 모든 걸 제어하며, 운전자가 내린 후 주차까지 알아서 척척 해낸다.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이하 SAE) 기준으로는 총 여섯 개 단계 중 레벨 3에 속하는 기술. 완전 자율주행까지 대략 절반을 조금 더 넘어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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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E 기준 자율주행 레벨 3을 실현한 아우디 A8


그렇다면 SAE 기준 레벨 3은 어느 정도일까? 일단 SAE 자율주행차 분류 기준부터 살펴보면 운전자가 모든 걸 제어하는 레벨 0부터 운전자가 필요 없는 레벨 5까지 총 6단계로 분류한다. 레벨 0은 0이라는 숫자에서 알 수 있듯 자율주행기술이 전혀 없는 상태, 레벨 1은 속도 제어 기술 또는 조향 제어 기능이 들어가는 단계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긴급제동 보조기능 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나 차선 이탈 방지 장치가 들어간 상태로, 긴급 제동과 차선 이탈 방지 기능이 들어간 쌍용 티볼리가 레벨 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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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이탈을 방지해주는 쌍용 티볼리는 자율주행 레벨 1에 속한다


레벨 2는 요즘 한창 대세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테슬라 ‘오토파일럿’이나 메르세데스 벤츠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제네시스 ‘스마트 센스’ 등이 모두 여기 속한다. 가·감속 및 조향 제어 기능이 연동돼 운전자 감시 아래 잠깐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한때 고급차만의 기술이었으나 요새는 기아 K5 같은 대중차까지 빠르게 퍼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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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감시 아래 잠시나마 자율주행이 가능한 볼보 파일럿 어시스트 2는 자율주행 레벨 2다


레벨 3은 이제 발만 들여놨다. A8이 레벨 3에 진입했으나 레벨 2라고 모든 차가 다 수준이 같지 않듯 레벨 3 시작 단계라고 보면 되겠다. 레벨 3은 운전자 감시 없이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필요할 때 운전자의 도움이 필요한 단계다. 초보 운전자에게 운전을 맡겨놓고 잠시 쉬다가 복잡한 곳에서는 숙련된 운전자가 교대해주는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편할 듯하다. A8이 출시돼 이 단계로 바뀌는 중이니, 지금 우리네 수준은 레벨 2와 레벨 3 중간 단계인 레벨 2.5 즈음으로 추측할 수 있겠다(물론 레벨 2.5 같은 건 기준에 없다).

이후 레벨 4부터는 꿈같은 자동화가 시작된다. 운전자 개입 없이 안전히 자율주행을 완료할 수 있는 단계다. 만약 운전자 개입이 필요할 때에 운전자가 (졸도나 졸음 등으로) 반응이 없다면 안전하게 도로 가장자리에 정차할 수 있어야 한다. 요즘 시험주행 중인 구글이나 우버의 자율주행 테스트카가 이 등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시험주행 중 인명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업계는 2020년 즈음엔 레벨4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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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레벨 4로 알려진 우버 자율주행자동차. 최근 사망 사고를 내 화두에 올랐다


레벨 5는 자율주행차의 완성이다. 운전자가 필요했던 레벨 4와 달리 운전자가 아예 필요 없다. 80년대 미국 드라마 <전격 Z작전>의 ‘키트(KITT)’처럼 멀리서 부르거나 알아서 주차하라고 보낼 수도 있다. 아직은 컨셉트카에서나 만날 수 있으며 2030년 즈음은 되어야 실현될 전망. 30여 년 전 드라마 속 꿈을 이루려면 앞으로도 10년은 더 기다려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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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여 년 전 미국 드라마 <전격 Z작전(나이트라이더)> 속 ‘키트’는 레벨 5 자율주행 자동차다  


