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JD파워, 제대로 일내다
2018-08-13  |   45,083 읽음

제대로 일내다


bf605afcf37a4b1d11e295a5b921a237_1534133584_5644.jpg

뉘 집 자식이 판사, 검사, 변호사를 줄줄이 달았다면 이 정도 느낌일까? 미국에서 그 입지를 굳게 다지고 있는 현대차 그룹이 또 한 번 쾌거를 이뤘다.


창세기 써내려 간 제네시스

먼저 제네시스 얘기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Power)가 지난 6월 발표한 ‘2018 신차품질조사(IQS, Initial Quality Study)’ 결과에는 놀랄 만한 내용이 담겼다.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 군 1위는 물론, 일반 브랜드까지 포함한 전체 브랜드 군에서 종합 1위를 기록한 거다. 여기엔 2년 연속 프리미엄 브랜드 군 석권이란 부제도 달린다. 우리나라에서야 잘 나가는 줄 알고 있었지만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도 인정받는 프리미엄 메이커로 우뚝 서다니. 감개무량 그 자체다. 더욱이 이번 성과는 그간 독일, 일본 두 나라가 독식하던 타이틀을 빼앗아 온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bf605afcf37a4b1d11e295a5b921a237_1534133649_5974.jpg
(왼쪽부터) 제네시스 미국 총괄매니저 어윈 라파엘, 제이디파워 관계자 조프리 모티머-램

 

미국은 중국과 함께 프리미엄 브랜드, 그러니까 포르쉐, 메르세데스-벤츠, BMW, 렉서스 등이 열심히 피 터지게 싸우는 전장으로 꼽힌다. 이 싸움을 승리로 이끈 수훈갑은 EQ900(현지명 G90). 대형 프리미엄 차급 1위에 해당하는 최우수 품질상을 받은 데 이어 G80은 중형 프리미엄 차급에 우수 품질상을 수상했다. 


bf605afcf37a4b1d11e295a5b921a237_1534133678_394.jpg

제네시스 EQ900(현지명 G90)중형 SUV 차급에서 최우수 품질상을 수상한 기아 쏘렌토bf605afcf37a4b1d11e295a5b921a237_1534133678_5054.jpg
중형 SUV 차급에서 최우수 품질상을 수상한 기아 쏘렌토


지난 2015년 11월에 출범한 제네시스는 2016년 8월 미국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불과 2년 만에 프리미엄 브랜드 최대 격전지에서 승전보를 울린 거다. 제네시스는 여기에 베스트 프리미엄 브랜드상까지 더하며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안정적 궤도에 안착했음을 알렸다. 아직은 단출한 모델 라인업은 향후 브랜드 최초의 프리미엄 SUV를 내놓으며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가 이제 막 프리미엄 브랜드의 새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우애 좋은 형제, 현대·기아차

현대차와 기아차. 한 집안 형제이자 선의의 라이벌이다. 형을 아끼는 동생, 기아차는 늘상 좋은 역할은 대부분 현대차에 양보하는 편이다. 그런 기아차이지만, 제이디파워 신차품질조사에서는 경쟁심이 발동했나 보다. 이번 조사에서 기아차가 일반브랜드 부문 4년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뺀 일반 대중 브랜드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어 ‘베스트 일반 브랜드상’을 거머쥔 것. 프리미엄 포함 31개 전체 브랜드 순위에서도 제네시스에 이어 당당히 2위를 차지해 이번 결과가 더욱 값지다. 기아 쏘렌토가 중형(Midsize) SUV 차급, 프라이드(현지명 리오)가 소형(Small) 차급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하며 ‘최우수 품질상’을 탄 게 주효했다. 


bf605afcf37a4b1d11e295a5b921a237_1534133821_7808.jpg
소형 차급에서 최우수 품질상을 수상한 기아 프라이드(현지명 리오)