자율주행 실현, 기술만으로는 어림없다

만약 자율주행 중 사고가 난다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자율주행차를 만든 제조사? 자율주행차를 맹신한 승객? 명쾌한 답을 내놓고 싶지만 지금 당장은 어렵다. 관련법과 제도가 이제야 조금씩 갖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지난 3월 미국에서 우버 자율주행차가 사망 사고를 내면서 화두에 올랐다. 피해자는 분명한데, 가해자는 관련 기준 부족으로 자동차 제조사 볼보인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사 우버인지, 운전석에 앉아 있던 사람인지 지금까지도 모호한 상태다(7월 기준). 이에 세계적으로 자율주행차 관련 법과 제도를 부랴부랴 마련하고 있다. 일본은 자율주행 레벨 3까지는 운전자가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마련했고, 독일은 사고 책임 대부분을 운전자에게 돌리고 있다. 영국은 사고 유형에 따라 운전자와 제조사 과실 비율을 다르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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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자율주행차의 실내는 해킹당하는 순간 지옥으로 바뀔지도 모른다


해킹 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자율주행 차는 주행 중 해킹만 하면 손쉽게 승객의 목숨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 자동차 제조사들은 복잡한 보안장치를 마련해 안전하다고 얘기하지만 여태까지 해킹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보안 기술은 없었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글까’라며 낙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자율주행차는 사람의 목숨과 직결된 만큼 반드시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일반 자동차에 대한 문제다. 2020년이 되면 ‘모두 자율주행차만 타야 한다’고 법을 개정하면 간단하겠지만, 현실적으로 한동안 도로 위 주체는 자율주행 기술이 없는 일반 차다. 자율주행차와 일반 차가 섞여서 달려야 한다는 소리다. 일반 차는 어디로 튈지 몰라 도로 위 불청객처럼 완전자율주행 레벨 5 실현을 가로막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자율주행이 진행되면 일반 차 주행은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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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레벨 5 기술이 들어간 폭스바겐 I.D. 비전 콘셉트. 자율주행 자동차는 우리네 삶을 바꿔놓을 기술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130여 년 자동차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단순히 탈 것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타는 방법까지 바뀌기 때문에 자동차를 바탕으로 하는 우리네 생활상도 송두리째 바뀔 것이다. 변화의 크기만큼 적잖은 진통 또한 뒤따를 테지만 교통사고 감소율 하나만 보더라도 자율주행 자동차의 이점은 어마어마하다. 과도기에 접어들고 있는 지금 더더욱 빈틈없이 자율주행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자율주행과 함께 뜨는 ‘핫한’ 기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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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러닝(Deep Learning) 

직역하면 ‘깊은 학습’이라는 의미처럼, 컴퓨터가 수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상황을 판단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딥러닝 기술이 달린 차가 방향지시등을 켠 차들이 수십번 이상 차선을 바꾸는 걸 보고, ‘방향지시등을 켠 차는 차선 변경을 하니 미리 조심해야 한다’고 학습하는 것과 같다.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똑똑해지기 때문에 자율주행차에 적용되면 더욱 복잡한 상황까지 대응할 수 있다. 참고로 지난 2016년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을 펼쳤던 인공지능 알파고도 딥러닝 기술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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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무선 통신 

‘운전은 혼자 하는 게 아니다’라는 운전 고수들의 말처럼, 자율주행차도 소통이 필요하다. 차와 차, 차와 사람, 그리고 차와 도로 시설이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며, 정밀한 대용량 지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해야 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게 바로 5G 무선 통신 기술(이하 5G). 지금 4G보다 270배 빠른 20Gbps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해 자율주행차가 더욱 즉각적으로 반응하게 만든다. 시속 100km를 달리는 차가 정지 신호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4G는 1.1m 진행 후 브레이크가 작동하지만, 5G는 고작 2.7cm를 지난 후 작동할 만큼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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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다(LIDAR) 

레이더를 잘못 쓴 게 아니다. 전파로 물체를 탐지하는 레이더와 달리 라이다는 레이저 광선을 사용하는 센서다. 주변을 3D로 파악하는 성능이 탁월해 요즘 자율주행차의 눈으로 불릴 만큼 주목받는다. 원리는 간단하다. 주변에 레이저 광선을 쏴 반사되어 돌아올 때까지 걸린 시간을 바탕으로 주변을 파악한다. 원래 가격이 1억원을 호가할만큼 비싸고, 크기도 커 양산차에 쓰이기 힘들었으나, 최근 가격이 100만원대로 떨어지고 크기가 작아지는 등 활용성이 높아지고 있다.



글 | 윤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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