이어 K3는 준중형(Compact), K5는 중형(Midsize), 스포티지는 소형(Small) SUV, 그리고 카니발은 미니밴(Minivan) 차급에서 우수 품질상을 받으면서 골고루 힘을 보탰다. 총 6개 차종에서 최우수 및 우수 품질상을 휩쓴 기아차가 1등을 차지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현대차 역시 맏형답게 앞선 두 브랜드가 활약할 수 있게끔 든든한 뒷받침 역할을 했다. IQS(신차품질조사)에서 역대 최고 점수를 받으며 일반 브랜드 부문 2위를 차지한 것이다. 지난해 4위에서 두 계단 올랐다. 현대 투싼이 소형 SUV 차급 1위에 해당하는 최우수 품질상을, 싼타페가 중형 SUV 중 우수 품질상을 수상했다. 현대차는 역대 최초로 투싼 생산 공장인 울산 52공장이 아태지역 최우수 품질 공장상에 뽑히며 당당히 동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현대차는 지난 2006, 2009년, 그리고 2014년에 같은 조사에서 일반 브랜드 1위에 오른 바 있다. 대신 미국 자동차 전문 컨설팅 업체 오토퍼시픽이 진행한 2018 차량 만족도 조사(Vehicle Satisfaction Awards)에서 현대차가 일반 브랜드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아쉬움을 덜었다.


bf605afcf37a4b1d11e295a5b921a237_1534133838_0408.jpg
소형(small) SUV 차급에서 최우수 품질상을 수상한 현대 투싼


품질의 현대차 그룹, 밑거름은 ‘품질 우선주의’

현대차 그룹 삼형제가 골고루 좋은 성과를 거둔 바탕엔 ‘품질 우선주의’라는 밑거름이 있었다. 정몽구 회장은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요한 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은 일이며, 여기엔 품질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늘 강조해 왔다. 1999년 현대·기아차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국내 최초 자동차 전문그룹을 출범해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을 점검했다. 이때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품질 이슈는 정 회장이 품질경영에 사활을 걸도록 만들었다. 동시에 제이디파워에 품질 컨설팅을 의뢰하면서 ‘10년 10만마일 워런티’를 앞세워 미국시장 개척에 나섰다. 지금으로서도 무척이나 파격적인 보증기간인 만큼 2년 2만4,000마일 워런티가 일반적이던 그때 기준으로는 충격에 가까웠다. 배수진을 친 초강수로 현대차는 품질에서만큼은 고객들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이후 현대차 그룹의 품질경영은 품질 고급화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다. 도전적인 미션을 내건 결과는 제이디파워 신차품질조사, 오토모티브 리스 가이드 잔존가치 평가 등에서의 우수한 평가로 이어졌다. 이는 또한 제네시스, 아반떼, 쏘나타 등 그룹 내 주력 차종이 여러 대륙에서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결과로 진행 중이다. 


bf605afcf37a4b1d11e295a5b921a237_1534133858_641.jpg
(왼쪽부터) 현대차 미국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 브라이언 스미스, 조프리 모티머-램, 현대차 미국법인 안전 품질 서비스 책임자 오마 리베라


현대차 그룹 선전, 비결은 ‘고객의 목소리’

이번 제이디파워의 신차품질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국에서 팔린 신차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구입 후 3개월이 지난 고객들에게 233개 항목에 대한 품질 만족도를 조사해 100대당 불만건수로 점수를 매긴 게 바탕이 됐다. 현대차 그룹 관계자는 그간 신차품질조사에서 나온 고객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전장, 주행 안전, 외장, 시트 등 작은 부분까지도 품질 경쟁력을 갖추고자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같은 방식으로 개선된 내용으로는 현지인이 자주 쓰는 명칭의 음성인식 기능을 대폭 향상한 것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명 햄버거 프랜차이즈 파이브 가이즈(Five Guys)의 경우, 전체 상호명인 ‘파이브 가이즈 버거스 앤드 프라이스(Five Guys Burgers and Fries)’가 아닌 ‘파이브 가이즈’만 말해도 이를 인식하도록 해 고객 편의를 높였다. 이밖에 현대차 그룹 전차종에 적용되는 전방 충돌 회피 시스템(FCW)의 물체 인식 기능을 개선, 주행 안전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제이디파워 조사 결과는 미국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기준으로 적극 이용함은 물론, 업체별 품질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결과는 향후 현대차 그룹의 판매 확대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민겸 기자

사진 현대차 그룹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